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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 9일 18시 59분 등록

젊은 후배 하나가 전화로 집을 어떻게 찾아가야 하는 지 물었습니다. 내게 뭘 전해 주어야 하는 데 자신이 직접 전하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거예요. 저녁이 되어 막 집에서 나가려는 데, 그 젊은이가 도착했습니다. 아버지 생신이 되어 좋아하는 케익 집에서 케익을 사다가 내 생각이 나 하나 더 샀다는군요. 그걸 전해주려고 일부러 왔어요.

그녀는 키가 크고 날렵하며 웃는 모습이 매력적입니다. 그러나 가만히 있으면 사나워 보입니다. 그런 사나움이 공부할 때는 책의 앞장에서 뒷장까지 푹 꿰게 하나 봅니다.

다산 선생이 언젠가 학문을 하는 좋은 자질은 먼저 호랑이나 매처럼 사납고 용맹해야 가르칠만 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됩니다. 후에 스스로를 수련하여 깊어지려면 먼저 그런 사나움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겠지요. 좋은 자질이 있는 젊은이입니다.

그러나 겉으로 보아 사나워 보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꽤 오랜 동안 크고 작은 성취들이 있었으나 자신의 자질만큼 사회적 기회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마음속에 사회에 대한 분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자신이 즐기고 공부할 만한 공간을 찾은 듯 했습니다.

실제로 그녀는 자신이 그렇게 장난기 넘치고 밝고 재미있는 사람인줄 예전엔 미처 몰랐다 하더군요. 나는 이 젊은이에게 늘 많이 웃으라고 말해주곤 합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자의 말 하나가 논어 옹야편에 실려있습니다.

“단지 알기만 하는 자는 그것을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그것을 즐기는 자만 못하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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