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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1월 4일 11시 08분 등록


요즘엔 감이 제철입니다. 맛도 있고 값도 쌉니다. 이 천원에 세 개 쯤 하는 감은 중품입니다. 한 개에 천 원쯤 하면 제법 좋습니다. 한 개에 천 삼백원 정도 하면 아주 먹음직한 큰놈을 고를 수 있습니다. 곱고 말랑하고 입 속에 들어와 약간 쫄깃한 달콤함으로 사라집니다. 감은 가을입니다. 아주 곱고 시린 가을입니다.

우리 집에도 작은 감나무가 하나 있습니다. 여름 그 많은 비속에서 작은 열매들은 다 떨어지고 거짓말처럼 딱 한 개가 끝까지 달려서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속이 약간 투명해질 만큼 익어가던 어느 날, 참새 몇 마리가 감을 쪼아먹고 있었습니다. 먹을 만큼 익은 모양이지요. 그 후 그 감나무에는 몇 개의 잎만 남아 바람에 날리고 있습니다. 개똥과 퇴비를 좀 넣고, 한약방에서 한약다리고 난 찌꺼기를 얻어 거름을 줘야겠습니다. 잔가지도 다 잘라 주어야겠습니다.

나무 한 그루 예뻐해 주기가 힘듭니다. 예쁜 것을 즐기기만 할 뿐, 예쁘게 만들어 주는 것은 잘 못하나 봅니다. 게으름을 탓 하다가, 문득 중요한 것은 돌봐주지 않아도 스스로 예뻐지는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를 들여다 보았습니다.

“ 그대가 만약 나무라면 어떤 나무라고 생각합니까 ? - 바바라 월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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