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단군의

/

3단계,

세

  • 권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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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3일 07시 47분 등록

한참 주저앉아 있었다.   
한 발자국씩 계속 걷는 이는 길 끝에 닿으리라 듣긴 했다.   
나에게 힘을 주는 이를 따라 간다.   


 꼭두쇠꽹가리.jpg       동굴연초록원피스여자106.jpg
 
 비 온 뒤 미끄러운 바위계곡을 긴다.                동굴. 문으로 가는 계단 8부쯤 올라갔다. 
 바위는 크고 물은 검푸르다.                          한 걸음 올라갈 때마다 뒤로 당기는 힘이 강해진다.
 내 앞에 가는 이는 꽹가리를 가진 꼭두쇠다        연초록원피스를 입은 아름다운 미소의 여자가 간다.
 땅 위를 걷듯 태연하다.                               바람 속을 걷듯 태연하다.

                             
3가지내놓을것107.jpg      보라색쉐타를입은5개월임산부108.jpg
                                                                                                                                                                                                                                                       
돌무더기 유적을 오리걸음으로 줄지어 순례한다.   그들을 연민해 맨살 위 단벌 겉옷을 벗어주려 한다.
여기서는 흰꽃을 이삭 주웠다.                         하루벌이 장사 다시 못 나올텐데, 유산할텐데...
어느 날 빈 책에 복숭아도장을 받으리라              당신, 그러지 말아요
3가지를 내어 놓으며 스스로 증명한다. 
              자신을 지키세요, 더 많이 자기를 사랑하세요.


1. 제목 :
계속걸음
2. 방향
: 천일간의 자기사랑을 마무리하며 인생 후반전의 전망을 세운다.
3. 목표

1) 벌려놓은 현장연구를 마무리 한다. 현장연구가 내 천복인지 탐색하겠다며 얼기설기 가볍게 뎀볐다가 사정없이 깨지고  있다. 괜히 시작했다며 나를 미워하고, 남탓을 한다. 포기하지 않겠다. 성실하게 해본 사람의 결론을 가지고  싶다. '성실하게' 를 계량화한다.  
   - 매일 아침에 2시간 현장연구 논문을 다룬다. 그리고 질 상관없이 완성해서 제출 (12월 8일 제출)               
   -
매일 오후에 1시간 통합교육 실천 사례 연구를 다룬다. (1월 8일 제출)
2
)
나에게 힘을 보급하는 에너지 탱크 풀 가동한다. 절하기, 월미공원의 나무 터널을 달리고 정상에서 바다로 지는 노을 보기, 저녁기도, 아티스트 데이트, 단군 300일차 함께 하는 힘, 힘이 되는 책 읽기, 기운 나는 사람 만나기......그래서 할 일을 마무리하고, 하루 2번 기도를 백일간 한 후 스승님을 뵈러 가고 싶다. (12월 24일) 이걸 하려고 단군의 후예 프로그램에 온 건데 당면과제에 짖눌려서 주객이 전도되었네.
4. 활동

구분

할 일

시간

목표

자세히

새벽

안전기지

(1)
모닝페이지

2:15~3:20

100

기상알람 2시, 출첵기준 3시
일어나 첫 시간은 나에게 준다. 

(2)
아침정진

3:30~4:50

100

300배(천수경)-명상10분-일지 작성 (절을 늘임)

(3)
필살기 수련

5:00~7:00

80

*현장연구 (특수교육총연합회)
[생태놀이활동이 장애아동의 사회기술과 사회적 상호작용 및 비장애아동의 태도에 미치는 영향]
*권장도서 읽기

달리기

7:00~7:50

72
(주5)

*클레어 코왈칙 <여자의 달리기> 8주 훈련법
*월 1회 마라톤대회 참석
       10월 8일(토) 영흥마라톤 하프
       10월 9일(토) 아라뱃길마라톤 10km 
       11월 20일(일) 부천일주마라톤 하프
*11월에 동구보건소 운동처방 다시 받기
*좋아하고 내게 에너지를 주니까 넣었다. 정신을 위한 20분 달리기임. 안해도 됨, 저녁에 해도 됨,됨

필살기

탐색

(4)
8:20 출근

8:20 am

80

*나의 쥐약 민폐는 ①1~5분 지각, ②기한내 기안처리 못함 ③회계업무 취약
*이 중 우선순위 ‘시간’

업무시간중전략적
태스크

3:00~5:00pm

80

①특수학급 수업준비
-매일 3학년 기본교육과정 국어 40분수업 약안작성
②통합교육 실천사례 연구 1시간
[스물네살 happy ending story의 열 살치 모자이크 줍기]
*<필살기> 책에서 본 걸 시도한다. 
 이번 300일차의 우선순위는 아님.

베이스캠프

(5) 저녁정진
(6) 아티스트데이트

7:00
매주 2시간
 주 1회

80
14주

108배-명상 10분
좋아하는 것 하면서, 에너지 주는 곳에서 놀기

-모닝페이지,아침정진,필살기수련을 매일 한다. 어려울 때도 모닝페이지-아침정진은 최저선으로 지킨다. 

5.예상난관 및 극복방안 
 
출렁거리며, 불안과 두려움을 품은 채 100일간 계속 걷는다.

6. 팀 공헌 : 단군부족 개인을 생각하며 매일 1번 기도하기

7. 보상
: 남도여행. 12월 21일 방학식 마치자 마자 여행가방을 들고 떠난다.
          
부산, 통영, 거제, 여수, 제주도...

8. 목표 달성 평가

구분

할 일

시간

목표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새벽
안전기지

모닝페이지

2:15~3:20

100

 

 

 

 

 

 

 

 

 

 

 

 

 

 

 

아침정진

3:30~4:50

100

 

 

 

 

 

 

 

 

 

 

 

 

 

 

 

필살기 수련

5:00~7:00

80

 

 

 

 

 

 

 

 

 

 

 

 

 

 

 

달리기

7:00~7:50

72(주5)

 

 

 

 

 

 

 

 

 

 

 

 

 

 

 

필살기
탐색

8:20 출근

8:20 am

80

 

 

 

 

 

 

 

 

 

 

 

 

 

 

 

업무시간중전략적 태스크집중

3:00~5:00pm

80

 

 

 

 

 

 

 

 

 

 

 

 

 

 

 

베이스
캠프

저녁정진
아티스트
데이트

7:00
주2시간

80
14주

 

 

 

 

 

 

 

 

 

 

 

 

 

 

 

  [1주][2주]

9. 골인 & 너머

IP *.114.49.161

댓글 125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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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1.14 08:15:05 *.154.223.199
70일차

*2:00, 9:30 (4:30)
*모닝페이지 2:30~4:00,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아침정진 안하고 식사를 했다. 체했다. 다시 잠들어 12시에 일어났다. 이때부터 토를 시작했다. 두통이 계속된다. 금요일 저녁부터 체기가 있었다. 이번 주는 조카의 백일맞이 식사에 가려고 했는데 토하고 눕길 반복하느라 기력이 떨어져서 터미널까지 나가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 차표를 끊고 전화를 했더니 안오고 쉬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다. 가족모임을 챙기지 못하는 자신이 싫었다. 안 그래도 가늘어진 가족의 끈을 더 가늘게 만든듯 해서 대롱거리며 불안해한다. 아침일정을 놓치면 보충하기가 어렵다. 결국 정진은 안하고 만다.

두 개의 꿈을 기억한다. 꿈기억이 선명하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든 몸이 아프든, 내가 취약해져서 잠을 자고 있으면 이 흐름이 더 강해지는 것 같다. 이성적으로 이러쿵저러쿵이 쉴 때 꿈 이야기를 많이 일지에 쓰는데, 이걸 드러내어 '이상하다'는 말을 들을까봐, 또 모르는 곳에서 미아가 될까봐 두려움이 있다.  

장애를 가진 두 여자아이를 집에 데려다 준다. 집이 아니라 카톨릭수도원 같다. (이전에는 이 두 아이를 차에 태워서 절에 데려다주려고 나선 적이 있었지. 나와 3년을 함께 지낸 특별한 인연의 아이들이다. 젊은 여자를 같이 데려다 주었는데 자살한 사람은 받지않는다며 도로 데려가라 해서 싱싱한 송판 내음이 나는 관에 담긴 싱싱한 것을 트렁크에 실었지. 뒷자리에 이 두 아이를 실은 채) 다운증후군 아이는 무사히 데려다주었는데 바닥의 요철이 심하다. 나는 그 아이가 넘어져 무릎을 깰까봐 안달복달 했다. 다른 아이를 데려다 줄 차례인데 우리가 돌아간 것은 콜롯세움이었다. 지하3층짜리, 위가 터진 D자형 원형경기장의 돌아가는 길로 갔는데 두 번째 갈 때는 최단코스로 가야지 맘 먹었다. 두 번째 데려다 줄 아이는 출산과정에 문제가 있어서 장애를 입었다.
--->꿈에 장애아이가 자주 나온다. 그리고 장애가 있든 없든 어떤 아이를 자기 집, 가족에게로 데려다주는 역할은 내 꿈의 단골주제다. 나는 어쩌다 이 직업을 갖게 되었을까? 내 안의 어떤 요소가 이 일에 투영된다고 생각한다. 이 직업을 통해 만나는 관계, 사람들, 일을 통해서 내 안의 어떤 것을 들여다보고 해결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꿈에 등장하는 장애아이는 대부분 선천적으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지 교통사고나 다른 후천적인 이유로 장애를 가지게 된 아이가 아니다. 모든 꿈은 꿈꾼이의 건강과 전일성을 위해서 오고, 신화와 같은 상징과 은유로 이야기를 한다고 했지. 이야기책을 읽듯 내 꿈을 읽는다. 콜롯세움은 원형경기장이란다. 로마에 남아있는 것은 3만명이나 수용할 수 있고, 거기서 검투사의 죽이고 죽는 피비린내 나는 모습(인간과 인간, 인간과 동물...)을 스포츠 삼아 관전했다 한다. 집으로 가는 길에 놓인 콜롯세움이라....
 
두번째 꿈. 나는 사막을 횡단하는 대상의 우두머리 남자다. 말인지 낙타인지를 타고, 흰 옷을 입고 흰 것을 썼다. 나이는 50대 후반이다. 여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도시와 집에 불이 꺼져있고 사람들이 모두 잠들어있다. 내가 데리고 온 남자들의 무리들은 도둑떼가 아니라 무사들같다. 그들이 정혼자가 있는 내 조카딸(아름답게 생긴 흑인 여자, 완전히 새까만 피부가 아니라 좀 밝은 검은 색 피부, 빌렌도르프의 비너스처럼 풍만하다.) 을 비롯한 도시의 여자들을 강간했다. 나는 바람 속에서 탈 것에서 내리지 않은 채 그 와중에 생각한다. '나일강의 범람은 몇 채의 집과 길을 물 속에 잠기게 하고, 몇 명의 목숨을 거두어 가지만 새로운 우각호를 만들고, 새 물길을 내고, 평야를 기름지게 한다. 오늘의 이 일로 여자들이 잉태하고 많은 아이들이 태어날 거다. 이 도시에서는 이 밤의 일로 여자들에게 죄를 묻지 않고, 아이들을 차별해 키우게 되진 않으리라. 저 남자들 중 일부는 떠날 거고 일부는 남으리라. 그것도 그들의 선택이며 원래 그들의 고향에서 기다리고 있던 여자나 가족 역시 그 선택 또는 운명을 따르리라. ' 라고 생각하다 깨어났다.    

일정이 비어버린 일요일에 좀 나아졌다. 낮동안에 여수 돌산갓 2단과 쪽파 1단을 사다가 갓김치를 담고 꽃게 1kg으로 간장게장을 담았다. 20000원 (꽃게 13000원, 푸성귀 7000원) 들여서 종일 잘 놀았다. 사부작 거리면서 손으로 집 안에서 노는게 재미있다기 보담 완전히 퍼지는 것보담 뭐라도 만들고 걸을 게 있어 덜 불안해 고마웠다. 


71일차

*2:40, 저녁 먹고 바로 잠들었다.
*모닝페이지 3:10~4:40, 아침정진 5:30~7:00 중간에 비는 시간동안 집 정리했다.
*저녁기도 108배 함. 남은 한달이라도 원래 하려고 했던 걸 해보자.

월요일 출근한다. 체기가 여전히 있다. 위장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나는 또 좀 급히 많이 멕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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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1.15 14:22:28 *.154.223.199
72일차

*6:40, 퇴근 직후 잠들었다. 중간에 깨어나서 엉뚱한 데다 출첵.
*모닝페이지 7:00~ 7:50, 아침정진 7:50~8:15(108배)
*저녁 108배함.

꿈일기 하나를 그렸다. 체기 계속 된다. 속을 비우고, 손끝을 따거나 병원을 가라는 조언들.  음식을 먹이면 두통이 생기고, 발바닥과 종아리가 간질간질한 것 같다. 굉장히 피곤할 때 이런 느낌이 드는데 어쩐 일인가, 아침에 죽을 먹고, 점심 급식은 흰 밥만 꼭꼭 씹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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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1.16 08:17:03 *.114.49.161
73일차

*반차를 내고 2시간 일찍 퇴근해서 집에 돌와와 쉬었다. 내내 자다 깨다 했다.
*모닝페이지 1:00~2:30, 아침정진

아바타 영화에서 본 세계의 중심에 있는 나무를 생각한다. 내가 낑낑 싸매고 오르는 암벽이 사실은 커다란 나무라고 잘 손질된 검은 정장에 잘 다려진 와이셔츠를 입은 그가 가지에 거꾸로 매달려 나를 보고 빙글빙글 웃는 꿈을 꾸며 일어났다. 아이들에게 콩을 구우며 범버꾸타령을 시키던 중학교 때 국어책의 그 장난꾸러기같은 표정이었지. 너무 많이 자도 좀 그렇네.

상습 도망꾼 콩두씨의 결론은 무섭고 도망치고 싶지만 (싶어하기만 했어? 끝장나게 도망다니고 있지), 결국 수류탄과 함께 산화한 백마고지 소대장 권중사처럼(근데 중사가 소대장인거 맞나? 작대기와 다이아몬드와 무궁화가 군인 계급장인지 경찰 계급장인지가 헤깔린다. 아님 말지), 원형극장의 검투사 권티누스처럼 죽든 살든 싸워볼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 앉았을 때 싸우다 죽을지언정 항복하지 않겠다고 하셨지. 그이는 참 용장이다. 지금은 용장에게서 배울 시점이다. 회피하고 방임하고 학대하고 미워했던 내 현장연구 논문들아, 그리고 내게 주어졌던 올해의 남은 과제들아, 미안하다. 너무 늦지 않았길 바란다.

'챙피해'와 '이상해'는 내 수치심을 자극하는 말이었어. 거의 극약같은 단어지. 던지면 100% 내가 팔딱거리다 자체 궤멸하니까. 거기에 묵은 사연이 있음이 분명해. 저 사람이 나를 챙피해 해도 그의 눈에 보잘 것 없어도 그건 내가 진상할 수 있는 최상품이었어, 그의 느낌을 간섭할 거 뭐 있어? 아 당신은 그러셨세요? (전화교환원 목소리로) 네네. 이 사람이 나를 이상하다고 말해도 괜찮아 그건 그의 관점이야 내가 좀 개성적인가보지 그리고 니가 학교교사 중 표준 캐릭터는 아니쥐 라고 초탈한  척 하긴 어렵다. 그래, 나는 장난 아니게 소심하고 뒤끝 작렬한다. 하지만 스무살 때와는 달라. 그게 뭔지 내버려두고 내 할 일을 어느 정도는 할 만큼 시간이 단련시켰고, 힘이 있어. 중년의 저력이지. 나의 장점은 자생능력이 있는 거라고 당신이 말씀하셨지요. 화산암반수, 천연미네랄이 든 용천수, 얼음 나오는 비싼 정수기가 아니라 불순물 제법 섞인 물이래도 항아리 가끔씩 뒤집혀서 흙탕물 되면 어쩔 수 없다 두고 보다가, 가만히 가라앉으면 웃물 살살 떠서, 밥 해 먹고, 물병에 넣어 일하러, 놀러 가고, 술 담고, 지나가는 이에게 한 사발 퍼 주고(버들잎을 띄워줘야 해 ㅋ), 고양이 세수 시키고, 저도 사막 여자처럼 단장하고, 꽃을 품어 키우는 화분에게 주고, 또 매일 한 컵씩 맑은 물을 부어주면서 지내는 자정작용이 있으면 그 항아리 물로도 살아갈만 하겠다요. 중요한 건 여기서 멈추지 말고 계속 가는 것 같습니다. 세월이 가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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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1.17 07:07:54 *.154.223.199
74일차

*2:10, 9:00 (4:50)
*모닝페이지 2:35~4:40, 아침정진 5:00~6:40 (300배)

오늘 모닝페이지가 유독 길었다. 5페이지 썼다. 어제 절을 안해서 그러나? 오늘 108배에 거의 30분씩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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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1.18 09:09:11 *.154.223.199
75일차

*2:30, 8:30 (6:00)
*모닝페이지 2:50~5:20, 오늘도 5쪽 했다. 아침정진은 하기 싫어서 게장간장물에 비빈 밥과 어제 사온 큰 포크 개시를 위해 토마토 1개 지져서 찍어 먹고 치우고 놀다 7:30~8:15에 함 (200배).  2시간동안 뭐하고 놀았지? 음악 들었고, 김치 세 포기 쪼샀다. 스댕김치통에 넣어서 엄마가 보내준 포기김치다. 시어져서 만두 만들까 어쩔까 하면서 다졌다. 내가 못담는 것이고, 멀리서 등에 콩이 튀도록 바쁜 와중에 택배보내신 걸 버리면 안되어서 만은 아니다. 두통이 있고 어쩐지 부대꼈는데 칼을 가지고 노니까 음악 듣는 것 보다 집중이 잘 되고 전환이 된다. 뭐야? 재미있네. 동생들과 살면서 아침밥 해주는 누이라 별라별 생색 다냈는데, 사실은 저 좋아서 한 일이었군. 그들을 위해서 한 일이면 혼자 살면 안해야 하는데 여전히 하고 있고, 더구나 두통 있고 힘이 들 때 이걸 하면 전환이 되고 즐거우니 순전히 취미여서 그런거였어..... 새로운 발견이네. 나를 속였고, 남에게 부담을 많이 주었구나.  이게 나같은 사람이 조심해야하는 요소로군. 

비가 온다. 그래서 아침일정이 하기 싫었나? 지루하다. 발바닥과 종아리가 쿡쿡 쑤신다.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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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1.19 09:13:14 *.114.49.161
76일차

*2:10, 8:30 (5:40)
*모닝페이지 2:30~5:00, 다시 잠들어서 7:30에 일어났다. 계란 후라이, 게장간장에 비빈 거지만 밥을 정성드려 차리고 토마토도 이쁘게 썰어서 가지런히 담아 천천히 먹인 후 108배를 시켰다. "잘했어. 잘 쉬었어. 꼭꼭 씹어서 먹어. 그래도 할 일 쪼매라도 하고 가야겠지?" 풀이 죽고 곤두서있는 이한테 요정도 잔소리쯤 했겠지. 민낯으로 뛰어 출근. 마음이 불편하다. 곤두서있어서 날카롭게 반응하고 평소 잘 참아넘기던 것을 기어이 한 소리 한다. 화가 되게 나거나 울기직전 상태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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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1.21 05:52:24 *.154.223.199
77일차

*2:10, 8:00 (6:10)
*모닝페이지 2:35~4:30, 아침정진 않고 다시 잠들어 7시에 일어났다. 부천복사골마라톤 뛰러 나가는데 지갑이 없다. 한참 옷 주머니들과 가방을 찾다가 억지로 (천우신조다. 날마다 열쇠에 지갑 찾으면서도 지금껏 살아 있으니 참으로 천우신조로다) 찾아들었다. 시간이 많이 가버렸다. 부천까지 택시탔다. 도 경계 넘어왔다고 3000원 더 달라해서 모두 19500원 냈다. 가외비용을 이리 많이 내고 보니 어이없고 오기가 생겨서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완주하겠다 맘 먹었다. 완주했다. 기록은 2:18:55. 

오늘은 뛰지 못할 상태였다. 몸이 깔아지고 마음이 세밀히 반응하는 때이다. 택시를 타고 가면서 내내 멀미를 했고, 친절한 기사 할아버지의 이런저런 말에 신경이 거슬려서 '조용히 해 달라'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나의 이런 상태를 가지고 우리반 아이의 어떤 상태를 짐작하려 한다. ADHD와 지적장애, 어려운 가정상황의 짐을 다 지고 있는 아이다. 너는 나보다 100배쯤 힘이 들겠다. 그렇다면 너에게 너를 살리는 건 뭘까? 겨울을 나기 위해 무엇을 네 마음 창고에 쟁여야할까? 너는 어린아이고 나는 네 곁에 있는 어른이고 너한테 어쩔 수 있는 위치다. 어려울 때 힘이 되는 이야기, 노래, 한 번 익혀놓으면 평생 가는 자전거 타기 같은 몸으로 익히는 것들....그게 뭘까? 어쨎든 내 상태를 이렇게 하면서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해주려는 모습은 아닐거다. 내가 그 아이들의 담임이면 학교에서 중요한 환경 중의 하나가 되는 건데 그 환경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도움은 자신을 따뜻하고 건강하고 편안하고 밝은 상태로 유지하고 있는 모습일거다. 아이들 마음창고에 보물을 쟁이는 일은 그 다음이다. 이건 모든 인간관계에서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게 아닐런지. 아이들 안의 힘의 기르면서 또 아이들 주변의 환경을 건강하게 하는 일이 함께 가야 하겠지. 인적 환경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 초등학교는 담임과 반 친구들일테지. 치닫는 잡념 덤불. 아이들 마음창고에 보물을 쟁이는 방법을 생각해본다.  이야기(많은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 인류의 지혜가 함축되어 있어 이 아이들에게도 힘이 될 이야기를 짧은 글, 아름다운 그림이 든 그림책의 형태로 접하게 하고 휘발성 강한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각인되도록 무한 반복하면 된다. 무한반복해도 아이들이 좋아하고 지루해하지 않는 그림책이 진짜 좋은 책일거고), 노래(외워 부를 수 있는 간단하고 아름다운 노래 몇 곡 갖고 있어야 한다. 말을 못하면 허밍으로 즐기면 된다. 그리고 외우진 못해도 들으면서 즐기면 된다. 슬프고 외롭고 힘들 때 부르거나 들으며 지내게) 나는 어떤 것을 잘한다는 자부심(좋아하는 것인데 취미나 직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걸 계발해서 매일 훈련함으로써 성취하는 것), 칭찬받고 사랑받은 경험(칭찬통장), 행복하고 따사로운 장면들(내가 맡는 아이들은 지능제한이 있다. 3학년인데도 사회적인 연령은 4살~5살, 정신연령은 더 낮지. 그럼 구체적으로 조작하며 놀면서 경험하고 배워야 한다.  뭔가를 가르치겠다고 그 아이들에게 화를 내며 닥달하고 나도 지치는게 뭔 소용이람. 기억이 경험을 재구성하고 편집하기도 하니 앨범에 넣어 추억할 사진을 찍어주는 것도 좋겠지. 학교 홈페이지에 올리는 행사사진 말고, 아이들의 아이다운 순간을 교사들만 목격할 수 있는 빛나는 장면이 어찌나 많은지 모른다)....어허허 콩두씨, 됐거든요! 너나 잘하세요. 자기 부처를 잃어버리지 않게 잘 지키고 바르게 사세요. 첫번째 사명입니다. 다른 건 여력 없으면 안해도 돼요. 알지요?

암튼 끝까지 달려준 내가 고맙고 자랑스럽다. 이번 경기도 연습량이 적었다. 매일 300배 한 거 믿고 나갔는데 12km 까지는 가볍게 달리고 그 후에는 죽을똥살똥 했다. 마치고 나니 무릎과 발목이 아파서 아고고 아고고 한다. 냉찜질한답시고 시립수영장 가서 게헤엄 치고 걸어다녔더니 좀 좋아졌다. 수영하러 오랜만에 가니까 너무 좋았다. 오랜만? 초등학교 때 냇가에 가서 헤엄친 이후, 대학 1학년때 수영 1학기 배운 이후로 처음이지. 애들 데리고 에버랜드, 소풍수영장 데리고 가서 유수풀 태웠어도 그건 일이지 놀이가 아니었다. 나는 헤엄치는 걸 참 좋아했다. 오죽 좋아했으면 '냇물아 흘러흘러~' 노래를 불렀겠어? 내게 다시 찾아와주어 고맙다. 콩두씨 나를 데려가 주어 고마워요. 착해요. 착해(-----> 이 말은 내가 잘 웃거나 작은 친절을 제공하면 우리 아이들이 내게 하는 칭찬이다. 지네 엄마나 아빠가 저한테 했던 말 중에 기분 좋은 걸 내게 써먹고 있다) 하루 잘 놀고서 며칠 묵은 체기가 다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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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1.21 18:23:38 *.114.49.161
78일차

*5:30 기상, 지각. 헉! 믿고 싶지 않다. 기온이 더 내려갔는지 몸이 꽁꽁 얼었다. 일어나기 더 싫다. 
*모닝페이지 6:00~7:30 꿈 일기 하나를 쓰고 그리고 나서 3쪽을 쓰니 시간이 많이 갔다. 밥 먹이고 화장해서 월요일부터 지각하고 싶지 않아 빼먹었다는 108배 안하는 그럴듯한 핑게 대며 절룩거리며 출근했다. 여전히 곤두서있고 날카롭지만 기분이 그리 나쁘지 않다. 일을 못하고 초조해 하기만 할 그런 상태는 아니다.

어떻게 잘못 걸으면 오른쪽 무릎이 찌르듯 아프고 밖으로 꺽여서 돌아갈 것 같다. 역시 하프는 욕심이었어. 연습량이 택도 없이 부족했다. 그러나 완주메달을 살짜꿍 옷 속에 감춰서 매달고 나간다. 그래 나 초짜에 쪼다다. 이 나이에 이런 성취에 설레는 유치짬뽕이다, 그래 우짤래? 나 유치하다. 그래도 좋기만 하구만. 우하하하하. 보여줘도 안 챙피할 사람, 나 놀리지 않을 사람에게만 목으로 꺼내서 자랑했다. 우하하하. 근데 내가 좀 곤두서서 인상쓰고 무게 잡는 시즌이라서 갑자기 낯 바꾸기가 어색해서 자랑 조금 밖에 못했다. 어제 수영장 가느라 하루 매달고 다니는 걸 까먹는 바람에 오늘 한다. 목에 걸고 잘거다. 이것도 어제 하반신에 맨소래담 겹겹이 발라 문지르느라 까먹었다.

논문들은? 나는 몰르겄어. 이번 주 안에 활동이 끝이 난다. 지역사회에서의 활동은 2회기를 남겨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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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1.22 08:11:30 *.114.49.161

79일째

*11:00, 8:00 3시간 
*morning page 00:30~3:00, dawn practice 7:00~8:10 (300)

지난 저녁에 일찍 자고 밤중에 깨어났다. 12시 넘기기 전에 전날의 108배를 때운다. 모닝페이지부터 나의 아침은 시작된다. 오늘은 산만하다. 왔다갔다 하고 꿈일기를 쓰고 그리고, 목차를 써넣는다. 3시가 되니 속이 데룹다. 수면이 안정되지 않으니 시간의 질이 떨어진다. 다시 잠들어 7시에 일어났다. 300배를 풋샾하듯이 해치웠다. 인제 밥 비벼먹고 출근한다. 역시 나는 몸쓰는게 젤로 좋다. 나에게 절은 용기와 지혜를 준다. 나는 도망가고 싶습니다. 이 인연과 세팅에서요. 하지만 도망가지 않겠습니다. 도망가봐야 거기가 거기고 그 사람이 그 사람입니다. 나중에는 도망간 연체료까지 부담해야겠지요. 이것은 내 몫입니다. 제가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자궁근종을 키우고, 탈모를 유발하고, 속병을 기르는 식이 아니라 지혜롭게, 자신을 지키기 위해 몸을 숙여 기어서 헤쳐나갈 수 있도록 저를 지켜주십시오. 스스로 만든 함정에 오래 빠져 있지 않도록 지켜주십시오. 엎드려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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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1.25 06:23:30 *.154.223.199
80일차
*모닝페이지 00:25~3:00, 여섯시까지 다시 잠들었다. 6:00~7:00 아침정진(300배), 일요일 마라톤 후 오른쪽 무릎이 계속 불편하다는 정도를 넘어선 것 같다. 내려갈 때는 절게 되고, 추우면 더 심해진다. 

꿈. 고향마을 삼거리다. 마을, 들판, 학교(큰 길)로 가는 길. 거기서 나는 둥근 원통이 이렇게 저렇게 구부러진 기계를 닦고 있다. 위로 난 두 개의 구멍 중 한 개를 운동화 솔로 문질러서 채인 불순물을 닦아냈다. 두 번째 구멍을 닦는데 두 가지 때문에 놀랬다. 하나는 거기에 수많은 새들의 부리와 날개 끝이 썩어가고 있다. 왜 새들은 여기 와서 죽은 걸까? 또 하나는 내가 닦고 있는 기계가 너무나 성능이 좋고 원재료의 질이 높은 우수한 것이어서다. 완전 쌤삐다.


81일차
*2:20, 6:00(8:20) 모닝페이지 3:20~5:00 다시 잠들어 8시에 일어났다. 몹시 추워진 날 출장을 다녀왔다. 나는 압사 직전이다. 피가 거꾸로 흐른다.  

꿈. 커다란 검은 장갑차에서 늙은 장군 두 명이 내린다. 그들은 각자의 장갑차를 길에 세워놓고 찻집같은 데 들어갔다. 서로 아는 사이다. 그들이 자신의 성기를 각자에게 보여준다. 한 사람의 성기는 작고, 한 사람의 성기는 매우 크고 길다. 그런데 둘 다 물빠진 고무풍선같다. 머리가 벗겨진 코믹 배우같은 한 사람이 우리 둘을 섞으면 좋겠네 라고 말하면서 상대의 길다란 성기를 가위로 잘라서 자기에게 붙인다. 이제 됐네 하면서 자기 장갑차로 간다. 나는 그들을 귀엽게, 안쓰럽게 쳐다본다.   


82일차
*6;00, 6:00 퇴근해서부터 12시간을 잤다. 중간에 한 번 깨어났는데 아랫배가 쿡쿡 쑤셔서 소리내 울다 다시 잠들었다. 아랫배가 아프면 나는 자궁이 아프다는 불길한 느낌이 들고, 그 느낌 자체가 서럽다. 자궁을 아프게 한다는 혐의가 주어지는 것들에게서 떠나고 싶다. 나는 견디고 있지도 못하고, 그냥 하지도 못하고 자해에 가깝게 자신을 상하게 하고 있나? 12시간의 잠이라니 어이없네. 잠이 나를 보호했겠지. 어제 끓여둔 죽을 먹고 108배를 했다. 머리 감을 틈이 없기도 하지만 떨기 싫어서 모자를 쓰고 나선다. 신생아처럼, 할머니처럼 모자를 쓰고, 어그부츠를 신으면 든든하긴 하다만 낮동안에도 벗을 수 없겠지.  

꿈. 노점상이 늘어선 굴다리 아래를 바퀴가 8개인 커다란 검은 채탄트럭이 지나가질 못해 막혀 있다. 나는 김연아, 내 또래 어떤 남자(감미로운 목소리를 가졌다)와 일행이고 우리 몫의 수레도 가지고 있다. 트럭은 움직이질 못했는데 운전하는 사람이 미숙해서 전진 후진을 반복하는 사이에 길의 노점상들(할머니나 자기 텃밭에서 가꾼 것을 가지고 나와 파는 춥고 가난한 사람들이었다)의 물건을 짓밟을 듯이 위협한다. 아직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걸 구경하는데 두부와 묵을 파는 할머니가 우리 일행을 끌어당겨 안듯이 보호하려한다. 내 눈에는 저 채탄트럭의 탄 먼지에 그녀의 두부들이 더러워질 것 같고, 그 무서운 위용에 그녀의 수레도 부숴질 것 같이 위태로운데 그녀는 우리가 우선인듯 하다. 그 손길이 포근하다. 트럭에서 왜소한 남자가 내렸다. 그는 검은 옷을 입었고, 징이 박힌 빈폴 가방을 매었다. 그는 이 사람들에 대해 별다른 유감이 있거나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미숙해서 그런 것 같았다.

며칠치 일지를 죽 읽다보니 수면시간이 불안정해진 것이 일주일 째다. 퇴근하자마자 잠들어서 12시쯤 일어나서 모닝페이지만 마치고 다시 잠드는 패턴이더니 다시 일어나지 않고 자고 있군. 단군일지를 매일 적는 게 쓸모가 있네. 이유가 뭘까? 자신을, 자신의 어둠을 연구해 보자.  나는 이런 그늘 가진 사람이지. 단군일지에 나의 그늘을 써놓고 뒤가 켕긴다. 하지만 눈 위에 사는 에스키모들은 눈의 색깔과 상태를 나타내는 단어를 많이 갖고 있다고 들었다. 그만큼 그들이 가려볼 수 있는 흰빛이 많다는 거겠지. 나는 결을 달리하는 어둠에 눈이 익어서 나와 남 안에 있는 어둠에 대해 덜 두려워하게 될까? 랜턴을 끄고 야간산행을 하듯 어둠 속에서도 물체와 길을 가려보고, 그것을 부르는 명사와 형용사를 가지게 될까? (콩두씨, 특정 캐릭터와 스마일 스티커같은 이미지 뒤에 숨어서 아침 토크쇼에 나와서 화목한 부부를 연기하다 어느날 이혼소송을 하거나 자살하는 배우처럼 살지 않기로 해요. -남의 사정도 모르고 말해서 미안합니다 - 처방을 위해서 정확한 진단이 먼저이듯, 변화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깨지는 죽음의 과정이 필요한 듯 합니다. 그리고 공적인 삶과 사적인 삶은 분리하는게 좋겠죠. 단군일지는 콩두씨에게는 일기처럼 사적인 영역을 많이 다루는 듯 합니다. 이것을 드러내는 게 부담이 된다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봐도 좋겠죠. 콩두씨의 선택입니다.) 또 하나 와 닿는 게 있다. 나의 의식이 흐릿해지면 꿈을 통해서라도 나의 무의식은 끊임없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가동하고 있는 것 같다. 우주, 신, 부처님의 가피력...이름이 무엇이든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함께 하는 느낌이 든다.  내가 어두운 오솔길을 홀로 걷는다 싶을 때 동행하는 이가 있는 듯한 느낌에 감사함이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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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1.26 19:30:54 *.154.223.199
83일차

문자출첵을 대훈님한테 했다. 1시부터 토하고 싸며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요 위를 기어다녔다. 찜질 매트에 전기를 꽂아서 배에다 대고 누워 졸다 자다 했다. 몸을 새우처럼 구부리면 안 아프다가 어떨 땐 계속 아프다가 했다. 신음소리가 절로 난다. 신음소리는 위로를 준다. 몸이 이럴 땐 염불을 하고 호흡을 고르는 명상을 하면 몸에 끼치는 좋은 영향을 더 잘 느낄 수 있는 것 같지만 자다 깨다 하느라 길게 가지 않고, 옆에서 손을 잡아주고 이마를 짚어주는 살아있는 사람이 그립다. 언제였을까? 그런 적은. 아, 할머니가 살아계실 때 배 아프다 하면 배를 쓸어주셨지. 그후론 혼자 아팠던 것 같다. 이럴 땐 가까이에 형제가 살아서 '나 아파, 우리집에 와서 옆 방에서 좀 자줘'라고 하고 싶다.  1339에 전화를 거나, 응급실로 가야하나 했다. 모닝페이지는 7시에 일어나서 하다가 아이들 웤샾 데려다 주러 출근해야해서 근처 식당에 앉아서 마저 쓰다가 집에 와서 썼다. 이 시간이 나는 참좋다. 그리고 일때문에 이 시간을 방해받도록 하는게 대단히 싫고, 나에게 화가 나고, 스스로 진 책임에게도 화가 난다. 택시에서 멀미를 했다. 장 전체가 아프다. 옷을 갈아입다보니 왼쪽 넙적다리에 붉은 반점들이 퍼져있다. 전날 먹은 음식이 문제가 있었나? 별다르게 먹은게 없는데 그때야 생각해본다. 하지만 그것이 주된 원인은 아니리라. 나에게 잔혹하게 대하는 말을 옴팍 뒤집어쓰고 울었던 날 밤이니까. 안그래도 일 많아 치이는데 속을 끓이고 상하게 하는 이것을 감당하질 못하니 병이 나는군. 절 하지 않았다. 아침시간을 놓치면 하기가 싫다. 현장논문도 하지 않았다. 오늘 계획된 지역사회 회기가 취소되었다. 장애단체에서 주관하는 행사에 참여하는 애들을 데려다 주고 택시를 타고 와서 30분간 기다렸는데, 가려던 아이들 1명만 빼고 나타나지 않아 전화를 해 보니 다들 사정이 생겼다는데 추워서 나오기 싫었던 것 같다. 힘 빠졌지만 내 몸 안 좋으니 잘 됐네 하고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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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
2011.11.28 01:16:56 *.109.60.182
윤정님  몸은 좀 어떠셔요?
휴일동안 쉬시면서 나아졌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윤정님 몸 잘 보살피면서 하세요. 더욱이 혼자이니 얼마나 외로웠을까...하는 생각에 마음이 짠 합니다.
마음도 몸도 힘찬 겨울 보내요. 우리....
윤정님 남은 기간도 홧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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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1.28 04:54:13 *.154.223.199
84일차

*4:00 기상, 모닝페이지 4:55~6:30
일요일에는 일을 하러 가지 않으니 절 하기 싫은 맘을 넘지 않는군. 일하는 날은 대민업무가 겁나서 안할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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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1.28 08:59:03 *.114.49.161
85일차

*4:30
*모닝페이지 4:55~6:40, 아침정진 7:20~8:00 (200배 조금 못 미침)

월요일, 월요병이 있지만 그래도 출근하는 것이 좋다. 절을 하고 나니 참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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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1.29 07:31:04 *.114.49.161
86일차

*2:25, 8:30 (5:55)
*모닝페이지 2:45~4:50, 아침정진 5:20~6:45 (300배)

몸에 대한 보고. 오른쪽 무릎은 내리막 내려갈 때 절고 아이들 업고 교실 두 바퀴 돌면 낑낑거리고 아침에 뻣뻣하다. 잔뇨감이 계속되는데 이게 망할 것이다. 발바닥에서 자꾸 자글거린다. 마음에 대한 보고. 가라앉았던 데서는 바닥을 친 듯 하다. 단지 기온이 올라가서인지도 모른다. 일처리에 대한 보고. 속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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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1.30 06:20:26 *.154.223.199
87일차

*2:30, 8:30 (6:00)
*모닝페이지 2:50~4:00, 아침정진 4:00~6:00 (300배)

몸이 전반적으로 균형이 깨어져있다. 여기저기 뭉치고 찌뿌둥하다. 동적인 절을 마친 후 자리에 앉아 짧은 명상을 할 때도 몸에서 스트레칭이 일어난다. 그 때 마음보다 몸이 더 쭉 펴지는 것 같다. 더 나아가지 못해도 좋다. 이 상태로만 유지되어도 나는 참 감사하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모닝페이지, 아침정진 이 일과가 오롯이 지켜지길 소망한다. 나를 아름답게 가꾸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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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2.02 07:55:35 *.114.49.161
88일차

*2:10, 9:00 (5:10)
*모닝페이지 2:45~4:30, 아침정진 4:40~ 6:00 (300배)

첫번째 108배는 30분, 두번째는 20분, 세번째는 14분 걸렸다. 단축되는 이유가 뭘까?

자고 나면 고요하다.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일단 자고 본다. 하루 중 가장 명징한 시간은 아침정진 후다. 명징하면서 고요하다. 그런데 나는 이 시간을 먹으며 보내려하는군. 배가 고픈 건 맞다. 하지만 그렇게 보내고 싶지 않다. 그러려면 허기와 외로움과 국지전, 버팀 태업을 해야한다. 이 시간에 단 한 1시간만 읽고 쓰고 싶다. 그럼 소원이 없겠다. 현장연구 이런 거 말고. 한 권이되 한 꼭지 한 꼭지가 독립된 아름다운 글을 읽고 싶다. 그 안에 어찌 하루를 살지가 나타나고 숨 차지 않으면서 뭉근히 선동적이었으면 좋겠다. 아침에 쓰는 것은 글자를 갈겨쓰지 않아도 되리라. 오히려 글자를 그리듯이 고요히 함축적으로 쓰고 싶다. 

학기말인 12월이 시작되었다. 빚잔치, 추수 씨즌이다. 시간의 낫을 든 신처럼 1년 농사를 갈무리하는 정직하고 엄정한 탈곡과정, 사사분기의 일꺼리를 쳐내야한다. 혀를 빼물고 허덕이고 있다. 임박착수 만땅 기질을 탓할 시기도 지나갔고, 돕는 손을 기대하며 외로와하고 원망하던 시기도 지났다. 지금은 그냥 한다. 벌벌 떨면서 전화 걸고, 기안 결재 상신하고 일한다. 다만 현장논문 부분은 1년 내내 지고만 있었지 실질적으로 움직인 것이 적어 황황망망하다. 아무래도 포를 뜨일 것 같다. 이것도 빚잔치하고 치운다. 내가 나무라면 나에게 흙이 되고, 비가 되고, 화분이 되어준 이들에게 나무로서 자라고, 열매를 안기는 건 당연하다. 내 게으름 때문에 소출이 없다면 그것도 나무의 몫이다. 빚이 늘겠네. 할 수 없다. 그래도 나는 나의 적은 소출을 직면하는 것이 힘들어 논 채로 버리는 짓을 하지 않겠다. 죽정이만 거두어서 '이걸로는 한 사발 죽을 쑤면 끝나겠어요. 많이 도와주셨는데 어쩌지요? 미안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고 고개숙이더라도 추수과정에서 도망가지 않겠다. 어쨎든 기말 업무에다 미뤄둔 것들을 쳐내자면 나를 잘 지켜야한다.      


89일차

*3:30, 9:00 (6:30)
*모닝페이지 3:50~5:10, 아침정진 6:00~7:30 (300배)

어제 월례회의를 하면서 월중행사표를 봤다. 내가 주관하는 행사가 4개다. 연수 2개와 10회기짜리 교육, 그리고 한번도 안해본 사례회의까지. 죽어라 죽어라 하겠다. 생각할수록 배가 아파 온다. 스트레스와 무리에 약한 부분이 먼저 반응한다. 나에게는 자궁, 소화기, 관절 인듯 하다. 이건 전세계가 환경을 오염시키고 이산화탄소로 오존층을 파괴하지만 제일 큰 피해를 가난한 나라의 지진과 해일을 당한 이들이 먼저 감당하는 거하고 비슷한 것 같다. 이럴수록 나는 나의 약함을 기억하자. 새벽일정을 통해 나 하나만 지키면 된다. 콩두씨 말이 맞습니다. 가을에 우루루 쏟아지는 씨앗들을 보세요. 매일 한 알씩 드시는 사과와 감도 제 씨를 보존하는 중이고요, 콩두씨가 길가의 노점 할머니한테 사온 은행알도 그렇구요, 견디기 힘들어도 자신을 잘 지키도록 하세요. 다른 거 볼 게 없어요. 아기띠에 아기를 안고 온 애기 엄마가 손으로 아기 머리를 감싸쥐고 겉으로 드러난 아기 발을 감싸 안듯이 자신을 보호하세요. 알지요? 소중히 대하는 것은 강해진다고요. 그리고 흐름을 타 보세요. 아니면 통해 흘러가고 몰아치도록 하면 되지요. 그것과 싸우거나 도망가지 말고요. 콩두씨는 자신이 되게 취약한 줄 알지만, 그런 면이 있더라도요 안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정도의 차이고요, 진정한 강함은 무엇일까요? 부러지지 않고, 넘어지지 않는 게 아니라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탄성이 오래 가고 멀리 가게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진정한 힘은 자신을 닫지 않고 나를 변화시키는 것에 자신을 열어두는 것도 포함되지 않을까요? 난장스런 학기말 분위기는 난장스럽기 때문에 많은 것들이 변화하는 시즌이기도 할 겁니다.

어제도 그제도 8시까지 있었다. 내가 퇴근할 때도 퇴근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이번 주 내내 10시에 들어갔다고 했다. 나는 남의 힘듬에 위로받는다. 구부정하게 일꺼리를 싸들고, 집 앞 미용실 가서 머리 잘랐다. 아이가 셋이라는 그이는 일주일에 한 번만 집에 갈 수 있고 아침 여덟시부터 저녁 아홉시까지 일한단다. 그녀가 절면서도 웃으며 깍아주는 머리가 이쁘다. 내 머리를 만져주는 손길이 고맙다. 나는 남의 힘듬에, 고군분투하면서도 밝게 살아가는 모습에 위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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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2.03 05:48:57 *.154.223.199
90일차

*00:30, 8:30 (4:00)
*모닝페이지 00:45~2:50, 아침정진 3:10~4;30 (300배)

악몽에 일어났다. 꽃게와 간장게장을 파는 시장의 가게를 두리번 거리며 한 곳을 정했는데, 내가 등에 지고 있던 베낭을 몽땅 잃어버리고 허리쎅인지 복대인지만 남은 걸 발견하고 소스라치는 꿈이었다. 오늘 공동 연구하기로 한 이랑 토요일 퇴근시간 이후에 남아 현장연구논문을 쓰기로 해서 좀 더 일찍 일어났다. 마음은 바쁘지만 모닝페이지와 정진을 한다. 나의 에너지 탱크, 산소호흡기들이다. 아침에 좋은 책을 읽고 싶어하던 어제의 발견을 기억하고 굴미역국에 현미밥을 말아서 언젠가 새벽에 현장연구 관련된 거 하기 싫어서 딴짓하느라 담은 순무김치와 먹으면서 <비즈니스맨을 위한 아티스트 웨이>를 10분, 몇 쪽 읽었다. 마음이 흐뭇하다. 그나저나 순무김치는 맛이 너무 낯설어서 파-갓김치와 섞어버렸다. 두 개 모두 삭혀 먹는 김치에다 밴댕이 젖갈을 넣어 만들었는데 순무김치는 너무 짜고 갓김치는 너무 싱겁다. 순무김치에는 밴댕이 젖갈을 넣는다고 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 원어치 산 밴댕이 젖갈을 주방가위로 1cm 길이로 잘라서 넣었더니 그 덜 삭은 생선 덩어리가 보인다. 게다가 밴댕이 대가리도 골라내지 않고 잘라넣었더니 김치그릇에 담긴 걸 보니 영 낯설고 찜찜하다. 시원한 내륙김치에 익숙한 나로서는 좀 그석하다. 암튼 그 책이 내어준 숙제를 오늘 곰곰히 해 봐야겠다. 재미있겠다. 이런 딴 짓이 나에게 많은 아이디어를 주고 까불락거릴 수 있는 틈을 주는 것 같다.

*신성한 곳 가보기 : 이태원에 있다는 이슬람사원 / 홍대의 클럽 / 강화 보문사 / 강화 교동 향교 가보고 싶네. 
                                   서래마을 어디에 있다는 프랑스 빵집의 프랑스사람이 만든 크로와상에 커피 먹어보거나
                                   외국인이 많은 이국적인 거리에서 이국적인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
*이상하지 않다면 나는  (        )라고 하겠다.
*소망목록 20가지  - 영국식 꽃무늬 천 주문하기 : 퀼트 조각이불 만들기
*몰래하고 싶은 행동 20가지
*카메라로 직장 안에서 나를 기쁘게, 기분 나쁘게 하는 것 찍기
*삶을 채우는 작은 행동 찾아보기
*성공적인 창조성 발현의 첫번째 징조는 개인적인 아름다움이나 색채를 직장으로 끌어들이려는 충동인 경우가 많다. - 123 : 나는 모과와 옥수수와 석류를 호박 옆에 늘어놓고, 뾰족감을 더 놓겠어. 아, 크리스마스 트리도 세워야지. 전구 달고, 캐롤도 12월 내내 틀어야겠다. 빨간 모자를 쓸까? 브로치를 달고 다닐까? 애들이 좋아하겠구만. 애들이 아니라 내가 즐거워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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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2.04 09:52:58 *.154.223.199
91일차

*2:20, 9:10 (5:10)
*모닝페이지 2:35~4:10, 아침정진 4:20~5;45 (300배)

절을 25-20-15 속도로 한다. 300배를 마치고서 떠오르는 여러 가지 아이디어와 장면들을 품은 채 다시 잠들어 날이 훤할 때 일어났다. 6시부터 8시의 새벽을 자면서 놓치고 말았으니 아쉽다.

나는 나에게 엄마와 교사(코치)가 되어보겠다. 여덟살 이전부터 내가 되고 싶은 꿈 두 가지는 모두 학생이나 아이들, 기르고 키우는 대상을 전제로 한다. 자신의 안정감과 가치를 그 역할에 기댄다면 이것도 의존의 한 형태가 된다. 그것의 첫번째 대상으로 나를 삼겠다는 관점이 있을 때 내가 생물학적인 어머니가 아니더라도 타고난 것을 살 수 있고, 성장과 발전에 대한 기대를 남이 아닌 나를 통해 이룰 수 있게 된다. 내가 되고 싶은 엄마의 첫번째 양녀로 나를 입양한다는 마음으로 새벽에 일어나 사각거리며 모닝페이지를 하고, 고요하게 절하고 새 국과 밥을 끓인다. 

우리 교실의 이름은 '콩두샘의 무지개교실'이고 교실 앞에다가 '행복한 아이만이 배울 수 있고 행함, 삶으로만 가르칠 수 있다.'고 적혀있다. 며칠 전에 업무포털 공문게시물에 뜬 걸 보니 인천광역시 남부교육지원청의 2011년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을 위한 입학 예비학교의 이름이 무지개학교였단다. 퀴어 문화제의 홍보포스터에도 무지개가 뜬다. 그럼 이 이름에는 다문화 쪽에 관심이 있는거겠고 강점혁명 프로파일의 '연결성' 테마의 표현일 수도 있겠다. 지향을 표현해놓은 학급약속은 '내가 좋아, 혼자 할 수 있어요, 할 일 먼저, 물건은 제 자리에, 나는 환경지킴이'다. 이야기(좋은 책과 그림), 노래, 칭찬, 강점과 역할 나눔에 대한 강화, 행복한 장면으로 마음창고에 보물을 쟁이는 것에 관심이 있고, '이뻐, 사랑해, 너는 할 수 있어, 고마워, 괜찮아, 잘 했어' 자성예언으로 매일 마법의 주문 걸고 싶어한다. 그리고 '기능적 생활중심 교육과정' 이라는 멋진 말로 표현되는 '스스로 자신을 돌보게 하는 것'을 가르치는 걸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단군일지를 쓰듯이 목표 한 가지를 세우고 매일 학생들에 대해 기록하는 걸 해볼수 있겠지. 이게 개별화교육계획일테고. 내 관심과 역량이 가족과 지역사회로 넓어져서 그 쪽의 여러가지 목표를 담고 지원 서비스 인력을 조직하고 소통할 수 있다면 이게 개별화가족지원계획이겠지.  나는 나의 첫번째 학생이다. 나에게 좋은 교사와 코치가 되어주고 싶다. 또 하나 단군프로그램에 참여해서 마케팅에 대한 강연을 들으면서 이제 특수교사의 일은 장애아이를 포함한 가족과 통합학급의 학생들을 고객으로 보아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생각보는 관점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내가 베풀고 착한 일을 하고 있는 듯한 시혜의식을 버려야하는 것 같다. 이쪽은 아주 미미하다.

오늘할 작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전체의 2/3를 덜어냈다. 그것도 해내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양은 제가 책임지겠으니 질을 당신께 맡깁니다' 는 문구가 떠오른다. 매일 읽었던 아티스트 웨이 책에서 나온 말이다. 아, 그렇구나 매일 먹는 음식, 물, 매일 하는 생활체육형 운동이 건강을 좌우하듯 매일 읽는 책이 일용할 양식이 되어 절실할 때 나에게 힘을 주는구나. 

이제 300일차의 종료가 열흘 미만으로 당겨졌다. 오늘 출석부를 열면서 '출석합니다' 달랑 한 마디로 한 게 벌써 몇 주째인가 싶으다. 부족장 소임이 있었는데 나 힘들어지면서 다른 이들을 살피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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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2.05 04:37:15 *.154.223.199
92일차

*00:30, 7:00 (4:30)
*모닝페이지 00:50~2:20, 아침정진 3:00~4:30 (300배)

중간에 노는 참에 만두를 만들었다. 굴림만두를 만들려 했는데 어제 너무 일찍 자는 바람에 밀가루를 사다놓지를 못해서 만두피 꺼내서 해동해서 쌌다. 어제 종일 현장연구 논문을 대했다. 방 안 가득 복사해온 것들을 펴놓고 그 사이로 깨금발로 지나다니면서 한다. 도무지 궁리가 안생긴다. 한 시간 읽거나 치고, 시장 가서 두부, 부추, 고기 사오고, 한 시간 논문에 붙어있다가 당면 삶아 건지고, 또 논문 한 시간 들러붙어있다가 숙주나물 삶아 식혀 썰고..... 이런 식으로 놀았다. 웹써핑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그래도 일요일 오후 해가 지기 시작하니까 불안하다. 일찌감치 자버렸다. 앞으로는 퀼트 조각이불 꺼리를 사다놓고 바느질을 하든 산만하고 정서불안인 나한테는 손으로 하는 작업으로 놀꺼리를 줘야겠다. 

불안하다. 내 속의 압력이 제법 거세서 이걸 견디는 게 힘이 든다. 내가 못해내면 '내년에 다시 해요' 하지 않겠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어? 스스로 하지 않고 의존해서 가려던 비용을 내야한다. 욕을 듣게 된다면 묵묵히 매를 맞는 마음으로 머리 안터지게 감싸쥐고 배를 말아 보호한 채 다 맞으리라. 입술 터지고 눈두덩이 부어오르듯이 마음이 너덜너덜해지겠지만 '그럴 만하다.'며 받을 것을 잘 받기를 바란다. 남은 것은 그래도 어쨎든 제출할 수 있게 얽는 일이다. 내가 욕심을 너무 많이 부렸다. 아아아아아 

5년 전 다이어리를 꺼내본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책에 꽂혀 있을 때라 자기사명선언서, 역할과 가치, 실행계획 이런 걸 써놓은 걸 무심히 읽다가 직업 부분에서 '도덕성, 전문성, 성실성에서 신뢰받는 교사'라고 써놓은 걸 읽었다. 그걸 나름대로 정의한 걸 읽다가 전문성 부분에 현장연구를 하겠다고 써놓은 걸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렇구나. 이건 내 꿈 중의 하나였구나. 근데 왜 이렇게 힘들지? 나는 이것 벌린 것 자체를, 무능한 나를 미워하고 싫어하고 있는 걸? 아아아아아아~악 악악악 죽갔구나 정말로. 이걸 왜 하겠다고 했던가 엉엉엉. 자자자 콩두씨 토닥토닥~ 어린양 부리고 싶은 만큼 마음껏, 양껏 부리시고요, '소중히 대하는 것은 강해진다' '양은 내가 책임질테니 질은 당신이 책임지세요'를 기억하시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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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2.06 05:56:35 *.154.223.199
93일차

*2:20, 9:20 (5:00)
*모닝페이지 2:30~3:45, 아침정진 4:20~5:45 (300배)

모닝페이지와 아침정진 중간에 변경연 홈피에 들어와 좀 놀았다. 출석부 고치러 와서 푹 무질고 앉아서 칼럼 읽고 여기저기 클릭질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꼭 해봐야할 일 넘버 3 글이 재미있었다. 암튼 모닝페이지 후에는 좀 쉬고 싶은 것 같다. 그 시점 웹써핑은 그닥 편안하진 않다. 절을 해야하는데 할 일을 안하고 쉬는 거니까. 어제 만들다 만 만두를 몇 개 만들었다. 먹는 것보다는 만드는 과정에 관심이 있다. 손을 이렇게 놀리고 있으면 잡념이 싹 달아난다. 만두를 20분 만드니까 만두피 해동해두었던 거 한 곽이 다 된다. 똑같이 놀고 쉬었는데 냉장고에 냉동시킬 만두가 한 판 생기니 횡재한 기분이네. 똑같은 딴짓이라도 생산적인 딴짓이네. 그러고는 싹 일어나서 절 하러 갔다. 실험삼아 내일도 모레도 손으로 만드는 것을 해보련다. 만두가 끝나면 월남쌈 야채를 채썰어 보고, 구절판도 만들어 보겠다. (이걸 하려는 이유는 순전히 칼로 세밀히 써는 작업이기 때문. 아 구절판이라는 거창한 이름에 벌써 기죽는구나. 그럼 구절판은 취소!!!), 조각이불을 꿰매든 해 봐야겠다. 절을 할 때도 108배만 하고 치울까, 200배만 하고 치울까 갈등이 많았다. 오늘 내일 마감해야할 일꺼리가 나를 압박한다. 하지만 이 또한 지나갈테고, 지나고 나면 이유들은 다 없어지고 정진을 모든 일에서 우선순위로 삼지 않은 기록만 남겠지. 나에게 말씀하시던 목소리를 기억한다. 삶의 1순위가 여기에서 저기로 바뀔 수 있지만 삶의 0순위는 정진으로 삼으세요 하던 소리. 그래, 그렇게 살자. 나는 0순위를 새벽에 확보하겠다. 언제나 나는 흔들리고, 출렁거리고 넘어졌다 일어서길 반복하고, 징징 울겠지만 그래도 영 잊어먹지만 않으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기억하게 해주셔서요. (엉? 좀 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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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2.07 05:14:42 *.154.223.199

94일차

*1:30, 8:30 (5:00)
*모닝페이지 1:35~2:50, 아침정진 3:10~4:45 (300 정진)

오늘 현장연구논문 쓰는 마지막날이다. 내일 제출마감일이다. 인편으로 보낸다. 내가 그 인편이다. 진행이 너무 더디어서 안즉 안즉 멀었는데...클났군. 세 가지 목표였던 것에서 2가지로 줄였다. 장애학생의 사회기술과 상호작용, 비장애학생의 수용태도 변화 중 상호작용을 버렸다. 둘다 실험설계를 하라고 했는데 이건 현장교사가 수업을 진행하면서 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나는 80분 수업을 아이들을 데리고 근린공원으로 나가서 진행을 했는데 이걸 등간기록법으로 하든 사건표집법으로 하든 해서 행동의 변화를 그래프로 그리라고 지도교수님은 조언하셨다. 이건 모두 연구 보조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그러질 못했다. 결국 사전, 사후 설문지 하는 걸로 했는데 이것의 효과를 보려면 t검증을 해야한단다. 내가 이걸 해봤어야지 말이지. 땀 뻘뻘 흘렸다. 어렵군. 어려워. 간신히 통계프로그램을 돌리는 것에 조언을 얻을 사람을 구했다. 그런데 언젠가 이 도움을 갚아야할 고마운 은인인 그이는 또 특수교육 전공이 아니라 일반 초등교육 전공이라 이걸 또 어떻게 특수교육적으로 해석해야할 지 모르겠다. 그냥 효과있었어요. 교사의 느낌이 그래요로 끝나지 않고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해야하는 거였다. ....내일 내야하는데 작업공정 50%다. 신경이 곤두섰다. <백조왕자>의 엘리자를 생각한다. 그녀는 마녀로 몰려 화형당하는 장작더미의 불이 붙는데도 마지막 쐐기풀 옷 뜨개질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그녀의 열한번째 오빠의 팔은 여전히 백조날개였지. 자 콩두씨 하는데 까지 멈추지 말고 꿍꿍 하는 겁니다. 알지요? 엘리자처럼요. 오늘은 콩두 엘리자공주네요. 웃기고 멋지네요.ㅋㅋㅋ

만두 7개를 찌고 사과 반쪽과 아침을 먹은 후 15분간 정신을 잃다시피 거의 기절했다 싶을 만큼 졸음이 왔다. 15분이 지나니 말짱하다. 아, 나의 소화시스템은 식사 후 첫 15분간 피를 몰아주길 원하는군. 알았어요. 내일부터는 그런 특징을 배려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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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2.08 04:10:00 *.154.223.199
95일차

*2:00, 9:00 (5:00)
*모닝페이지 2:20~3:00, 아침정진 3:10~4:00 (108배)

오늘 특수교육총연합회 현장연구논문 제출일이다. 어제 남아서 작업하다 공동연구자는 판단할 때라고, 포기해야겠다고, 내년에 내라고 하면서 헤어졌다. 알겠다고, 그동안 감사했고 고생하셨다고 인사를 하며 복사했던 자료를 싸들고 돌아왔다. 설문지의 사전 사후 검사에 대한 t검증이 안되어 다른 방법을 생각했지만 능력 밖이고, 엑셀표로 그래프를 그린다고 해도 너무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나의 무능함이 이런 상황이 착잡하다. 그의 판단이 합리적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나는 이러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산을 한다고 해도 외눈박이 괴물, 반쪽이, 뱀일 파일을 본다. 그리고 나를 낳던 새벽의 엄마를 생각한다. 그녀가 목숨을 걸고 홀로 견뎌낸 마지막의 제일 큰 고통을. 그냥 포기하면 용기가 꺽이고, 이런 실패하는 형편없는 내 모습을 외면하기 위해서 이 인연을(현장연구도 나부랭이가 되고, 공동연구를 제안했던 나도) 외면하게 될 것 같다. 스타디움 불이 꺼진 후에도 다리를 절면서 완주하는 마라토너와 불이 붙는 장작더미 위에서도 완성하지도 못할 쐐기풀 스웨터 바느질을 멈추지 않았던 엘리자를 생각한다. 나를 낳는 새벽. 어쩌면 사산할지라도, 단 3시간 살다가더라도 낳아야겠지. 아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이 시간을 견딜 수 있도록 정신 안 나가도록 저를 지켜주십시오. 그리고 절대로 나를 위해 수고해준 고마운 이들을 상처입히지 않고, 내가 지은 것이면 비난이든 나쁜 평가든 다 받을 수 있기를 빕니다. 엎드려 빕니다.      

4시부터 8시 27분까지 현장연구논문이 아닌 보고서를 만졌다. 표 빼고 얼기설기 했다. 나머지는 학교 가서 해야겠다. 음식을 중간에 먹지 않아야 집중할 수 있구나. 먹으면 내 몸을 휴식 모드로 들어간다. 방 안 가득 복사해온 것들을 펴놓으니 발 디딜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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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2.12 09:06:07 *.154.223.199
96일차 금요일

6시 30분에 일어났다. 매일 5시간 이상 잤는데 어제 하루 종일 신경을 몰아썼다는 이유로 오늘 늦잠을 잔다. 모닝페이지를 하고 정진하고서 출근했다. 어제 현장연구논문을 제출하긴 제출했다. 우연의 일치로 어제 성교육이 2시간 잡혀있어서 오전중에 2시간 시간이 났다. 또 오후 1시부터는 보건휴가를 내어놓았었다. 7시까지 타이핑을 계속했다. 엑셀 표 대신 한글표로 30개의 문항에 대해 다 그래프를 그렸다. 그러고도 몇 %가 좋아졌는지 알수 없지만 좋아진 건 알겠다. 논문과 요약서를 cd로 구워야 하는데 안되어서 퇴근 못한 컴퓨터실 샘을 잡고 부탁하다 나중에는 퇴근한 동료를 불러서 도움받았다. 공동연구하는 샘이 끝까지 묵묵히 동행하신다. 그분도 알고 있다. 이것은 단지 낸다는 것에 의의를 둘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걸. 그래도 나를 탓하거나 상황을 탓하지 않고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시고, 주안역까지 태워다 주고 잘 다녀오라 인사하신다. 전철을 타고 서울로 가서 9시 38분에 여의도 특수교육총연합회 건물에 가서 냈다. 사무실에 불이 켜져있는데 열리지 않아 수위실에 물어서 두드려서 열었다. 야근을 하던 이가 받아준다. 나같은 사람이 또 있나?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갖춰간 서류를 확인하던 그녀의 머리띠를 실루엣을 오래 기억할 것 같다. 고맙다. 집에 돌아오니 11시 45분이다. 질에 상관없이 낸 것이 기쁘다. 논문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이다. 날이 밝으면 바로 쓰레기통으로 갈 것이다. 제출편수의 40%만 시상하니까 머릿수 하나는 채웠겠지. 나는 내 첫번째 현장연구논문을 낳자 마자 1시간만 살다 가는 아이처럼 취약하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갖출 것을 갖지 못한 상태로 낳았다. 과정이 즐거웠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가 아니라 나에게는 퍽 고통스러웠다. 그 논문을 하기로 한 것을 내내 후회하며 백만 번은 마음으로 포기하고 학대하고 미워했다. 잉태했으면서 담배피고, 술 먹고, 약 하고, 잘 챙겨먹지 않고, 온갖 나쁜 마음과 몸의 행동을 다하는 산모처럼 굴었다. 미안하다. 그러나 나는 그 논문을 고맙게 생각한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하지만 중간에 죽이지, 포기하지 않았던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 그것이 나의 최선이었다고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 과정에 도움 준 분들을 기억하며 은혜는 두고두고 갚고, 다음에는 좀 더 잘 키워 세상에 필요한 논문을 낳고 싶다. 매일 달리는 이가 러너이듯 다음에 다시 하면 하루에 30분씩을 하더라도 매일 하는 이가 되고 싶다. 그가 현장연구자가 아니겠나? 어쨎든 완성한 것 자체가 나에게 커다란 자긍심 향상 효과를 준다.

시간이 다 되어 절을 안하고 출근한다.    


97일차 토요일

전날 정모에서 밥집, 술집, 노래방을 거쳐 명동에서 1시에 끝이 났다. 깜짝 사이에 모두 끼리끼리 택시 타고 가버리고 나만 낯선 명동 거리에 남았다. 24시간 하는 롯데리아가 보인다. 커피를 시켜서 2층으로 가서 잠깐 존다는게 2시간을 엎드려 자고 식은 커피를 원샷한 후 모닝페이지를 3:00~5:00에 했다.  노트가 없어서 롯데리아 냅킨 여섯 장에 썼다. 아침정진은 명동서 남대문시장까지 걸어가면서 염불로 대신 했다. 문을 열기 시작하는 남대문시장의 점포들을 구경하고, 비린내가 훅 끼치는 가게에서 매운 갈치조림을 비벼 먹었다.

9시 30분부터 안산 중앙역 근처 발도르프 예술교육원에서 발도르프 방과후강사 과정을 듣는다. 인천집에 갔다 오면 늦을 것 같아 바로 내려갔다. 추워서 발가락 다섯 개중 2개가 곱았다. 목욕탕을 물어물어 찾아가 30분 있다가 나왔다. 아, 너무나 멋진 강의였다. 혁신학교의 교사가 와서 1학년에게 발도르프 식으로 문자교육한 걸 들었는데 매혹적이었다. 생태놀이로 망해먹었는데 그 노력이 이렇게 연결되는 듯하다. 거기서 첫 학교 옆 반 짝지였던 샘과 이야기를 나누며 듣는다. 그녀는 10년 사이 두 아이 엄마가 되어 있다.   


98일차 일요일

*2:00, 8:00 (6:00)
*모닝페이지 2:20~4:00, 정진 4:25~8:00 (1000배)
노트북을 두고 출근해서 문자출석했다. 삼일치 정진 제대로 못한 걸 보충했다. 천 배 마칠 때쯤 하프 달리기 마칠 때처럼 무릎과 발목이 당겼다. 출근해야한다고 압박 많았지만 뒹굴뒹굴 쉬었다.  


99일차 월요일

*00:30, 종일 쉬었다. 많이 잤다.
*모닝페이지 00:50~2:45, 아침정진 3:10~4:40 (300배) 출근하는 마음이 대단히 무겁다. 이번주가 단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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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12.13 07:19:27 *.154.223.199
100일차

*2:30, 8:30 (6:00)
*모닝페이지 2:50~3:50, 아침정진 5:30~7:00 중간에 마무리 세레모니 댓글 달았다.

그날이 왔다. 기쁘다. 지난 백일에 대한 것은 차차 돌아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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