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자유

주제와

  • 문정
  • 조회 수 1842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4년 8월 3일 17시 44분 등록
일요일 아침 성당에 가기위해 이웃에있는 할머니(독거노인)를 모시러 갔다.
오는길에 누군가 길가에 버려논쓰레기 한푸대를 차에 싣고 집으로 왔다. 주말이면 으례 도시인들이 나들이를 나와 쓰레기를 길가에 버려놓고 간다. 차창밖으로 아이들이 예사로 과자봉지 물병 들을 집어던진다. 참담한 느낌이된다.
오후에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가는데 열차안에서 네팔에서 왔다는 젊은 노동자들을 만났다. 너무나 순수한 영혼들이었다. 그들은 지하철을 어떻게 타야하는지 걱정 이었다. 사무실로 데리고 가서 4명에게 점심으로 밀면 한그릇씩을 사먹이고는 지하철까지 가서 표를 끊어 태워주고 돌아왔다. 그저 그렇게 하고싶었다. 저녁때 아내가 선풍기 한대를 사오라고 해서 사가지고는 오랫만에 택시를 탔다. 택시운전사가 기차역으로 가자니까 바쁜줄알고 그랬던지 도중에서 유턴위반으로 딱지를 끊겼다. 젊은 운전사는 이 불경기에 딱지를 끊겼다고 애통해 하며 장탄식을 했다. 택시료가 3천 4백원정도 나왔는데 나는 만원 한장을 주고는 벌금에 보테어 내라고 했다. 순간 그의 눈에 생기가 감돌았다. 나는 대합실에서 한시간후의 다음 기차표를 끊고는 여유롭게 아랫층에있는 책방으로 갔다.驛舍의 책방이 명소가 되어야 한다고 언제나 처럼 격려하자 주인은 나를 반기며 냉커피 한잔을 시켜다 주었다.작은 것으로도 만족할줄알며 서로 위안을 주고받을수있는 사람들,그들에게선 인간의 냄새가 풍긴다.
나는 김훈의 신작" 밥벌이의 지겨움"을 골라 대합실로 다시 올라왔다. 대합실은 휴가철이라 그런지 앉을 자리는 물론 찜통더위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한쪽 구석 맨땅에 쪼그리고 앉아 책을 읽고있었다. 한쪽에선 KTX와 함께 쾌적한 여행문화를 즐기자고 선전을 해댔다.
하루가 긴세월처럼 물거품 같이 지나갔다.남은것은 차창밖으로 멀리 떠있는 흰구름과 노을을 바라보는 외로움 뿐이었다.늙는다는것은 분명 질병이며 배척이요 의도된 격리며 수치로움이다. 주위엔 어느새 노인들만 수두룩해 있었다.늙는게 왜 수치냐고,품격있게 늙으가면 되지않겠느냐고.나도 한땐 그런생각을 했었지. 당신도 한번 늙어봐라. 늙는건 차라리 치욕일테니까.동방예의지 국이고 효의 나라라는 적어도 이너머 나라에선.나이 60 이 넘으면 병원 입원도 할수없다는 법이라도 만들면 그만 아닐까. 그러나 참으로 다행한것은 모두가 늙는다는 엄연한 사실이고 그것만은 지극히 평등하다는 사실이다.
IP *.91.167.20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74 꿈벗 봄소풍은 언제하려나 [28] [15] 운제김달국 2010.04.07 117554
3573 엑스터시 가설 바람95 2016.08.19 44455
3572 구본형 MBC TV 특강 - 11월 26일 수요일 1:35분 [6] 부지깽이 2008.11.24 38620
3571 Love Virus 그림엽서 신청하세요 file [1] 타오 한정화 2014.10.31 29533
3570 자연을 그.리.다. 생태드로잉 수업합니다! file 미나 2014.09.10 26487
3569 파일첨부 안되는 경우 참고하세요 file [20] [10] 관리자 2008.12.30 23916
3568 <내 인생의 첫 책쓰기>프로그램에 참여할 22기를 모집합니다 오병곤 2022.06.21 22364
3567 한쪽 방향으로만 도는 기어 file [1] [29] 한정화 2009.11.29 22008
3566 -->[re]사이트 개편에 적응이 안되네요^^ [1] 운영자 2003.01.22 21797
3565 연구원/꿈벗 리프레쉬 강좌 참여자 모집 [4] 부지깽이 2012.10.31 16771
3564 이직 이야기 3- 이직 후 적응이 어려운 다섯가지 이유 [2] [1] 교산 2009.02.12 16590
3563 MBC 다큐멘터리 가장슬픈 이야기 풀빵엄마... 강호동 2010.01.06 15342
3562 -->[re]사이상에서의 명칭(인격) 대해 [6] 테리우스 2003.01.26 15276
3561 책을 읽다 보니, [1] 구본형 2003.02.05 14999
3560 꽃동네에서 꽃은 떨어졌다 [2] [1] 꽃동네후원자 2003.01.29 14579
3559 <삼성레포츠센터> 글쓰기입문강좌 4주 [1] 한 명석 2014.12.11 14170
3558 20대를 위한 나침반 프로그램 안내 file [22] 박승오 2008.12.22 13663
3557 사이상에서의 명칭(인격) 대해 오태진 2003.01.26 13509
3556 책을 다시 읽으며........ [3] 이운섭 2003.01.28 13499
3555 자연의 마음으로 구본형 2003.02.03 13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