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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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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월 14일 06시 42분 등록
1.사랑은 어디서나 마음 안에 파문을 일으키네.
연못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동그란 기쁨과
고통이 늘 함께 왔다 사라지네.

2.사랑하면 언제나 새 얼굴이 된다.
엄마의 목을 끌어안고 입맞춤하는 어린아이처럼
언제나 모든 것을 신뢰하는
맑고 단순한 새 얼굴이 된다.

3.어느새 내 안에 들어와 살고 있는 그.
이미 그의 말로 나의 말을 하고도 나는 놀라지 않는다.
오래된 결합에서 오는 물과 같은 부드러움과 자연스러움.
사람들은 이런 것을 아름답다고 말한다.
나는 늘 그가 시키는 대로 말할 뿐인데도......

4.풀빛의 봄,바다빛의 여름,단풍빛의 가을,눈빛의 겨울......
사랑도 사계절처럼 돌고 도는 것.
계절마다 조금씩 다른 빛을 내지만 변함없이 아름답다.
처음이 아닌데도 처음인듯 새롭다.

5.준다고 준다고 말로는 그러면서도
실은 더 많이 받고 싶은 욕심에 때로는 눈이 멀고,
그래서 혼자서도 부끄러워지는 것이 사랑의 병인가.
그러나 받은 사랑을 이웃과 나누어 쓸수록,
그 욕심은 조금씩 치유되는 게 아닐까.

6.쓰레기통 옆에 핀 보랏빛 엉겅퀴의 강인한 모습과도 같이,
진실한 사랑은 언제 어디서나 그렇게 당당하면서도 겸손하다.

7.사랑이란 말에는 태풍이 들어 있고,화산이 들어 있다.
미풍이 들어 있고 호수가 들어 있다.

8.사랑은 씀바귀 맛.
누구도 처음엔 그 맛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가는 세월 아끼며,조심스레 씹을 수록 제 맛을 안다.

9.내가 그에게 보내는 사랑의 말은 유채꽃 밭에 날아다니는
한 마리의 흰 나비와 같다.수많은 나비들과 한데 어울려
춤을 추어도 내 모습을 용케 알아차린다.

10.사랑할 때 바다는 우리 대신 말해 주네.
밤낮 설레는 우리네 가슴처럼 숨 찬 파도를 이끌며 달려 오네.
우리가 주고 받은 숱한 이야기들처럼 조가비들을
한꺼번에 쏟아 놓고,저만치 물러서는 파도여,사랑이여.

11.그에게서만은 같은 말을 수백 번 들어도 지루하지 않다.
그와 만나는 장소는 늘 같은 곳인데도 새롭기만 하다.

12.꽃에게,나무에게,돌에게조차 자꾸만 그의 이름을
들려주고 싶은 마음.누가 묻지도 않는데도
내가 그를 사랑하고 있음을,
그로부터 사랑받고 있음을,
하루에도 열두 번 알리고 싶은 마음.
사랑할 수록 바보가 되는 즐거움.

13.사랑이 나에게 바다가 되니 나는 그 바다에 떨어져
녹아내리는 한 방울의 물이 되어 사네.
흔적도 없이 사라지면서 태어남을 거듭하는
한 방울의 물 같은 사랑도 영원하다는 것을
나는 당신 안에 흐르고 또 흐르는 물이 되어 생각하네.

14.사랑은 파도 타기.
일어섰다 가라앉고
의심했다 확신하고
죽었다가 살아나는 파도 파도 파도.

15.비를 맞고 일어서는 강,
일어서는 바다,
내 안에도 갑자기 물난리가 나네.
사랑하고 싶은 마음의 소나기를 감당 못하는 기쁨이여.

16.비가 너무 많이 와도 우리는 울고 비가 너무 오지 않아도
우리는 운다.눈물로 마음을 적시지만 아름다운 사랑처럼
오늘도 세상을 적시는 꼭 필요한 비야.
생명을 적시기 위해 눈물일 수 밖에 없는 비야.

17.내가 사랑했고 나를 사랑했던 젖은 얼굴들이 보이네.
열기를 식혀서 담담하고 편안해진 참 오래된 사랑의 눈길로
그들이 나를 바라보네.
마른 가슴 가득히 고여 오는 물살을
감당못해 나는 처음으로 비와 함께 시인이 되네.


--이해인--

덧붙임글 :15년 전에 선물로 받았던 시집입니다.
시집과 함께 저도 나이를 먹었습니다.

그 때는 이 시집을 선물로 받아놓고도 그 의미를
다 몰랐던 시절이지요.

시집을 골라서 선물로 건네주던 이는 지금
곁에 없지만,그 마음 씀씀이를 오늘 아침에서야
알게 됐지 뭡니까.

아무래도 철이 이제서야 드나 봅니다.
그 땐 이 시집을 받고도 느낄 줄을 몰랐는데
지금 읽어보니 그 마음을 느낍니다.

그 푸르고 여린 감성에 고마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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