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단군의

/

3단계,

세

  • 권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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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10일 08시 12분 등록
 

아끼는 빨간책을 가방에 넣어갔다. 여성마라톤에서 진분홍 티셔츠를 입고 같이 바람 속을 달리게 될 열여덟 소녀에게 줄 생각이었다. <미래에서 온 편지>는 마흔 살 저자가 열여덟 여자조카에게 여자로 사는 매뉴얼을 주려고 쓴 책이다. 이걸 지금 열여덟 소녀의 손에 넘기는 것은 저자의 원래 의도대로 책이 사용되고 있는 거고, 내게도 이제 어른 노릇으로 넘어가야할 시점임을 인지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나도 십대에 깨알같이 메모를 하고 밑줄을 그은 책을 받은 적이 있다. 중2 국어선생님이 박목월 <문장의 기술>, 고1 영어선생님이 막심 고로끼의 <어머니>를 주셨다. 길이 엇갈려서 책을 되들고 왔다. 여러번 읽었던 책을 날이 밝으면 떠나갈 애인처럼 애틋한 눈빛으로 들여다보고 손으로 찬찬히 만져본다. 

2004년 10월 24일 도장이 찍혀있더군. 거기서 follow your bliss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현경은 법륜스님과 함께 스물두 살 가을에 만난 나의 bliss, 선생님이다. 현경선생님의 명상을 배우러 갔던 첫번째 절에서 법륜스님을 만났으니 이 기독교신학자 덕분에 부디스트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길 잃었을 때 다시 펴보곤 하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알게된 다른 인연이 여럿이다. 2008년 여름에 <미래에서 온 편지>를 가지고 가수 이상은씨가 작곡한 노래가 있대서 검색한 블로그에서 조셉 캠벨의 <신화의 힘>을 처음 보았다. 내가 읽어야할 책이라는 걸 알았다. 주문해서 뭔 소린지도 모르고 읽으면서 그 책에 대해 더 검색했다. 변경연 연구원 하시는 분들의 서평이 주루룩 뜬다. 책들을 상당히 가학적으로 읽던데 어쩐 일인지 그 점에 마음이 끌려서 이것저것 읽다가 모닝페이지를 같이 쓸 사람을 구한다는 네이버 카페 공고를 보았다. 한정화님 블로그였다. 그렇게 모닝페이지는 나를 찾아왔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던 내 얘기를 디립다 들어주는 모닝페이지를 하면서 ‘오늘도 잘해주었어요. 콩두씨. 콩두씨를 사랑합니다. 언제나 언제나 언제까지나 우리가 콩두씨 옆에 함께 있어요’라고 말해 달라고 아침마다 애걸복걸한지 3년이 되어간다. 나에게 잘 맞는 도구였고, 자기치유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작년 2월에 독립했다. 혼자 사는 걸 무서워한다. 모내기 한 벼처럼 골골대는 나를 응원하기 위해 새벽 3시 기도를 1년간만 작정했다.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지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고, 3시기도는 나에게는 정성의 최상급이었고, 25살 때 법륜스님의 스승님인 각해보살님이 나더러 3년 3시 기도, 이분정근을 해보라 하셨는데 진지해지는 서른살 기념으로 2년 하고 밀어두었던 걸 마무리 짓고 싶어졌다. 나에게는 어릴 때부터 두 가지 꿈이 있었다. 선생님과 엄마가 되는 것. 서른 살 때 스승님이 가리키는 방향을 직접 걸어보기로 한 것은 그 꿈을 이루는데 이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서른 살과 마흔 살은 그런 에너지를 주는 특별한 시기인 것 같다. 3년 갈 길을 15년 걸려 돌아가는 꼴이지만, 잘 했다는 말을 듣든 욕을 먹든 택도 없이 이걸 하라고 나를 탑 위에 가둔 마녀님, 그 고운 님이 영영 돌아가시기 전에 일러주신 대로 해 봤다고 말씀드리며 발치에 앉아보게 되길 바라고 있다. 그리고 선생님과 엄마 되기라는 어릴 적 꿈이 허물을 벗어가며 무엇이 될 지 지켜보고 싶다.


3시기도 혼자서는 도저히 엄두가 안 나던데 일단 시작했다. 혼자 했던 100일의 새벽기상 성적은 26일이었다. 그 끝은 모닝페이지 카페의 100일 프로젝트와 연결되었다. 동시성의 선물이란 이런 것일거다. 새벽기상 40일 가능했다. 그 끝에 단군프로그램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것도 눈물나는 선물이었고, 모닝페이지 카페의 인연들이 징검다리가 되어주셨다. 여기서 100일차 새벽기상은 91일, 200일차에는 85일이다. 오 재수! 이건 내가 아니라 함께 가는 분들의 힘이다. 명백하다.


억지로 일어나던 것이 200일을 거치며 몸에 붙으니까 새벽에 무엇인가를 할 여지가 생기는 것 같다. 읽어오라는 세미나 책은 좀 어렵지만 자기성찰에 도움이 되었다. 게다가 변경연 사이트는 볼 꺼리가 풍부했다. 인문학 공부, 10대 풍광, 꿈벗, 개인대학, 책 쓰기에 관심가진 분들, ‘사부님’이라는 교조적인 이름으로 불리는 이에 대한 무한 신뢰, 비슷비슷한 느낌을 주는 사람들......기웃기웃 한다. 가장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은 필살기와 여기서 권해서 함께 읽는 좋은 책이다. 11년차 직장인, 앞으로도 계속 일을 해야 할 사람으로 직장 안에서 존재와 밥을 일치시킨다, 자기의 강점에 기반해서 1만 시간을 들여서 전문가가 된다는 말은 퍽 매력적이다. 지난 주에 연구원들이 3번 읽을 책들을 주문해 배송받았는데 두께와 무게에 깜짝 놀랐다. 겁을 집어먹고 상자에 도로 담아 변심반송할까 어쩔까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새벽 2시의 용기’라는 제목의 칼럼을 읽었다. 화들짝 놀랐다. 순식간에 나의 3시기도가 자아경영이라는 개념과, 역사 속 인물 나폴레옹과 연결되는 느낌이었다. 원래 이렇게 다 통하는 건가? 모르겠다.  


300일차는 처음 먹은 마음대로 가겠다. 일단 3시기도 1년을 잘 마치고 싶다. (아, 어떻해, 나더러 저녁기도도 하라고 하셨는데 이건 언제 시작하냐? 흑흑흑...말 안하고 못들은 척 슬쩍 지나가고 싶구만. 여기다 말해서 이젠 다 글렀네. 그리고 그냥 그럴듯한 멋진 말로 시작할 수 없었을까? 이렇게 꼭 안해도 좋을 말을 출사표에다 써놓고 동네방네 나발을 불어야 할까?---> 괜찮아요. 300일차 걷다가 캄캄한 데서 길 잃을 때 돌아와 읽어보자요. 좌표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콩두씨) 암튼 이 1년이 나에게는 특별한 곳이 될 것같다. 8월에 300일차를 마치면 새벽기상이 무너지는 걸 두고볼지, 딱 1년만 하고 말려고 했는데 더 하게 될 건지, 이것이 어디로 나를 이끌지 오늘의 나는 모르고, 노력해서 알고 싶지도 않다. follow your bliss 하고 있는 것 같고, 나는 혼자가 아니므로 안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300일차 시작하면서  다짐하고 부탁해본다. 300일차는 쉬 시스템다운 되는 머리 말고, 나의 몸 특히 발을 써서 가기를, 좋은 사람들과 같이 먹고 마시고 바람과 햇빛 속에서 하하히히호호 까불까불 가기를.


1. 제목 : 한 마디 매듭짓기

2. 새벽활동시간 : 2~7시, 취침시간 8~9시 (6시간 수면) : 출첵 기준 3시.

3. 목표 1) 새벽지구 안전기지 구축 

             2) 저녁 베이스캠프 건설

             3) 필살기 탐색하기

4. 활동

구분

할 일

시간

목표

자세히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모닝페이지

2:00~2:50

100

출첵은 3시. 일어나 첫 시간은 나에게 준다.

아침정진

3:00~5:00

100

천수경-예불-200배-명상10분-독경-일지 작성

필살기 수련

5:00~7:00

80

*현장연구(특수교육총연합회-생태놀이부 놀이수정)

  1 페이지씩 매일 쓰기
*300일차 권장도서, 숙제 하기

 30분 달리기

7:00~7:30

72(주5)

 월1회 마라톤대회 참석(10km)

필살기

탐색

업무시간중 핵심태스크

3:00~6:00pm

80

①특수학급 수업준비 1시간

②사례관리 1시간 - 누가기록, IEP
③통합학급 교육과정적 통합 지원 1시간

    (통합교육실천사례 연구대회)

새벽수련

80

 그 시간에 그 주제를 하는 훈련이 목적.

8시 출근

8:00 am

80

나의 쥐약, 민폐는 ①1~5분 지각, ②기한내 기안처리 못함 ③회계업무 무능. 이 중 우선순위 ‘시간’

저녁노을

베이스캠프

6시 퇴근

6:00 pm

80

웹써핑, 과식 방지. 시간 만들기

저녁정진

7:00

80

예불-108배-명상

5분내 씻기

 

80

 

(콩두씨 백 : 욕심내다 홀라당 망하면? 모닝페이지와 아침정진으로 회귀하는 거지. 다른 건 다 버려도 됨)
         

5.예상난관 및 극복방안

예상 난관

모습

극복 방안

꿈꾸는 모습

정서적 기복

PMS.저조

돛대에 묶여 통과해가기

계절,동행 등 시절이 좋다.

계속 걸음

과식

먹어서 스트레스를 풀고 위로받으려함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기.

방법을 찾기

대체행동 찾기

고립

저조, 우울,

방학 두문불출

세미나, 모임 적극참석

가족, 친구와 주1회 만나기

온, 오프 연결,

함께 시간 보내기

저녁 단도리 안됨

(5시~8시)

웹써핑,과식,방치

칼퇴근해서 자연속에서 놀기,   기도하기

base camp - 목표2


6.긍정적 효과 : 전반전의 미완과제 완결하고 인생 후반전의 전망 세우기

                 필살기를 가진 직업인의 10년 일정의 원년 출발

                 좋은 베이스캠프에서 잘 먹이고,입히고,씻기고,재워서 싱그럽고 건강하다. 

                 단군프로그램 끝난 후 어찌할 지 궁리 서기

                 함께 재미있었다.



7.보상
: 출발, 30일, 60일, 100일차에 선물을 하겠다. 


출발 선물 - 변경연에서 3번 읽기를 권하는 책 중 몇권과 신화, 생태놀이책 주문(13만원) 
            (난중일기, 신, 강의, 사기열전, 삼국유사 등)
30일 선물 - 가족세우기 웤샾 참석 (10만원)
60일 선물 - 제레미테일러와 함께 하는 신화와꿈연구회 3박4일워크샾 참석 (48만원)
100일 선물 - ?


8. 목표 달성 평가 


[1주] 순조로운 시작

[2주] 지각4회, 음주+스트레스
[3주] 1주일간 매일 독서^^
[4주] 매일 아침에 한 쪽이라도 읽었다.야호  

[5주] 단군 러너들과 한강마라톤10km 완주, 다시러너! 저녁 약속 4건-무리, 아침에 내리 잠. 
         토요일에 아침 필살기수련의 내용인 현장연구 계획서 지도 받음.  

[6주] 협력교수 지도안에 에너지 많이 소용됨
[7주] 아침 필살기수련 난중일기 읽음, 시간 짧음
[8주] 아침 필살기수련 난중일기 읽음, 7월1일부터 지도안수정, 새벽강변마라톤 완주

[9주] 학기말, 수업실기 못함. 아침일정 덕분에 침체기 잘 견딤
[10주] 필살기수련 시간에 현장연구논문 읽음, 300배 시작, 사회적으로 칩거. 골몰
[11주] 여름방학, 잠을 많이 자고 아침시간 있으니 꿈일기 길어짐. 신화와꿈웤샾 감, 
       300배 순조로움
[12주]피정의집에서 신화와꿈웍샾하는 3일동안 아침수련 일정이 알찼고 마음에 쏙 들었다.
      혼자 사는 게 아니라 말 없지만 마음 편하게 하고 생활습관 비슷한 룸메이트가 있고,
      혼자 새벽 강당에 올라가 초를 밝히고 정해진 일정을 했고,
      필살기수련으로 정한 현장연구논문 읽기도 새벽 6시~8시 집중하고, 20분간 달렸다. 
      또 저녁식사 포함 휴식시 5시30분~7시에 여건되는 대로 절하고 샤워하고 올라갔다.
      인터넷이 안되니 웹써핑도 안했고, 외롭지 않았다. 충만하고 행복했다.
      대신 돌아와 놀다가 늦게 잠들어 지각 
 
[13주] 80일 출첵 패스기준을 놓쳐버렸다. 목표를 잃고 느슨하게 손놓는 마음이 되었다.
       더불어 현장연구논문 지도를 다녀온 후 어렵고 힘들게 느껴지고 
       성과를 내야한다는 마음의갈등이 심해져서 괴로워지다. 낮에는 2시간 논문 읽음.    
[14주] 수업실기대회 발표가 있었고 결과가 나빴다. 함께 하는 분에게 빚진 마음 가득
       아침정진, 필살기수련, 달리기 모두 빠졌다.
       두문불출 방학우울증 상태에서 300일차 종료됨. 

구분

할 일

시간

목표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새벽기상

출첵 3시

93

 7
 0

 3
-4

  6
 -1

  7
  0

 6
 -1

 4
-3

 5
-2

  7
 0

 3
 -4

 5
-2

 4
-3

 5
-2

 4
 -3

 3
 -6

 69
 31

모닝페이지

2:10~2:50

100

 7

 7

 7

  7

  7

 7

 7

 7

 7

 7

 7

 7

 7

 7

100

아침정진
(200배)

3:00~5:00

100
(주6)

 7
 (6)

 6
 (2)

 7
 (4)

  7
 (7)

 7
 (3)

 7
 (4)

 7
 (6)

 7
 (4)

 7
(6) 

 7
(3)

 7
 1+5

 6
  4

 7
 7

 3
 0

 92

필살기 수련

5:00~6:00

80

 6

 5

 7

  7

 3

  4

  6

 6

 3

 4

  2

  5

 1

 0

 59

달리기

6:00~7:00

72(주5)

 1

 0

  0

  0

 1

 3

  0

 1

 0

 0

  1

  1

 2

 0

 10

필살기

탐색

8시 출근

8:00 am

80

 0

 1

 0

  1

 0

 

 

 

 

 

 

 

 

 

 

업무시간중 핵심태스크

2:00~5:00pm
시간 기준은 곤란

80

 1

 5

 3

  7

 6

 

>.<

저녁노을

베이스캠프

5시 퇴근

5:00 pm

80

 1

 3

 4

  0

  0

 

 선

!^^

저녁정진

6:00

80

 0

 1

  0

  2

  2

 

emoticon

emoticon

 

5분내 씻기

 

80

 0

 0

  0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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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con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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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con

 


9. 골인 & 너머


1) 출석 69일 - 300일차를 재도전하겠다.
2)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재도전에서는 아침일정만 하겠다.
벌린 현장연구를 갈무리해야하므로 2시간동안 그 시간을 확보하기로 하자.
3) 콩두씨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함께 옆에 있어주신 님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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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3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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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8.09 09:19:40 *.154.223.199
93일차 (8.9 화)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4:30, 11:15 (5:15)
*모닝페이지 5:00~7:00, 아침정진 7:30~9:00, 달리기 40분, 필살기 수련 없음

어제 밤에 더워서 잠을 설쳤다. 과식은 없었다. 당근 반개와 요플레 하나만 먹었다. 그런데도 늦잠을 잤네. 저층아파트 1층이라 안전 때문에 문을 열어놓고 잘 수가 없고, 꽁꽁 잠근다. 푹푹 쪘다. 어제 낮잠을 좀 길게 잤더니 늦게 잠들었다. 알람이 꺼져있었고.

꿈일기를 모닝페이지에서 분리한 후로 모닝페이지 쓰는 시간이 길어졌다. 모닝페이지 3쪽 쓰면서 꿈일기를 쓰고 대략 그리자니 시간이 한참 더 든다. 일찍만 일어난다면 괜찮겠다. 모두 뭘 생산하는 건 아니라도, 밥을 주지는 못해도 내가 재미있어 하는 활동이니까. 아침일정을 하는 동안 몸무게가 1kg이 준다. 절반은 배설물이고, 절반은 남은 거 태우는 중인듯 하다. 물 2리터를 아침참에 다 마셨다. 어제는 비 와서 쉬었으니까 오늘은 좀 달려볼까? 그리고 오늘은 마무리 세레모니 댓글을 달자. 뒷심이 약하고 마무리에 약한 나. 미루고 미루다 끝나고 나서 이런저런 아쉬움에 시달리지 말고 잘 마무리하고 잘 이별하도록 하자. 쫑파티에도 참여한다. 정해진 의례에 참여하는 유익이 많다. 

달리러 갔다. 간밤에 바람이 많이 불더니 나뭇가지가 꺽여서 떨어진 것들이 많다. 은행 알갱이도 떨어져 밟히던데 고약한 냄새가 나지 않아 좋았다. 가볍게 달리고 싶어서 아무것도 먹지 않고 나갔다. 가는 길 양쪽 옆 집에서 나는 갈치을 기름에 굽는 냄새, 마늘까는 냄새는 나지 않았다. 시간이 늦었다. 마지막 바퀴는 전력질주를 했는데 반 밖에 못했다. 단풍할매를 한동안 덥석 안아서 품에 매달려 있다. 나이 많은 나무는 나에게 old wise man / woman 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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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8.15 09:33:45 *.154.223.199
감사합니다. 앙리 루소 그림 찾아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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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점숙
2011.08.14 21:39:04 *.228.250.245
안녕하세요? 윤정님
윤정님의 일지는 어쩐지 원시적인 느낌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좋은 뜻이예요. 어떻게 들릴지 모르지만)
가공되지 않은 순수함이지만 뭔가 그냥 그렇게 표현하기에는 약간은 부족한 듯한
혹시 앙리 루소라는 화가를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가끔 그 화가의 그림을 보는 듯한 생각이 들기도 하답니다.
윤정님만의 청청한 삶, 잘 이어나가시고
원하시는 꿈, 꼭 이루시길 빌어요.
그 동안 단군일정 하면서 윤정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었는데, 댓글을 통해서나마 감사드려요. ㅎㅎ
끝까지 마무리 잘 하시고 파티때 뵈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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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희
2011.08.13 05:12:39 *.105.125.156
어 요즘 뭔가 이상이 있으신 듯합니다.
괜찮으신거죠? 먼 날을 위해 오늘도 화이팅하세요.
300일 파티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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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8.15 09:33:01 *.154.223.199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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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8.15 08:51:22 *.154.223.199
94일차 (8.10 수)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6:00, 10:30 (7:30)
*모닝페이지 6:20~8:30, 아침정진,  달리기, 필살기 수련 없음

자정작용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채 9:30 약속에 나가는 것이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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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8.15 08:53:57 *.154.223.199
95일차 (8.11 목)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1:00, 9:00 (4:00)
*모닝페이지 1:10~3:10, 마치고 다시 잠듬. 아침정진,  달리기, 필살기 수련 없음

고향집 공동묘지 앞 과수원의 탱자나무 울타리 아래에 웅크리고 숨어 있는 꿈을 꾸었다. 티벳의 깃발이나 운동회 만국기처럼 달린 네모난 흰색 천들 어떤 것에는 파랑색과 검정색으로 글씨나 문양이 있는 것으로 설사 난 뒤를 닦으며 계속 도망친다. 네댓살 이란성 쌍생아가 나를 찾아와 안겨서 둘을 데리고 도망다닌다. 그 아이들은 내 자식들인 듯 했다. 원래 숨어있던 그 과수원은 남의 것이었는데 아이들을 데리고 도망친다는 것이 우리 과수원으로 갔다. 나무가 크다. 웅성거리는 많은 난민들이 우리 과수원에 와서 드럼통에 불을 피워 연기를 낸다. 그들 중에 여자는 없다. 모두 분노, 두려움에 찬 날카로운 눈빛의 남자들이다. 무섭다. 그 사람들이 애써 갈아 엎어 다듬어놓은 밭고랑을 다 빠대고 있다. 밭고랑을 내려다 본다. 잡초가 없고, 흙은 찰흙이 섞였는지 붉고, 깊이 갈아져 있고, 포시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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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8.15 09:03:39 *.154.223.199
96일차 (8.12 금)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6:30, 10:00 (8:30)
*모닝페이지 6:40~8:40, 아침정진 10:00~11:00,  달리기, 필살기 수련 없음

오늘 육아휴직 중인 친구와 점심약속이 있다. 몸이 늘어지는데 억지로 정진을 했다. 이 친구가 내가 불안정한 심리적 상태에 있는 걸 싫어하기 때문이다. 본인이 그런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제일 예쁜 옷을 입고 반짝거리는 악세사리들을 걸고 나가서 여러 면 중 가장 밝고 즐거운 모습을 주로 꺼내 보여주면서 한나절 웃으며 보내다 돌아올 만큼의 에너지가 축적되었다. 나에 대한 정체성이 변하면서 점점 주변 인연도 변해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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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8.15 09:09:53 *.154.223.199
97일차 (8.13 토)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6:00, 12:00 (6:00)
*모닝페이지 6:30~8:40, 아침정진,  달리기, 필살기 수련 없음

내일은 백중날이다. 돌아간 이들을 기억하는 흰 등을 다는 날. 천일간의 자기사랑의 메모를 메일로 보냈다. 그걸 미리 보내지 못한 것은 거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것은 열 번 중 한 번의 시도다. 보내고 나서 내가 남은 동안에 해야할 일들이 더 생각이 났다. 그래서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자기사랑' 과 '마흔' 키워드로 책들을 검색했다. 이미 많은 책들이 있었다. 백 권쯤 목록을 뽑았다. 이 중에서 골라 읽어보려고 한다. 우물의 바닥을 쳐야 올라올 것도 같은데 바닥은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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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8.15 09:13:11 *.154.223.199
98일차 (8.14 일)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8:00, 12:00 (8:00)
*모닝페이지 8:30~10:30, 아침정진,  달리기, 필살기 수련 없음

힘들어 하고 있음을, 그리고 손 내밀지 않고 있음을, 그러지 않는 이유를 쓴다. 지난 주에 일년치 정진 빠질 양을 다 빼먹었다. 모닝페이지보다 정진과 달리기는 시동에 에너지가 더 많이 든다. 본질에서 그것들은 나에게 의족이기 때문이다. 필요하다고 판단해 의식적으로 기르고 있는 것들. 이식한 골수나 장기처럼 면역억제제를 상복하거나 자연적으로 분비되거나 분비되지 않는 호르몬의 영향을 내거나 억제하기 위해 평생 호르몬제를 먹는 사람들같은 노력이 필요한 어떤 것. 그래도 그런 상태가 정체성에 더 맞다 싶으면? 의족을 가지고 잘 달리고, 농구를 하고, 불편없이 살고 있는 이들을 생각한다. 그런 훈련이 더 필요하다. 어떤가? 의안이든 아니든 잘 보이면 되고, 이식받은 심장이라도 잘 뛰면 되는 거고, 의족을 가지고 춤추고, 달리고, 가야할 곳에 가면 되지 않겠나? 모르겠다. 잡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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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8.15 09:27:35 *.154.223.199
99일차 (8.15 월)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6:00, 12:00 (6:00)
*모닝페이지 6:30~8:30, 아침정진,  달리기, 필살기 수련 없음

밀린 단군일지를 몰아썼다. 오늘 단군일지 몇 개라고 출석부에 쓰는 월요일이기 때문이다. 99일째다. 300일차가 100일차, 200일차보다 버거웠고, 마지막 십여일이 힘들었다. 이것 또한 과정이고 나의 모습이다. 오늘, 내일 안에 함께 해준 분들을 방문해서 짧은 인사라도 남겨야할 텐데 어쩌지? 놓치지 말길 바란다.

남에게 빌려주었다가 잃어버렸던 철제 캐비넷을 폐기물 쓰레기 더미에서 찾아오는 꿈을 꾸며 일어난다.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욕을 해대는 지랄을 떨고 난 뒤에야 찾아올 수 있었다. 거기에는 부지의 1/3을 차지하는 엄청난 폐기물 더미가 있었다. (가전제품, 가구들을 폐기해놓았더라. 거의 부락 하나의 면적이다. 왜 버리지 않는 지 모르겠다. 내가 찾아간 곳은 학교거나 어린이 청소년 센터 같은 곳인데 1/3은 폐기물로 가득하고, 1/3은 매우 밝은 빛이 나오는 공간인데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다들 존재를 모르는 것 같았다. 나머지 1/3에 사무공간과 프로그램실이라고 내가 생각한 것이 있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데 원래의 모양, 색깔이 아니라 다른 모양과 색깔로 변해있다. 용도도 바뀐 듯 하다. 처음 찾으러 갈 때는 동사무소의 철제 캐비넷이었는데 들고 나올 때는 민트색의 조회할 때 교장 앞에 놓이는 가구처럼 생겼다. 선반이 2단 있었고, 옆이 뚫어져 있다. 그 민트색은 내가 몹시 사랑하는 색이긴 한데 길게 기른 흑인 여자 손톱 위의 에나멜처럼 인조광택이 유난하다. 그래도 이것이 내 것이라고 느낀다. 집에 두는 가구가 아니라 학교에 두는 가구다. 남자 한 명, 나, 나를 위해 소리질러 싸워주던 성질 더럽고 사나운 여자, 초 5~6학년쯤된 남자 아이 두 명이서 같이 들고 나왔다. 버릴 것은 의존심인 것 같다. 

또 다른 꿈, 나는 바닷가에 있다.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가는 데서 무릎을 꿇은 채 군인들 식기같은 둥근 직사각형의 휴대용 그릇에 담긴 쌀을 씻고 있다. 쌀이 불어서 넘칠 것 같다. 원래는 호박전을 부칠 예정이었는데 호박을 남에게 맡겨 손질하는 과정에서 뭉크러지고 풀어졌다. 버리진 않았다. 여전히 호박전을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을 버리지 못했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쌀을 헹구면서 보니까 콩알처럼 커다란 소금 알갱이들이 있다. 그릇의 물이 찰랑거려 넘치면서 흰 쌀알이 무릎에, 그릇에 묻어서 내가 한 알 한 알 주워 담는다. 메뉴를 바꾸기로 맘 먹는다. 지금 가진 재료를 가지고 원래 맘 먹었던 음식은 만들 수 없지만 애호박바지락죽을 끓일 수는 있겠다 싶으다. 낭패스런 마음이 다행스런 마음으로 된다. 파도가 들어왔다 나간다. 주변이 밝다. 오전 9시~10시쯤 또는 오후 4시~5시, 제일 뜨거울 때는 아니고 햇빛이 비스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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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8.16 17:02:49 *.154.223.199
100일차 (8.16 화)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6:30, 12:00 (6:00)
*모닝페이지 7:00~9:30, 아침정진, 달리기, 필살기 수련 없음

날마다 미끄러져 결국 제자리여도, 넘어진 자리에서 오래 있지 말고 다시 일어나 향하는 용기를 내길 빕니다. 
언제나 언제나 언제까지나 저에게 사랑을 주시고, 옆에 함께 있어주시는 당신께
저의 자랑과 웃음과 빛남, 수치와 눈물과 어둠을 열어 헌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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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8.18 21:33:44 *.121.41.244
윤정님 잘 지내시죠?^^
300일차를 함께 걸어왔네요.

많은 재주를 가지신 분 같습니다.
동시에 그 재주만큼 생각할 일도 많으신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도전의 기회가 주어지는지도 모르겠군요.

다시 한 번 힘내시고 씩씩하게 단군이 하시길 기원합니다.
좋은 인연으로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진행중인 연구보고서는 잘 되어가고 있겠지요? ^^

완주파티에서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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