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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0월 31일 06시 23분 등록

춘천에서 화천에 이르는 약 40 키로는 참으로 아름다운 길입니다. 강물이 댐에 이르러 넓은 호반을 이루는 길을 구비구비 돌아가면 한국의 산천이 참으로 고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파로호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길에 강둑 언저리에서 5천원 주고 걸죽한 어죽 한 그릇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사창리를 거쳐 광덕산 백운계곡으로 이어져 이동 일동으로 빠지는 길을 택했습니다. 이 길은 강물을 따라 가는 길은 아니지만 구비구비 산자락을 끼고 도는 맛이 호젓하고 느긋한 길입니다.

아침에 나갔다 저녁이 되어서 우리는 집에 돌아 왔습니다. 올 가을엔 가고 싶은 길을 따라 아내와 함께 갈 곳도 정하지 않고 길이 우리를 끄는 대로 강 따라 단풍 따라 마음껏 돌아다녔습니다. 그랬더니 이길 저길 샛길도 꽤 가보게 되었습니다. 길은 샛길이 정겹습니다. 그 안에 들어서 봐야 인간이 머물고 살고 있는 모습과 흔적을 찾아 낼 수 있습니다. 수없이 지나치던 길 안에 ‘언제 저기 저런 것이 있었나’ 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가 만나 온 사람들, 그 사람들의 마음 속 길들 깊이 들어 가 본적이 얼마나 되는 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저 겉돌다 그게 그 사람이려니 짐작하고 넘겨짚은 일이 많았습니다. 사람들 각자는 모두 가보지 못한 길들이고, 인생마다 사연이 있는 것이니, 많은 길들을 가본 후에야 고만고만한 길들이 다 다른 골목임을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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