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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1월 19일 18시 51분 등록
골드칼라와 로또복권 (그대는 행운을 믿는가?)

근년 들어 우리 사회에 몰아 친 ‘로또 복권 신드롬’은 심심치 않게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단 한 번의 행운만 내게 다가온다면 말 그대로 인생의 엄청난 역전을 가져 올 수 있는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졌다! 그리고 매 주 그렇게 돈 벼락을 맞는 이들이 적어도 몇 명씩 나오고 있으니 이 또한 입맛을 당기게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 와중에 우리는 (우리 대부분은!) 또한 씁쓰름한 좌절을 맛보기도 한다. “왜 나에게는 모든 행운이 피해만 가는 걸까?” “1등은 고사하고 3등이나 4등조차도 내게는 왜 해당이 안 되는 걸까?” “나는 지지리도 복이 없는 인간인가?”

그런데 이런 좌절감을 주변의 친지나 동료들에게 표현하면 그들은 무어라 하는가? 아마 대부분이 당신에게 점잖게 충고할 것이다. “그건 당신만이 느끼는 것이 아니야. 그런 행운은 지극히 소수에게만 해당되는 신기루일 뿐이야. 행운에 매달리지 말고 네가 노력해서 원하는 것을 얻도록 해. 쓸데없는 망상에 사로잡히지 말고 말이야.”

그렇다면, 우리는 행운을 믿어서는 안 되는 것일까? 더욱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열정을 다 해 자신의 길을 개척해 가는 <골드칼라>들에게 행운이란 단어는 다만 신기루나 황당한 유혹에 불과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행운을 믿어야 한다. 우리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데 있어서, 우리의 꿈을 이루고 우리가 원하는 모습으로 인생을 누릴 수 있기 위해서 우리에게 행운 필수적 요소라고 주장하고자 한다.

우리 인간은 어차피 불완전한 존재들이다. 아무도 스스로의 노력으로 100% 완벽한 결과를 성취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그 모자라는 부분에 대해 우리는 행운을 믿어야 하는 것이다. 요즘 이러한 요소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이 여러 가지 형태로 표현하고 있다. 예컨대,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라든지 “보이지 않는 천사들이 우리 모두의 곁에 한 명씩 배치되어 우리를 돕고 있다.” “심지어 당신의 꿈도 당신을 돕기 위해 당신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있다.” 등의 주장들은 모두 같은 맥락에서 표현되는 것들이라 할 것이다.
우리가 이런 면을 받아드리기 위해 반드시 종교인이 되거나 신비주의자가 될 필요는 없다. 다만, 인간의 삶은 결코 과학과 논리만으로 다 채울 수 없는,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육감’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그런 믿음은 우리의 삶을 정녕코 더욱 기름지고 충만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올 해 경영서적 분야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책 중 하나에 짐 콜린스 (Jim Collins)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Good to Great)가 있다. 미국의 수많은 우량 기업 중 아주 엄격한 조건으로 걸러 낸 (그 조건이란 15년 동안을 지속적으로 주가 수익률 기준으로 볼 때 해당 산업 내의 평균 성장률보다 2.5배 이상을 성장해 온 기업들만 걸러내는 것이었다.) 단 11개의 ‘위대한’ 기업의 공통점을 분석한 책이다. 그 공통점 중 하나로 저자가 지적한 것은 11개 기업의 CEO들이 모두 한결같이 성공의 공을 “행운”이나 “회사 임직원”들에게 돌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물론 저자는 이를 “CEO의 겸손한 리더십”으로 규정했으나, 필자는 그들이 말한 “행운”이란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도 된다고 믿는다. 경험적으로 기업의 성공, 그것도 대단한 성공 이면에는 반드시 얼마간의 행운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그렇지 않은가?

이것이 바로 노름판에서 우스개 말로 쓰는 “운칠기삼(運七技三)”이 의미하는 바이며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란 옛말의 유래이고 “그런즉 원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달음박질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오직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으로 말미암음이니라.”라는 성구가 주는 교훈이기도 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첨언하고자 한다. 특히 무언가 새로운 각오로 새로운 일이나 사업, 새로운 모험, 새로운 변화 등을 시작하고자 하는 분들은 반드시 이 행운적 요소를 믿고 출발하기 바란다. 누구도 과학적으로나 논리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불가사의하고 신비한 어떤 작용에 의해 그대가 시작하는 일에 주변의 모든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들이 총동원되어 그대의 성공을 위해 응원하며 성원하며 밀어주고 끌어주고자 힘을 합하고 있음을 반드시 믿기 바란다. 두려울 것이 무언가! 그대의 양심만 자유롭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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