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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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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 3일 17시 44분 등록
일요일 아침 성당에 가기위해 이웃에있는 할머니(독거노인)를 모시러 갔다.
오는길에 누군가 길가에 버려논쓰레기 한푸대를 차에 싣고 집으로 왔다. 주말이면 으례 도시인들이 나들이를 나와 쓰레기를 길가에 버려놓고 간다. 차창밖으로 아이들이 예사로 과자봉지 물병 들을 집어던진다. 참담한 느낌이된다.
오후에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가는데 열차안에서 네팔에서 왔다는 젊은 노동자들을 만났다. 너무나 순수한 영혼들이었다. 그들은 지하철을 어떻게 타야하는지 걱정 이었다. 사무실로 데리고 가서 4명에게 점심으로 밀면 한그릇씩을 사먹이고는 지하철까지 가서 표를 끊어 태워주고 돌아왔다. 그저 그렇게 하고싶었다. 저녁때 아내가 선풍기 한대를 사오라고 해서 사가지고는 오랫만에 택시를 탔다. 택시운전사가 기차역으로 가자니까 바쁜줄알고 그랬던지 도중에서 유턴위반으로 딱지를 끊겼다. 젊은 운전사는 이 불경기에 딱지를 끊겼다고 애통해 하며 장탄식을 했다. 택시료가 3천 4백원정도 나왔는데 나는 만원 한장을 주고는 벌금에 보테어 내라고 했다. 순간 그의 눈에 생기가 감돌았다. 나는 대합실에서 한시간후의 다음 기차표를 끊고는 여유롭게 아랫층에있는 책방으로 갔다.驛舍의 책방이 명소가 되어야 한다고 언제나 처럼 격려하자 주인은 나를 반기며 냉커피 한잔을 시켜다 주었다.작은 것으로도 만족할줄알며 서로 위안을 주고받을수있는 사람들,그들에게선 인간의 냄새가 풍긴다.
나는 김훈의 신작" 밥벌이의 지겨움"을 골라 대합실로 다시 올라왔다. 대합실은 휴가철이라 그런지 앉을 자리는 물론 찜통더위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한쪽 구석 맨땅에 쪼그리고 앉아 책을 읽고있었다. 한쪽에선 KTX와 함께 쾌적한 여행문화를 즐기자고 선전을 해댔다.
하루가 긴세월처럼 물거품 같이 지나갔다.남은것은 차창밖으로 멀리 떠있는 흰구름과 노을을 바라보는 외로움 뿐이었다.늙는다는것은 분명 질병이며 배척이요 의도된 격리며 수치로움이다. 주위엔 어느새 노인들만 수두룩해 있었다.늙는게 왜 수치냐고,품격있게 늙으가면 되지않겠느냐고.나도 한땐 그런생각을 했었지. 당신도 한번 늙어봐라. 늙는건 차라리 치욕일테니까.동방예의지 국이고 효의 나라라는 적어도 이너머 나라에선.나이 60 이 넘으면 병원 입원도 할수없다는 법이라도 만들면 그만 아닐까. 그러나 참으로 다행한것은 모두가 늙는다는 엄연한 사실이고 그것만은 지극히 평등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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