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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0월 1일 11시 13분 등록
행복한 아침

그렇잖아도 김점선님의 사는 법이며 사고 방식을 보며 '도를 깨친다는게 따로 있는게 아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편안한 그림을 볼 수 있게 해주시니,
"고맙습니다." 라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드려요.

>김점선
>
>
>대학을 졸업하고, 나 자신의 의지로 살아야 하는 때가 되었을 때,
>나는 죽음 밖에는 떠오르는 말이 없는, 낙오자가 되어 있었다.
>머릿속에는 잡념과 잡지식 만이 썩은 지푸라기처럼 쑤셔 박혀 있는
>아웃사이더가 되어 있었다.
>
>아버지가 한숨을 쉬면서 등록금을 줬다.
>큰소리 치고 들어간 대학원에서 한 학기만에 제적당했다.
>
>
> 통역 일을 했다. 행복하지 않았다.
>돈을 많이 받았지만 모으지 않았다.
>다시 죽음과 마주섰다.
>나의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했다.
>그 때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
>그림!
>그림을 시작했다.
>하루종일 그렸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그림 그리는 일뿐인 것처럼 그렇게 살았다.
>
>행복했다.
>제대로 된 길을 찾은 기쁨을 느꼈다.
>다시 회화 전공으로 대학원에 입학했다.
>그때 내 나이는 27살이고 지금부터 31년 전 일이다.
>아버지는 나를 금치산자 취급을 했다.
>
>누가 봐도 그렇게 생각할 만큼, 나는 헝클어진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열심히 그림 그리고 학교 다니는데 그것만으로는 예술가가 안 된다고 했다.
>
>결혼을 해서 인생의 쓴맛을 이겨내고 나서야 진정한 예술가가 된다고 했다.
>맞는 소리 같아서 결혼했다.
>집 나온 청년과 이름도 나이도 묻지 않은 채 결혼했다.
>
>주변 사람들은 그런 나의 행동에 경악했다.
>아이도 생겼다.
>매우 가난했다.
>우리가 굶는다고 해도 불쌍히 여기지 않았다.
>내가 일부러 굶는 줄 알았다.
>재미나 멋으로.
>
>그럴 때 사는 길은 극도로 아끼는 것이다.
>어쩌다 5만원 주고 그림 한 점을 팔면 정부미만 사고 반찬 사는 데는
>돈을 한푼도 안 썼다.
>동네에서 얻은 된장에 산에서 캐온 풀은 넣고 끓여서 먹었다.
>그림 그릴 캔버스도 돈을 아끼려고 광목을 사다가 합판에 붙여서 그렸다.
>
>그런 그림을 모아서 개인전을 열었다.
>그림이 꽤 팔렸다.
>일년 먹을 쌀을 사고 물감과 광목을 살만할 돈이 생겼다.
>작업실이 따로 있을 리가 없다.
>지붕에서 물이 새는 좁은 셋방에서 살았다.
>
>그 시절에 그린 그림은 제일 큰 게 30호를 넘지 않는다.
>100호 짜리 캔버스에 그림 그리는 게 꿈이었다.
>비만 오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고인 물을 버리느라고 밤을 새야 했다,
>그럴 때 멍히 물을 바라보느니 그림 그리면서 밤을 샜다.
>
>내가 살던 마을의 산과 들에 대해서 환하다.
>어디에 무슨 나물이 있는지 언제 어떤 먹을 만한 풀이 나는지를.
>
>그 마을에서 산을 식량창고로 생각하는 사람은 나 뿐이었다
>그림 그리다가도 하루에 한시간 쯤 은 산을 헤메면서 반찬감을 구해야 했다.
>
>그렇게 살면서도 해마다 거르지 않고 개인전을 열었다.
>그리고 꼭 일년을 버틸 만큼씩의 돈을 벌었다.
>내 행동은 변함이 없는데 차츰 그림이 더 많이 팔리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100호 캔버스를 100개나 살 수 있게 되었다.
>
>나는 해마다 전시회를 연다.
>전시회는 내가 먹고살 돈을 버는 길이면서 또한 그림을 보여주는 기회이다.
>그림은 경건한 예배다.
>자신의 영혼을 만나기 위한 순례다.
>
>내 영혼은 하늘이 내게 내린 숙제다.
>평생 풀어나가야 할 대상이다.
>
>내 영혼 속에는 가깝게는 나와 나의 부모의 경험이 축적되어 있다.
>멀리는 구석기시대의 내 조상의 경험까지도 흔적으로 남아있다.
>
>나는 내 영혼의 시각화에 몰두한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만 그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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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lip in the w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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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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