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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12일 09시 28분 등록
가평에 시누이가정과 우리가정이 주말을 이용한 짧은 휴가를 다녀왔다.
그곳은 친정아버지 초등학교 동창이 가꾸시는 아담한 팬션이다.
팬션 뒤쪽으로는 몇 십미터가 넘는 잣나무들이 우르르 둘러쌓여 있고
앞쪽으로 가평의 이름모를 산들이 어깨를 기대고 푸르게 웃고 있다.
팬션에서 10분정도만 오르면 축령산 휴양림이 나오는 넓은 계곡이 나온다.
장마끝에 닦여진 아스팔트는 종이를 구겨놓듯 이그러졌고,
넓은 계곡의 급류는 아찔하다.
그러나 장마가 끝난 그곳은 조용하다
우리가 그 숲에 들어서는 순간 멈추어 서서
햇빛이 나무사이로 떨어지는 모습은 바하의 음표들이
잣나무 가지에 내려앉는 것을 상상한다.


내가 생각한 것은 그저 소박한 팬션인 [깊은 산속 옹달샘] 인데
실상 거기에 가서 글라라 아줌마와 베드로 아저씨를
뵙고 이야기를 듣다보니 그곳은 꿈의 실험실이요 연구실이다.
500여종이 넘은 식물군과 야생화를 가꾸시는
글라라 아줌마의 30년 꿈이 자라나 그지없지 아름다운 꽃동산을
사계절 즐길 수 있는 장소다.
2006년 7월 29일 이 날은 내가 그 아름다운 실험실에서 주인공이
된 날이라 잊지 못하리라.

새벽 안개로 꽃동산 앞쪽에 펼쳐진 능선들이 사라졌다.
이끌리듯 일어나 새벽 이슬을 맞는다.
나는 어제 본 나비들을 생각하고
밤새 뱀을 피해 잠든 개골개골 소리가 어디로 갔나 생각하고
나와 생일이 같은 친구 생각을 한다.
새벽 5시.. 오후 4시에 살고 있는 그 친구에게 전화한다.
왜냐. 바로 그곳에서 언젠가 그녀를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앞으로 3년이나 늦으면 5년 뒤에야 한국에 올 수 있다.
나는 아직도 내가 자주 전화를 걸던 서계동 그 친구집 전화번호를
기억하고 있다.

느티나무를 타고 울타리콩잎들이 시원스레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등나무 정자는 많이 봤지만 이런식은 난생 처음이었다.
내가 그 콩나무를 잊지 못하는 것은
그 잎을 봤을 때 국민학교때 방학숙제로 기르던 콩잎과 너무 같아
아마 콩일꺼야 ..라고 생각하며 재크와 콩나무 동화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아주머니는 해박한 지식으로 그 콩나무 설명을 하신다.
네 개의 느티나무를 기둥삼아 세운 소박한 야외 식탁에서
그 나무를 들여온 사연을 듣는다.
두 개의 나무가 비실비실 죽었는데 죽어서도 기둥역할을 아주 잘하고
있고 그 느티나무 기둥에는 바로 울타리콩이 자라고 있다.

이 곳에 와서 미탄님의 나팔꽃 사랑과 덩굴식물을 좋아한다는 말씀에
이 콩이 생각났다. 그리고 내가 매일같이 걷는 성곽철조망에도 아랑곳
않고 갖가지 색깔로 아침 일찍 해가 뜨기도 전에 피어나는 나팔꽃도
떠오른다. 내가 찍은 나팔꽃 한송이를 올려드린다.


[혹시, 그곳이 궁금하신가요?]
www.glara.com 으로 가보세요.
오늘 낮 12시쯤 VJ특공대에 그집에 새식구가 된 복실이편이 방송된데요.


IP *.142.1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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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탄
2006.07.31 18:18:41 *.199.135.29
선이씨, 너무 좋은 곳에 다녀 왔네요. 호흡이 짧고 싫증을 잘 내는 나는, 누가 30년 뭐 했다고 하면 참 존경스러워요.

아침고요 수목원에 갔을 때도 어떻게 당대에 개인이 이런 수목원을 일굴 수 있을까 감탄한 생각이 나네요.

건강하고 활기찬 여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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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주
2006.08.02 06:55:44 *.209.248.74
나팔꽃! 참 예쁘군요. 이 영상은, 어언 40여년 저쪽 유년의 아름다운 추억속으로 저를 데리고 가네요. 시골집의 울타리나 화단에서 갓피어난, 연분홍 꽃분홍 파랑의 꽃망울들을 경이롭게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곤 했던 그 시절이 어젯일인듯 눈앞에 선하군요.
아름다운 영상과 글 올려주신 선이님의 수고로움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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