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자유

주제와

  • 신영숙
  • 조회 수 1872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3년 7월 23일 01시 21분 등록
별로 운동에 소질도 없고 걷기 외에는 외부적인 활동성은 없는 편이라(넘 심했나요?) 스포츠에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월드컵 축구를 열광하며 본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었지요.
그런 제가 관심을 갖고 있는 스포츠가 딱 하나 있습니다.

바로 마라톤입니다.
런닝 하나 걸치고 운동화 하나 신고 그저 미련맞게 냅다 달리기만 하는 거요.
볼거리가 암것두 없어요. 정말로.
그것을 두 시간 넘게 지켜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하나도 지루하지가 않아요. 화장실을 갖다 와도 달리고 있고 전화를 받고 나서도 달리고 있고 심지어는 밥을 먹고 와도 달리고 있습니다. 달리는 광경이 하나도 변하질 않아요.
정말 웃깁니다. 참으로 원시적인 스포츠예요. 그 옛날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싸우고 어쩌고 할 적에 하는 유래를 들먹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요.

보고 있으면 그것의 단순함, 심플함 속에 빠져듭니다. 저는 기록이나 일등에는 관심이 없어요. 그저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 반복이 주는 재미를 즐깁니다.
혹시 달리는 사람도 테이프 끊는 거에는 관심이 없는거 아닐까? 에이, 그건 아니겠지.

달리는 내내 그 사람은 무얼 생각할까요? 아마 아무 생각도 안 하지 않을까요?
아무 생각 없이 고독 속에서 내리 달리는 끈질긴 인간. 부럽고 존경스럽습니다.
심플해지기에는 너무 산만한 저는 그저 이것이 부럽고 신기해 마라톤을 좋아하는가봅니다.
IP *.116.217.11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