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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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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9월 24일 19시 44분 등록
 

    *****박 수*****

    새벽,
    초가을 한기에
    단추를 여미고 옷속으로 숨어 들다가

    문득, 길가에 누워있는
    매미 한 마리를 보았습니다.

    이 며칠 내린 비를 맞으며
    챙겨 왔던 세상 노자돈이
    다 떨어진 것을
    깨달았나 봅니다

    열심이 준비해두었던
    마지막 노래까지
    모두 다 불렀나 봅니다

    처마 밑 기둥에 매달려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여름 내내 불렀던
    자신의 노래를 기억하며
    힘껏 박수를 보냈을 것 같습니다

    이 여름 내내 보고 즐겼던 세상은
    정말 멋지고 신나는 것들이었으며
    이젠 아쉬움 남기지 않고
    편안하게 떠난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여름의 소중한 기억들을
    매미는 그렇게 가슴 깊숙히 간직하고
    웃으며 눈을 감았을 것 같습니다

    매미의 날개 위에 내려 앉은
    가을 햇살에 눈이 부셔

    곱게 말라버린
    매미의 몸 위에
    흙 한줌을 뿌려 주고
    빛 고운 나뭇잎도 덮어주었습니다.


    유 관 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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