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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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추워졌어요.
마음이 몸을 따뜻한 물건, 장소, 사람에게로 데리고 갑니다.
정성이 든 것, 아름다운 것에게서 위로를 받습니다.
퇴근해서 색동 누비필통을 한 땀 한 땀 그리며 누비다가
78번째 원숭이와 첫번째 펭귄을 생각합니다.
백번째 원숭이가 고구마를 물에 씻어먹기 위해서는 계속 시도했던 99마리의 원숭이가 있어야하고
실패할 줄 알면서도 시도했던 첫번째 펭귄 역시 필요하다고요.
랜디포시의 책 <마지막 강의>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내친 김에 책을 들춰봅니다.
췌장암으로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카네기멜론 대학교의 유쾌한 교수인 랜디 포시가 선택한
마지막 강의의 주제는 '당신의 어릴 적 꿈을 진짜로 이루기'였군요.
그가 여덟살 때 적었던 꿈은 무중력상태에 있어보기 / NFL 선수 되기 / 세계백과사전에 내가 쓴 항목 등재하기 / 커크 선장 되기/ 봉제 동물인형 따기 / 디즈니의 이매지니어 되기(38) 였고 그 꿈과 이루는 과정이 자신의 삶을 다른 이들과 다르게 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책 마지막에 이렇게 청중에게 묻습니다.
근데 헤드 페이크는 찾아냈습니까? 이 강의는 어떻게 당신의 꿈을 달성하느냐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당신이 인생을 이끌어갈거냐에 관한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인생을 올바른 방식으로 이끌어간다면 그 다음은 자연스럽게 운명이 해결해줄 것이고 꿈이 당신을 찾아갈 것입니다. 두번째 헤드 페이크는 오늘 이 마지막 강의는 내 아이들에게 남기는 것입니다.
후두둑 지면서 유쾌하게 던지는 그의 질문을 붉은 단풍잎처럼 받아듭니다.
오늘도 고이 잘 다녀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