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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26일 23시 53분 등록
산길 걸으며

< 김 시진 >


꽃이 지는 가지 사이 새는 우짖고

그늘진 산길에는 맑은 시냇물

졸며 걸으며 읊으니 시 절로 되어도

산중에는 붓 없으니 적을 수 없네.


김용택역 한시 산책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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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行

開花自落好禽啼 一徑淸陰輾碧溪

坐睡行吟詩得句 山中無筆不須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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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 이른 아침,

출근하러가는 것도 아닌데 거기 또 가네.

제주도 귤농장 농부아저씨 뵙던 그날 아침,

공원안에 살아남은 작은 폭포 휘파람 소리

도시 한가운데에서 살아남은 그 폭포소리

아담한 소를 만드네.

저기 무신 짐승의 털인지 구름이 몰고온 비끝에

연둣빛 털을 세우는 남산앞에 벌어진 왕가의 정원수들..

뚝 떼어두고 보면 엄한 이맛살, 인왕산을 배경으로

분홍, 노랑 눈썹 열심히 불붙이는 북악산의 곡선이

이 숨은 폭포소리에 고이네.

제 죽음을 밑천삼아

온 갖 눈에 눈을 붙인 가지들이 일어서는 이른 아침

구름속에 숨었다가도

등진 어깨를 돌리고 눈을 들어 바라보면 나타나는 햇살

이걸 착각이라고 해야 하나.

저 붉은 햇살 하나

어깨에 메어둔 전통에 넣는다.





IP *.42.25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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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닮
2005.04.29 09:32:58 *.196.62.215
님의 글에 자주 등장하는 '전통', 그것이 궁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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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에 대해
2005.05.03 06:24:06 *.42.252.182
아마 전통(화살을 담는 통)이라는 말은 성경에서 쓰이는 말일 겁니다. 제게는 자신과의 전쟁을 치르는 자가 쏘는 데 필요한 직선의 마음, 곧 결단을 담는 통을 의미합니다. 시 쓰는 데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그 전통에서 꺼내든 살을 활에 걸고 당깁니다. 할 수 없다는 마음을 쏘아버리기도 하고, 할 수 있다는 원시의 직선인 빛이 화살이 되어 도리어 제 마음이 과녁이 되기도 합니다. 부정적 시선에 당긴 활과 먹인 살로 인해 그것이 해결되지 않을 때, 긍정적 시각에 집중케 하는 어떤 감동과 감격으로 제 화살을 바꿉니다. 때로는 제 전통이 싸움의 기구인 전통이 아니라 감격을 담아두고 무뎌지고 지칠때 그 살을 전통에서 꺼내보며 강한 긍정으로 마음속 나약함을 쫓아 버립니다. 이제 빛의 화살로 하나하나 검은 화살을 바꿉니다. 쏘아 놓은 살이 빗나갔을 때 상처입어 제 마음이 과녁이 되기도 합니다. 용사의 등 뒤에 멘 묵직한 화살통을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요새는 그 전통에 빛의 직선, 그 빛나는 살이 담겼으면좋겠습니다. 꽃이 진 자리에 벌써 다음 해을 준비하는 열매에 닿은 원시의 직선들.. 빛. 제 과녁은 수시로 뒤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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