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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1월 17일 08시 30분 등록
어제 오후에 산에 올랐습니다, 조금 높은 언덕에서 홍은동을 거쳐 지나는 내부순환도로를 바라 보았습니다. 한 차선을 차들이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차들은 거의 서있다시피 하고, 정체의 끝에는 정체를 향해 분주히 달려 오는 차들로, 정체는 점점 더 길어집니다.


저 차들 중의 상당 수는 매일 저 길을 다닐 것이고 저 때쯤 늘 저렇게 갇혀 서 있을 것입니다. 한 번 들어서면 그만둘 수도 없고 한 동안 빠져나갈 수도 없습니다. 하루하루 똑같은 길로 들어서고, 똑 같은 곳에서 막혀 서있고, 그런 하루가 끝없이 반복됩니다.

구름이 낮게 드리우고, 그 사이로 해가 비치는 오후, 산에 올라 아래를 보니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의 한 자락이 이렇게 선명하게 보이는군요. 가끔 꿈처럼 높은 곳에서 현실을 보면, 그것이 그렇게 빠져 나오기 어려운 어쩔 수 없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꿈처럼 높은 곳에서 아래를 보면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천 갈래의 길이 보입니다. 그 길 중의 하나는 내가 그렇게 찾아 헤매던 바로 그 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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