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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 이길수
  • 조회 수 2851
  • 댓글 수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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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5일 22시 26분 등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

백석시인의 연인인
김영한....
1000억원에 이르는 대원각(요정)을 송광사에 시주를 하고
그 대원각이 길상사로 거듭납니다

그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소재로
이생진 시인이 '내가 백석이 되어' 라는 시를 짓습니다.

나는 갔다

백석이 되어 찔레꽃 꺾어 들고 갔다
간밤에 하얀 까치가 물어다 준 신발을 신고 갔다
그리운 사람을 찾아가는데 길을 몰라도
찾아갈 수 있다는 신비한 신발을 신고 갔다

성북동 언덕길을 지나
길상사 넓은 마당 느티나무 아래서
젊은 여인들은 날 알아채지 못하고
차를 마시며 부처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까치는 내가 온다고 반기며 자야에게 달려갔고
나는 극락전 마당 모래를 밟으며 갔다
눈오는 날 재로 뿌려달라던 흰 유언을 밟고 갔다

참나무 밑에서 달을 보던 자야가 나를 반겼다.
느티나무 밑은 대낮인데
참나무 밑은 우리 둘만의 밤이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울었다
죽어서 만나는 설움이 무슨 기쁨이냐고 울었다
한참 울다 보니
그것은 장발이 그려놓고 간 그녀의 스무 살 때 치마였다
나는 찔레꽃을 그녀의 치마에 내려놓고 울었다
죽어서도 눈물이 나온다는 사실을 손수건으로 닦지 못하고
울었다

나는 말을 못했다
찾아오라던 그녀의 집을 죽은 뒤에 찾아와서도
말을 못했다
찔레꽃 향기처럼 속이 타 들어갔다는 말을 못했다

 




IP *.176.1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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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2011.12.06 01:34:37 *.226.193.141
출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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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경
2011.12.06 03:53:37 *.8.107.99
시가 팍~와 닿네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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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6 04:24:13 *.109.38.192
시 두편으로 아련한 첫사랑의 느낌이 멍울져 다가오는 아침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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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수
2011.12.06 04:25:20 *.176.108.57
좋은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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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혜
2011.12.06 04:49:57 *.234.167.4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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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혜
2011.12.06 04:56:41 *.234.167.49
언젠가 백석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를 대강 (^^;;)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때 참 마음이 아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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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혜
2011.12.06 04:53:11 *.234.167.49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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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혜은
2011.12.06 05:02:29 *.246.68.201
출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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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례
2011.12.06 05:40:58 *.161.73.219
출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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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범
2011.12.06 08:13:32 *.226.6.238

지민주 - am 4:33

이상 문자 출석체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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