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dgie
- 조회 수 3031
- 댓글 수 2
- 추천 수 0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너무도 여러 겹의 마음을 가진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나는 웬지 가까이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흰꽃과 분홍꽃을 나란히 피우고 서 있는 그 나무는 아마
사람이 앉지 못할 그늘을 가졌을 거라고
멀리로 멀리로만 지나쳤을 뿐입니다
흰꽃과 분홍꽃 사이에 수천의 빛깔이 있다는 것을
나는 그 나무를 보고 멀리서 알았습니다
눈부셔 누부셔 알았습니다
피우고 싶은 꽃빛이 너무 많은 그 나무는
그래서 외로웠을 것이지만 외로운 줄도 물랐을 것입니다
그 여러겹의 마음을 읽는 데 참 오래 걸렸습니다
흩어진 꽃잎들 어디 먼 데 닿았을 무렵
조금은 심심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 복숭아나무 그늘에서
가만히 들었습니다 저녁이 오는 소리를
나희덕님의 [어두워진다는 것]중에서 첫 시편
----------------------------------------------------------
창경궁담장 너머 노오랗게 부푸른 가지들를 드러내는 나무들을
고개를 뽑아 보며 출근하는 아침입니다.
킹즈 싱어즈의 노래가 달콤합니다.
IP *.72.66.253
너무도 여러 겹의 마음을 가진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나는 웬지 가까이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흰꽃과 분홍꽃을 나란히 피우고 서 있는 그 나무는 아마
사람이 앉지 못할 그늘을 가졌을 거라고
멀리로 멀리로만 지나쳤을 뿐입니다
흰꽃과 분홍꽃 사이에 수천의 빛깔이 있다는 것을
나는 그 나무를 보고 멀리서 알았습니다
눈부셔 누부셔 알았습니다
피우고 싶은 꽃빛이 너무 많은 그 나무는
그래서 외로웠을 것이지만 외로운 줄도 물랐을 것입니다
그 여러겹의 마음을 읽는 데 참 오래 걸렸습니다
흩어진 꽃잎들 어디 먼 데 닿았을 무렵
조금은 심심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 복숭아나무 그늘에서
가만히 들었습니다 저녁이 오는 소리를
나희덕님의 [어두워진다는 것]중에서 첫 시편
----------------------------------------------------------
창경궁담장 너머 노오랗게 부푸른 가지들를 드러내는 나무들을
고개를 뽑아 보며 출근하는 아침입니다.
킹즈 싱어즈의 노래가 달콤합니다.
댓글
2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14 | 우울한 날 [1] | 봄 | 2005.03.16 | 1908 |
713 | 다섯번째 이야기 : 어수룩하게 보여라 [4] | 삶의연구 | 2005.03.16 | 1958 |
712 | [re] 매입의 즐거움 [3] | recypert | 2005.03.15 | 1803 |
711 |
-->[re]밤의 융단-그별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 | 별의기원 | 2005.03.13 | 2068 |
710 | 밤의 융단 [1] | idgie | 2005.03.13 | 2449 |
709 | 20대에 해야 할 단 한가지 [1] | 수채화 | 2005.03.12 | 1893 |
708 | 봄이 지각을 하네요 [1] | 유관웅 | 2005.03.12 | 1978 |
» |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2] | idgie | 2005.03.11 | 3031 |
706 | 안될 것 같지만 되는 일 [1] | 김미혜 | 2005.03.11 | 1813 |
705 | 탐색 [2] | 예닮 | 2005.03.10 | 2011 |
704 | 네번째 이야기 : 거절도 기술이다 [3] | 삶의연구 | 2005.03.09 | 2027 |
703 | 어제 친구랑 [1] | idgie | 2005.03.08 | 1996 |
702 | 딱지 [1] | 구본형 | 2005.03.07 | 2093 |
701 | 몽골에서 찍은 사진이 명예의 전당으로.. ^^ [4] | 신재동 | 2005.03.06 | 2055 |
700 | 평범한 사람이 성공하기 [1] | 와우리 | 2005.03.04 | 1846 |
699 | 꽃 진 자리 [2] | 구본형 | 2005.03.04 | 2216 |
698 | ♬ 꿈 [4] | 풀 | 2005.03.03 | 8330 |
697 | -->[re]나도 하나 추가! [1] | 홍승완 | 2005.03.03 | 2125 |
696 | 라면 끓이면서 느낀 생각 [5] | 김달국 | 2005.03.03 | 2009 |
695 | 세번째 이야기:얻으려면 먼저 주어라 [2] | 삶의연구 | 2005.03.02 | 2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