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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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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세

  • 이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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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10일 00시 38분 등록

나는 사색할 줄을 안다. 나는 기도할 줄을 안다. 나는 다시 시작한다.”

 


이 깊은 인생에서 듣는 것으로 내 삶을 다시 시작한다.
응시.jpg

가슴에다 귀를 대고 가슴이 어떻게 말하는지 기다린다. 고목의 나무가 빗물을 모두 빨아들여 고목에서 꽃을 피워내듯 자기의 고백을 온전히 받아들인다. 측량할 길 없는 깊은 곳으로부터의 내면의 음성을 들을 줄 아는 깊은 귀와 마음 그리고 눈을 갖는다.

 

나는 기도로 삶을 다시 시작한다.
성소.jpg

때때로 침묵해야 함을 배웠다. 삶은 내게 침묵의 시간이 필요함을 알게 했다.

그 침묵의 시간 동안 나는  기도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 나는 나에게 성소를 열어주었다. 나는 나를 사원안의 기도자가 되게했다. 나의 삶은 다시 예감과 신성으로 가득하게 됐다.


꽃나비1.jpg

 

다시 시작하는 삶, 침묵과 기도와 내면의 귀 기울임을 통해 나는 마음속의 꽃 봉우리 하나를 터트려 올렸다. 누구나 아무래도 괜찮은 인생하나가 아닌 나만이어야 하는 운명을 찾아 미약하나마 여린 꽃망울이 터트렸다. 그러자 심장이 뜨겁게 경련했다. 파르르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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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0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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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11.04.11 09:56:22 *.196.100.225
0406
부재 : 사랑의 대상의 부재를 무대에 올리는 언어의 에피소드는 모두 그 부재의 이유나 기간은 어떠하든 부재를 버려짐의 시련으로 변형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가끔 부재를 잘 견뎌낼 때가 있다. 그러면 나는 정상적인 사람이 된다. 소중한 이의 떠남을 감수하는 모든 사람의 대열에 끼게 되는 것이다. 일찍부터 어머니와 떨어져있도록 훈련된 그 길들이기에 나는 능숙하게 복종한다. 그러나 처음에는 무척이나 고통스러웠던(거의 미칠 지경이었 던)그 길들이기에. 나는 젖을 잘 뗀 주체처럼 행동한다. 어머니의 젖가 슴이 아닌 다른 것으로 그 동안 양분을 취할 줄도 안다. 잘 견디어 낸 부재, 그것은 망각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간헐적으 로 불충실한 것이다. 그것은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조건이기도 하다. 망각하지 않는다면 죽을 것이기에. 가끔 망각하지 않는 연인은 지나침, 피로, 추억의 긴장으로 죽어간다. 그 사람의 부재는 내 머리를 물 속에 붙들고 있다. 점차 나는 숨이 막 혀가고 공기는 희박해진다. 이 숨막힘에 의해 나는 내 진실을 재구성하 고 사랑의 다루기 힘든 것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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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11.04.11 10:06:08 *.196.100.225
0407
어린완자-생떽쥐베리

소혹성 B612호에는 어린왕자 이야기 생떽쥐베리 의 '어린왕자'처럼 여러번 읽고 머릿속에 외지 듯 남은 글귀가 많은 책도 흔하지 않다. '어른들은 언제나 설명을 해주어야 안다.' 보아구렁이가 코끼리를 삼 킨 그림을 보여주며 생떽쥐베리는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어린왕자가 지구라는 별에 도착하기까지 지나온 많은 별들에 살던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어른들의 단편적인 생활관을 보여준다. 저 혼자 살며 온 별들의 군주라는 외톨이 왕, 허영심에 빠져 모든 사 람들이 자신을 찬양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 술을 마시는 것조차 부끄 러우며 부끄러운 것들을 잊기 위해 늘 술을 마시는 사람, 부자가 되 기 위해 늘 숫자를 세는 사람, 고달픈 직업이라 여기며 무수히 가로 등을 켰다가 껐다가 하는 사람, 기록에 의존하며 일시적인 것들은 사 라지는 것이라며 소홀한 지리학자, 이 모든 형상들이 바로 어린왕자 의 눈을 통해 바라본 어른들의 모습이다. 어린왕자가 지구라는 별에 도착했을 때, 그곳은 사막이다. 왜 하필 사막일까? 그건 또 하나의 어른을 표현하는 형상일 것이다. 어린왕자 가 들렀던 별들에 비해 지구는 커다랗지만,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살 고 있지만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곳, 사막을 통해 무수히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외롭고 고독한 우리네 삶을 가르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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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11.04.11 10:08:46 *.196.100.225
0408
어린왕자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바로 여우와의 대화다. 사막 을 지나 한참을 걷다가 만난 여우, 그는 친구가 되는 방법에 대하여 알려준다.
나는 닭을 쫓고 사람들은 나를 쫓지요. 닭들은 모두가 비슷하고 사람 들도 모두가 다 비슷해요. 그래서 난 좀 싫증이 나요. 하지만 당신이 나를 길들여 친구로 삼아 준다면 나의 생활은 환히 밝아질 거예요. 다른 모든 발자국 소리와 구별되는 당신의 발자국 소리를 나는 알게 되겠지요. 다른 발자국 소리들은 나를 땅 밑으로 기어 들어가게 만들 테지만 , 당신의 발자국 소리는 땅 속 굴에서 부터 나를 밖으로 불러 낼 거예요. 그리고 저길 봐요! 저기 밀밭이 보이지요? 난 빵을 먹지 않기 때문에 밀은 내게 아무 소용도 없어요. 밀밭을 본댔자 나에게 생각나는건 아 무것도 없어요. 그건 서글픈 일이지요. 그런데 당신의 머리칼은 금빛이군요. 당신이 나를 친구로 삼아준다면 당신의 머리칼은 더욱 아름답게 보일 거예요. 밀은 금빛이니까 밀을 보면 당신 생각이 나겠지요. 그럼 난 밀밭 사이를 일렁이며 지나가는 바람소리를 사랑하게 될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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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11.04.11 10:13:06 *.196.100.225
0409
어린왕자의 모습에 나를 투영시켜 본다. 어린왕자가 나의 친구가 되어 줄것이다. 친구는 살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친구를 만드는 일은 나에 게 소중한 일이며 내가 누군가의 친구가 되어주는 일 또한 소중한 일 임을 안다.
너희들은 아름답기는 하지만 속은 텅 비어 있어. 누구 한 사람 너희 들을 위해 죽을 생각은 없을거야. 물론 나의 꽃은 지나가는 행인에겐 너희들과 똑같은 것으로 보이겠지. 하지만 멀리서 혼자 있는 나의 꽃 한 송이는 수천 개의 너희들보다도 더 소중해. 내가 물을 주고 유리 덮개를 씌워준 꽃이니까 말이야. 내가 나비가 될 애벌레 몇 마리를 잡아 준 것도 그 꽃이기 때문이야. 불평을 하거나 자랑하는 것을 들 어주고 또 때로는 말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을 때도 이해해 주었어. 그것도 그 꽃이기 때문이지. 그 꽃은 나의 장미이니까.
애 벌레를 잡아주고 유리덮개를 씌워주고 불평이나 자랑하는 것을 들어 주고 말없는 침묵도 지켜보아 주는 것, 주는 것들로 인해 그를 더욱 사랑하게 되는 일임을 알게 된다. 그런 인생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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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11.04.11 10:21:11 *.196.100.225
0410

김치 담그기

김치를 담구어 본 적이 없다.
그때그때 싱싱한 겉절이를 한 적은 있지만 ..
김치는 내게는 늘 어려운 도전이었다.

내가 나이를 먹는 것일까?
올 봄엔 김치를 담구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시장에 가 무와 배추한포기와 그외에도 여러 부재료들을 사왔다.
인테넷을 통해 김치 담그는 법과 레시피를 확인한다.

그렇게 일요일 내내 하루종일 깍두기와 배추김치 한통씩을 담갔다.
아...이렇게 뿌듯할수가...
맛은 장담할 수 없다.
그것을 알기에 아이의 의심스러운 눈빛에도 불구하고 나의 김치담기 도전은 이루어졌다.

밖엔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내 김치는 맛있게 익어갈 것이다.
이 또한 얼마나 다행인간... 다행인 나의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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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11.04.15 11:12:48 *.196.100.225
0411
마당으로 뛰어내려와 안고 들어갈 텐데 웬일인지 엄마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또 숨 었구나!' 방문을 열어봐도 엄마가 없었다. '옳지 그럼 다락에 있지' 발판을 갖다 놓고 다락문을 열었으나 엄마는 아니 보였다. 울음 섞인 목소리는 몇번이나 엄마를 불렀다. 그러나 마루에는 재각대는 시계 소리밖에는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두 손으 로 턱을 괴고 주춧돌 위에 앉아서 정말 엄마 없는 아이같이 울었다. 그러다가 신발을 벗어서 안고 벽장 속으로 들어갔다. 나는 그날 유치원에서 몰래 빠져 나왔었다. 순이한테 끌려 다니다가 처음으로 혼자 큰 한길을 걷는 것이 어떻게나 기뻤는지 몰랐었다. 금시에 어른이 된것 같았다. 잡화상 유 리창 도 들여다보고, 약 파는 사람 연설하는 것도 듣고, 아이들 싸움하는 것 구경하고 그러느라고 좀 늦게야 온 듯하다. 자다가 눈을 떠보니 캄캄하였다. 나는 엄마를 부르면 서 벽장문을 발길로 찼다. 엄마는 달려들어 나를 끌어안았다. 그때 엄마의 가슴이 왜 그렇게 뛰었는지 엄마의 팔 이 그렇게 떨렸는지 나는 몰랐었다. "너를 잃은 줄 알고 엄마는 미친년 모양으로 돌아다녔다. 너는 왜 그리 엄마를 성화먹 이니, 어쩌자고 너 혼자 온단 말이냐. 그리고 숨기까지 하니 너 하나 믿고 살아가는데, 엄마는 아무래도 달아나야 되겠다." 나들이간 줄 알았던 엄마는 나를 찾으러 나갔던 것 이었다. 나는 아무 말도 아니하고 그저 울었다. 그후 어떤 날 밤에 자다가 깨어보니 엄마는 아니 자고 앉아 무엇을 하고 있었다. 나도 일어나서 무릎을 꿇고 엄마 옆에 앉았다. 엄마는 아무 말도 아니하고 장롱에서 옷들을 꺼내더니 돌아가신 아빠옷 한 벌에 엄마옷 한 벌씩 짝을 맞춰 차곡차곡 집어넣고 내 옷 은 따로 반닫이에 넣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나도 모르게 슬퍼졌지만 엄마 품에 안겨서 잠이 들었다. 그후 얼마 안 가서 엄마는 아빠를 따라가고 말았다. 엄마가 나의 엄마였다는 것은 내가 타고난 영광이었다. 엄마는 우아하고 청초한 여성이 었다. 그는 서화에 능하고 거문고는 도에 가까웠다고 한다. 내 기억으로는 그는 나에게 나 남에게나 거짓말한 일이 없고, 거만하거나 비겁하거나 몰인정한 적이 없었다. 내가 많은 결점을 지닌 것은 엄마를 일찍이 잃어버려 그의 사랑 속에서 자라나지 못한 때문 이다. 엄마는 아빠가 세상을 떠난 후 비단이나 고운 색깔을 몸에 대신 일이 없었다. 분을 바 르신 일도 없었다. 사람들이 자기 보고 아름답다고 하면 엄마는 죽은 아빠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여름이면 모시, 겨울이면 옥양목, 그의 생활은 모시같이 섬세하 고 깔끔하고 옥양목같이 깨끄하고 차가웠다. 황진이처럼 멋있던 그는 죽은 남편을 위하 여 기도와 고행으로 살아가려고 했다. 폭포 같은 마음을 지닌 채 호수같이 살려고 애를 쓰다가 바다로 가고야 말았다. 엄마가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한 말은 내 이름을 부른 것이었다. 나는 그 후 외지로 돌아다니느라고 엄마의 무덤까지 잃어버렸다. 다행히 그의 사진이 지금 내 책상 위에 놓여 있다. 삼십 시대에 세상을 떠난 그는 언제나 젊고 아름답다. 내가 새 한 마리 죽 이지 않고 살아온 것은 엄마의 자애로운 마음이요, 햇빛 속에 웃는 나의 미소는 엄마한 테서 배운 웃음이다. 나는 엄마 아들답지 않은 때가 많으나 그래도 엄마의 아들이다. 나는 엄마 같은 애인이 갖고 싶었다. 엄마 같은 아내를 얻고 싶었다. 이제 와서는 서영 이나 아빠의 엄마 같은 여성이 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그리고 또 하나 나의 간절 한 희망은 엄마의 아들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1996년 피천득 선생의 전집 발간 기념 즈음하여 난 신문기사. "시는 산호요, 수필은 진주" -

엄마~~
엄마~ 하고 불러본 적 없는 내게 이 글은 가슴저밈, 무너짐 그 자체였다.
몇번이고 무너져 내리는 가슴을 쓸어내리던 기억.
내가 이렇게 불완전하고 이토록 많은 문제를 안고 사는 것은
내게 이런 엄마가 없었기 때문이다.

엄마~~하고 부를 이가 없다는 것은 , 이 기막히는 현실은 얼마나 슬픈가.
얼마나 속절없이 아픈가 말이다.
내게도 엄마~~하고 부를 그 존재가 있었으면 좋겠다.

봄은 눈부시게 찬란한데... 난 자꾸만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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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11.04.15 11:31:45 *.196.100.225
0412

젊은 죽음
요즘 젊은 죽음을 많이 본다.
그 젊은 이들의 삶의 무게가 얼마나 크면 결국 선택한 것이 죽음이었을까~
그들은 그의 엄마를 한번쯤 떠올렸을까~~
그러고도 죽음밖엔 길이 없었던 걸까..

삶이 참 기가막힐 때가 있어서... 죽음을 떠올릴때가 있다.
그것 밖엔 길이 없는 것처럼. 아니 어떤 무엇도 할 수 없는 것 같은 때
삶의 무게가 너무 커서 ,, 더이상 도망 갈 막다른 골목에서 결국
모든것을 놓아버리고 싶을 때..

하지만 그때 나를 잡는건 아들이었다.
우리 아들은 어찌 살라고.... 그 아이가 무슨 죄가 있다고...
그 아이에게 지울 수도 없는 고통을 남길 수 없기에... 그렇게 너때문에 살아야지 한다.

최근 많은 죽음들을 보면서...
내 아들 역시 사는 동안 그 삶이 못견디게 외롭고 버거워 한번쯤
자살이란 충동에 휩싸일 때 그 아이가 엄마를 기억해주겠지...
그래! 우리 엄마는 어찌 살라고...
우리 엄마 무너지는 가슴과 눈물을 떠올리며...다시 살아줄 용기를 내어 줄 것이다.

그렇게 많은 젊은이들이 그들의 엄마를 한번 떠올려보길...
자살밖엔 무엇도 없는 것처럼 보일때
그 무섭고도 두렵고 외로운 충동앞에서...
엄마는 어찌살까..를 생각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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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11.04.15 11:52:19 *.196.100.225
0413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뒷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사람을 얼마나 탈진 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 아 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 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란다. 침묵하는 연습, 비록 내 안에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 에라도 해명도 변명조차도 하지 않고 무시해 버리며 묵묵하고 싶어진다. 그럴 용 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다. 세상을 사는 일은 얼마나 힘드는 일인가? 오해할 사람이라면 변명하여 풀어보았자 별반 나아질 여지가 없는 사람 아닌가? 오해받 아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를 지킬 고집이 있기를 바란다. 그런 고집과 용기와 배 짱의 표현으로 침묵하고 싶다.
유안진 『그리운 말 한마디』중에서 '침묵하는 연습' --

불필요한 말들에 대한 후회들. 새로운 씨앗들을 심어 가꾸기 위해 들과 밭에 쥐불을 놓듯, 내 후회들도 화력 좋게 타들 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때마다 유안진님의 『그리운 말 한마디』를 떠올린다. 아주 오랜 수필... 내게는 마음에 늘 남아 말을 아끼라고 충고한다.

나는 내가 이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늘 미소를 머금은 얼굴을 하였으면 하고 나직한 목소리를 가졌으면 하고 사치하 지 않고 단정한 옷차림하길 바리고 잘 흥분하지 않기를 바라고 침묵할 줄 아는 사람이길 바란다.... 비록 나의 이 바람과 거리가 멀지라도 기준에 이르고자 애쓸 때 비로소 자기 모습의 윤곽이 드러나는 것, 그래서 사람은 태어나는 존재라기보다는 스스로 만들어 가는 존재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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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11.04.15 16:15:50 *.196.100.225
0414

그리운 저녁
가끔 어릴적 하늘이 보고 싶다
하늘을 물들이던 몇조각의 구름들과 날아가던 새
보라빛의 해지는 하늘
그리고 하나 둘 새롭게 총총 떠오르는 별

눈 감고 있으면,,,
어느새 가슴으로 떨어져 내리던 저녁 어스름

말해주는 사람 없어도 어느새 갈곳을 알게 하는
어스름 깊어가는 하늘 바라보던
그런 저녁이 그립다


들깻단을 터는 노인의 등에
잠깐 내려앉는 저녁해는
어쩐지 들깨향 같다

그 노인의 몇몇 살이거나
스물 어디쯤이거나
서른의 어느 고갯마루 이거나

날아오르는 새의 날개짓처럼
한번쯤 이름을 붙여 부르고 싶은
몇개의 기억들

어느날 힘찬 도리깨질로
터져 나오는 향긋한 깨알처럼
수없이 많은 그리움들

-2001년 옛노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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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11.04.15 16:26:53 *.196.100.225
0415

겨울을 지나면서 나는 자주 슈베르트를 떠올리게 된다.
그 사람의 음악에 대해 아는것이라곤
열 대여섯 살 음악 시간에 배웠던 지식이 전부지만...
나는 몸을 웅크리고
자신의 몸에 부리를 숨긴 까마귀와 같이 쓸쓸한 그를 떠올리곤 한다.
사랑을 잃고 겨울 속으로 걸어가던 쳐진 어깨의 보잘것없고 가난했던 음악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연주를 했지만
나는 자주 지극한 외로움 아래서 오열하며 그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렇게  마음속의 것들이 무거워 질 땐 그것을 비워 낼 수 있는 슬픔이 늘 필요했던 듯하다.
오늘은 냉기를 품은 낮이 눈부시다.
햇빛이 보석처럼 가공되어 달빛처럼 보인다.
   -2001년의 옛 노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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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11.04.18 09:56:00 *.196.100.225
0416

<연습>

난 매일 연습을 합니다.
애써 착한척 하는 연습
무지 열씨미 일하는 척 하는 연습
때론
무지 강하게 보이려는 연습 (늘 실패 하지만)
그리고 무지 속상해 하는 연습

최근에 하지 않는 연습은, 아주 잃어버린것은
불만은 참는 연습
그리고 너무 사랑한 것에 대해 너그럽게 바라볼 수 있는 연습
주위를 배려하는 연습

아직은 연습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만
그다지 연습하고 싶지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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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11.04.18 10:04:01 *.196.100.225
0417
<태엽감는 새>

난.............................

매일밤 태엽을 감는다 
내일을 반복하기 위해
매일 아침 고단한 두다리를
태엽이 풀려 움직이듯 무감각한 동작으로 움직여
어딘가로 흘러 들어간다

늘  태엽갑는 새는  
정해진 위치만을 태엽의 감긴 만큼
빙글빙글 맴돌뿐...
태엽이 멈추어질때 즘
다시 태엽을 감아 놓으면
또 그자리에 놓여져
그자리를 맴돌뿐...

세상의 고단함과 반복적인 생활도
태엽이 풀리기 전 까지
정해진 위치에서 멈출듯  쓰러질 듯
계속 반복된다.

하지만 태엽감는새는
결코 태엽을 풀어 버릴 수 없다.
어느날 모터달린 새가 나타나
더이상 태엽이 감기지 않을때 까지 말이다.

난 오늘도  태엽을 감는다
고단하고 반복적인 생활이지만
난 결코 태엽을 풀 수 없다.
언제가 모더 달린 새가 나타나기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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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
2011.04.19 10:21:23 *.196.100.225
그럼요...당연하죠..
성희님 앞으로 300일 가시는거, 300일 이후에도 쭉 자신의 길 가시는거 지켜보고 응원합니다.
한번씩 뜨겁게 안아도 드릴께요...
성희님도 200일 마치신거 축하드려요. 200일을 지나 더 깊어지셨으니 300일차엔 더 뜨겁고 기쁘게 보내시게 되길 바래요.
제 미흡한 사진과 글을 좋아해 주시니... 앞으로도 어떤 형태로든 계속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성희님 파티때뵈요. 성희님께 드릴것이 있답니다. 성희님을 위한 준비를 하면서 너무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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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4.19 05:50:57 *.49.98.164
은미님~~ 은미님~~~~
왜 이럴까요? 자그마하신 은미님 앞에서 어리광을 마구마구 부려보고 싶습니다. ^^
아직도 기억하고있어요...복도에서 해주셨던 포옹...ㅋㅋ 아실랑가 몰라요~제게 아주 색다른..놀라운 경험이였습니다.  먼저 성큼 다가와 주셔서 참 고마웠습니다.  먼저 손내밀어 주시고 맘 열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소심했던 제 마음을 풀어주셨답니다. ^^
300일차를 마치셨는데...앞으로는 은미님 사진과 글을 볼수 없는건가요? 
구석구석 찾아보면 왠지 찾아질것 같기도 한데요?? ㅋㅋ 어느 게시판에서든 은미님 사진 앞으로도 쭈~욱 볼수 있게 되길 간절히 바래요~~~300일 마치신것 축하드리구요. 
저희 2기 모두가 당당히 300일까지 걸어가는 모습 끝까지 봐주실거죠?   은미님이 곁에서 봐주신다면...더 잘 할수 있을것 같아요...^^  은미님~ 감사합니다~~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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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9 10:55:18 *.243.13.23
300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했어야 했는데,
각자가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로 그렇게 하지 못함을 아쉬워합니다.

단군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준 그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고마워요. 은미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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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
2011.04.19 14:36:17 *.196.100.225
레족장님... 고맙습니다.
레족장님이 깊이 사유하며 힘차게 걸어가시는 모습보면서 참 든든하고 뿌듯하고 좋았어요.
나날이 발전해가고 성장하는 모습이 우리 모두에게 비타민이었어요.
무엇보다 레족장님과 함께해서 우리 모두가 더 빛났고 반짝반짝이었어요..

앞으로도 쭈욱 이 멋진 인연 이어가길 바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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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11.04.19 14:43:23 *.196.100.225
0418

노란 머리핀을 했던 소꼽놀이 그 소녀는 간 곳 없는데
깨어진 기와장 위에 남겨진   사금파리는
바람을 홀로 맞는다.

이끼도 말라버린 기억 속, 남겨 진 큰 바윗돌 밑엔 민들레.
어느새  노란 꽃잎을 지우고  허공을 향해 홀씨를 날린다.

민들레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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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11.04.19 14:48:13 *.196.100.225
0419



한 밤중 내다버린 세상.
길모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아이

보름달 밝게 떠올라 있어도
애처러운 세상에 물어 보는 말

너는 어디서부터 걸어왔느냐?
너는 이곳에 아는 사람은 있느냐?
너는 정말 무엇을 찾아 가는 중이냐?

내, 물음만 무성하여
적막만 자라나는 밤.

그렇게 다짐했던
관심도 다 버리고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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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진
2011.04.21 00:20:31 *.226.213.139

어려웃 부탁했는데 흔쾌히 밭아줘서 고마워요. 좋은 징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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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
2011.04.21 13:47:19 *.196.100.225
병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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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 [단군2기_출사표_단군부족] 1미터만 더 file [105] 고정욱 2011.05.08 6129
19 [단군2기_출사표_단군부족]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98] 김경희 2011.05.08 5754
18 단군 2기 출사표 단군부족: 나의 큰 꿈을 위한 천직찾기 [126] 윤인희 2011.05.06 6681
17 [단군2기-출사표-단군부족] 환생프로젝트: 웅녀, 사람이 되다! [131] 임여명 2011.05.06 6258
16 [단군1기-출사표-단군부족] 不盈科不行 [105] 병진 2011.01.16 6512
15 [단군1기-출사표-단군부족] 천 년을 이어갈 꿈 [86] 이효은 2011.01.10 5860
» 『단군1기-출사표-단군부족』-나는 다시 시작한다 file [120] 이은미 2011.01.10 7649
13 [단군1기_출사표_단군부족] 작심삼100일 file [117] [2] 배요한 2011.01.09 6162
12 [단군1기_300일차_ 출사표] 한단계 level up되는 나를 위해서.. [95] 김욱진 2011.01.09 21506
11 [단군1기_출사표_단군부족] 일상의 시간을 쌓아가기. [103] [2] 조한규 2011.01.09 6618
10 [단군1기 출사표_단군부족]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Ⅲ file [157] 김경인 2011.01.09 7366
9 [단군1기-출사표-단군부족] What I was? file [122] [2] 이호금 2011.01.09 7156
8 [단군1기-출사표-단군부족] 여전히 꿈을 이루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113] 김명희 2011.01.09 6088
7 [단군1기 - 영웅 출사표 - 단군부족] "이제 내 세상으로..." [115] 이철민 2011.01.08 5884
6 [단군1기-출사표-단군부족] 소리굽쇠 [67] [2] 이헌 2011.01.08 25450
5 [단군1기_출사표_단군부족] 圓 原 願 file [129] [1] 최성우 2011.01.08 8845
4 [단군1기_출사표_단군부족] 20권의 책을 읽고 글을 쓴다 [79] 홍승완 2011.01.08 6151
3 [단군1기-출사표-단군부족] "세상과 아름다운 춤을.." [280] 수희향 2011.01.07 8612
2 [단군1기 출사표_단군부족] 의식프레임 확장을 위한 새 여정의 시작 file [163] 안명기 2011.01.06 6891
1 [단군1기-출사표-단군부족 한정화] 모든 것에서 꿈을 찾아 연결시킨다 file [141] 한정화 2011.01.04 9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