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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3일 06시 36분 등록
아무도 깨어나지 않은

첫 새벽

바람은 내 온몸을 타고 돈다

내 몸이지만 볼 수 없는

피부속을 뚫고 나의 온갖 비밀을 타고 흐른다

새끼 손가락끝의 가느다란 혈관부터

피가 도착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다니며

어느 얼음 바다새의

얼어버린 호흡을 싣고

자신의 여행기를 음악처럼 들려준다

바람은 고독이나 외로움을

나누거나 비교하지 않고

수만년전에도 그러했을 바람의

휴식을 건네준다

헤아릴 수 없이 내 몸을 타고도

바람은 내가 잊어버린 여름날에 웃음을 기억하고

봄날의 불안을 감싸준다

마치 내 몸을 만난 것이 처음인듯

쉴새없이 나를 확인한다

느끼지 못하는 인형에게

사랑한다 사랑한다 말하는

수줍은 아이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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