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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

2단계,

두

  •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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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6일 05시 30분 등록

<가을 새벽, 나를 잊는 시간들…>

 

배경 스토리

2008년까지 내 삶의 키워드는 삭막함과 공허, 두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방황의 끝에서, 그 해 11월 처음 산사수행이란 걸 시작했고, 그래서였는지 지인을 통해 우연히 연구소 꿈벗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12월 꿈벗을 다녀와 2009 1월부터 평생 처음 를 마주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 운명은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하늘도 내가 불쌍하셨던걸까..

연구원에 합격하였다. 세상에 태어나 내 힘으로 이룬 일 중 가장 사랑스러운 성취였다.

 

그리고 작년 한 해. 참으로 모질게 내 안을 헤집고 다녔다.

연구원 시작 후 한 달 만에 직장을 그만 두었다. 미치도록 빠져들고 싶었다. 미치도록 내 안을 파고 들어가, 거기 그 곳에 무엇이 있는지, 누가 있는지 스스로 느끼고 발견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절대적으로 시간이 필요했고, 난 직장을 그만 두는 것을 선택했다.

 

아팠다. 내 안을 파고드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가장 힘든 일은 늘 외부로만 원인을 돌렸던 수많은 일들이 결국 다 나에 의한, 내 안에 원인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통곡을 할 만큼 서러웠던 시간들도 내 욕망의 또 다른 표현이었음을 깨달았을 때 난 망연자실할 수 밖에 없었다.

 

도망가고 싶기도 하고, 외면하고 싶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혼란하기도 하고.

미칠 것처럼 두렵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사부님께서 찰스 핸디와 함께 변화 사상가로서 꼭 접해봐야 할 또 하나의 저자로 꼽는 윌리엄 브리지스는
내면이 변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현실에서의 삶을 변환시킬 수 없다라고 말한다.

 

죽음 편지를 쓸 때 내 안에서 가장 강렬하게 터져 나온 말은 죽음 자체는 두렵지 않습니다.
다만, 살아도 죽은 것과 같은 삶을 살았던 지난 날이 못 견디게 후회될 뿐입니다
였다.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

아니,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그렇게 폭풍처럼 2009년을 보냈다.

그러니까 2009년 내 삶의 키워드는 처절함을 동반한 자아찾기혹은 내면탐험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자아를 찾고, “천복을 찾으면, 내 일상이 그 순간부터 변할까..?

그런 기적은 없다. 반대로 어쩌면 그 때부터 진정한 삶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아찾기혹은 천복찾기가 철저히 내면적이고 정신적인 작업이라면,
천복수련은 철저히 현실적이고 실행적인 일이다.
드디어 하루 2시간씩 일상에서 수련을 행할 때가 온 것이다.

 

그 시작으로 2010년 초 연구소 웹진인 “Change 2010”을 기획했다. 글쟁이와 함께 꿈꾸는 문화기획자로서의 첫 걸음을 세상에 떼어 놓은 것이다. 그러나 시작부터 반대에 부딪혔다.

 

그 순간 세상 경계를 뛰어넘으라던 니체의 말이 떠올랐다. 작년 가을, 연구원을 통해 처음 만난 니체는 내게 두려움 없이 세상과 맞설 수 있는 용기를 일깨워주었다.

 

웹진 기획단계부터 단군 200일차 진행까지 나는 끊임없이 저 만치 앞에서 세상 모든 굴레를 벗어 던지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춤추듯 걸어가며 나를 쏘아보는 니체를 보았다. 광채나는 그 눈빛은 내게 묻고 있었다.
그대, 아직도 세상 경계에서 자유롭지 못한가..”

 

그리고 지난 9 3.

그 날은 또 하나의 끝이요 시작이었다.

 

단군 100일차가 막을 내리고, 200일차가 조용히 장막을 올리던 그 날.

가을 여정을 출발하기에 앞서

우주의 한 줄기 바람을 타고 내 앞에 떨어진 단어는 세상 끌어안기였다.

 

   내 삶이 그렇게 흐른다..

   삭막하고 공허했던 삶이, 자아를 찾아 천복을 찾아 헤매고 또 헤매이다,
내 안에서 무언가를
찾고 두려움에 떨며 세상 장벽을 뛰어넘자,
이제 뛰어넘은 그 세상을 끌어안으라 한다..

   그러면 슬픔도 서러움도 전부 잔잔한 기쁨이 되어 조용히 흐를 것이라고

 

인간은 우주의 인드라망 속에서 얼키고 설킨 보석 같은 존재들이므로,
서로서로의 상호 관계 속에서만 그 빛을 발하는 존재
라는 카프라의 말이 귓가에서 멤돈다..

 

어쩌면 내 삶은 2008 11월 첫 산사수행을 시작하면서 우주의 거대한 흐름에 주파수를 맞추기 시작하며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 그 순환궤도에 흐름을 맞춰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오늘, 2010년 이 가을, 이제 난 자아를 내려 놓고 싶다.

엄격히 말하면, 자아 속의 에고를 버리고 싶다.

 

지난 100일은 시작에 불과하다.

겨우 새벽기상을 습관화들인 정도라고나 할까

 

가을과 겨울. 깊어지는 계절과 함께 나도 깊어지고 싶다.

단 하나의 수련만을 목표로 삼고, 서서히 그러나 깊이 빠져들고 싶다. 나를 잊을 때까지..

 

모든 열정과 에너지를 하나로 모아 깊이, 아주 깊이 침잠하고 싶다.

나를 내려 놓을 수 있는 그 경계까지.

일에서도 관계에서도, 나를 잊을 수 있는 그 경계까지 말이다..

 

지난 9 3, 단군 1 100일 파티에서 스승님은 이런 말씀을 주셨다:

한 사람의 삶 속에는 전 인류의 삶이 축적되어 있다고 할 수 있어. 그래서 한 사람이 차곡차곡 자신의 삶을 쌓아가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눌려있던 파일들이 혹은 책장이 화르륵 펼쳐지듯이 삶이 펼쳐지는 그런 순간이 오지. 마치 온 우주가 힘을 다해 그대들을 돕는 것과 같은 그런 순간 말이야. 그러니까 그대들도 새벽 수련을 통해 살면서 꼭 한 번 그런 경험을 해보기를 바래.. 그대들이 삶이 활짝 펼쳐지는 그런 순간 말이야.”

 

그 순간 내 눈앞에는 꼭 눌려있던 파일이 혹은 책장이 화르륵 펼쳐지면서 그 사이를 꽃잎과 나비들이 날아 오르는 장면들이 보였다. 왜 그런 장면이 문득 떠올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원색 가득한 형형색색의 꽃잎들과 나비들이 눈 앞에 가득 펼쳐졌다.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언젠가는 나의 그리고 우리의 삶들도 그렇게 피어오르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이 가을.

작년 연구원에 이어 또 한번 미친다..

내 안으로, 열정을 다해. 그러나 끈기 있게..

 

작년엔 나를 찾기 위해서였다면, 이 가을엔 나를 잊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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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별 샤먼의 200일차 출사표>

 

1.       새벽 시간과 새벽 활동

A.       새벽 시간: 5~8

B.        새벽 활동

                        i.              나의 개인 의례: 108

                      ii.              새벽 수련: 읽고, 사유하고 글쓰기

2.       전체적인 목표

A.       나 그리고 우리들의 아름다운 100일을 위해, 108배로 하루 시작하기

B.        진행 중인 공저 완료 & 기획 중인 단독집필 초고 완료

C.        100일차에 진행하였던 Book review 이어가기

3.       중간 목표

A.       진행 중인 공저 초고 완료: 9 20

B.        진행 중인 공저 집필 완료: 10 20

C.        단독집필 초고 완료: 12 14

4.       목표 달성 과정에서 직면할 난관과 극복 방안

A.       난관

                        i.              올빼미 체질: 밤 모임이 있어 늦게 귀가하면 가뜩이나 늦었는데, 오히려 기왕 늦은 거하면서 그 때부터 새벽까지 올빼미 활동을 즐긴다. 모순이자, 사이클이 깨지는 가장 큰 원인이었다.

                      ii.              기획 일과의 혼용: 새벽에 내 자신을 위한 수련보다는 다른 급한 일들을 한 적이 많다.

B.        극복 방안

                        i.              올빼미 체질: 늦게 귀가해도 컴퓨터 자체를 켜지 않는다. 바로 잠자리에 든다.

                      ii.              기획 일과의 혼용: 새벽은 오로지 수련 시간이다. 글쓰기나 기획 모두, 내실을 기하지 않으면 금방 바닥이 드러나는 일들이다. 새벽에는 오로지 내실을 기하는 일에만 집중하자.

5.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내 삶에서 일어날 긍정적인 변화 묘사

A.       108배로 하루 시작하기: 하루를 108배로 시작하는 것은 내게는 무척이나 의미 있는 개인의례다. 100일차에도 시도했었는데, 매일 이어가지는 못했었다. 1년에 4, 3 4일 산사수행이 크게 나를 잡아주는 수행이라면, 그 중간 날들은 매일 아침 108배 기도로 수행의 힘을 이어가고 싶다. 오고가는 우리들의 관계가 늘 기도 안에 머무른다면, 우린 아마 더 아름다운 삶을 살게 되리라 믿는다..

B.        내면 쌓기: 연구원을 통해 자아천복을 찾았다. 올 해 그 길을 열심히 달려가며 외향적인 부분에만 치우쳐 자칫 기본쌓기 혹은 내면쌓기에 소홀해질 수 있다. 아주 경계해야 할 부분인데, 단군의 후예 새벽 수련을 통해 꾸준히 나 자신을 글쟁이로서, 기획자로서 연마하고 또 연마하고 싶다. 200일차 100일을 또 수련에 집중한다면, 나만의 세상을 위한 기틀이 조금쯤은 형성되지 않을까 싶다.

6.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나에게 줄 보상

A.       기도가 습관화되어 우주의 뜻을 헤아리며 살 수 있다면, 기도 안에서 우리들의 삶이 존재한다면, 내면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삶의 기틀을 만들 수만 있다면 그 이상 어떤 보상이 필요할까..

B.        그래도 인간적인 즐거움을 하나쯤 기대해본다면, 12월 중순 200일차를 끝낸 뒤 마음 맞는 지인들과 그 때쯤이면 혼란하고 들뜬 도시를 벗어나 어딘가로 조용히 여행을 갈 수 있으면 좋겠다.

C.        개인적으로는, 가을과 겨울 200일차 수련을 충실히 한다면 12월에 얼마나 뿌듯할까.. 상상만 해도 즐겁다.. 아마 한 해를 조용히 정리하고 2011년을 맞이하기가 편안할 것 같다.

7.       샤먼으로서의 희망 사항: 단군 200일차에서 한 걸음 더 발전한 지렛대를 기획할 수 있기를 하늘에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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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운명에 순응한다는 것이

삶에 무기력하게 대처하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벗어나려 발버둥쳐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욱 옥죄어 오는 거대함 앞에서 늘 두렵기만 하였습니다.

 

이젠 운명에 순응한다는 것은

가장 자기다움을 찾아, 그 길을 걷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꿈을 누리기 위해선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현실주의적이 되어야 함도 깨달았습니다.

 

미래를 꽃 피우기 위해선

과거를 토양 삼아

오늘 하루를 최대한 즐겨야 함도 배웠습니다.

 

이제 저는 제 삶의 주파수를 우주의 근본에 맞추고

바로 그 곳, 제 생명이 잉태되고 제 영혼이 시작된 바로 그 곳에서부터

다시 시작해보겠습니다.

 

저를 찾아 저를 내려놓고

자아를 살리기 위해 에고를 버리겠습니다. 저를 잊어보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제 몫의 삶

제 운명임을 이제 알 것 같기 때문입니다.

 

큰 가르침 주심을 감사드리며

이제, 이 가을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보겠습니다..

IP *.118.58.122

댓글 315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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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4 05:51:10 *.65.178.143
정욱님 와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저의 수고야, 정욱님의 애씀에 비할 바가 아니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긴 말씀 드리지 않겠습니다. 그저 믿고 있다는 말씀.. 그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

블로그 음악이 괜찮다 말씀하시니 다행입니다.
가끔 들러, 음악에 편히 쉬다 가세요. 뜨문뜨문이겠지만 음악도 바꿔 걸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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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은
2010.12.14 05:50:30 *.182.146.75
언니, 이렇게 정식으로 언니한테 댓글다는거 처음인가봐요...
마음속으로는 언제나 단군지킴이가 아닌 우리 꿈벗 동기 수희향언니로 의지하면서도
200일이 지나서야 처음 글을 남기네요.알죠? 제마음...
200일동안 언니 덕분에 행복했고 다시 살아갈 힘이 생긴거 아시죠?
내가 한 일중 제일 잘 한 일은 꿈벗에 참여한거...거기서부터 이렇게 소중한 인연들은 많이 만났고
이렇게 매일 벅찬 새벽을 만날 수 있었으니 정말 잘한일이죠...
200일동안 묵묵히 모든 단군이들은 하나하나 챙기는 언니모습 보면서 언니아니였으면
이렇게 단군이들이 잘 따라오지 못했겠구나 하는 생각 들었어요.
단군이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 화이팅!

ps: 송년회때 일찍 빠져나와서 언니 상받는 걸   못봤네... 봤으면 꽉 안아줬을텐데..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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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4 06:11:47 *.118.59.238
효은아..
연구원 죽음편지 이후 거의 울지 않던 나였는데, 왜 이 새벽, 네 글에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우리들 삶이란 게 참..
때론 하고 싶은 말 모두 마음 깊이 숨겨두고 에둘러 말해야 하기도 하고..
때론 표현조차 아껴야 하고..

재작년 12월에 처음 만났을 때 네 모습이 생각난다. 그리고 오고, 가며 만났던 모습들..
함께 세월이 흘러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어.. 이 다음에.. 아주 다음에.. 우리가 정말 인생에 대해 조금 더 알 수 있는 나이가 되면, 그 땐 더 많은 걸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아직은 그냥 함께 가자..
우리 앞에 놓인 이 시간들을 외면하지도 말고, 서둘러 앞지르려고 하지도 말고
그저 바람처럼 그냥 그렇게..

효은아. 언니가 마니 미안하다.. 그니까, 담에 언니 만나면 꼭 안아주기 바래..
언니도 효은이 꼭 안아줄께..

고맙다.. 네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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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4 06:31:21 *.118.59.238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200>

# 끝..

컴퓨터를 끌 수가 없다..
컴퓨터를 끄고 불을 켜고 하루를 시작해야 하는데
어쩐지 오늘은 불을 켜고 싶지 않다..
괜시리 오늘은 여기, 이 곳을 계속 서성이게 된다..

아쉬움..
얼마나 마니 사랑을 주고 받으면 아쉬움이 남지 않을까..

300일차가 끝날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뒤돌아보지 않게 더 마니 사랑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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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4 18:47:15 *.65.178.143
제가 받아본 장미 중에서 가장 예쁜 것 같습니다.
말없이 고이 받아 잘 간직하겠습니다. 아주 오래도록이요..^^

새해는 명희님을 뵐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복을 받는 것 같습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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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0.12.14 07:01:11 *.92.197.13
우리별 수희향님!
100일차, 200일차까지 여러 단군이들 살펴보고, 격려하고 응원하며 여기까지 오신 것 축하드립니다.
특히 200일차에는 자신의 수련에도 참으로 성실하게 임하신 점에 더 큰 박수를 보냅니다.
상을 받으셨군요. 게다가 상품까지......역시 사부님이시네요.
세상을 위해 좋은 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수희향님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라고 생각합니다.
새해에도 단군 프로젝트가 더욱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변경연과 인연이 닿게해준 수희향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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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4 15:53:05 *.55.76.110
우리별님아~
변경연 Song년회 사진 보았어요.
수희향님과 구본형 선생님의 표정에 담긴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옵니다.
보는 저까지 울컥하면서 가슴이 뜨끈해지네요.
왜 그토록 구본형 선생님께로 사람들이 모이는지도 알겠습니다.

올 한해 단군이와 변경연과 함께 하면서 많이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Mirry ChristXas~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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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4 19:06:59 *.65.178.143
명희님과 호금님 덕분에 먼별이었던 제가 우리별이 되었습니다.. 작년까지만해도 먼별이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호금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300일차 말입니다..

스승님은 그런 분 같습니다.
때론 저 멀리 앞에서 등불 밝혀 길을 알려주시고,
때론 곁에서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시고
때론 뒤에서 밀어도 주시고..
그러나 단 한번도 답을 알려주시지는 않습니다. 답은 늘, 언제나 제자들 안에 있다 여기시기 때문입니다..
대신 언행일치로 어떻게 해답을 찾을지 보여주십니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존경하게 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변경영의 커다란 에너지장안에 오래 머무시면서 호금님도 깊은 가르침에 젖어보시기 기원합니다.
호금님, 변경영에 잘 어울리는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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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4 16:56:46 *.93.45.60
200일차를 정리하며 적은 198일차 일지를 보면서... '나는 일지를 작성하고 나중에 꼭 다시 읽는다'라는 대목을 보며 아하! 했습니다.
이번 100일동안은 새벽수련도 잘 하지 못하고, 기쁨의 시간이 적었는데 그건 저를 돌아보는 것을 잘하지 않아서 인가 봅니다.
300일차에는 그동안의 기쁨의 요소를 증폭시키고 새벽수련을 굳건히할 요소를 넣어봐야겠습니다. 블로그를 개인에서 사회로 연결하는 통로로 만들 궁리도 하구요.

먼별님의 행보 하나하나를 축복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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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4 19:11:18 *.65.178.143
언젠가 선배 불로그 한번 방문했던 적이 있었는데, 시각적 이미지가 무척 잘 드러나면 좋았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제 글로그에 글 부지런히 올리고 정리되면 다시 놀러가보겠습니다^^

선배는 300일차 기간동안 수련도 더 깊어질거라 믿습니다. 더불어 사회와의 통로 또한 서서히 모색할 때가 다가오고 있을수도 있겠죠..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그러니 더욱 모험심가득 기쁜 마음으로 떠나면 되는거겠죠.. 함께인걸요..^^

순수한 미소의 선배가 축복해주시니 제 주변 공기도 미소짓는 것 같습니다.
감사드리며, 저 역시 300일차에는 조금 더 다가가는 100일 여정되도록 하겠습니다.
함께 마니 웃는 날들이 되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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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12.15 05:48:31 *.121.41.236

좋은 그대, 멋있는 그대, 자랑스런 그대.
고마우이~

늘 성장하기를, 늘 기쁘게 차오르길.......
믿어의심치 않아.

좋은 곳 만들어 초대해주어 고마워.
새로운 날들 속에서 또 한번 날아보자.

파티에서 보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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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5 09:19:33 *.65.178.143
나야말로 늘 기댈 수 있는 언니가 있어 넘 좋아..
진짜 마니 좋아..

언니야말로 언니의 꿈을 이루기에 가장 따듯한 사람이야.
지금까지보다 더 멋진 시간들 가꾸어나갈거라 믿고 있어..

언니, 늘 내 곁에 있어줘야 해.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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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8 04:34:49 *.12.196.113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200+1>

#단군 1기-200일차 파티를 끝내고..

조금 전에 들어왔다.
단군의 후예를 시작하고 12시 넘어 집에 들어온 건 단 두 번.
그저께 단군 2기-100일 파티와 오늘 단군 1기-200일차 파티.

마음이 그랬다. 마음이..
진정 오랜 시간 함께 하고 싶은 이들이었기에 말이다..

작년 연구원 시절, 산사수행을 하는 내게 사부님은 "먼별아, 넌 왜 고행길을 가려 하느냐?" 물으셨다.
순간 머라 대답해야 할지 망설이는 내게, "너는 말이야. 세상과 더불어 살아야 해. 아직 더 많이 사랑을 해야 한다. 먼별아, 다시 화장을 하고, 사랑을 하거라.."라는 말씀을 주셨다..

화장을 하고, 사랑을 하라..
사부님은 제자 한 사람, 한 사람을 깊이 헤아려 아끼신다.

그 때는 이미 내 지난 삶이 퍽퍽했던 걸 아시는 당신은 내가 세상에도 기쁨이 많다는 걸, 세상이 행복일 수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고지식한 수행의 길로 곧장 걸어갈까 안타까우셨던게다..

사랑..
어릴 땐, 사랑에는 남녀간의 달콤한 사랑이 전부인 줄 알았다.
하지만 연구원을 거치며 책 속의 수많은 스승들로부터 가르침을 받으며, 사랑에도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음을 서서히 알게 되었다. 외로움에도 다양함이 존재하듯이 말이다..

스승님께선 내게 그걸 일깨워주시고 싶으셨던게다..
일에만 매달려 살며, 이 세상에서 사람들과 부딪혀 울고 웃으며 느끼는 그 행복, 그 사랑에 아직 난 충분히 젖어보지 못했으니 산사수행이 내겐 결코 전부일 수 없음을 말이다.

의식수준에 따라, 나같은 이들에겐 아직 산속에 온전히 틀어박히는 것 보단, 세상에서 부딪히며 배우고, 결국 세상을 등지는 것이 아니라, 뛰어넘고 포용해야 함을 요즘들어 서서히 깨치고 있다. 사람들 속에 내맡긴 삶을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갈등이 생겨나기도 하고, 때론 혼자일때보다 더 외로움을 느낄 때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일들이 있기에 또한 사람이 얼마나 따스한지도 느낄 수 있다. 인생의 희노애락의 구비구비를 알지 못하며 어찌 삶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리스인 조르바는 지식인들이 지옥의 쇠사술을 끊어내지 못하는 자들이라 했다.
세상이란 쇠사슬에 갇혀서 꼼짝하지 못하는 불쌍한 영혼들..

그 상태에서 난 또 다른 극인 수행으로 치닫고 있었다. 자칫 나를 또 하나의 엄청난 감옥에 가둘 뻔 했다..
그 때, 나를 불러세워주신 분이 사부님이시다..

첫 수행의 원력으로 사부님을 만났으되
사부님의 도움으로 수행이 방법이 아닌 목적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참으로 오묘한 삶의 순환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단군 200일차를 겪으며, 난 스승님께서 내게 일깨워주시려 했던
사람들과 주고받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넓고, 깊고, 그윽한 사랑을 배워가고 있다.

나를 내세우지 않고, 나를 주장하지 않고
물처럼, 흐르는 물결에 비추이는 달빛처럼
물결따라 그렇게 모든 걸 내비추어 줄 수 있는 사랑..
그 누구도 판단하지 않고, 인연닿는 모든 이들의 내면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랑..

주어진 인연들에 감사하고, 인연들과 허락된 시간에 감사하고,
한 순간이라도 같은 공간에서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그리하여 결국 시공을 뛰어넘어, 세상을 뛰어넘어 마음 속 깊이 이어지는 인연에 감사하고..

바로 지금 이 순간, 내게 닿은 사람들을 충분히 사랑하는 거
이 사랑의 힘이 얼마나 깊고 그윽한지, 그것을 배운 2010년이었다.
단군이를 통해서 말이다.
그리하여 수행은 그자체로 목적이 아닌 방편임을 조금씩 깨달아 가고 있다.

왜 수행하는가..?
사랑하고 사랑해서, 내 안에 차오른 사랑으로 나를 저절로 내려놓을 수 있도록.
그렇게 사랑을 타고 흐르다보면, 어느 날 문득 경계 하나를 넘어 또 다른 세상을 느낄 수 있겠지..
조금 더 높고, 조금 더 깊은 그 곳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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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향
2010.12.19 09:34:17 *.207.0.49
300일 오프에서 뵙겠습니다..
이 말씀,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지만, 정말 반갑고 좋은데요~! ^^

그러게요. 저희도 늘 오프 때마다 명희님이 계셨으면 좋았을텐데..라는 말을 하고는 했는데
300일차부터는 명희님이 함께 하신다니.. 지난 5월에 사이트를 통해 시작된 인연이 참..

식구분들과 항주와 소주로 여행을 가신다니 제가 다 즐겁습니다.
좋은 시간보내시고, 오시면 바로 연락주세요. 기다리고 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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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0.12.18 13:38:57 *.234.181.78
수희향님!
레족장님이 보내주신 200일차 천복부족의 동영상이 담긴 CD를 이틀 전에 저도 보았습니다.
혼자서 보면서 몇번이나 웃었지요. 그 시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천복부족이 모두 한 자리에 있는 곳에서 그 시디를 보았으면 더 즐거웠겠구나'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래도 레전드 족장님 덕분에 200일 파티에서 천복부족들이 보는 시디를 볼 수 있었으니 감사한 일이지요.
단군이 덕분에 행복한 200일이었습니다.
300일차에는 단군이에 너무 빠져서 놓치고 간 저의 일도 잘 챙기면서 다시 길을 보겠습니다.
오늘 한국에서 식구들이 와서 항주와 소주로 여행을 갑니다.
300일 오프모임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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