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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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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1월 8일 16시 25분 등록

‘왜?’라고 질문하자.

골드칼라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스스로 동기부여를 한다는 점이다. 남이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애정과 열정을 만들어서 일에 임하는 그런 사람들을 일컬어 골드칼라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렇게 되기 위해 필요한 습관 중 하나가 ‘왜?’라고 질문하는 것이다.
연금술사의 길을 가고자 하는 내가 만나는 ‘골드칼라 지망생’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는 내게서 ‘어떻게?’ 라는 질문의 답만을 찾고자 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도 신입사원을 뽑아 놓고 그들에게 교육을 시킬 때 다루는 대부분이 ‘어떻게’ 맡은 일을 처리하는지 그 방법에 관한 것들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시키는 일을 생각 없이 해내는 기계적 종업원들만을 양산할 뿐이지 진정한 골드칼라들은 배출 될 수가 없다. 그래서 훌륭한 연금술사들은 그들에게 ‘왜?’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자 노력한다. 다시 말해 본질에 대한 통찰력을 키워준다는 의미이다.
기업의 사명이 어떻고, 비전이 어떻고 하는 말들을 많은 선진 기업들이나 경영의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것도 사실 이러한 이유 때문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던졌던 한 가지 ‘왜?’ 라는 질문의 사례와 거기서 얻은 해답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날 모든 인류가 ‘디지털’이란 신드롬에 휩싸여 있다. 지금까지 인류가 만들어 온 모든 문화와 문명의 산물들이 바야흐로 모조리 디지털 화되어 가고 있다. 그것이 문자로 기록된 것이든 그림으로 그려진 것이든, 사진으로 찍은 화상(정지화상과 동영상을 포함하여)이든, 아니면 음성이든 상관없이 모든 것이 0과 1이란 단 두개의 숫자로 번역되어가고 있다. 나는 어느날 이러한 거대한 흐름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졌다. 자세히 살펴보면 매우 우스꽝스러운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은가? 왜일까?
이에 대한 답을 나는 두 가지를 찾아내었다. 우선 떠오른 답은 모두가 이미 잘 아는 ‘과학적’ 답이다; 한 마디로 컴퓨터란 놈이 불행하게도 알아듣는 언어가 오직 0과 1 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컴퓨터는 신통하게도 그 다양하고 복잡한 인간의 지적 산물들을 아주 적은 공간에 압축 보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질되지 않도록 보존해 주며 또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전파되도록 해 준다. 이것이 첫째 답이다. 그런데 나는 좀 더 본질적인 측면에서 두 번째 답을 발견하였다.
수 년 전에 베스트셀러로 올랐던 책 중에 프랑스의 젊은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개미>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인간으로부터 개미에게로 옮겨 놓음으로써 발상의 전환에 대한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의 작가가 주장하는 바에 의하면 개미 사회는 우리 인간들의 사회보다 훨씬 더 진화되어 있으며 결국 훨씬 더 완벽한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의사소통 체계’를 꼽고 있었다. 개미들은 ‘페로몬’이라는 특수한 냄새를 발하여 의사소통을 하는데, 공동체 전체의 구성원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한자리에 모여 동시에 엄청난 페로몬을 발산한다고 한다. 그러면 그 순간에 각 구성원들이 하루 동안 습득한 지식과 경험이 모든 구성원들에게 완전하게 전달되어지며 결국 각 개체의 지식과 경험이 모두 합쳐진 놀라운 양의 지식이 다시 각 개체에게 흡수되어 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개미 공동체의 지식과 지혜는 엄청난 상승효과를 발휘할 것에 틀림이 없지 않겠는가.
이것은 물론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묘사되어진 소설 이야기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 사회가 지금 혼신의 힘을 기울여 추구해 나가는 소위 디지털 사회에서의 이상적 목표는 바로 그러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즉, 우리에게 있어서 디지털이란 개미의 페로몬과 유사한 것이 아닐까?
지금 인터넷에 한 번 들어가서 정보의 바다를 항해해 보라. 어떤 한 가지 정보를 얻기 위해 도서관을 찾아다니며 많은 시간을 들여 수집해 모아야 했던 시절이 결코 그렇게 먼 옛날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웬만한 정보는 책상 앞에 앉아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십 수 분만에 손쉽게 찾아지고 있다. 인터넷 안에는 이미 인류의 지식과 지혜의 페로몬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이다. 이제 시작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조금 장황한 사례를 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해답을 얻고 나니, 나 자신이 IT업계의 임직원들을 상대로 교육과 훈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 얼마나 엄숙하고 중대한, 그리고 의미 있는 일인가에 대한 사명감이 저절로 부풀어 올랐음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다.
골드칼라가 되고자 하는 이들, 그리고 골드칼라를 양성하고자 하는 연금술사들은 이제 ‘왜?’라는 질문의 파워를 새삼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 우리는(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 우리는(나는) 왜 이일을 이런 방식으로만 처리해야 하는가?
- 왜 우리는(나는) 이런 비전/목표/전략을 세웠는가?
- 왜 우리는 이런 형태의 조직을 갖추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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