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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월 16일 07시 27분 등록

잡초를 뽑을 때는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합니다. 가능한 뿌리에 근접한 아랫쪽으로 깊숙히 손가락을 집어넣고 단단히 잡고 천천히 뽑아내야 합니다. 눈을 살짝 감는 듯하면서 손가락의 감을 즐겨야합니다. 손맛이 낚시에 못지 않습니다. 이 손맛을 모르면 잡초뽑기는 그저 땡볕에 쭈그리고 앉아 땀을 흘리는 노역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것도 며칠 지나면 다시 해야하는 피하고 싶은 노동이 되고 맙니다.

일이 피하고 싶은 노역밖에 되지 못할 때, 우리는 결국 지치고 맙니다. 뿌리를 뽑지 못하고 지치게 되면 이내 밭은 잡초로 뒤덮이게 됩니다. 잡초 무성한 밭을 보고 있으면 어찌할 수 없어 속상하고 부끄러워집니다. 가끔 어느 순간의 삶이 그럴 때도 있습니다. 그땐 한구석에 얼른 앉아야 합니다. 그리고 바로 눈 앞에 보이는 잡초 하나를 골라 그 뿌리까지 내려가 깊숙히 손을 넣어 천천히 당겨 뽑아 주어야 합니다. 손 맛을 즐기다 보면 바로 앞의 한 구석은 말끔한 밭이 됩니다. 거기가 교두보입니다.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다시 멋진 나의 밭을 가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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