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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월 24일 19시 28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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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과 대화하는 배낭여행...중국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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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화장실 문화 탐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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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는 인간의 생활문화, 참으로 다양하다. 그 가운데 하나, 누구나 예외 없이 하루 한 두 번 이상 꼭 가야만 하는 곳, 그렇다. 바로 화장실이다. 이제 폭을 좀 넓혀 세계의 화장실로 눈을 돌려보자. 이는 나라마다 지역마다 그 형태와 기능을 달리하면서 선진국으로 대접받기도 하고 후진국으로 홀대받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 쾌적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제공함을 뜻하고 후자의 경우 코를 막고 얼굴을 찌푸리게 함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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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화장실 문화에 대한 세계화 시대의 보편적 현상은 보다 구체적이다. 단순히 생리적 현상만 해결하면 되던 공간 개념에서 보다 품위 있고 격조 높은 휴식의 공간으로 변신한 것이다. 상쾌한 기분을 주는 향기와 꽃송이가 있고 은은한 클래식이나 혹은 비발디 정도의 사계가 흐르는 공간, 즉 휴식과 명상의 공간 개념으로 바뀐 것이다. 보다 쾌적하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 이는 자연스런 현상일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넓고 다양한 것. 모양도 그렇고 취향도 그렇고 가지각색이다. 재미있는 세상이다. 화장실만 해도 그렇다. 호사스런 선진국형 화장실이 있는 가 하면 농경 시대에나 있음직한 미개형 내지 재래식 형태도 아직 많다는 것이다. 직접 찾아가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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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로 자부심이 대단한 나라다 그러나 중국의 고대 화장실 문화는 별로 알려진 게 없는 실정이다. 단, 엽기적인 해골 변기가 있었다거나 변기를 옥좌로 삼았다는 에피소드 정도는 흔하다. 한편, 혼이라 하여 돼지 변소를 뜻하는 재미있는 화장실도 있었다. 말하자면 사람이 앉아 배변을 보면 그것을 받아먹는 돼지를 말하는데 일명 똥돼지라고 했다. 그 맛 또한 끝내줬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똥돼지 양돈은 아직 중국의 내몽골과 일부 시골 지방에 남아 있다. 물론, 한 때 있었던 제주도와 일본의 오키나와 그리고 필리핀 등지의 돼지 변소도 중국에서 유래된 것임은 말할 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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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중국의 화장실 특히 공중화장실(꽁꽁 춰수오)하면 먼저 출입문이 없는 화장실을 연상한다. 물론 북경이나 광동 그리고 상해등 대도시 호텔이나 레스토랑 등은 좀 다르다. 세계적 수준의 화장실도 많다는 뜻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중국식 화장실은 문도 없고 벽도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중간 벽이 있다손 쳐도 매우 낮다. 쭈그리고 앉아도 옆칸의 사람이 보여 쑥스러울 정도다. 그러나 중국 사람들에게는 별문제가 아닌 듯 싶다. 사이좋게 담배를 나눠 피우며 잡담도 하고 정보 교환도 하는 등 그들에겐 일종의 얘기 마당인 셈이다. 화장실 냄새 때문에 결코 코를 막거나 입을 막는 불상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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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화장실 문화에 익숙지 않은 사람은 당황해할 수밖에 없다. 특히, 두 사람 이상 나란히 쪼그리고 앉아 서로 볼일을 볼 땐 어색하기 짝이 없다. 뱃심이 좋지 않은 사람은 그냥 앉아있기조차 쑥스럽고 무안하다. 암튼, 넥타이를 맨 중산층 부류나 작업복을 입은 하층민 부류나 화장실내에서의 행동거지는 너무나 비슷하다. 어쩌면 그렇게 넉살이 좋을까 할 정도다. 대부분의 공중 화장실 구조는 쪼그리고 앉은 상태에서 출입문을 마주보게 돼 있다. 사람이 화장실에 들어올 땐 앞에 줄줄이 쪼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밖에 없다. 혹시 빈자리가 없으면 바로 앞에 서서 기다리는데 이릴 땐 정말 멋쩍고 무안하다. 아무리 동성이라도 그렇지. 한 번 상상들 해 보시라. 볼 일을 제대로 볼 수 있겠는가. 아무튼, 이 같은 문화에 익숙치 못한 사람에겐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기차 내에서의 문화충격도 그렇다. 중국인들은 남녀 구별 없이 바지를 벗고 내의 바람으로 그것도 몸에 꼭 끼는 내복차림으로 자국민들끼리는 그렇다 하더라고 외국인이 옆에 있어도 개의치 않고 그저 자기 편한 대로 행동한다.) 아마 독특한 사회주의의 생활양식인 모양이다. 어쨌든,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아니 허용될 수 없는 보편적 행동양식은 아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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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인도의 화장실 문화 역시 중국과 막상막하다. 인도는 B.C. 3,000 년경 모헨조다로 유적지에서 발굴한 세계 최초의 화장실 유물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그러나 오늘날 인도의 화장실 문화는 그 명예를 빛내지 못하고 있다. 우선, 매우 원시적 혹은 미개형 화장실 문화가 그렇다. 화장실 시설도 그러하지만 역시 용변을 봄에 있어 개인적 프라이버시는 별로다. 아무 곳에나 방뇨하는 것은 그렇다 치고 집 앞 공터나 나지대 혹은 밭과 철길(아침 열차를 타고 가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리고 강가나 해안 등 그냥 자기가 원하는 곳에 앉아 남이야 보든 말든 볼 일을 보면 되는 것이다. 어떤 면에 있어선 그렇게 편하고 자연스러워 보일 수가 없다. 화장지도 필요 없다. 깡통이나 콜라 병에 물만 넣어 가면 된다. 물론 강가나 바닷가에선 깡통이 필요 없다. 엉덩이를 물에 담그고 씻으면 되니까. (사실, 인도 생활에 좀 익숙해지려면, 그리고 더 재미있는 체험을 하려면, 특히 지방에선 인분 냄새와 또 여기저기 늘려있는 인분을 밟지 않고 피해 걷는 요령을 터득할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선 "wrap and throw"도 해야한다...종이나 바나나 잎에 싸서 버리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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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서부의 해안 도시 고아에 있을 때이다. 바닷가에는 민가들이 제법 있다. 이곳의 이른 아침 풍경은 참으로 독특하고 재미있다. 잔잔한 물결이 출렁이는 긴 모래 밭길을 삼삼오오 혹은 나 홀로 맨 발로 걷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그냥 걷는 게 아니다. 느긋하게 양치질을 하면서 걷는 모습도 재미있고 또 바닷물로 간단히 입을 헹구는 모습도 재미있다. 그런데 정말 황당한 것은 바로 그 바닷가 여기 저기에 사람들이 엉덩이를 내놓고 바닷물에 실례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바다를 등진 자세로, 말하자면 엉덩이를 대양 쪽으로 향해 앉아 있기 때문에 얼굴 표정은 물론 그것도 다 노출된 상태다. 한 번은 이른 새벽에 바닷가에 나갔다. 좀 한적한 모래밭에 앉아 잔잔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명상에 잠겼다. 그러나 눈을 뜨는 순간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불과 10여 메타 면전의 바닷가에 한 30대 남자가 엉덩이를 내놓고 쪼그리고 앉아 큰 일을 보고 있지 않은가. 물론 당황한 건 나였다. 그렇다고 벌떡 일어 설 수도 없는 일. 그저 얼굴을 맞대고 가벼운 미소를 나눌 수밖에. 인간의 그곳을 남 앞에 드러내놓고도 웃을 수 있는 자, 그는 분명 자연인이었다. 더 이상 거추장스런 위선의 가면 따윈 필요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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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집트: 고대 이집트인들의 화장실 문화 역시 장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B.C. 1500년경 이집트의 생활 문화를 보면 매우 세련됐다. 귀족과 상류층 집에는 찬 물과 더운물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동관이 설치될 정도였다. 그러나 오늘날 이집트는 그 화려했던 고 왕대의 문명을 뒤로하고 현대 문명의 그늘 속에 묻혀있는 신세다. 오늘날 이들의 화장실 문화는 전적으로 이슬람 문화권이 유입되면서 변형된 것이다. 즉, 뒤를 보고 물로 세정하는 습성 등이 그렇다. 물이 없는 곳에선 모래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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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카이로 근교에는 세계 최대의 쿠퍼 왕 피라밋을 비롯 다수의 피라밋이 있다. 이들 가운데 실제로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를 볼 수 있는 곳은 사카라 피라밋이다. 이 곳은 좀 멀리 떨어진 사막 한 가운데 있다. 말을 타고 약 4시간을 달리는 거리다. 나는 가이드를 포함 말을 하루 렌트해 이곳을 갔다. 가는 도중 사막에서 큰 일을 보는 가이드를 보았는데 그는 모래로 뒤처리를 하고 있었다. 사카라 피라밋이 가까워지자 조그마한 마을이 나왔다. 공중 화장실이 하나 있었다. 떡 본 김에 제사지내는 마음으로 화장실에 들어섰다. 곧 꼬맹이 하나가 나타나더니 화장실 입구를 가로막고 화장지를 꺼내준다. 엉겁결에 받았는데 그 대가는 적지 않았다. 그가 원하는 거금 2$. 외국인은 꼭 휴지를 사용해야만 된다는 그 귀엽고 영악스런 테러협박에 못 이겨 결굴 털리고 말았다. (이집트와 방글라대시 등 이슬람 문화권의 남자들은 여자들처럼 앉아서 소변을 보는 경우가 많다. 치마를 입는 친구들이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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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리 로마: 역사상 가장 완벽한 화장실 문화를 갖추었던 로마제국, 특히 네로 황제의 뒤를 이은 베스파시아누스(9~79년)황제의 역할은 단연 톱이었다. 그는 각 가정의 수세식 화장실은 물론 로마 시내에 200여개에 달하는 석조식 좌변기 공중화장실도 설치했다. 뿐만 아니다. 그는 인류 문명사이래 유료 공중화장실을 실시한 첫 황제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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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보고 로마, 가는 곳마다, 보는 것마다 역사의 숨결이 살아 숨쉰다. 세계 7대 불가사의 가운데 두 개, 즉 콜로세움과 피사의 사탑이 있는 곳, 이들은 오늘도 세계인들을 로마로 불러들인다. 관광 대국의 진면모가 아닐 수 없다. 고대 로마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이곳의 카라칼라 목욕탕(카라칼라 황제..211-217..가 지은 1,000명 수용의 초대형 목욕탕)을 들 수 있다. 이곳의 복합 시설 가운데 화장실 시설 또한 으뜸이었다. 최고급 대리석을 이용한 완벽에 가까운 수세식 화장실, 이는 현대판 레저타운 못지 않은 종합 레저 시설이었다. 또한 폼페이 유적지가 그렇다. 내가 본 그들의 화장실 문화 역시 극에 달했다. 한 마디로 오늘날 서구의 최고급 좌변기의 효시라고나 할까, 로마인들의 실용적 사고에 화려한 문양 등 미적 감각이 추가된 일종의 패션형 좌변기들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칸막이가 없다는 점에서 오늘날의 중국이나 인도 등의 그것과 유사한 개방형이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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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프랑스와 스위스 등 유럽 대부분의 도심지에는 유료 캡슐형 전자동 화장실이 설치돼 있다. 전자동이므로 동전을 투입하는 순간 문이 열린다. 내부에는 세면대, 거울, 화장지 등 오목조목 잘 정리돼 있다. 음악도 있고 향기도 있다. 사용 후 이용자가 나가면 문은 자동으로 닫히며 전자동 시스템에 의해 탈취도 되고 바닥 세척도 된다. 참으로 깨끗하고 편리하다. 뉴질랜드와 호주에서도 더러 봤는데 캡슐형은 아니더라도 전자동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는 건 마찬가지였다. 쾌적하고 상쾌함을 주는 흔히 말하는 선진국형 화장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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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파리 시내의 오스테를리츠역 근처에는 매우 크고 아름다운 식물원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을 한 바퀴 돌아보면 과연 식물의 세계가 얼마나 아름답고 신비로운 가를 절실히 느끼게 된다. 식물원 구경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한 캡슐형 화장실 앞에서 벌어진 재미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10여명의 유치원 어린이들이 화장실을 이용하는 장면이었는데 재미있는 광경은 교사의 행동이었다. 어린이들이 용무를 마치고 나오면 문은 자동으로 닫히는데 그 때 교사는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도록 붙들고 다음 아이를 들여보내는 것이었다. 결국, 처음 화장실 문을 열 때만 한 번 동전을 투입하고 나머진 그냥 이용했다는 것이다. 나는 궁금하여 몇 마디 질문을 했다. 그러나 그녀의 대답은 "농 메르씨보꾸"가 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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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 유럽, 특히 이태리와 스위스 그리고 프랑스 등지를 다니다 보면 우리 한국인 패키지 관광단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래서 흐뭇한 기분을 갖기도 하고 반대로 가끔은 언짢은 기분을 갖기도 한다. 스위스의 융프라요우를 거쳐 인터라켄 그리고 쥬리히에 머물 때이다. 하루는 쥬리히 시내를 걷다가 한국인 패키지 관광단이 유료 캡슐형 화장실 앞에 웅성웅성 모여있는 광경을 봤다. 그분들은 대충 보아 5~60대 남녀 부부 팀으로 약 20여명은 족히 됐다. 그런데 이 분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보고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그저 답답할 뿐이었다. 이분들은 화장실을 이용할 때마다 동전을 안 넣기 위해 종이 쪽지를 말아 문틈에 끼어둔 것이다. 당연히 문은 꼭 닫히지 않았다. 따라서 다음 사람도 공짜로 들어가는 그런 식이다. 어쩐지 관광객 격에도 맞지 않고 또 어른들답지도 않았다. 하루 종일 찜찜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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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미국 가정의 화장실은 대체로 크고 편리하고 또 깔끔하다. 화장실에 카펫이 깔리고 독서대가 있는 걸 보면 안방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특히, 여성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도 많이 눈에 띈다. 그러나 남성용 공중화장실하면 생각이 달라진다. 특히, 대도시의 공중화장실은 범죄의 온상이기도 하다. 워싱턴의 그레이하운드 터미널 화장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화장실 구조는 칸막이 아래 부분을 약 40센티 정도 터놓았다. 외부에서 이곳을 통해 안에 사람이 있는 없나도 보고 또 동성 연애 등 범죄 예방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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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릎 앞에 배낭을 내려놓고 변기에 앉아 볼 일을 볼 때였다. 그런데 잠시 후, 기절초풍할 일이 생긴 것이다. 갑자기 내 배낭이 어떤 강력한 힘에 의해 순간적으로 칸막이 밑으로 끌려나갔기 때문이다. 순간 나도 모르게 내 배낭을 꼭 붙들었는데 밖에서 끌어당기는 녀석의 힘이 어떻게 샌지 그야말로 젖 먹던 힘까지 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녀석은 포기하고 돌아섰지만 긴장감은 계속됐다. 일단 볼일은 대충 끝내고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대합실에는 어디나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주변의 몇몇 눈동자들이 나에게 집중되고 있음을 감지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빨리 떠나는 수밖에. 암튼, 버스가 워싱턴을 떠나는 순간까지 잠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씁쓸한 기억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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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루: 리마 국제 공항의 화장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느 나라든 국제 공항의 화장실에는 화장지가 있게 마련, 당연하겠거니 하고 들어갔는데 웬걸 텅 비어있었다. 대신 기다렸다는 듯이 화장실 청소부가 내게 다가와 두루마리 화장지를 내민다. 그리고 돈을 요구한다. 어쩔 도리가 없다 줘야지. 알고 보니 이 화장지는 화장실에 걸려있던 것이었다. (아프리카의 짐바브웨와 말라위 그리고 베트남 등의 국제 공항 화장실에도 화장지가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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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오스: 수도 비엔티엥에서 메콩강으로 가는 도중 루앙 빠르방에서 묵을 때이다. 어느 식당의 화장실을 이용할 때인데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문 잠금 장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누군가 다가오더니 화장실 문을 확 열었다. 30세쯤 보이는 여자였다. 순간 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더 황당한 것은 그 여자는 전혀 놀라지 않고 또 문을 닫고 돌아서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녀는 그 자리에 서서 이상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마치 뭔가 신기한 것이라고 본 것처럼 계속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거 참, 난 어떡하라고. 글쎄, 이것도 문화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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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사이공 나트랑 하노이 등 베트남 전국을 나름대로 돌아보았다. 역시, 이곳에도 중국이나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등 사회주의 국가들에서 공통으로 볼 수 있는 공중화장실이 있었다. 대부분 열악하거나 조악한 시설의 화장실이라 불결하고 비위생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개인 사생활 차원의 프라이버시 개념 역시 희박했다. 그들에겐 수치심이란 것이 없는 듯도 한데, 그렇다면 그들에게는 어떤 경우에 쑥스러움, 부끄러움, 민망스러움...등의 낱말이 쓰이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궁금증과 의문 등은 직접 부딪히는 체험의 현장에서 흔히 느낄 수 있다. 이는 여행의 멋과 맛에 양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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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나가사끼를 여행할 때다. 하루는 우라카미 천주교 성당과 원폭의 현장인 평화공원을 돌아보았다. 일본인들의 원폭 피해의식과 증오심을 실감하려면 꼭 이곳을 가볼 것을 권한다. 아무튼, 이곳에서 한 나절을 보내고 숙소로 돌아 갈 때다. 우연히 길옆에 있는 공중화장실을 보고 호기심이 발동하여 들어 가 보았다. 설마 했는데 역시였다. 한 마디로 청결 그 자체였다. 화장실 내 전체의 분위기는 아담하면서도 꽃과 향기가 넘쳤다. 기분 좋은 공간이었다. 마치 방금 닦아놓은 듯이 반질반질 광이 나는 세면대와 거울 그리고 수도꼭지, 이들의 공중도덕과 시민 정신의 거울이었다. 화장실 문도 열어 보았다. 역시 깨끗함은 물론 화장지가 잘 비치돼 있었다. 수세식 화장실 변기 앞에는 두 개의 물 내림 꼭지가 있었다. 하나는 소(小) 또 다른 하나는 대(大)가 붙어 있었다. 절약 정신의 좋은 본보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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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마닐라 시내 한 가운데서의 일이다. 마닐라 역시 교통지옥으로 둘째가라면 서운한 곳이다. 길을 걷다 우연히 도심 한 가운데서 벌어진 웃지 못할 현장을 목격했다. 신호등에 걸려 많은 차들이 줄지어 서있었다. 그 가운데 한 시내 버스에서 갑자기 20대 남자 한 명이 내려오더니 버스 앞바퀴 옆에 턱 폼을 잡고 섰다. 그리고 곧장 바퀴 위에다 당차게 물총을 쏘아 됐다. 거참, 시원하겠다. 그래도 그렇지, 좀 심한 것 같군. 어쨌든, 이 친구 볼 일을 다 본 뒤 툭툭 털고 다시 버스에 올랐다. 아무리 생각해도 배짱 한 번 좋은 친구였다. 한 낮의 도로에 북적대는 사람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제지하지 않았다. 제지는커녕 나 외엔 아예 처다 보는 사람들조차 없었다. 아마, 나에게만 이상하게 보였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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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한국의 화장실 문화도 기본적으로는 농경 문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약 4~50년 전만 해도 조선 시대의 농가 변소 형태가 그대로 유지됐다. 당시의 농가 변소는 대개 본체와 좀 떨어진 대문 옆 흙담 아래 적당히 울타리를 친 모습이었다. 내부에 들어서면 구덩이를 파 놓고 그대로 똥통으로 쓰는가 하면 어떤 집은 큰 항아리를 묻어 놓기도 했다. 구덩이 위에는 오늘날 생각하면 매우 위험하지만 가무 가지나 판자를 걸쳐놓고 그 위에 쭈그리고 앉아 볼일을 본 것이다. 뒤를 닦을 때도 헌 책장을 뜯어 쓰는 경우가 있었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았던 시대라 대개 짚이나 옥수수 수염을 이용했다. 산에 나무를 하러 가거나 밭에서 일을 하다 볼일을 볼 경우 주변의 풀이나 나뭇잎으로 밑을 닦았다. 당시 치질 환자가 많았던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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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왜 한국은 동남아 여러 나라와 마찬가지로 불교문화권의 영향을(인도의 힌두 문화권 승계 부분) 강하게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들이 행하던 물로 뒤를 씻는 세정 습성은 이어 받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오늘날 한국에도 모양새만 달랐지(손 대신 기계-비대-를 사용하는 차이) 물로 씻는 그들의 문화가 도입되고 있다. 체면과 형식을 우선하는 민족에게 혁명적 변화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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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한국의 화장실 문화는 8.15 광복 후 미군이 들여온 좌변식 양변기와 함께 계속 선진국형으로 발전하고 하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대도시의 각 지하철역이나 터미널 그리고 공원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지방의 경우도 많이 향상됐다. 이는 88 올림픽과 월드컵 유치가 이룩한 큰 성과중 하나이기도 하다. 자기 나라의 선진국 여부를 스스로 판단할 순 없다. 그것은 세계인들에 의해 결정될 뿐이다. 세계인들은 화장실문화에 대한 보편적 가치를 상대적 개념이 아닌 절대적 개념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선진국! 이는 누구나 다 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There's no free lunch in this world), 보다 과감한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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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l, it's my pleasure to tell you some of my own experiences that I had during my traveling abroad. I found that every people in the world have their own toilet cultures which are quite different from each other. Some are very comfortable and cool but some are so uncomfortable and dirty. One thing is very clear that every people in advanced countries like cool and refined toilets. Well, I think it's natural for people regardless of sex and age, poor and rich to prefer better toilets. So, I suggest that we should keep our toilets clean and cool not only for us but also for many people from all over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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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 you very much and have a nice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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