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단군의

/

3단계,

세

  • 주철은
  • 조회 수 5874
  • 댓글 수 90
  • 추천 수 0
2011년 9월 6일 05시 23분 등록

300일을 재도전 하며 다시 슬럼프다.
지금껏 크고 작게, 수도 없이 이런저런 슬럼프를 맞아왔었다.
인생은 이렇게 계속된 슬럼프가 있을테고 그럴 때마다 한동안은 그 속에서 헤매겠지만 결국은 슬럼프를 지나서 툭툭 털고 일어서서 아무일도 없었던듯 걸어갈 것이다

무얼 해야겠다, 무얼 해야한다, 이런 저런 욕심들이 올라온다.
내 안을 들여다 보기보다 주변의식에 아직 머물러있는 시선도 본다.
이번 300일은 내게 일어나는 욕심도, 좌절도, 남을 의식하는 마음도, 나를 괴롭히는 모든 쓸데없는 기우와 걱정거리들도, 모두 내려놓자.

어깨에 들어가 있는 힘도, 배에 가득찬 긴장도 다 풀어내자
나를, 나인 그녀를 편안하게 내버려두자.
그저 정해놓은 것을 지치지 않게 하도록만 하자

날마다 새로운 날이다. 날마다 새로운 나다.
벌써 바뀌었는데도 그런줄도 모르고 어제의 나를 끌어안고 낑낑대지말고 날마다 새로와진 나를 만나자.
그저 즐거운 마음 하나만 갖고 가자. 소풍가듯, 가벼운 산책하듯, 콧노래도 불러가며...

콩나물시루에 물주듯, 가랑비에 옷 적시듯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그렇게...

새벽활동 시간 : 5-7시
활동 내용 : 사이버대 강의 듣기 6과목, 매일 한과목씩, 남은 하루는 부족분 보충하기

IP *.161.178.233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0.18 09:34:39 *.161.178.233
44일차 - 10월18일(화)

활동 없음

토요일 비 쏟아지는데 농구경기 관람하러 다녀오고, 바람 부는 일요일 오빠 운동회한다고 종일 바깥 활동을 한 연우양의 컨디션이 완전 바닥인가보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 변화무쌍한 날에 아직 돌도 안된 아이를 온종일 내놓았으니...
어제 아침, 진료 보면서 중이염도 한쪽에만 있고 게다가 염증이 터져서 일부 밖으로 나왔으니 약까지 쓸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너무 어려서 약을 자주 쓰는 것이 안좋기도 하고) 일주일쯤 후에 다시 보자고 하셔서 마음 놓고 있었는데 갑자기 컨디션이 안좋아진 건지 어제는 밤새 뒤척인다. 그러면서도 불안한지 엄마 옷깃을 꼭 붙들고 있다. 자기 얼굴에 엄마얼굴을 잡아당겨 딱 붙이고 더운 숨을 훅!훅! 내쉬면서...
말도 못하는 어린 것이 너무 안됐어서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내가 잘못 건사해서 그런 것만 같아 죄책감도 든다. 낮엔 괜찮은 거 같더니 코까지 막혀서 젖먹는 것조차 힘들어 하는 걸 보니 더욱 마음이 아프다. 컨디션 좋지 않은 아이를 데리고 이리저리 돌아다닌 것이 문제였을까? 원인이 되었을 만한 것들을 헤아려 본다. 그렇지 뭐, 다른 이유가 있겠어?
며칠은 수련도 좀 자제하고 연우컨디션 조절부터 해주어야겠다. 너무 엄마위주의 스케쥴이긴 했네...연우야, 미안~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0.19 21:20:54 *.161.178.233
45일차 - 10월19일(수)

활동 없음

콧물이 그렁거려 누워 잘 수 없는 연우양을 안아 재우다 밤이 샜다. 12시도 안되어서 괴로움에 울어대는 연우양을 데리고 응급실을 갈까도 생각했지만 보배님 두번 응급실을 데리고 갔다가 애 잡을 뻔했던 무서운 기억을 떠올리며 안고 버텨보기로 했다. 그나마 열은 없어서 다행이긴 했다.
잠이 들어서 내려놓으면 20분도 채 안되서 낑~ 거리고 일어나기를 새벽 5시가 넘도록 하더니 날이 밝아오면서 겨우 잠이 들었다. 토막잠을 잔 나도 머리가 띵하다. 괜히 아침을 입에 물고 있는 보배님한테 짜증이다.
중이염이 재발했다. 이번엔 항생제를 7일은 지속적으로 먹이자고 하신다. 처음에 잘 다스릴 걸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항생제먹이고 콧물약 먹이고 했더니 금새 누렇던 콧물이 말갛게 돌아왔다. 아직도 콧물은 줄줄인 상태이지만 이것만으로도 고맙다. 아무리 튼실해도 아기는 아기다. 잊지말자.
오늘부터 중간고사인데 시험응시는 커녕 교안리뷰도 손에 잡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시간을 내서라도 잘 해보아야지. 감사를 놓지 않고 살자.
아버님 병원도 지난 금욜에 가뵙고 가보질 못했다. 아무리 바쁘고 사정이 있어도 할 도리는 해야하는데 마음이 무겁다....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0.20 07:37:58 *.161.178.233
46일차 - 10월20일(목)

활동 교안리뷰(상담심리학 3,4,5,6교시)

어제저녁 뇌교육의 이해 리뷰와 상담심리학 1,2교시 리뷰에 이어 교안리뷰를 한다. 강의에 집중하지 못한 모습이 좀처럼 접수되지 않는 낯선 단어들로 표출된다. 머리속에 구겨넣는 작업, 억지스럽기도 해서 시간이 걸린다. 뿌리내리기와 가지치기가 순조롭지않다. 겨우 이해가 되어가긴하지만 바쁜 시간에 더디기만 하다.

시험응시를 해야하는데 절대시간보장이 어려워 응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과목씩이라도 응시를 해야 마음의 짐이 조금씩이라도 가벼워질텐데 서방님의 연이은 하룻길 출장으로 새벽시간이 보장되지 못한다. 연우양의 잦은 호출에 대응해줄 지속적 존재가 필요하다. 주말에 몰아서 시험에 응하기로 합의한다. 그전에 리뷰를 마치려면 갈길이 바쁘다. 다음주 화욜까지 하루 한과목씩 쳐나갈 요량이었는데 월욜부터 잡힌 서방님의 해외출장으로 주말 벼락치기 시험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어쨋든 잘해보자! 시간이 남아돌아도 모자라도 오십보백보다. 중요한 것은 이 상황에 대처하는 태도..나의<마음가짐>이다!
마음을 풀어놓지 말 것!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것! 그나마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것! 나자신을 응원할 것!
아자! 아자! 아자~~~~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0.21 12:22:43 *.161.178.233
47일차 - 10월21일(금)

활동 - 없음

어제 정서의 이해 리뷰를 하다 늦게 자기도 했고, 오늘은 보배님의 컨디션이 안좋다. 꿈을 꿨는지 다짜고짜 로이 어디갔냐면서 운다. 로이는 로보카 폴리에 나오는 소방차 이름이다. 어제도 로이를 안고 잠들었는데...예전에도 자기전에 갖고 놀던 장난감을 쥐고서 잠들기도 했었는데 요즘 이증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저번에도 자다가 부르미즈 안사줘서 엄마 나쁘다고 때리고 울고 하더니만 오늘은 로이를 잃어버리는 꿈이라도 꿨는지...아니면 좌절의 경험을 그런식으로 표현을 하는 것인지 그런 모습을 보는 마음이 편치 않다.
달래주면서 안아보니 미열이 있다. 기침도 하고...안아서 달래주다 보배님 기상시간이 다되도록 같이 누워있었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면서...뚝딱 계란찜에 밥말아서 몇숟가락 대충 먹이고 첫타임으로 병원진료를 보았다. 편도선염초기란다. 목이 부어있고 가래도 많이 차있단다. 연우양은 콧물이 많이 넘어가서 코도 뺐다. 며칠째 연우양, 보배님 컨디션 저조의 밤을 보내느라 나도 목이 칼칼하다. 시판 감기약을 달라해서 먹었다.

다 내탓인가 싶다. 컨디션이 나빠지면서 마음을 조금 놓았을 뿐인데 아버님도, 연우양도, 보배님도 줄줄이 사탕으로 아프다. 문제가 있으면 늘 그래왔던 것처럼, 습관처럼 나를 쥐어박고 있다. 그만하자. 하등 좋을 것이 없다.
긍정을 선택하자. 모두들 이 기회에 몸추스리고 추운 겨울 맞기위해 준비하는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자.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0.22 00:43:49 *.161.178.233
내게 의미있는 일이 타인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누구나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집중하면서 사는 거다. 나도 그렇고 타인도 그렇고, 사람이란 그렇다.
그래서 결국 어느 한순간도 홀로서기가 아닌 때가 없는 거다.
그래도 좀 쓸쓸해진다. 몸이 쓸쓸한 걸까? 마음이 쓸쓸한 걸까?
마음은 바쁜데 눈치도 없이 덩그러니 자리잡고 다가오는 쓸쓸함...이런 거 참 싫으네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고 이렇다저렇다 궁시렁 거리는 것은 참으로 비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만 궁시렁거리고 할 일이나 하셔~그럴 시간도 없으시쟎어?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ㅎㅎ 잠이 부족하니 다중이가 판을 치는군...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0.24 00:31:37 *.161.178.233
49일차 - 10월23일(일)

활동 없음

갈 길이 바쁜데 나는 또 언저리를 헤매고 있다. 이렇게 또...
뭔가 소중한 것을 잊고 있었다. 내가 새벽에 이렇게 뭔가를 하겠다고 핏대를 세우면서 하는 것은 나와 내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뭔가 뜻있고 목표가 있는 것을 하겠다고 하고서는 정작 내가족은 행복한 걸까?
내 아이들은? 내 남편은? 내 부모님은? 정말 소중한 그들은 지금 어떤 모습인가?
낮에 시험 공부를 하려면 아이들이 방해?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내 입장에서 방해이지 그들에게는 당연한 거 아닌가? 낮에 그것도 휴일 낮에 엄마랑 놀지 도대체 무얼 한다고...
아이들에게 집중해주지도 못하고 공부도 못하고 그러면서 스트레스만 쌓여하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이건 아니다 싶다. 이건 아니다. 내가 원했던 모습은 이런게 아니다. 나의 내면이 좀더 채워져서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었는데 이건 아니다. 서방님에게도 부모님에게도 이건 아니다. 지금 나의 역활에 충실히 하면서 과외로 뭔가를 더하는 것이지 지금 내역할을 팽개치고 하자는 게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나는 어떤 모습인가?
시험공부한다고 주말에 병원에 계신 아버님께는 가보지도 않으면서...도대체 뭘 하자는 건지...회의가 몰려온다. 
잘 해내지도 못할 것을 억지쓰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모두에게 미안하다.
어쨋든 지금 할 건 하고 가자.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0.24 11:07:12 *.161.178.233
50일차 - 10월24일(월)

활동 시험응시(1:00~3:30), 교안리뷰(3:40~6:40)

발등에 불떨어졌다. 누웠다가 무거운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아예 일어났다. 한두과목만이라도 시험에 응시해야지 하는 생각이었다.  과목별 요약정리한 내용 중 키워드만 한번 쭉 훑고 시험에 응시했다. 사이버라 정리해놓은 내용을 참조해가면서 하니 속도가 붙는다. 연달아 4과목을 응시했다. 놀랍다. 이러고도 성적이 제대로 나올까 싶은 마음이 든다. 중간에 연우양이 깨서 자장자장 해서 잠든 것을 확인하고 다시 한과목을 응시하고 있는데 연우양이 또 깬다. 엄마가 없었다는 게 깊이 잠들지 못하게 한 모양이다. 시간설정이 되어있어 중간에 끊고 가기도 난감한 상황, 항상 그래왔듯 서방님이 흑기사로 나서주셨다. 새벽 세시에 연우양 띠메고 재워주셨다. 오늘부터 5일간 출장길에 오르는데, 안그래도 요즘 회사일에 아버님 병원에 집안 수리?에 바쁘고 피곤한데도 신경쓰지말고 얼른 시험보라고 한다. 고맙고 또 미안하다. 서방님에게는 늘 이런 이중적인 마음이다. 마음은 그런데, 좀 잘해야하는데 막상 행동으로 표출되는 것은 그것도 아니고...그래서 더 미안하고...내가 너무 이기적인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암튼 그래서 5과목을 밤을 새워서 쭉 훑어주셨다. 남은 이틀동안 1과목만 더 응시하면 된다.

아침시간에 남은 과목의 5주차까지를 리뷰하고 있으려니 머리가 멍해져온다. 당연하지. 근래들어 공부한다고 밤새워본 적이, 아니 뭘한다고 밤을 새워본 적이 있었어야 말이지. 보배님들이 아파도 잠깐잠깐 잠들기는 했으니까. 한시간이라도 들어가 자라신다. 이럴 땐 너무 말 잘듣지. 서방님 출장가시는 것도 못보고 보배님기상시간까지 한시간을 쭉 잤다. 기분 나쁜 꿈도 하나 꾸었다. 차를 타고 가다가 잠깐 정차해 있는 사이 교통사고나는  순간을 보았는데 고개를 돌리고서 사고 이후 들려오는 소리들에 불안에 떨다가 깼다.

아침이 흐리다. 보배님 기상알람에 겨우 깼다. 나와보니 거실에 내놓았던 노트북도 노트도 볼펜들도 제자리에 정리가 되어있다. 출장가는 서방님이 정리까지 하고 나가신 모양이다. 중이염에 편도선염에 아직 항생제를 더 먹어야 하는 보배님들을 데리고 병원에 갔다가 보배님 체능단 넣어주고 오니 10시가 넘었다. 1시간 잔 것 치고는 아직은 상태가 괜찮다. 남은 2주분 교안리뷰하고 나면 오늘 밤엔 좀 여유롭게 응시할 수 있겠다.
그래도 마음의 부담이 좀 덜어지고 나니 어제처럼의 비관적인 생각은 조금은 덜해진 상태다. 역시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떤식로든 방어기제가 따라나서는 것 같다. 나의 방어기제는 투사? 아니면 합리화?
암튼 비겁한 나의 모습을 본다. 그래 이런 모습의 나도 나다. 이런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것도 내모습이다. 잘 달래가며 살아야지. 자꾸 쥐어박아서 미안하다. 잘 지내보자.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0.24 20:51:20 *.161.178.233
요즘 보배님과 힘겨루기 중이다. 유아사춘기라고 하던가? 뭐라고 해도 들은 척도 안하고, 들은 반응을 보이기는 하지만 청개구리 행동을 하고, 엊그제 백화점 쥬얼리코너에서는 금거북이를 사내라고 울고불고 했다. 왜 안되는지 얘기를 해도 이해가 안가는 투다. 이해가 안가겠지, 그게 당연하다. 언젠가 첫조카가 하는 말마다 왜?라고 반문해서 대답해주느라 머리에 지진났었는데 보배님의 왜? 수준은 도를 넘어선다. 설명을 해줘도 그러니까 왜?한다. 이해가 안되었다는 거지. 무슨 행동을 하면서 엄마 간을 보는 것도 선수가 되어간다.

오늘 저녁 얘기를 하다보니 자기가 잘못한거보다 더 많이 혼나서 서럽단다(보배님 표현으로는 슬프다고 했다) 아마 슬픈 정도가 아니라 서러웠나보다. 서러운 울음을 운다. 요즘 연우양에게 집적거리고 밀치고 하는 행동이 심해져서 혼을 좀 냈더니 더 그런거 같다. 안그래도 연우만 이뻐한다고, 연우만 안아준다고 불만이었는데 연우 괴롭힌다고 혼까지나니 오죽했을까...신경을 쓴다고 쓰는데도 엄마의 사랑이 늘 고픈가보다. 그래도 안되는건 안되는거지.
연우양도 보배님도 몇차례의 울음바다를 지나서 이른 저녁잠에 들었다. 흠...나는 좋은 엄마는 아닌가보다.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따뜻한 말로 잘못을 뉘우치게 하는 엄마이고 싶은데 그런 상황만 되면 방아쇠 말이 절로 툭! 튀어나가니말이다. 내 안에도 분명히 있을 품어주는 에너지는 어떻게 찾아내서 길러줘야하나...잘 좀 하자!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0.25 06:23:38 *.161.178.233
51일차 - 10월25일(화)

활동 시험응시(4:20~5:00), 학습활동(5:10~6:20)

마지막 한과목 시험이 끝났다. 아! 홀가분하다. 어제 나머지부분을 리뷰하고 마음이 여유로와지기는 했다. 이젠 홀가분한 기분이다. 보배님들도 왠일로 안깨고 잘 주무셔주시니 고맙다. 거실에 나와 앉아 있으려니 한기가 든다. 시험을 마치고 아직 못한 학습활동을 해서 게시판에 올렸다. 제때제때 해야하는 데 2주분이 밀렸었다. 뭔가 주제가 나오면 바로바로 대응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아직 갈길이 멀다. 시험도 끝내고 한기도 들고 하니 따끈하게 샤워나 한판 하셔야겠다.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0.26 06:55:32 *.161.178.233
52일차 - 10월26일(수)

활동 없음

며칠 공부한다고, 시험본다고 새벽에 깬 연우양에게 바로바로 대응해 주지 못했더니 오늘은 깨서 잠들지 못한다. 엄마가 옆에 있는데도 자꾸 옷깃을 붙들기도 하고 엄마 팔베게를 하기도 하고 엄마와 장롱사이를 뒹굴뒹굴하면서 일어났다 누웠다를 한다. 토닥토닥해주고 부채도 부쳐주고...한시간도 더 지나 겨우 잠들었다.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0.27 07:59:09 *.161.178.233
53일차 -10월27일(목)

활동 강의수강(4:55~7:20)

강의 듣고 있는데 연우양 소리가 나서 들어가보니 어두운데 일어나 앉아있다. 데리고 나와서 안고 강의를 듣는다. 1시간도 넘게 장난감 가지고 놀고 쭈도 먹고 강의 화면도 보고 하더니 졸린지 낑낑거린다. 재웠더니 세상모르고 다시 잠들었다. 이번엔 보배님, 엄마~ 불러서 들어가서 안아주고 엄마공부하고 있으니까 자~ 했더니 보배님 왈, 엄마도 자~ 한다.ㅎ 잠깐 옆에 누웠다 다시 나왔다.
일찍 재웠는데도 새벽에 여러번씩 깨더니 아침이 늦다. 다 나았는지 진료하러 병원도 가야하는데...정작 깨우러가야하는 나조차도 지금은 졸립다...
맞다! 오늘은 아버님 퇴원하시는 날이다. 이 생각이 드니 정신이 바짝든다. 얼렁얼렁 할 일하고 병원에 다녀와야지...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0.27 22:51:34 *.161.178.233
뭐 다른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목욕하고 보배님들과 잠자리에서 같이 뒹굴뒹굴하다가 엄마 노래 불러달라길래 시월의 어느 멋진날에 를 흥얼거리다가 자연스럽게 유리상자의 난 행복합니다 로 흘렀다. 보배님이 노래가 좋다며 자꾸 불러달래서 한참을 부르고 또 부르고 했다. 아빠가 결혼할 때 불러줬던 노래라고 영준이도 다음에 사랑하는 사람한테 꼭 불러줘~했더니 헤~ 웃는다. 노래 몇번 반복해서 불렀을 뿐인데 왠지 이 밤이 환해졌다. 오늘따라 출장간 서방님이 더 보고싶어지네~ㅎ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0.29 08:31:58 *.161.178.233
54일차 - 10월28일(금)

활동 강의수강(4:50~6:20)

신경써서 죽 좀 끓여보겠다고 새벽부터 부시럭거렸더니 보배님들이 둘 다 일어나서 아침부터 정신이 없다. 나름대로 맛이 배인 죽을 한그릇씩 뚝딱했다. 아버님 덕분에 보배님들이랑 내가 포식을 했다.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0.29 08:48:45 *.161.178.233
55일차 - 10월29일(토)

활동 없음

연우양 깬 핑계로 다시 누웠다가 잠들었다. 엊그제 웹서핑하다 늦게 잠들어서 4시간도 못잔데다 2주만에 단무도 수련을 다녀왔더니 몸이 가라앉는다. 역시 몸은 정직하다. 2주 수련 안했더니 동작하는데 몸이 후둘후둘 떨린다. 관장님이 왠 진동? 하시면서 웃을 정도였으니...참...
느즈막히 일어나서 보배님들과 노닥거린다. 둘이 잠깐 놀게 뒀더니 연우양이 운다. 가봐야지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0.31 05:03:25 *.161.178.233
56일차 - 10월30일(일)

활동 강의수강(4:45~5:50)

강의 시간을 확인하고 두과목을 함께 들어봐야지 하는 생각에 스피드를 1.5로 하고 듣는다. 일요일이라 늦잠자는 보배님들 덕에 언감생심 두과목 함께 들어볼 생각을 한거다. 스피드 1.5로 하니 굉장한 집중력이 요구된다. 잠깐 딴생각할 겨를이 없다. 왠걸, 한과목 다 끝나가는데 연우양의 호출이다. 이렇든 저렇든 두과목을 하루에 해치우는 것은 무리인듯 싶으네...같이 누웠다가 잠이 들었다. 중간에 서방님은 등산간다고 나가시고 보배님들과 해가 중천이 되도록 늘어지게 잤다.
어제 밤에 코막혀서 무호흡수면을 하던 보배님이 신경쓰여서 이렇게 저렇게 해보느라 잠을 설쳤더니 낮에도 보충 수면이 필요했다. 연우양 낮잠시간에 잠깐 또 동참했다.

오후에 한강가서 원반던지기도 하고 연도 날리고, 갑작스런 작은아버님내외분과 고모님의 방문으로 오래는 못있었지만, 그동안에 원반던지기 하다 넘어져서 보배님은 코피도 나고 엄마한테 업혀서 엥엥엥 거리면서 어리광도 부리고 했다.
어제 친정갔다가 엄마가 해주신 것을 떠올리며 첨으로 끓여본 조기매운탕(?)이 나름대로 맛나게 조리가 되어서 어르신들의 반가운 자리에 즉석 안주거리가 되어주었다. 생신이니 명절이니 그럴 때만 가끔 뵙다가 이렇게 번개로 뵈니 준비한 게 없어서 당황스럽기는하지만, 어쩌면 그런 핑계로 제대로 대접하지 못해도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하니 더욱 반갑고 감사하다. 하긴 미리 일정 알리고 오셨어도 워낙 살림솜씨가 일천해서 제대로 대접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ㅎ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0.31 06:46:53 *.161.178.233
57일차 - 10월31일(월)

활동 강의수강(5:00~6:35)

벌써 시월의 마지막날이다. 시간이 정말 빠르다. 우리 연우양 크는 것만 봐도 그렇지. 이젠 상에 기대서서 한참을 놀기도 하니 말이다. 서고 앉질 못해서 낑낑거리는게 오히려 귀엽다. 본인으로서는 괴롭겠지만...ㅎ
해가 눈에 띄게 짧아졌다. 날이 짧아지면 왠지 슬프다. 그렇다고 정작 더 집중적인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면서 괜히 마음만 그렇다. 월욜, 이번주도 잘 해보자, 아자!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1.02 06:39:09 *.161.178.233
58일차 - 11월1일(화)

활동 없음

11시가 다되어 귀가하고 2시가 다되도록 서방님과 이어진 막걸리자리에 아침이 버겁다. 얍실하게 출석문자를 남기고 다시 잠든다. 출근하는 서방님을 누워서 보고 보배님 기상시간까지 잤다. 취침이 늦었던 보배님들도 기상알람에도 끄떡없이 잔다. 이제 일어나야지~ 눈을 못뜬다. 얼레벌레 겨우 챙겨서 병원진료 갔다와서 등원시킨다. 보배님은 다 나아가는데 연우양은 삼사일 약을 더 먹어야한다. 징하게 오래도 간다. 태어나서 거의 처음 아픈 건데 확실히도 아파주신다. 보배님 약먹일 때면 자기도 뭔가 먹어야하는 줄 알고 약인지 뭔지도 모르고 욕심을 낸다. 하긴 약에 블랙엘더베리액인지를 타서 먹이니 쥬스같기도 하다. 지난 보름동안 하도 약국을 자주 드나드니까 약사분이 연우먹이라며 아들래미 먹이던 것을 나눠주셨다. 살짝 맛보니 약간 복분자즙같기고 하고 달큰한 맛이 난다. 그런류이지 싶다. 연우양~ 얼렁 좀 낫자~~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1.02 06:46:01 *.161.178.233
59일차 - 11월2일(수)

활동 강의수강(5:00~6:25)

스피드를 1.2로 해서 듣다가 1.5로 높여서 듣는다. 예전에는 1.5로 들으면 흐름을 놓치기도 했는데 좀 익숙해지는지 오늘은 좀 괜찮다싶다. 하긴 그날그날의 집중력에 차이가 있긴하다. 두시간 정해놓고도 연우양, 보배님이 호출하기라도 하면 오롯이 그시간을 통째로 쓰기가 쉽지 않아서 궁여지책으로 써 본 스피드높여듣기가 은근 효과적이기도 하다. 제시간에 맞춰 듣다보면 두시간이 훨씬 넘어갈 때도 있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할 때도 있기도 하고 말이다. 암튼 오늘 성적은 꽤 괜찮다. 다시 리뷰하는 시간까지 생겼다.^^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1.05 08:46:26 *.161.178.233
60일차 - 11월3일(목)

활동 없음

밤늦은 수련을 마치고 들어와 서방님과 막걸리 한잔 하고 잤더니 또 아침이 굼뜨다. 먹고 잤더니 몸도 찌뿌드하고... 밤늦게 먹고 자지 않아야겠다 싶다. 또 다시 불규칙해지는 일정으로 보배님의 아침도 가뿐하지 못하다. 안그래도 목욜,금욜이면 힘들어서 일어나기 싫어하는데 취침시간까지 늦어지니 일어나는 것이 더 어렵다. 리듬이 깨지지 않게 잘...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1.05 08:56:42 *.161.178.233
62일차 - 11월5일(토)

활동 강의수강(7:00~8:30)

며칠 따뜻한 봄날같은 날이 이어지더니 연우양의 목에 땀띠를 남겨놓았다. 다른 때는 그나마 괜찮은데 잠들때 자꾸 톡톡 쏘는지 낑낑거린다. 선풍기를 틀어줄 수도 없고 부채질을 해주느라 잠을 설친다. 깊은 수면을 며칠 취하지 못했더니 바로 몸의 반응이 온다. 입천정이 또 헐었다. 예전엔 코안이 헐더니 이젠 좀 피곤하면 입안이 헌다.
알람이 울리는 것을 끄고 다시 자고, 아침 여러번의 알람을 울리는 대로 끄고 다시 눕고 하다가 느즈막히 일어났다. 보배님들은 여전히 한밤중...서방님은 회사가시고 빨래를 돌려놓고 겨우 강의에 접속해서 듣는다. 여유있는 토욜 두과목을 해치워도 널널할텐데 오늘은 게으름피우느라 1과목도 겨우 끝냈다. 

바이오리듬에 이끌려다니지 말고 리듬을 이끌어가는 의식을 만들고 싶은데 쉽지 않다. 자꾸 늘어지는 것을 허락한다. 떨치고 일어나면 또 그렇게 되어지는 것을 알면서 그냥 늘어지게 놔둔다. 늘어지는 상태를 싫어하면서 몸이 편안한대로 내버려둔다. 선택하지 않는 것도 선택인거지. 껄,껄, 하지 말고 의식적으로라도 좀 다잡아보자~~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1.07 00:00:33 *.161.178.233
63일차 - 11월6일(일)

활동 강의수강(4:50~6:50)

강의시간을 따져보고 개중 짧은 두과목을 해치웠다. 스피드 1.5로 해두고 들었더니 집중하느라 눈을 찌푸리고 듣게 된다. 마음은 바쁘고 이렇게라도 해야한다. 워낙 빠르게 해놓고 듣다보니 입력되지 않는 내용을 더듬다보면 후루룩 다음순서를 놓치게 된다. 요약정리를 해가면서 듣는 것이 수월치않다. 시간을 또 마련해서 교안리뷰를 해야한다. 예습을 하고서 듣는 것도 아닌데다 생소한 용어들이 나오기도 하니 쉽지 않은게 당연하다. 생의 어느 순간처럼 들으면 척척 기억되던 그 때가 아니기도 하고(그런 때가 있긴 했었나? 아스라하다), 이젠 좀 더, 아니 많이 더 노력해야 머리에 남으니 두번,세번 익숙해질 때까지 보고 또 보고 하는 것이 지금의 내게 맞다.

낙엽거리가 멋드러지게 펼쳐진 어린이대공원에 갔다가 보배님이랑 낙타도 타고 청계천 등축제도 다녀오고 사진깨나 찍어대서 정리해야하는데 또 미루고 있다. 연우양 돌준비도 담주내에는 대충 윤곽은 잡아서 예약진행해야하고 생일맞는 보배님 사진책도 편집해서 인쇄의뢰해야하고 생일보드도 준비해야하는데 암것도 안하고 있다. 담주 한가한 낮에 탱자탱자 놀지말고 리스트업해서 한가지씩 마무리지어야지. 그러고보니 벌써 12월이 코앞이네.

장난감 잡고 일어서서 놀다가 앉질못해서 낑낑거리는 연우양을 안아 앉힌다. 몸은 퉁실해도 좀 굼떠보여도 꽤 활동적인 연우양이다. 누구에게나 잘 웃어주고 특히나 엄마에게 환호하며 웃어주는 연우양 덕에 좀 더 웃게 되어서 좋다. 요즘 보배님은 어찌나 멋진 척을 하는지 눈이 실 정도다. 올라가지도 않는 발을 툭,툭 앞으로 던지며 퇴법이라고 한다. 표정이랑 제스츄어만으로는 제법인 것 같기도 하지만 정작 제동작이 나오지는 않는다.ㅎ 그래도 와~ 멋지다~ 환호해주면 좋아라 헤~웃는다. 며칠전 한강고수부지에서 원반던지기 할 때도 포즈만으로는 수십미터 날아갈듯했지만 제키만큼이나 갔을까 코앞에 톡 떨어지기 일쑤고...여하튼 엄청 멋진 척에 빠지셨다. 하지만 삐지기도 잘하고 울기도 잘하는 아직은 사랑이 더 많이 필요한 아기다. 가끔은 그걸 잊고 의젖한 오빠이길 요구했다가 오히려 한방 먹기도 한다.

보배님들 데리고 다닐 때면 보는 사람들 누구나 내게 "좋~을 때"라 말한다. 그 좋은 때를 정말 좋은 때로 잘 보내도록 해야지. 그래, 지금이 좋은 때다. 지금이 더없이 행복한 때다. 두 보배님의 온전한 사랑을 받는, 정말로 행복한 때다.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1.07 22:28:53 *.161.178.233
64일차 - 11월7일(월)

활동 없음

윤정님께 출석문자를 날리고 꼬물거리는 연우양 옆에 다시 누웠다. 보배님 기상시간이 되도록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한다.
오전 일정이 따로 없는 오늘, 계획했던 일은 제쳐두고 강의수강을 한다. 어차피 낼 아침엔 시스템 정기점검이라 다른활동을 해야하니...(왜 좀 더 이른시간에 하지 않고 딱 내 활동 시간인 5~7시에 점검을 하는 것인지 원...)의식도 몸도 자꾸 늘어지고 귀찮아진다. 자꾸 군것질거리를 찾고 있다. 하루종일 뭔가를 입에 집어넣고 있다. 이러다가는 완전 돼지되겠다.
나, 스트레스 받고 있나? 어떤 것으로? 자꾸 핑계댈 생각만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비겁해지지 마라. 그냥 맞서서 귀차니즘과 게으름을 물리쳐라. 스트레스니 바이오리듬이니 하면서 핑계대지 말고 말이다!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1.09 07:45:59 *.161.178.233
66일차 - 11월9일(수)

활동 동영상시청(2:00~50), 1000배(3:00~6:20)

1000배를 해보라는 뇌호흡 원장님의 문자에 새벽에 깨서 시작한 1000배, 겨우겨우 해냈다. 무릎도 허리도 욱신거리고 다리가 후들거린다. 누구는 매일매일 300배를 하네 600배를 하네 하는데 100배도 겨우 하다 중단한 나로서는 1000배는 거의 절벽처럼 느껴지던게 사실이다. 언젠가 한번은 도전해보리라 마음만 먹었을 뿐이었다. 작정하지 않고 시작한 게 오히려 잘 되었던 것 같다. 한배한배 하다보니 어느새 되었다. 중간에 쉬다가 포기할까도 몇번 생각했지만, 연우양도 깨고 보배님도 깨서 재우느라 왔다갔다해야 해서 그만 둘까 싶었지만 다시 나와서 이어서 채워나갔다. 정기적으로 3000배를 한다던 수희향님이 떠오른다. 자연스런 연상이지 싶다.
어쨋든 생각보다 오래걸려 1000배를 채울 수 있었고 마지막의 103배는 서방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무언가를 같이 할 수 있다는 것, 참 행복한 것 같다.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1.11 00:11:46 *.161.178.233
67일차 - 11월10일(목)

활동 새벽활동없음, 낮시간에 강의수강, 저녁<언니의 독설>저자 강연회

전날 1시반경 일어나서 밤을 지새웠고 그리고도 12시가 넘어 잠들었더니 알람끄고 잠드는 것이 자연스럽다. 안쓰던 근육들을 써서인지 허벅지근육과 고관절이 뻐근하다. 계단을 오르내릴때마다 뻑적지근한 느낌이 있다. 뭉친 근육을 풀어볼 요량으로 잠깐 몇 배의 절을 했는데 무릎의 통증으로 중단했다.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의 <언니의 독설>저자 김미경씨의 강연회는 유쾌,통쾌,상쾌했다. 그렇게 맛깔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녀의 말솜씨에, 내공에 감탄했다. 참 솔직담백한 그녀가, 행복도 우기면 행복이 된다는 그녀가 부럽다. 원래는 보배님 뇌호흡수업 끝나고 센터에서 저녁먹고 놀고 싶을 때까지 놀아보자했었는데 서방님의 급작스런 강연회 권유로 계획이 수정되었다. 차가 수리중이기도 해서 두보배님을 데리고 지하철타고 이동해서 서방님 만나서 택시타고 연대정문에서 나만 내리고 서방님과 보배님은 친정으로...귀찮기도 번거롭기도 한 마음에 서방님께 오히려 당신이 다녀오시는게 어떻겠냐고 했지만, 막상 강연회를 마치고 나니 유후! 안왔으면 어쩔뻔했어~ 싶다.

이런저런 강연회며 공부꺼리를 알아와서 내앞에 들이대는 서방님이 고맙다. 가끔은 정말 귀찮고 싫을 때도 있다. 그래서 버럭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권유해준 것들의 열에 아홉에는 포옥 빠져들고나서 멋쩍은 고마움을 전한다. 그렇게 짜증내고 할 때 들이대는 걸 멈춰버렸었더라면 어땠을까.
저자 강연회서의 말처럼 -부부는 부모다 - 서로를 성장시키는 관계가 되는 게 가장 이상적인 부부관계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면에서도 난 정말 결혼하나는 잘한 듯 싶다. 고맙고 감사하다. 내가 변덕스러워 그렇지 지나고보면 서방님 얘기 듣길 잘했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으니까...
이시점에서 나는 어떤 아내인가 반성이 된다. 좀 더 징징거리지 않고 좀 더 자기주도적이며 좀 더 자가발전적인 그리고 좀 더 수용적인 태도와 역지사지의 의식전환이 요구된다. 좀 더 상호발전적인 관계가 될 수 있도록...잘 해보자, 화이팅!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1.12 07:02:54 *.161.178.233
69일차 - 11월12일(토)

활동 강의수강(5:10~7:00)

어제 오늘은 완전! ADHD 증상이 제궤도에 오르는 듯하다. 한일도 없이 충전중에도 바데리수치가 떨어지는 이상상태의 내 핸드폰 상태와 닮아있다. 월욜에는 애니콜센터에 가봐야겠다. 핸드폰은 문제가 생기면 수리를 하면되는데 나의 상태는 어떻게 해야 되나? 별일도 없는데 왜 강의에 집중하지 못하고 강의도중에 이일저일을 끌어와서 같이 해대고 있는 것인지...

며칠째, 며칠째라고 하기에는 좀 오래~, 연우양의 새벽기상이 부담스럽다. 하긴 연우양의 입장에서 봐도 엄마의 새벽기상은 불안한 요인이 되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인지 4시가 조금 넘어서면 뒤척거리기 시작해서 한동안을 엄마지키기에 여념이 없다. 엄마가 자리를 비우지 않고 계속 자는 듯하면 안심하고 잠이 들지만, 일어나려고 준비하는 느낌이 있으면 영락없이 깨서 낑낑거린다. 오늘도 거의 한시간을 수유도 하고 부채도 부쳐주고 안아서 토닥거려도 주고 했지만 결국은 깨서 한참을 엄마랑 강의를 함께 듣다가 아빠의 등에서 겨우 다시 잠들었다.

수강하는 시간만이라도 집중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방해요인이 해결이 되어도 이렇게 자체적인 문제로 집중을 하질 못하고 있으니 원...ㅉㅉ 이렇게 하면 두배세배의 시간이 걸리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1.14 09:52:12 *.161.178.233
70일차 - 11월13일(일)

활동 없음

피곤하기도하고 연우양 핑계를 대며 늘어지게 잤다. 자고 일어나니 어제 돌려놓고 잔 세탁물도 세탁기에 그대로 거실은 온통 난장판이다. 돼지우리가 따로 없다. 여덟시가 넘어 일어나서 겨우 쌀씻어서 밥하고 오뎅국 끓이고 야채몇가지 볶아내고 늦은 아침을 먹는다. 먹는 것에 무한 호기심의 연우양은 1등으로 뚝딱 아침을 해치우셨다. 밥도 잘먹고 쭈쭈도 잘 먹고, 이유식을 하면 살이 빠진다는 데 연우양은 그럴 기미가 전혀 없다. 그래도 안으면 퐁신퐁신한 몸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쌀찔 걱정을 잊어버리게 하곤 한다.
ㅎ 활동을 제대로 안하면 맨 딴소리만 하게 된다더니 정말 그렇군...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1.16 10:17:21 *.193.54.88
73일차 - 11월16일(수)

활동 없음

요며칠상태로라면 왜 300일을 시작했을까 싶다. 아니지 잠깐 쉬어가더라도 계속 가면 되니 됐다 싶기도 하다. 어쨋든 이번 300일은 아침 활동의 성실도 면에서 보면 낙제점을 벌써 초과했다. 이핑계저핑계를 대기도 하고 어느날 회복된 듯했다가 다시 슬럼프에 빠지기를 부지기로 하고 있다. 회복탄력성이라고 했던가, 나의 회복탄력성은 늘어난 고무줄마냥 돌아오기에 마냥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그나마 단무도 수련을 계속하는게 유지하는 힘이 되고 있다. 지금 내주변의 모습이 내상태를 나타낸다더니 맞다. 정리도 안되고 어수선하다. 마음도 몸도 산뜻하게 정리좀 하고 다시 뛰어보자!

연우양이 휴대폰을 빨아대더니 급기야 충전이 안되서 애니콜센터에 와서 수리를 맡겨놓고 기다리는 동안 밀린 일지를 적는다. 이런 것도 꽤 신선한 것 같다.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1.18 23:44:45 *.161.178.233
75일차 - 11월18일(금)

활동 강의수강

뭔가 자극을 받더라도 자고나면 말짱 도루묵이다.ㅠ 자극의 반응수준이 거의 물고기다. 언제 자극이 있긴있었어? 참... 강의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수련에도 열심이지 않다. 그렇다고 보배님들에게 더 잘해주는 것도 아니고...무엇하나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 없이 에너지만 질질 흘리고 있다. 이상적인 모습과 실제의 내모습의 엄청난 갭에, 노력해도 자꾸만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에, 자기기만에 빠지는 것만 같아서, 자꾸 기운이 쑥 빠진다.
워쩔껴???누가 대신 해 줄 수 있는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기에 마음만 더 무겁다. 힘 쫌 내자!!! 왜 자꾸 힘을 놓고 있는건데??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1.19 07:01:38 *.161.178.233
76일차 - 11월19일(토)

활동 강의수강

모냥만 강의수강을 한다. 마음은 저편에 있다. 강의를 켜놓고 계속 딴생각 중이다. 뭐라고 하는지 아예 들리지 않는다. 오프라인이었다면 분필 여러대 맞을 폼이다. 완전 멍때리고 있는 것처럼 보일터이다.

요즈음의, 아니 300일 재도전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찾아오는 이 권태로움과 나태의 이유를 묻는다. 어떻게 헤쳐나가야할지를 생각한다. 그저 하면 되는 것을 그것을 못하고 있다. 그냥 한다는 이들의 내공이 부럽다. 우이씨~, 부러워만 말고 지발 좀 그렇게 하란 말이다. 내 안의 원동력에 다시 불붙여야한다.
두려움때문이다. 아직 제대로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헤매고 있다. 그래서 활동이 즐겁지 못하다. 즐겁지 못한 활동이다보니 자꾸 핑계가 붙고 제대로 안하고, 하기 싫고, 안하고, 그러면서도 마음은 마음대로 무겁고 불만과 변명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누가 하라도 등떠미는 것도 아니고 지좋아서 한다고 나서놓고서는...정말 하고 싶은, 해야 하는 일이라고 느끼고 있는거냐? 억지로 말고, 용써서 말고 즐거이, 기꺼이 할 일이 맞는 거냐? 주변의 소리에 쉽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그렇게 깊은 거냐?
이제와서 잘 모르겠다고...그런 무책임한 소리는 하지마라. 두려워 피해가는 주변인으로 말고 피튀기더라도 두려움에 맞서서 주인으로 살란 말이다!!!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1.21 12:34:24 *.161.178.233
77일차 - 11월20일(일)

진검베기수련을 위해 안동의 무림원을 찾았다. 보배님의 강력한 항의 - 이제는 절대 안오겠단다, 엄마아빠 수련들어가고 밤되서 방갈로방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졸린 연우는 무림원이 떠나가라 울어대고 돌봐주시는 부관장님이 좋기는해도 아주 편하지는 않아서 피곤하고 싫은 표현도 못하겠고...3시간 정도 진행된 밤수련때 아주 싫은 기분이었었나보다 - 에 마음이 좀 무겁기는 했지만 내 안에 자리잡혀 있던 막연한 두려움과 잘못된 고정관념들을 깨주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진검으로 대나무를 척척 베어내는 것은 시커먼 도복에, 찌릿한 광선이 나올 것 같은, 눈빛조차 다른 고수들만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번득이는 칼날도 좀 무섭기도 했고 무게감에서 오는 위압감이 만만치 않았다. 대나무가 베어지지 않는 것은 별개로 하더라도 혹시나 그 예리한 칼날에 다치지는 않을까 두려움이 있었다. 
아침수련시간, 바로 진검베기에 돌입했다. 난, 아직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데...망설임과 두려움, 조마조마한 마음에 아직은...하고 있는데 검을 쥐어준다. 어머니나! 검선잡기 할 때도 잘 그려지지 않았는데...이걸 우짜지? 어쩔 수 없다면 부딪혀야지. 숨을 고르고 연습했던 자세를 떠올리면서...
턱! 와~ 대나무가 베어졌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다. 순간, 어라? 너무 쉬운거 아냐? 왠지 모르게 긴장이 확 풀린다.  오전 내내 이어진 진검베기, 하지만 처음 경험과는 달리 역시 집중이 되어진 상태에서만 대나무가 베어졌다. 잠깐 다른 생각이 들어가면 여지없이 퍽! 대나무찍기를 해댔다.

어쩌면 억지춘향으로 따라왔을 서방님도 꽤 즐기는 것 같다. 대나무가 베어질 때의 쌈빡한, 아니 앗싸리?한 그 느낌이 어찌 좋지 않겠나? 특히나 어렸을 때부터 칼싸움이니 하면서 한번은 꿈꿔봤을 진검베기를 직접하고 있으니 좋기도 하겠다. 완전 집중, 집중이다.

이 집중상태를 일상으로 가져올 수만 있다면 뭐라도 하겠다 싶다. 대나무를 베어내면서 나를 옭아매고 있는 잘못된 신념들, 꼬인 감정들, 싫은 습관들, 앞으로 나가고 싶은 나를 주저앉히는 것들을 다 베어내고 싶었다. 그럴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었다. 그러고 싶은 마음을 가졌다면 그렇게만 하면 된다. 그렇게 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될 수 없는거다. 답은 정말 단순하다. 원하는 모습으로 살면된다. 아닌 모습으로 살면서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 해봐야 아닌 모습인거다. 쉬운 답을 실천하기가 어렵다는게 문제다. 이핑계저핑계 대면서 안하니 문제다. 머리속에 이상적인 모습이 있긴한데 그 모습이 되기위해서 치러야할 고통?은 싫고...이상적인 모습에 대한 욕심도 못버리고...그래서 번뇌에 쌓이고...그러다 무기력해지고...당연한 결과다. 한꺼번에 너무 많이 바라지말자. 아주 조그만 거라도 하나씩 하나씩 해보자. 눈에 안보일만큼 변하더라도 세월이 쌓이면, 지속만 할 수 있다면 변화는 분명 올거다. 언젠가는 그모습으로의 내가 있을거다. 말로만 생각으로만 하지말고 움직이자. 못할 이유가 무언가?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1.22 00:15:44 *.161.178.233
78일차 - 11월21일(월)

성공과 완성, 능력있는 사람, 감각이 깨인 사람, 영혼이 원하는 삶, BOS, 뇌교육...
무한한 창조력과 가능성, 내안의 신성...
다시 생각하기...머리로 말고 가슴으로...
내가 알고 있는 나는 환상인가 실체인가, 나는 나로부터 자유로운가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1.22 15:05:57 *.161.178.233
79일차 - 11월22일(화)

태어나고 죽는다는 것, 육체를 빌어 태어나서 어떤 목적을 이루고 떠날 것인가
이 육체가 허락해주는 시간에 나는 무엇을 이룰 것인가
내 몸에 감사하고 더 소중히 여겨주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내 영혼과 잘 부합해서 더 밝고 높은 삶을 살아가주기를...
참 많은 것들이 감사하다. 이렇게 매일 귀차니즘과 권태와 짜증스러움에도 놓아버리지 않고 근근히라도 버텨주고 있는 것도 고맙다.
힘빼고 살자, 수련할 때만 힘 빼려 노력하지 말고 삶 속에서 힘빼고 바른 자세만 유지하고 살자.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1.28 07:25:38 *.161.178.233
85일차 - 11월28일(월)

활동 강의수강(5:05~7:20)

단군일지를 쓰고 싶지 않았다. 아예 출석조차 하지 않았다. 위선인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런식의 새벽기상도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은 부정적인 생각도 일었다. 그동안의 일상도 뒤죽박죽이다. 표면상으로는 별반 차이없어보이지만 나의 내면은 엉킨 실타래처럼, 늘어난 고무줄처럼 헝클어지고 늘어져있다. 강의를 들으며 건조대에 수북했던 빨래를 갠다. 당연 집중력 떨어진다. 아침 첫비행기로 출장을 떠나는 서방님이 왔다갔다하고 이것저것 챙기는 것에도 신경이 분산된다. 하나하나 대응하고 강의를 듣다말다한다. 일상이 그런투다. 집중하지 못하고 이것에도 저것에도 만족스럽지못하다.
그게 다 니 할 탓이쟎아 또 힐난의 눈이 쏘아댄다. 그래, 알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쉽지않다고...
맨날 그 말이냐? 이젠 뭔가 다른 이유를 댈만도 하쟎아 맨날 그 핑계 지겹지도 않냐? ㅠㅠ

결국 내가 일어서야 한다는 것을 안다. 애쓰고 애써도 내가 조절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 버거운 이유 중 하나다.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1.29 00:00:54 *.161.178.233
김장해놓았으니 다녀가라는 엄마의 전화를 받고 친정에 들렀다. 김장김치에 순무김치, 갓김치, 동치미까지 풀세트로 준비해놓으셨다. 집에 와 정리해보니 김장김치만으로도 김치통2개가 넘는다. 김치냉장고 한칸이 꽉 들어찼다. 이번겨울엔 이것으로 넉넉히 보낼 수 있겠다. 지지난주부터 시작된 엄마의 김장은 오늘로 막을 내렸다. 장장 보름간에 걸쳐서 시골 남동생네와 외할머니댁의 김장과 우리집, 오빠네, 여동생네 그리고 가장 큰 규모인 교회의 김장까지를 진두지휘^^하셨다. 선천적으로 약간의 심장기형이 있어 오래 서있으면 다리가 심하게 부어서 잠들기도 힘들어하는 엄마는, 이럴 때 보면 초인의 힘을 발휘하는 것같다. 엄마란 그런 존재인가? 김치가득한상에 밥한그릇 뚝딱하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흐뭇해하는 엄마를 보며 새삼스레 고마움과 죄송함이 밀려온다.

서방님이랑 잠깐 통화하면서 연우는 좋겠네~ 나중에 엄마가 그렇게 챙겨줄거아냐~ 하는데 마음이 콕 찔렸다. 나도 그런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우리 엄마처럼 그런 엄마가 될 수 있을까? 무한정 퍼주고도 또 퍼주는 울 엄마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아직 모자라기만한 미숙하기만한 나는 그저 웃었다.

출석부를 보니 출석실패일이 20일을 꽉 채웠다. 머리속에 반짝 빨간불이 들어왔다. 나머지 날들을 잘 채워갈 수 있을까? 이렇게라도 억지스럽게 에너지를 쥐어 짤 명분을 얻는다. 이런데도 그저 늘어져 있을테야? 글쎄, 지고 싶진 않을테니 어떻게든 해 내겠지...이거 뭐 너무 초연한 척 하는 거 아냐?ㅋㅋ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1.29 07:30:20 *.161.178.233
86일차 - 11월29일(화)

활동 강의수강(5:00~7:25)

몰아칠래니 역시 버겁다. 잠시 후회가 올라왔지만 지나간 것은 손쓸 수 없기에 쓸데없는 짓은 그만하기로 한다. 이제부터라도 잘 하면 된다. 마감임박형이라더니 막바지에 에너지를 몰아쓰고 있다. 어~하고 정신놓고있는 사이 퀴즈응시기한도 놓쳐버렸고 수강하려했던 계절학기 수강신청기한도 넘겨버렸다. 또 아쉬운 부탁을 하게 생겼다.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해보긴해야지. 너무 넋을 놓고 있었나보다. 주섬주섬 정신차리려니 또 넘 무겁다. 억지로라도 일으켜야한다. 이대로 부정적인 생각과 무기력의 진흙늪에 계속 빠져있을 순 없다.
이상하게 뭔가 하려하면서 오히려 무기력해지는 것을 본다. 도대체 이 뒷덜미잡는 느낌은 어디서 오는 걸까? 산뜻하게 헤쳐나가지 못하고 이리저리 질질 에너지를 흘려대고 있다. 토탈에너지파워를 집중된 곳에 쓰지 못하고 있다. 서방님말대로 정리력의 문제일까? 암튼, 힘내고 잘해보자!

내가 갖고 있는 비합리적인 신념은? 내가 갖고있는 잘못된 절대적이고 당위적인 생각은?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1.30 13:50:25 *.161.178.233
87일차 - 11월30일(수)

안자려는 보배님을 재우려다 같이 잠들었다. 깨니 새로 한시반, 거실 불도 켜있고 컴도 아직 구동중이다. 하던 작업을 마무리하고 다시 자러 들어가려다 발길을 돌린다. 오늘은 보배님의 생일, 아무것도, 밥지을 쌀조차도 씻어놓지 않고 잠들었었다. 불고기야채를 채썰다 대충 냉장고에 넣어놓았어서 썰다남은 양파가 덩그러니 도마위에 올려져있다. 그냥 대충 해놓고 강의를 듣는게 낫겠다 싶어서 남들 다자는 고요한 시간에 부산을 떤다.
조용한 시간에 뭔가에 몰두해 있는 느낌, 참 오랫만이다 싶다. 보배님을 낳았던 그 때를 생각한다. 그 때의 설레임과 기다림을 생각한다. 더 잘해야겠다. 그렇게 서방님을, 나를 낳았을 어머님을, 엄마를, 그리고 수많은 엄마들을 생각한다. 생일이라는 이름 뒤에 묻힌 엄마들의 수고로움, 정성, 사랑을 생각한다. 그녀들이 겪어왔을 수많은 상황과 시간들을 생각한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조금씩 철이 들어가나보다. 이런 시간들이 쌓이다보면 어느결에 정말 이름에 걸맞는 엄마라는 존재가 되어가겠지. 잘 진화하고 싶다.

밤새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그 소리를 들으며, 나처럼 타고난 솜씨있는 사람이 아닌 사람은 역시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함을 다시금 깨닫는다. 서너가지 음식을 했을 뿐인데 벌써 기상시간이다. 연우양의 호출도 이어진다. 다 나아가던 감기가 다시 진행이 되는지 밤새 컹컹거리며 기침을 해댄다. 
출첵을 하고 연우양을 재우러 들어갔다가 옆에 누워 잠들어버렸다. 이젠 누우면 바로 잠드는 시스템으로 바뀌어가는 것 같다.  보배님 기상알람도 못듣고 자다 늦게사 일어나서 미역국에 밥말아서 연우양과 보배님 몇숟가락 후루룩 마시듯 먹고 집을 나섰다. 그사이 어머님의 고씨대주 고영준이 생일이랍니다. 명복을 주시고....기원이 이어진다. 보배님은 밥은 조금만 먹고 케익 많이 먹겠단다. 케익은 아빠 출장에서 돌아오시는 저녁에 먹자~ 하고 겨우 달랬다. 엄마랑 연우양이 내내 생일축하노래를 부르고 또 부르고 박수치고 해서 신이 나는지 등원하는 발걸음이 흥겹다. 좀 더 잘해야지. 조바심치지말고 좀 더 편안해져야지. 애쓰지말고 좀 더 즐거워져야지.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2.01 23:39:08 *.161.178.233
88일차 - 12월1일(목)

활동 강의수강

강의2교시 수강 중 교안화면에 에러가 났다. 동영상은 계속 진행되는데 교안이 사라졌다. 껐다 다시 들어갔더니 아예 연결이 안된다. 낼은 또 시스템 점검이라 강의를 들을 수가 없는데 거참 대략난감하다. 마감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정서의 이해 과제로 주어진 <공감의 뿌리>를 검색한다. 이런 교육 프로그램이 있구나~
한달에 한번 생후 2~4개월의 아기와 부모를 교육현장에 초대한다. 아기가 성장해나가며 부모와, 세상과 소통하는 것을 보며 아이들의 감성과 공감능력을 키우는 심리교육프로그램이다. 사랑스러운데다 위협적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아기는 아무리 문제아라도 소통의 공간으로 끌어올 수 있고, 갓난 아기의 이런 감정 교감을 통해 학생들이 숨겨져 있는 자신의 따뜻한 감성을 발견하게 되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언젠가 누구에겐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런 비슷한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니면 책에서 읽었거나...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사랑이 무조건적 사랑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온전한 사랑은 갓난 아기때 엄마를 향한 사랑이라고, 무조건적 사랑이라고, 내적 트라우마가 있는 부모들은 이 시기에 갓난아기의 온전한 사랑을 받으며 치유하는 경험을 하게 될 수 있다고, 바른 부모로서의 변환이 이루어질 때 말이다. 그러고보면 정말 그렇지싶다. 보배님때도 연우양도 정말 무조건적인 사랑을, 온전히 엄마에게 의지한다. 이 때 제대로 부모로서의 이행이 이루어져야 할텐데 말이다. 신통방통한 보배님들을 보면서 나도 신통방통해져야 될텐데 말이다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2.04 06:30:12 *.161.178.233
91일차 - 12월4일(일)

활동 강의수강

아빠의 기일을 맞아 모든 자손들이 모였다. 추도예배를 드리고 근처 온천물이 나온다는 찜질방에 들러 찜질도 하고 집에 오니 12시가 넘었다. 마감임박이 되니 바짝 긴장했나보다. 다른 때 같았으면 알람이 울려도 끄고 대충 뒹굴뒹굴하다 잠들었을텐데 일어나진다. 마지막 주차 강의들을 들어야하고 제대로 출첵이 되었는지도 확인해야하고  과제제출도 해야하고 학습활동 빠진게 있는지도 챙겨보아야한다. 어~하고 있다가 마감일자를 잘못 알아서 응시시기를 놓치기도 하고 그날 대충 얼버무려 과제제출을 하기도 하고 허둥지둥했었다. 바짝 정신차리고 임해야한다. 마지막 주차다. 마음의 고삐를 놓치지 말아야 이제껏 그나마 애써온 것들에 결실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2.12 04:55:00 *.161.178.233
99일차 - 12월12일(월)

활동 기말고사 응시

사이버대의 마지막 주차다. 겨우 강의 리뷰를 마치고 기말고사에 응시했다. 화욜까지 6과목 응시해야하는데 한과목은 아직 리뷰도 안한 상태다. 오늘과 내일 아침까지는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것에 비하면 그럭저럭 치뤄냈다. 성적이 나와봐야 알 일이지만...
며칠째 연우양의 콧물감기가 극성을 부리더니 피곤했었는지 진화된 형태로 옮아졌다. 머리도 지끈거리고 온몸이 욱씬거린다. 토욜 일욜 다 끝낼 요량이었지만 늘어지는 몸탓에 밤을 새워야 했다.
다른 때는 그래도 나름 잘 자던 연우양도 보배님도 깨서 엄마 공부하는 것을 허락치 않는다. 보배님은 뚜벅뚜벅 걸어나와서 엄마랑 같이 자자고 한다. 시험보고 있다고 미안하다고 했더니 엄마가 무슨 두꺼비야? 한다. 사람들 다 자는데 깨어있다고 두꺼비란다. 두꺼비가 야행성이었나? 잘 모르겠다. 암튼 울면서 들어가서 허둥지둥 시험을 보고 따라 들어갔다. 안아주고 아빠를 엄마대타로 안겨주고 나왔다. 그러게~ 엄마가 뭐한다고 보배님들 잠도 못자게 한다냐~ 미안타...나도 힘들고 보배님들도 힘들고...
세월이 흐르면 이 날들을 웃으며 이야기 할 날이 올 테지. 꼭 그래야만 하고말고...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12.13 22:57:02 *.161.178.233
100일차 - 12월13일(화)

활동 기말고사응시

마지막 남은 한과목의 리뷰를 마저 마치고 기말고사에 응했다. 이로써 한학기가 마쳐졌다. 300일의 여정도 오늘로써 마지막이다. 마지막이라는 말은 이제는 그다지 낯설거나 부정적이지 않다. 그건 다시 시작하는 것이기도 한 것이다. 한동안은 이렇게 성실하게 임하지 못할 것을 왜 300일을 다시 도전했을까, 괜한 고집을 피운건 아닐까, 무슨 자아도취냐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그런 생각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어서 정곡을 찔린 듯 뜨끔하기도 했다. 지금에 와서보니 다시 또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슬그머니 고개를 든다. 매일매일이 도전이고, 매일매일이 다시 시작이다. 자기기만에 빠진 듯해도 수면아래로 침몰해버리기 전까지는 희망이 있다.
외줄타기같다. 기운이 감겨서 감기가 왔다. 풀어내지 못하는 기운이 내안으로 감기고 감겨서...그래서인지 자꾸만 부정적인 에너지가 올라온다. 누르지말고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켜보자. 지적자의 눈으로 또 콕콕 찔러대지말고 그러냐 하는 먼 발치 관찰자의 눈으로 보자. 감정이 파도처럼 오기도 가기도 하겠지. 그러다가 잠잠해지기도 할 터이다. 그냥 나는 그자리에 있으면 된다. 깊어지는 눈으로...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0 [단군 5기_단군부족_출사표]뿌리깊은나무 [112] 오기자 2012.05.07 5962
59 [단군 5기_단군부족_출사표] 하하하! [77] 한만일 2012.05.07 5851
58 [단군 5기_단군부족_출사표] 나와 세상을 향한 사랑 two file [204] 이진호 2012.05.06 8183
57 [단군5기_출사표_단군부족] NO PAIN NO GAIN [119] 길수 2012.05.06 5954
56 [단군4기_단군부족_출사표] moment [95] yeowool 2012.05.06 6079
55 [단군5기_출사표_단군부족] 다시 [180] 안철준 2012.05.06 6315
54 <단군5기_ 출사표_ 단군부족>물처럼 file [155] 오승건(오짱) 2012.05.04 6729
53 [단군5기_출사표_단군부족]나의 이야기 [147] 최미경. 2012.05.04 6058
52 [단군5기_출사표_단군부족] 그대가 찾던 빛은 그대 자신 속에 깃들어 있으니 [168] 혜정 2012.05.04 7070
51 [단군4기_출사표_단군부족] 내려놓기 [95] 김혜진 2012.01.09 5979
50 [단군4기_ 출사표_ 단군부족]비전있는 실천 [90] 조용현 2012.01.09 5834
49 [단군 4기-출사표-단군부족] 내 안의 나를 넘어 [129] 정은희 2012.01.09 5971
48 [단군4기_단군부족_출사표] soulful [74] yeowool 2012.01.08 5886
47 [단군4기_300일 차 출사표] 나는 나 [69] 김보미 2012.01.08 6075
46 <단군4기_ 출사표_ 단군부족> 행복한 하루~* [67] Hello NAFE~* 2012.01.08 5668
45 <단군4기_300일차_출사표>知行合一 [103] [4] 자람속행복 2012.01.08 5979
44 <단군4기_ 출사표_ 단군부족> 살아있음의 황홀 [57] 김현숙 2012.01.08 5860
43 <단군4기_ 출사표_ 단군부족> 유 / 유 / 상 / 쿡 [118] [1] 오승건(오짱) 2012.01.08 6856
» [단군3기_출사표_단군부족] 가랑비에 푹 젖기 [90] 주철은 2011.09.06 5874
41 <<단군3기 - 출사표- 단군부족>> 時. 畫. 談 [104] 이은미 2011.09.05 93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