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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2월 27일 09시 40분 등록

겨울이 익어 가고 있습니다. 겨울 속으로 겨울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듯 합니다. 어제 밤 불을 켜지 않고 어두운 곳에 앉아 달빛 휘황한 밖을 보면 포도주를 한 잔 천천히 마셨습니다. 술이 속으로 들어가 핏줄로 퍼지는 듯 했습니다.

문득 술에 대하여 재미있는 이야기가 기억났습니다. 우리는 미래에 대하여 끊임없이 이야기하려는 욕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미래는 수 초 후에 일어날 일일 수도 있고, 몇 달 후 몇 년 후의 일일 수도 있습니다. 미래의 이야기들은 잠재의식 혹은 의식의 가장자리에서 생겨나며, 간혹 마음 속 깊이 숨겨져 있던 것이 문득 솟아나는 것이기도 합니다.

알콜 중독자들은 알코홀의 신경생리학적인 작용 때문에 사건과 그 의미를 연결시키지 못한다고 합니다. 즉 미래를 내다보는 연상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시간의 연속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고와 기억의 단절을 겪게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것이랍니다. 이때 알코홀은 이런 정신적 혼란을 편안하게 느끼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현실감이 떨어지는 것은 결국 내일을 내다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현실로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바로 현실감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결론이지요. 미래의 꿈과 이상 때문에 현실감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꿈꿀 수 없기 때문에 현실감이 결여된다는 이 사실은 얼마나 통쾌한 정신적 반전인가요?

“앞으로 일어날 이야기를 꾸미는 시나리오는 ‘미래의 기억’ (memories of the future)에서 연유한다. ” ( ‘미래의 기억’이라는 이 돌연한 단어의 조합이 재미있군요)
- 데이비드 잉바르, 스웨덴 출신의 정신신경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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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주52도
2004.12.28 12:40:35 *.190.243.161
지난 가을 중국에서 가져온 52도 고향주을 아직도 못드렸습니다. 그 술 드시고 느낌도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새해에 소망하시는 모든 일들이 이루어져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기를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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