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단군의

/

2단계,

두

  • 김경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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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5일 20시 35분 등록

 

1. 제목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Ⅱ

 

2. 새벽시간과 새벽활동

   ○ 활동시간  4시~6시

   ○ 활동내용  글쓰기

 

3. 전체적인 목표

   ○ 지난 100일 간의 수련을 기반으로 2시간의 온전한 새벽활동

       ※ 다른 어떤 활동도 일체 뒤섞지 않는다. 온전히 글쓰기만 한다.

   ○ 100% 출석 및 100% 단군일지 작성

   ○ 개인사(Me Story) 초고 완성

   ○ 김경인 닷컴 홈페이지에 매주 1개 이상의 꼭지 글을 올린다.

   ○ 새벽활동과는 별개로 7권의 좋은 책을 읽고, 7편의 리뷰를 작성한다.

 

4. 중간 목표

   <1~11주>

   ○ 매주 개인사 테마 2개를 선정하여 2개의 꼭지 글을 작성한다. (월~토)

   ○ 일요일은 일주일 간 쓴 글을 피드백 하고,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다 (일요일 오전 7시 마감)

 

   <12~15주>

   ○ 새벽과 관련된 4개의 꼭지 글을 작성한다. (12~13주)

   ○ 단군프로젝트 200일차에 관한 2개의 꼭지 글을 작성한다. (14주)

   ○ 100일간 함께 한 동료들에게 편지를 보낸다. (15주)

 

5. 목표달성 과정에서 직면하게 될 난관 극복방안

   ○ 진정한 싸움은 새벽 2시간이 아닌 나머지 22시간과의 싸움

   ○ 수면부족

      :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22시 전에 잠자리에 든다.

        5~6시간의 수면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면 결코 정상적인 2시간을 보낼 수 없다.

        새벽활동만큼이나 나의 건강도 소중하다.

   ○ 저녁활동 최소화로 발생할 수 있는 관계의 문제

      : 약속은 되도록 점심시간으로 한다.

        진심이 담긴 편지 등으로 저녁 술자리만이 진정한 소통의 수단이 아님을 증명한다.

   ○ 주제 있는 글쓰기의 어려움

      : 많이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몰입하여 쓰기 전에 글의 소재를 모으고 뼈대를 구성하는 등

        체계적인 글쓰기 연습을 한다. 끊임 없는 수련과 연습만이 답이다!

 

6.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내 삶에서 일어날 긍정적인 변화

   ○ 내 삶의 빛나는 성취 한 가지 추가요!

      : 나의 첫 번째 고객인 나 스스로에 대한 고객만족을 실현하다!

   ○ 제대로 된 나의 이야기 한 편을 가지게 된다!

      : 나의 이야기는 나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아름다운 징검다리가 되었다.

   ○ 7기 연구원이 되기 위한 사전 준비 완료!

      : 개인사 작성 완료, 7권의 좋은 책을 읽고 7편의 리뷰를 완성하다.

        단군 활동을 통해 만난 연구원 선배님 들의 조언과 피드백을 통해

        연구원 활동을 위한 정신적 근육을 탄탄히 하다.

        오직 레이스에서 생존하는 일만이 남았다.

 

7.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나에게 줄 보상

   ○ 6주차에 구본형 사부님의 꿈벗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 500일 완주시 전자드럼을 내게 선물한다.

   ○ 100일 완주시 아내와 2박 3일간의 홍콩여행을 다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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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2 09:19:32 *.109.24.31

200+α 18일차 (1월 1일)

그 어느 때보다 담담하고 차분하게 그저 평소에 맞이 하는 새벽처럼 새해 첫 새벽을 맞이했다. 제야의 종소리 같은 것에 연연하거나 호들갑 떨지 않고 그냥 늘 잠들던 시간에 잠이 들었고, 늘 깨어나던 시간에 눈을 떴다. 변경연 사이트에 접속하니 메인 화면이 바뀌어져 있었다. “말을 줄이고, 삶을 더 많이!” 라는 사부님의 새해 모토였다. 정확히 내가 원하는 바와 같다. 얕은 깜냥으로 호들갑 떨어대며 시끄럽게 굴지 말고, 그럴 시간에 한 가지라도 더 실천하라는 천둥 같은 울림이다. ‘소통’이라는 테마와 함께 올 한 해 늘 가슴 속에 담고 살아갈 화두로 삼아야겠다.

지난해가 내게 매우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어 주었던 것처럼 올 한해도 그 흐름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려고 한다. 좋은 사례, 좋은 흐름을 만들어 놓았으니 그저 그 기운을 이어가면 된다. 내가 있는 곳의 모토가 어제보다 아름다운 오늘을 살아가는 일이므로 물론 지난해보도 더 나은 한 해를 살아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사부님의 새해 모토 또한 ‘말을 줄이고 삶을 더 많이’인 바, 정말로 호들갑 떨어가며 시끄럽고 분주하게 새해를 맞이하기 보다는 차분하고, 담담하고, 그저 묵묵하게 새해를 맞이한다. 그저 입다물고 내 마음을 바라보고 그 마음이 알려주는 길을 따라 오늘도 뚜벅뚜벅 걸어간다.

새해에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새해에도 역시나 새벽에 깨어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난해가 새벽에 일어나는 습관을 만들고 지속해온 한 해였다고 한다면 올 한해는 그 새벽을 통하여 진정한 나의 천복(天福)과 천직(天職)을 발견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원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승님의 가르침대로 새벽의 2시간을 온전하게 활용하여 1만시간의 게이지를 조금 더 성실하게 하루하루 차곡차곡 늘려나가고 싶다. 서두르면 일을 그르친다는 것을 짧은 세월 살아오며 몸과 마음으로 절절하게 느끼고 깨달은 바 있다. 분주하고 마음이 급하면 될 일도 잘 되지 않는다. 그럴 때는 한 걸음 떨어져 그저 묵묵히 생각의 흐름을 지켜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법정스님과 같이 어렵지 않고 쉬운 글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그런 글을 많이 쓰고 싶다. 또 새해에는 많이 사랑하고, 많이 듣고, 많이 용서하고 싶다. 지난 한 해 관계로 인하여 많은 스트레스와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인간 관계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절절하게 경험한 한 해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해에는 나 중심의 생각을 조금씩 줄여나가고 함께 할 수 있는, 그래서 나와 우리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실험과 모색을 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관계에 있어 만남의 횟수와 거리가 아닌, 그 깊이와 상호간의 공명이 중요함을 느낀다. 아내와의 관계, 부모님과의 관계, 친구들과의 관계, 회사 동료들과의 관계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반드시 술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나의 따뜻한 눈매와 진심 어린 마음, 그리고 웃음 하나로도 좋은 관계, 발전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믿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이고 그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는 것이 역사가 우리에게 전하는 교훈이기도 하다. 나 중심에서 조금은 함께 중심으로, 나라는 하나의 개체에서 우리라는 더 큰 세상으로 시야가 넓어지길 소망한다. 결국은 사람이라고 했고, 이웃과 더불어 잘 사는 일이 궁극적으로 이번 생에서 내가 배우고 익힐 업(業)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혀 서두를 필요도 없고, 두려워할 것도 없다. 경계해야 할 일은 마음의 그림자를 내치는 일이다. 내 마음의 어두운 그늘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의 모습들. 너무 수치스럽고, 부끄럽고, 미워서 마주치기조차 싫었던 나의 그림자를 포근하게 감쌀 수 있어야 한다. 싫고 미운 사람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내 그림자가 상대에게 투사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좋은 내 마음과 나쁜 내 마음이 다른 것이 아니다. 모두 한 가지에서 나온 나의 마음일 따름이다. 내 안의 그림자를 인정하게 될 때, 내 존재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될 때, 나의 삶과 생명을 향한 그들의 커다란 에너지가 다시금 내게 귀속될 것이다. 내 마음 모두를 믿자.

군자는 항심(恒心) 한다고 하는데 그런 면에 있어서 나는 아직 부족함이 많다. 가끔 이는 좋은 마음을 항상 유지시키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늘 그런 좋은 마음과 더불어 산다면 스트레스도 줄어들 것이고, 늘 기쁜 마음, 밝은 마음, 환한 미소를 지으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항심과 더불어 하고 싶은 것은 좀 더 구체적인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거시적이고 커다란 그림을 그리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며 나의 큰 강점 중 하나다. 바로 그 강점 속에 나의 약점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데, 바로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성의 부족이다. 그래서 나 자신조차 뜬 구름 잡는 소리라는 말을 많이 사용해 왔다. 삶은 모든 순간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므로 큰 그림을 그린 후 SMART 하게 목표를 세울 수 있어야 한다. 즉 구체적이고(Specific), 측정가능하고(Measurable), 행동중심적이고(Action-oriented), 실현가능 하고(Realistic), 시간제한(Timely)적이어야 한다. 단군프로젝트를 진행하고, 2010년 성과반성을 하며 구체적인 목표설정의 중요성을 실감한 바 있다. 삶은 아주 구체적인 것이다.

의지에 힘에 의지에 잠깐 동안의 변화를 시도할 수는 있다. 그러나 우리가 변화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일관성이다. 원하는 그 무엇을 일관성 있게 실천하는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해 새로운 변화를 습관으로 정착시키고자 하는 것이 우리가 변화를 통해 꾀하고자 하는 최종 목표라는 이야기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에 기반해야 하며, 늘 새로운 마음으로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 변화의 세계는 아주 깨어지기 쉬운 영역이다.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변화의 세계에 자만과 방심은 곧 무너짐이다. 입다물고 그저 묵묵히 실천한다. “말을 줄이고 삶을 더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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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2 09:20:51 *.109.24.31

200+α 19일차 (1월 2일)

지난 한 주가 고단했는지 쌍문동 처가에서 저녁을 먹자마자 스르르 잠이 들었다. 3시 반 알람소리에 깼다. 아내가 주차장에 차를 빼기 힘든 상황이라며 오늘 새벽은 그냥 쉬는 게 어떠냐고 했다. 그러나 오늘은 새벽활동뿐만 아니라 연속 5주째 중랑천 순례길을 걷는 날이기도 하다. 이 신성한 흐름을 끊을 수는 없었다. 아내에게 택시라도 타고 가면 되니 맘 편히 자라고 이야기하고 처가에서 나왔다. 다행히도 차를 뺄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차를 타고 부리나케 상계동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돌아와 넷 북을 켜고 변경연 홈페이지에 들어가 출석 글을 쓰고 나니 정확히 3시 59분 45초다. 시간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음에도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어떤 희열이 느껴졌다.

어찌 보면 새벽활동을 방해하는 것은 어렵고 불편한 환경보다도 자만하고 방심하는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순례자’에서 페트루스는 “적은 우리에 대한 승리를 점칠 수 있을 때 비로소 싸움을 시작합니다. 자만심으로 인해 우리 스스로가 무적이라고 확신하게 되는 순간이 바로 그때지요. 싸움을 할 때 우리는 항상 자신의 약한 면만을 방어하려고 하지만, 막상 적이 공격하는 곳은 우리가 방심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우리가 가장 믿고 있는 곳 말이죠.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패배하고 마는 겁니다. 패인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적에게 싸움의 방식을 선택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죠.” 라고 이야기 한다.

모닝페이지를 쓴 후 따뜻한 물에 샤워를 했다. 1주일에 한 번 찾아오는 새벽 순례 길을 떠나기 위한 목욕재계를 하는 셈이다. 물론 다녀와서 씻어도 된다. 그리고 그게 효율적일지도 모른다. 아마 예전이었으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새벽 순례 길은 운동을 위한 단순한 산책길이 아니라 명상을 위한 걷기 의례다. 그리고 한 주에서 내가 너무나 기다리는 시간 중 하나이다. 목욕재계는 그 시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 마음 표현을 상징한다. 아마도 목욕재계 라는 말의 기원도 나와 같은 마음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 추측된다.

완전무장을 하고 쌀쌀한 새벽 순례 길을 떠났다. 역시나 아직 눈이 녹지 않아 중랑천 산책길은 빙판 길이었다. 그래도 조심스럽게 리듬을 타고 걸었다. 오늘의 순례길 걷기를 하며 세 개의 음성 메모를 남겼다.

“나는 삶에서 불필요한 것을 하나 둘씩 버리려고 노력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담배를 버렸고, 술을 버렸고, 과식을 버렸다. 그렇게 삶에서 없어도 되는 것들을 버리기 시작했다. 누군가 나에게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느냐라고 물었을 때 답하기 위함이다. 사부님을 비롯해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의 어른들처럼 훌륭하고 유능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삶에 불필요하거나 혹은 자신을 헤치는 요소들을 하나 둘 버린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삶에 알맹이를 찾아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가장 불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건강을 해치는 담배, 술, 과식,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유발하는 스트레스다.”

“내가 연구원 활동을 하면서 쓸 칼럼의 분야는 변화, 마음, 정신, 자기경영, 자기계발 등이다. 주어진 선정도서를 읽으며 인용문을 선정할 때도 칼럼의 테마를 염두에 두고 글을 읽도록 한다. 물론 새로운 사실, 배움, 지식에 대한 것도 놓치지 않을 것이다.”

“호수공원으로 소풍을 갔을 때 낮잠을 자다 일어났을 때의 풍광을 결코 있을 수 없다. 따사로운 햇살과 대기의 기운, 파스텔 톤의 풍광, 주변을 뛰노는 아이들의 소리, 살며시 뜬 눈 사이로 보이는 갈색 울타리와 그 뒤로 보이는 잔잔한 호수. 내 삶에 가장 아름다운 장면 중의 하나다.”

홈페이지에 10대 풍광을 포스팅 하는 것을 깜빡 하고 있었다. 단군일지를 포스팅 하면서 함께 올려야겠다. 내일 새벽부터는 본격적인 지원서 작성 작업에 돌입한다. 이달 말까지는 이 작업이 새벽활동과 함께 일상의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를 가진 일이 될 것이다. 결과에 연연할 생각은 없지만 준비하는 과정은 언제나 최선이 필요하다. 그리고 최선을 다한 과정은 언제나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그것이 사람들이 보기엔 실패라 할지라도 말이다. 내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결코 내가 가진 약점이 아니다. 바로 내가 가장 자신 있다고 확신하는 바로 그것 뒤에 숨어있는 자만과 방심이다. 그것을 이겨내면 난 늘 승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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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3 16:38:53 *.124.233.1

200+α 20일차 (1월 3일)

새해 첫 출근하는 날이다. 여느 때와 다름 없이 같은 시간에 일어나 출석 글을 올리고 모닝페이지를 썼다. 오늘부터 변경연 지원서인 개인사 작성에 매진하기로 했다. 더 시간을 끌지 않고 이번 주 내로 마무리 짓기로 했다. 완벽주의랍시고 오래 시간을 끌어봐야 스트레스만 가중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신중한 것과 지나친 완벽주의는 분명히 다르다. 지나친 완벽주의의 병폐는 국소적인 곳에 집착해 균형과 조화를 잃어버린다는 점이다. 살아오며 내가 그런 오류를 너무나 많이 범했기 때문에 그 병폐는 아주 잘 안다. 대충이라도 좋으니 전체를 아울러 완성한 후 점점 세밀하게 다듬어 완성도를 높인다. 사람마다 접근 방식이 다르겠지만 이 방법이 완성에 이를 수 있는 내게 맞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오늘 새벽활동은 가치관, 직업관에 관한 꼭지 글을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전체의 목차도 수정, 보완했다. 회사에는 미안한 일이지만 새벽시간에 작성하며 부족한 부분은 업무 시간을 이용해 작성했다. 이번 주는 이 일에 오롯이 임할 것이다. 절대로 마감일까지 시간을 끌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작성한 분량으로만도 최소 기준인 스무 페이지를 초과했다. 물론 양보다 질이다. 남아 있는 주제도 200일차를 지내며 지속적으로 고민해 오며 숙성시켜왔기 때문에 탁월한 수준은 아니겠지만 무난하게 써 내려갈 수는 있을 것 같다. 이제부터야 비로소 새벽활동이 정상화 되는 것 같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 한 해도 매주 월요일은 ‘자발적 빈곤’의 날로 정했다. 주말은 양평 본가나 쌍문동 처가에 머물 때가 많다. 그때마다 나의 의도와는 다르게 평소보다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그런 과식에 대비함도 있거니와 자만과 방심을 경계하기 위한 이유가 가장 크다. 1주일에 한 번 하루 단식을 통해 자칫 타성에 젖기 쉬운 자신을 스스로 통제하기 위함이다. 성성한 나의 의지를 확인하는 데 있어서 단식만큼 좋은 경험은 없는 것 같다. 하루 정도는 세상이 내게 주는 먹이를 먹지 않아도 나는 충분히 살 수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이다. 올 한해 주 1회 1일 단식, 월 1회 3일 단식, 분기 1회 1주일 단식을 실천할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애써 노력해서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고, 30여 년 간 나를 위해 혹사해온 내 장기들에 대한 미안함의 표시이자 나의 어제에 대한 또 다른 도전이다.

업무 강도가 높아질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아니면 의도적으로 업무 강도를 높이고자 한다. 그러면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모닝페이지, 단군일지 등의 글을 통합하거나 글의 분량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운이 좋아 연구원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더욱더 정교한 각도에서 시간활용을 해야 할 것이다. 굉장히 복잡 다단한 균형잡기 훈련이 될 것이라 예상된다. 오늘 아침 회사 시무식에서 사장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생각났다. 마부작침(磨斧作針), 도끼를 갈아 바늘은 만든다는 뜻으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끈기 있게 노력하면 이를 수 있음을 비유한 말이다. 나의 본업인 미래의 직업을 향한 노력과 부업인 회사생활에 있어서도 모두 치열하고 끊기 있게 노력하는 마부작침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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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4 17:55:20 *.124.233.1

200+α 21일차 (1월 4일)

새벽. 모닝페이지를 쓰고 개인사 작성을 했다. 오늘의 주제는 작가관이었는데, 지금 읽고 있는 ‘내 인생의 첫 책 쓰기’를 완독한 후 쓰기로 하고, ‘나의 취미와 특기’를 주제로 글을 썼다. 새벽 시간을 좀먹는 시간 중 하나가 아침 샤워와 출근 준비인데, 샤워, 옷 입기, 간단한 아침식사로 인하여 걸리는 시간이 40~50분이나 소요되는 것을 알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오늘은 그 시간을 20분으로 단축하려 했으나 30분이 걸렸다. 나의 아침은 모든 순간이 효율화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시간이 아직 개선의 여지기 남아있다. 이 시간을 개선하고 나면 조금 더 새벽활동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제는 ‘가치관과 직업관’을 오늘은 ‘나의 취미와 특기’를 연이어 써 내려갔다. 아직 속단하기 이르지만 뭔가 흐름이 좋다. 정말로 이번 주 내로 잘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 시간 가량 꼭지 글을 작성한 뒤 출근하면서 ‘내 인생의 첫 책 쓰기’를 읽었다. 출간 년도를 보니 2008년이다. 볼수록 연구원들이 훌륭하다 느껴진다. 오늘 읽은 부분 중에서 내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냈다. 5페이지 분량의 독서노트 쓰기와 4색 볼펜을 활용한 밑줄 긋기이다. 출근해서 곧바로 4색 볼펜을 구입했다. 독서노트는 연구원이 되면 보다 강도 높게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레이스 전까지는 연구원 수련 스타일로 작성하기로 했다.

아직도 겉도는 나사가 된 듯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나의 최고의 거래처인 회사와 즐겁게 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속해서 질문했다. 스스로의 부족한 부분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나 먼저 마음을 여는 길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대답이 나왔다. 힘든 일이다. 이는 곧 지금 나의 의식수준은 ‘자존심’의 단계이며, ‘용기’의 수준으로 도약해야만이 내가 끌어 안고 있는 문제들을 타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식수준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인생의 과제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조율이 필요한 문제이지 내가 나쁜 사람인 것은 아니다. 좋고 싫음이 분명한 것은 양날의 검과 같다. 확실해서 좋지만 너무 확실하기 때문에 되돌이킬 수 있는 여지도 남겨두지 않는다. 나의 내면엔 삶을 향한 에너지가 넘쳐 흐른다. 그러나 두려움에서 비롯된 자존심이라는 낮은 의식수준에 막혀 그 웅대한 에너지가 뻗어나가지 못하고 내면을 맴돌고 있다. 곧 뭔가 뚫릴 것 같다는 긍정적 예감이 든다. 왜냐하면 나에겐 악의가 없기 때문이다. 삶을 향한 강하고 밝은 면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 나침반, 나의 북극성이 가리키는 방향은 분명 아름다운 세계다. 그런 나의 에너지의 방향이 좋은 예감을 느끼게 해준다.

업무를 하면서 필살기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고자 한다. 구체적인 Task를 발라내어 실천지침을 따른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먼저 회사에 대한, 더불어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 대한 나의 태도를 변화시켜야 한다. 지금까지 나는 뿌리는 건드리지 않고 가지치기만 해대며 불평불만을 늘어 놓았다. 상처를 드러내고, 더러운 고름을 짜내고, 그 자리를 소독하는 데는 많은 고통이 따를 것이다. 그러나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 막을 때까지 악화시킬 필요는 없다. 모든 변화의 시작은 나부터다. 내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 변화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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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5 23:37:17 *.109.82.85

200+α 22일차 (1월 5일)

‘내 인생의 첫 책 쓰기’라는 책을 읽으며 새벽활동에 커다란 변화를 주기로 했다. 그 동안 새벽 2시간을 채우지 못해 고민이 많았다. 원인은 늦춰진 기상시간과 출근 할 때 집에서 출발하는 시간을 6시로 맞추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새벽에 일어나 모닝페이지만 쓰고 추위와 졸음에 시달리다 이불 속을 빨려 들어 간 날이 무수히 많았다. 그에 대한 다른 대안을 ‘내 인생의 첫 책 쓰기’의 저자들이 제시해 주었다. 기상시간은 동일하다. 3시 40~50분 사이에 기상한다. 그리고 4시까지 출석체크를 하고 15~20분간 모닝페이지를 작성한다. 20~30분 가량 샤워와 출근준비 그리고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고 나면 5시정도 된다. 약 15~20분 정도 책을 읽다가 집을 나선다. 5시 35분 첫 지하철을 타고, 청담에 도착하기까지 35분 동안 독서를 한다. 청담에 도착하면 6시 10분. 회사까지 걸어가면 6시 35분. 계단을 올라 사무실에 도착하면 정확히 6시 40분이다. 컴퓨터를 부팅하고, 책상을 정돈하고, 차를 우리고 나면 6시 50분. 그때부터 본격적인 새벽활동을 시작한다. 8시 30분까지 약 1시간 40분의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바로 오늘 이 실험에 성공을 거두었다.

이렇게 새벽활동을 바꿈으로써 새벽활동의 연속성을 기할 수 있게 되었다. ‘내 인생의 첫 책 쓰기’에 나오는 매일 글을 쓰는 방법은 이렇다. 첫째, 글 쓰는 시간을 정한다. 둘째, 의자에 앉아서 쓴다. 셋째, 정해진 시간을 채울 때까지 일어나지 않는다. 넷째, 매일 반복한다. 이 네 가지 중 세 번째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꾸준한 새벽기상에도 불구하고 부족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모닝페이지를 쓰는 시간을 제외하고 1시간 가량 새벽활동을 한 날도 꽤 많았지만 잠의 유혹에 넘어간 적도 적지 않았다. 그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새벽활동의 상징이자 기상 직후 하지 않으면 효과가 사라지는 나만의 명상, 하루를 시작하는 의례인 모닝페이지를 작성한 후 바로 씻으면 졸음을 깰 수 있다. 첫 번째로 그 점을 노린 것이고, 두 번째는 사무실의 특성상 명징한 마음가짐으로 글을 쓰거나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새로 바꾼 이 방법이 마음에 든다. 최대한 시간이 절약되고, 그 동안 나도 모르게 누수 되오던 시간을 되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오후에 시간을 내어 강남 보건소에 다녀왔다. 체지방을 측정해 보기 위함이었다. 지난 석 달 간 무려 13kg 이상의 체중을 감량했음에도 더 제거해야 할 체지방이 8.8kg이 남아 있었다. 새로운 자극이 되었다. 다행히 그 동안 근육운동이 아닌 유산소운동 위주의 운동을 해온 것이 다행이라 여겨졌다. 역시나 체지방을 태우는데 있어서 최고봉은 유산소운동이다. 지금까지 조금 빠르게 체중을 감량해 온 감이 없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내의 말 대로 장기적으로 감량을 할 것이다. 우선 지금 만들어 놓은 이 체중부터 잘 유지 관리를 해야 한다. 회사에서 운영하는 다이어트 펀드에 가입했다. 월 5만원을 3개월 동안 납입한 후 성공한 사람들이 적립된 금액을 1/n로 나누어 받는 펀드이다. 2년 전 성공을 해본 적이 있지만 체중 개체 후 바로 요요 현상이 찾아와 체중이 금새 원상복구 된 아픈 기억이 있다. 다이어트 펀드와 함께 오늘 찾아간 보건소의 체지방 검사 결과지가 새로운 자극제가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퇴근해서 곧바로 헬스장으로 향했다. 요새 컨디션이 안 좋아 과연 오래 달릴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전보다 못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역시나 운동하기 전의 그 오만 가지 걱정들은 일단 런닝머신에 올라 달리기 시작하면 그 즉시 사라진다. 15바퀴를 6km를 연달아 달리고, 6바퀴를 걷고 다시 4바퀴를 뛰었다. 총 10km의 거리를 걷고 뛰었다. 땀에 흠뻑 젖었지만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정말이다. 이제 정말 뛰는 게 전혀 고통스럽지 않다. 나도 믿기 힘들 정도다. 이 상태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고,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대체 어떤 힘이 나를 이렇게까지 이끌어 주었을까? 그것은 내 안에 잠든 거인일수도, 내면의 우주에 숨겨진 잠재력일 수도 있고, 만물의 정기일 수도 있다. 내가 변화하는 모습을 스스로 관찰하며 나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은 자신들이 생각하고 한정 짓는 그 이상의 존재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더 커다란 존재가 우리를 이끈다. 아마도 ‘신’이 아닐까? 오늘은 그 신께 감사를 드리며 하루를 마무리 짓고 잠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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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6 18:53:40 *.124.233.1

200+α 23일차 (1월 6일)

새로운 새벽활동을 시도한지 이틀째. 새벽 기상에 성공하고, 출석 글을 남기고 모닝페이지를 작성했다. 모닝페이지에는 오늘 쓸 꼭지 글에 대한 자유로운 단상이 들어갔다. 사실 모닝페이지는 마구 휘갈겨 쓰는 것이 매력인데, 꼭지 글에 대해 자유연상적으로 생각하고 글로 옮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샤워와 식사를 하고 어제처럼 첫 지하철을 탔다. 6시도 안 되는 시각인데도 빈자리가 거의 없다.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있거나 자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젊은 사람들 보다는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의 사연 하나하나가 궁금했지만 책으로 눈을 돌린다. 새벽활동 패턴을 이렇게 바꾸니 그 동안 나도 모르게 증발되던 자투리 시간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사무실에 도착하고 거의 2시간 가까이 꼭지 글을 작성했다. 집에 있으면 졸음에 겨워 집중력도 떨어지고, 글에 몰입이 될라 치면 출근 시간이 다가와 쫓기곤 했는데, 사무실에서 글을 쓰니 약간의 긴장감과 함께 내리 글을 쓸 수 있어서 너무나 좋다. 오늘의 주제는 조금 까다로운 주제인 ‘관계’이다. 초반 도입부를 쓰기가 힘들었는데, 그 부분을 돌파하고 나니 생각보다 많은 분량의 글을 쓸 수가 있었다. 그렇게 약 세 페이지 가량의 글을 쓰고 나니 9시가 다 되었다.

200+α 를 진행하며 200일 차와 마찬가지로 엑셀로 활동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다. 기상시간, 출석시간, 모닝페이지와 꼭지 글, 단군일지 작성시간, 독서 시간, 그리고 취침시간을 기록했다. 기억보다 기록이 강하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말이다. 최근에는 건강일지도 기록하고 있는데, 역시나 엑셀을 활용하여 하루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누어 걷기, 달리기, 계단 오르기로 구분하여 이동 거리와 오른 층수, 식사내용과 아침 저녁으로 측정한 체중을 기록으로 남겨둔다. 지난 석 달간 10kg 이상 감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체중을 아침저녁으로 기록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으로 기록의 위력은 대단하다.

거래 업체가 찾아와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예외 없이 근무하고 있는 회사의 맨 꼭대기 층인 35층까지 오르내렸다. 조금 힘들지만 이제는 하루도 거를 수 없을 정도로 멋진 점심 유산소운동이 되었다. 땀이 많아 여름이 걱정되지만 그건 그때 가서 고민한다. 오후 4시 집중력이 떨어졌을 때 평소 구독하던 건강과 관련된 네이버 캐스트를 읽고 스크랩 했다. 볼 때마다 자극이 된다. 변경연 홈페이지에서 지난 여름에 사부님께서 ‘책과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올려주신 글을 찾아 스크랩 해두었다. 사부님의 7가지 독서철학이 담긴 글인데, 여유가 생길 때 직접 손으로 수첩에 필사하기 위해서다. 마음이 나태해 지려는 시간대에 법정스님과 사부님의 글을 직접 손으로 필사하면 마음이 성성해진다. 마음을 잡을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오늘은 기다리던 단군 300일차 킥오프 미팅이 있는 날이다. 얼른 퇴근해서 보고 싶다. 함께 하는 3번째 여정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설렌다. 아직 출사표를 작성하지 못했다. 아마도 출사표의 내용은 연구원 준비와 추가적인 체중감량 등과 같은 건강분야, 그리고 더불어 사는 소통과 관련된 것들로 채워질 것 같다.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성스러운 에너지가 느껴진다. 오늘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고 와야겠다. 이미 해는 저물었지만, 오늘도 역시 눈부시게 아름다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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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6 21:45:03 *.171.69.29
 안녕하세요 이번에 100일차 시작하려고 하는 강경화라고 합니다. 새벽기상에 관심이 있어 홈페이지를 살피다가 김경인님 홈페이지까지 알게 되어 항상 관심있게 보고 있었습니다.  저도 기록을 좋아하지만 막상 데이터 관리의 체계화가 안 되어 고민이 많았는데 , 플래너에 일단 기록하신 후 엑셀로 정리하시나요? 피드백은 어떻게 하시는지요? 실적관리를 탁월하게 잘 하시는 분인 것 같은데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성실하시고 뛰어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항상 보기만 하다가 덧글을 남기려니 이상하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정에도 복이 깃드시기를 기원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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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7 18:20:47 *.124.233.1
안녕하세요 경화님!
부족한 홈페이지와 숨어있는 누추한 이곳까지 직접 찾아와 글 남겨주셔서 너무나 고맙습니다.
새벽을 함께 맞이하는 동료들과 더불어 노력하다 보니 이곳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메일 주소를 알려주시면 제가 지난 시간 동안 기록해 오던 엑셀 자료를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경화님의 영웅의 여정에 신의 가호가 따르길 기원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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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7 18:17:10 *.124.233.1

200+α 24일차 (1월 7일)

어젠 단군프로젝트 300일차 킥오프 미팅에서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만났다. 미팅이 끝나고 가볍게 맥주를 마시고 자리가 마무리 되었다. 승완형님, 호금누님과 함께 가장 가까운 7호선 역인 논현역까지 걸어갔다. 12시가 넘은 시간 막차를 탔다. 첫 차를 타고 출근하고 막차를 탔다고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또 내일 새벽 첫 차를 타고 출근한다니. 그냥 맥주 한잔 마신 것뿐인데, 아주 오랜 만에 마신 술이라 그런지 책을 읽은 데 졸음이 몰려왔다. 한 꼭지의 글을 읽고 눈을 감았다. 중계역이다. 두 정거장만 가면 도착하겠다고 생각하고 잠시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뜨니 마들역이다. 그러나 지하철 문이 닫히고 있었다. 다음 역인 수락산 역에서 내렸다. 반대로 가는 열차는 이미 끊겨 있었다. 어차피 우리 집은 마들역과 수락산 중간쯤에 있으니 걸어가도 괜찮을 것 같았다. 뚝 떨어진 기온과 바람 탓에 뼛속까지 한기가 스며드는 듯 했다. 도착하니 새벽 1시가 다 되어 있었다. 3시간 밖에 자지 못하겠지만 새벽시간에 예외는 없다.

3시 40분에 알람소리에 깨어 출석 체크를 하고 모닝페이지를 쓴 후 곧바로 따뜻한 물에 샤워를 했다. 새롭게 바꾼 이 방식이 참 좋다. 평소 같았으면 3시간 밖에 못 잤으면 십중팔구 출석체크와 모닝페이지만 쓰고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그러나 곧바로 씻으니 정신이 맑아졌다. 물론 지하철에서 책을 읽을 때 졸음이 몰려왔지만 견딜만했다. 어제와 같은 7시쯤에 사무실에 도착해 새벽활동을 시작한다. 어제에 비해 집중력은 떨어졌지만 그냥 써 내려갔다. 조금은 기계적인 글쓰기였지만 그저 써 내려갔다. 8시 반쯤 사내 준법윤리 관련 온라인 테스트가 있어 시험을 치르느라 흐름이 끊겼지만, 시험이 끝난 후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해 꼭지 글을 마무리 지었다. 피곤함이 몰려왔지만 견딜 만 했다.

오후에 지난 3일간 쓴 글을 한데 모아 출력을 해서 읽어 보았다. 누군가에게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형편없는 글이었다. 흐름도 전혀 매끄럽지 않고, 구성도 중구난방이었다. 이런 형편없는 수준의 글을 퇴고 없이 곧바로 홈페이지에 포스팅 하려고 했었다니 얼굴이 붉어졌다. 물론 지난 4일 간 아침마다 짧은 시간에 쫓기 듯이 써서 이런 수준의 글이 나온 것 같다. 문득 든 생각이 이 행동신호는 내가 그 동안 소홀히 해 온 퇴고에 대한 중요성을 알려주기 위한 신호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번 주의 책인 ‘내 인생의 첫 책 쓰기’란 책의 ‘퇴고’와 관련된 장을 읽고 난 다음이기 때문이란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글이 어느 정도 윤곽은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시간을 내어 조용히 집중하여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내게는 말 그대로 ‘붓 가는 대로’ 쓰는 일기 글이 가장 쓰기 편하다.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특정한 대상을 염두에 두고,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쓰는 부담스러운 글에 익숙하지 못하다. 오늘 내가 본 글은 완전히 뻣뻣하게 경직되어 있었고, 비약으로 가득 차 있었다. 마땅히 거쳐야 하는 시행착오라 여기려 한다. 오늘 나의 부족함 가득한 글이 내게 준 이 불편한 행동신호는 앞으로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있음을 의미하는 듯 하다. 오늘의 이 경험을 만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그저 매일 정해진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읽고, 쓰는 일뿐이다. 아직 도약하기 위한 에너지 게이지에 1/10도 채우지 못했다. 그러니 잘 쓰여진다고 자만하나, 잘 쓰이지 않는다고 좌절하며 일희일비(一喜一悲) 할 필요 없다. 이번 주말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충분히 몰입하여 고쳐 쓰고 또 고쳐 쓸 것이다. 적어도 오늘보다 나은 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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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8 08:25:26 *.171.69.29
김경인님 제 메일 주소는 galgalgalgal@hanmail.net  입니다.  간략하게 답변해주실 줄 알았다가 제 일지까지 오셔서 답글 남겨주신 것을 보고 정말 놀랐고 죄송스러웠습니다. 일지에서 결의와 항상 실천하는 모습이 느껴지네요 . 저는 부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경인님 일지 항상 관심있게 지켜볼께요. 정말 감사합니다. ^^  (네이버 메일 끝에 _ 를 입력해야 하는데 이메일 밑줄때문에 보이지 않아 없는 메일로 나온 것을 오늘 확인하고 다른 메일 주소로 수정 입력하였습니다.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T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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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9 08:46:32 *.109.82.250

200+α 25~26일차 (1월 8~9일) : 200일차 및 200일+α 단군일지 종료
 
200일차의 진짜 마지막 단군일지를 쓴다. 나의 새벽활동에 휴식이란 없다. 나에게 있어서 2시간의 새벽활동은 산소를 들이 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뱉는 호흡과 같다. 그런 호흡을 힘들다고 쉴 수 있겠는가? 나에게 새벽활동은 간절히 원하는 그 무엇이며, 즐거움 그 자체다. 그렇기 때문에 휴식이란 개념자체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아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예외를 두지 않으려 한다. 내게 새벽활동은 즐겁고 아름다운 평생습관이다.

어제 새벽은 연이은 수면부족으로 그만 1시간이나 늦게 일어났다. 당황스러웠지만 허둥대지 않았다. 주말이기도 했고, 내 몸이 게을러서 그런 것이 아닌 수면부족으로 인해 생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내 몸의 항상성 작용이라 여기며 차분하게 새벽을 맞이했다. 게시판의 출석 글을 작성하고 모닝페이지를 작성했다. 한 시간 더 잤을 뿐인데 개운하고 정신이 맑았다. ‘내인생의 첫 책 쓰기’ 을 읽었다. 너무 좋다. 변경연 연구원들이 쓴 책을 나는 너무 좋아한다. 살아있다. 그들의 치열함이 멀리 느껴지지 않는다. 가려운 부분을 긁어준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책이 너무나 좋다. 그리고 읽고 나면 얻고 깨닫는 바도 많다.

새벽활동을 끝마치고 헬스장으로 향했다. 아침에 하는 헬스이기 때문에 스트레칭으로 몸을 충분히 풀어줬다. 무리하지 않고 런닝머신 400m 트랙을 25바퀴 총 10km 중 19바퀴는 뛰고 6바퀴는 걸었다. 땀을 흠뻑 흘렸다. 개운하다. 수분이 빠지고 난 뒤의 체중이긴 하지만 지난 주에 이어 최고기록을 다시 갱신했다. 최초로 체중을 개체한 이후 14.6kg 감량되었다. 요요 현상 없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내 몸에게 너무 고맙다. 그래도 안심하긴 아직 이르다. 아내 말에 따르면 진정으로 안심하려면 적어도 3년은 이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한다. 아직 멀었다. 그러나 절대 과거로 돌아가긴 싫고 아직 더 제거해야 할 체지방이 남아 있기 때문에 즐겁게 운동과 식이요법을 진행하려고 한다.

점심은 아내와 장모님과 함께 2주 후에 있을 처남 결혼식이 있을 예식장을 찾아 시식으로 해결했다. 운동 후의 화려한 보상이다. 물론 과식하지 않았다. 처가에 들렀다 집으로 돌아오니 5시가 다 되었다. 버스를 타고 왔는데 기다리는 시간도 길었고, 차가 막혀 도로 위에서 보내는 시간도 길었다. 차로 15분 거리가 1시간 반이 넘게 걸렸다. 집으로 돌아와서 잠시 쉬다가 책과 넷 북을 챙겨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에서 발급받은 회원카드가 없어 열람실을 이용할 수 없다고 한다. 별 수 없이 집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집으로 돌아와 책을 펴서 읽는데 졸음이 마구 쏟아졌다. 시간을 보니 저녁 7시가 넘었다. 잠시 눈을 붙이려 했는데, 일어나 보니 정확히 새벽 3시 반, 첫 번째 새벽 알람이 울리는 시간이다. 8시간 반을 잤다. 평일에 부족한 잠을 어떻게 해서든 채워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내 몸의 기능이 고맙게 느껴진다. 물론 어제 계획한 일을 다 하진 못했지만.

200일+α의 마지막 출석 글을 남기고 모닝페이지를 쓰고 샤워를 한 후 두껍게 옷을 입고 9주째 중랑천 산책길을 나섰다. 지난 주에 장모님께서 사주신 기모 바지를 입으니 트레이닝 복 바지를 입었을 때와 차원이 달랐다.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허벅지가 얼어 붙는 듯 했는데, 전혀 바람도 들어오지 않고 따뜻했다. 쌀쌀한 새벽 산책 길에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지난 주에는 눈이 쌓여 밟히고 밟혀 빙판길이었는데, 기계로 벗겨낸 것인지, 아니면 사람이 벗긴 것인지, 산책로가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사람이든 기계든 이렇게 길을 좋게 해준 것이 너무나 고맙게 느껴졌다.

산책하는 내내 망상이 많았다. 그래서 깊은 생각, 많은 아이디어를 얻지는 못했다. 두 가지 정도 기록해 놓았는데, 첫 번째는 내 책의 테마는 ‘무의식의 자기 즉 내면의 우주가 의식의 자아에게 던지는 메시지’ 가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고, 두 번째는 내 일상에서 가장 부족한 것이 바로 반성과 피드백 기능이란 점이다. 멋지게 시작하고 추진력 있게 밀어붙여 좋은 성과를 얻지만 그것을 잘 마무리 짓고, 정리정돈하며, 피드백 하는 역량이 너무나 부족하다. 이 또한 일종의 게으름이라 할 수 있다. 아마도 반성하고 피드백 하는 활동을 시간낭비라고 여기는 숨어있는 신념에 기안한 것 같다. 한 가지 과제가 끝나는 순간 다른 과제에 대한 조급함으로 충분히 내 것으로 만들고 갈무리 지어 마침표를 찍는 부분이 부족하다. 그러한 부족함이 의식세계로 들어와 하나의 현실적 과제를 던져주었다.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행동으로 옮겨 실천하는 일.

주말에 너무 많은 것을 하겠다고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 물리적 시간은 평일보다 더 많이 주어지지만 그 시간 모두에 온전히 집중하기는 어렵다. 휴식도 없고, 재중천도 없으면 결코 멀리 가지 못한다. 주말에 너무 욕심을 내는 것은 또 하나의 스트레스를 양산한다. 너무 욕심내지 말고 어제와 같은 한걸음이라는 단순하고 간소한 마음가짐을 갖도록 한다. 주말은 Super Day가 아니다. 적어도 내게는 어제와 같은 하루일 뿐이다. 마음 먹은 것보다 많은 것을 하면 좋지만, 부족하면 실망한다. 그렇기 때문에 과욕은 대체로 좌절을 양산한다. 따라서 욕심 많이 내지 말고 한 가지씩 차분하게 마무리 짓는다.

오늘 할 일은 무엇인가? 우선 ‘내 인생의 첫 책 쓰기’를 완독하고, 올해의 2번째 책이자 300일차 첫 번째 과제인 조셉 자보르스키의 ‘리더란 무엇인가?’란 책을 읽기 시작한다. 다음으로 단군 300일차 출사표를 작성하고, 새롭게 기록할 일지를 정비한다. 그리고 지난 주에 이어 ‘개인사’의 테마 중 하나를 정해 꼭지 글을 작성한다. 여유가 있으면 단군일지와 개인사 중 작성이 된 몇 개의 글을 홈페이지에 포스팅을 한다. 오후엔 아내와 함께 홈플러스에 가서 장을 보고, 북카페에 들려 ‘창조적 불화’를 위한 수다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 이렇게 적고 나니깐 또 무리한 계획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위에 적어 놓은 것 중 하나라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명심하라. 하나를 할 때는 하나만 생각하라. 남아있는 걸 생각하면 지금 하는 하나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 그러니 한번에 한걸음씩만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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