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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1월 1일 20시 32분 등록
서강대에서 강의가 있었습니다. 강의실에서 밖을 내다보니 노고산 숲 속 나뭇잎들이 지고 있었습니다. 내가 그 숲 속을 거닐 때, 나는 삶을 주체할 줄 모르는 청년이었고 그 나무들은 지금 보다 더 젊고 어렸습니다. 그때 그 교정을 지나던 청년들은 다 떠나 흩어져 갔지만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들을 다시 만나게 되니 반갑습니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가을 햇살이 참 밝고 좋습니다. 버스 차창을 통해 지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훔쳐보는 것은 내가 즐기는 놀이 중의 하나입니다. 우연한 순간 그 적나라한 표정들을 보게 되니까요. 그 속에 인간들의 모든 표정들이 다 들어 있지요. 그 얼굴들을 보다 문득 내 얼굴이 생각났지요. 그리고 내 얼굴을 만들어 내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구본형 변화 경영연구소는 새벽 4시에 문을 엽니다. 그러나 그때부터 손님을 받지는 않습니다. 아침 6시까지는 연구 시간이니까요. 대단한 연구는 아니예요. 그저 글을 쓰는 것이지요. 이 연구실은 그가 살고 있는 집입니다. 그리고 그 연구소에는 그 사람 혼자 일합니다. 그는 1인 기업가지요. 저술가이기도 하고, 많은 강연도 합니다. 방송에도 출연하고, 신문이나 잡지에 기고도 합니다. 어떤 모임에도 가입돼 있지 않고 어디 매인 곳도 없습니다. 자유롭지요. ”

여기까지 생각하다 그만 피식 웃고 말았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 이 햇살 속을 아무 약속없이 버스를 타고 거리의 행인을 보며 갈 수 있는 것 - 이것이 그 자유의 구체적인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그 내용을 채우지 않는 한 자유는 주체하기 힘든 시간이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습니다. 아마 그 내용의 상당한 부분은 배움과 익힘의 시간으로 채워지게 될 것입니다. 찰스 스노우 (Charles Snow)의 말이 기억납니다.

"스스로 배우지 않으면 파멸할 것이다라는 말은 약간 (과장된) 멜로 드라마적 표현이다. 그러나 스스로 배우지 않으면 인생이 급격하게 기우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라는 말은 타당한 표현이다 ”
IP *.229.14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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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2004.11.01 22:37:13 *.190.243.166
좋은글 감사합니다. 자유는 시간의 주인이 된 사람에게 오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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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이
2004.11.01 23:13:40 *.112.110.158
작년에야 스스로 배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축복이라 생각해요 물론 어린나이는 아닙니다.28이니까요^^ 앞으로 살날이 많으니 준비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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