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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24일 22시 55분 등록
옆에 N화장품 브랜드가 들어왔다. 지금 한창 세일중이다. 무슨놈의 세일을 한달 동안이나 할까? 일주일 정도는 별 영향이 없었으나, 보름이 되니 조금씩 타격을 입기 시작한다. 그들때문에 우리 몫이 잠식되고 있는중이다. 몇몇 브랜드는 장사가 워낙 안되다 보니, 여름과 겨울 2회에 걸쳐서 정기 세일을 한다. 세일을 하면 확실히 파괴력이 있다. 세일 시작과 동시에 손님으로 가득찬다. 우리매장도 요 며칠전 세일을 했다. 세일 기간중에 최고매출을 달성하다. 화장품 소매업은 여러가지 자잘한 마켓팅 비용이 들어간다. 광고, 판촉, 도우미등 만만치 않다. 차라리 이런 비용을 쓰지말고, 매일 세일을 하는 것이 낫지않을까? 그렇다면, 현금이 많이 들어오고 매출 볼륨도 커진다. 

세일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정작 세일때가 아니라 세일하고 나서다. 단식을 할때와 비슷한데, 굶는 것보다 보식이 더 중요한 이치와 같다. 한달간 세일을 했다면, 그 브랜드는 망한거나 다름없다. 세일후에 떨어지는 매출을 감당하지 못한다. 가격을 파괴한 것이고, 소비자는 정가가 아닌 세일가에 길들여진다. 더 쉽게 이야기하자면, 조만간 세일을 할 것이니 그때가서 구매하고자 생각한다. 정가를 주고 사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고 여긴다. 판촉과 마켓팅을 하는 이유는, 정가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가격을 후려치면, 브랜드에 데미지가 온다. 

난 화장품업을 시작한지 1년이 되었다. 1년 동안 외식업에서 화장품업으로 마인드를 전환하는 것이 어려웠다. 외식업도 경쟁이 치열하지만, 밥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사람들이 먹는다. 밥은 안먹으면 죽지만, 많이 먹을수도 없다. 1인당 객단가는 언제나 1만원이다. 때문에 어떻게하면 고정 비용을 줄일 것인가?를 생각한다. 인건비, 전기료, 수도 모든지 아끼고 또 아낀다. 미아리에서 닭한마리를 팔때는 그리 매출이 높지 않았지만, 5만원, 10만원 비용이 들어가는 것에도 상당히 신경을 많이 썼다. 

아끼고 아끼는 체질에 있다가, 화장품업을 하면 적응이 안된다. 화장품은 한사람이 살 수 있는 양에 제한이 없다. 밥은 배부르면 못먹지만, 소비 욕구에는 끝이 없다. 판매원이 1 : 1로 붙는 것은 손님 입장에서 보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판매원과 정서적인 교감이 이루어지면 그만큼 기분좋게 소비를 한다. 외식업은 손님이 늘어나면, 사람을 더 고용한다. 화장품업은 먼저 투자하지 않는다면, 매출이 올라가지 않는다. 때문에, 손님 없어서 멀뚱멀뚱 서있어도 인건비를 줄일 수는 없다. 갑자기 손님이 몰아닥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를 대비해서 충분히 인원을 확보해 놓아야 한다. 

이런 모습이, 사장으로서 적응이 안되었던 것이다. 직원들이 노는 꼴을 못본다. 시간당 급여를 받는 것인데, 시키지 않는다고 멍하니 있는 모습에 참 답답하다. 외식업이 후투자 선매출이라면, 화장품업은 선투자 후매출이다. 외식업이 매출이 올라야, 투자를 한다면, 화장품업은 투자를 먼저 해야 매출이 오른다. 화장품업, 외식업 나누기 보다는 경쟁이 치열한 곳은 선투자 후매출이다. 외식업도 이미 포화상태이다. 문 열어놓고 손님 기다리던 시대가 아니다. 적극적인 식당 사장님들은 교회도 가고, 조기 축구회도 열심히 가신다. 자기 능력과 적성에 맞게 영업을 한다. 그것도 아니면, 전단지라도 돌린다. 혹은, 식당 앞에서 작게 시식회를 하기도 한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사업을 할 수 있다. 물론 돈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만,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쉽다. 문제는, 사업을 해서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그것은 돈을 만드는 것이기에 또 어렵다. 자체적으로 브랜드를 만들기도 하고, 프랜차이즈(브랜드를 빌리는 것)를 해보았지만, 하드웨어와 껍떼기, 이를테면 매장을 구하고, 인테리어 하고, 간판 붙이는 것은, 돈만 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사람도 인건비가 비싸고, 구하기 어렵기도 하지만, 구하면 구할 수 있게 마련이다. 

장사는 매일매일이 창업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매일매일 생각해내는 소프트웨어, 마켓팅이야말로 손님을 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 과정에서 비용이 물론 들지만, 비용이 아까우면 매출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벤트나 판촉과 같은 마켓팅은 엄밀히 말하면, 세일과 같이 박리를 취하는 것이지만, 정가를 보호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지킬 수 있다. 

어느 디자인 회사 사장님은 직원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할 일 없으면, 출근하지 말라' 

이 말은 사업에도 같다. 

'손님에게 보여줄 것이 없으면, 차라리 문 열지 말라' 
IP *.111.2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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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30 16:30:24 *.181.151.193

장사는 매일 매일이 창업이라...어떤 기분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직장 다니면서 창업 준비를 하고있는데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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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1.12.31 02:08:40 *.111.206.9
만약 내가 커피를 파는데, 바로 옆에 커피집이 들어왔다고 한다면, 무엇으로 승부해야할까요? 빼어난 차이점이 없다면, 내 파이가 줄어들 것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값이면 싼 브랜드를 선택하겠지요. 차별화하기 위한 방법을 마켓팅이라고 합니다. 마켓팅의 목적은 수요 창출이지만, 그 방법론은 이야기, 콘텐츠입니다. 콘텐츠를 매일 창조하는 작가처럼, 장사하는 사람도 매일 마켓팅에 필요한 이야기를 생산해내야 합니다. '매일 생산 = 매일 창업'이라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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