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d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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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 볼품없는 개복숭아나무
홀로 서서
초겨울을 맞는다
먹지도 마시지도 못할 열매를
키워낸 이 나무
허리아래로 빼곡히 쌓여있는
씨앗들이 해골처럼
나둥귀는 검은 새벽
빗소리도 잦아드는데
나를 불러 깨운 것은 무엇인가
생각한다
내게 허락된 아름다운 출근길
장엄한 아침을 뒤로 한 채
15층 엘리베이터버튼을 누르고
마음의 신
오늘도 벗을 나
내가 지은 세상 모든 어둠과 싸우고
내 속에 가두워진 모든 어둠을 불러모아
無言歌를 짓는다
당신을 위한
소리없는 말을 짓는다
그리고 생각이 흐른다
세상에는 실로 먹을 수 있는 열매보다는
사람의 입으로 먹지 못하는 열매들이
훨씬 더 많다는 데까지
나의 생각이 나아갈 때
더 이상 잠들지 못한다.
그들은 어떤 환희로 봄에 순을 내며
겨울동안 준비한 꽃봉오리를 터뜨리며
결실의 계절 뒤
사람이나 느끼는 쓸쓸함을 가지에 얹고
주저없이 수고한 잎들을 떨어뜨리고
기억의 나이테
또 하나 제 몸에 새길 뿐.
이제 겨우 초겨울인데
첫 꽃망울을 터트린 가지들에는
꽃이 지자마자 키워온
아주 작은 꽃눈 잎눈이
소름처럼 돋아난다.
IP *.142.145.9
홀로 서서
초겨울을 맞는다
먹지도 마시지도 못할 열매를
키워낸 이 나무
허리아래로 빼곡히 쌓여있는
씨앗들이 해골처럼
나둥귀는 검은 새벽
빗소리도 잦아드는데
나를 불러 깨운 것은 무엇인가
생각한다
내게 허락된 아름다운 출근길
장엄한 아침을 뒤로 한 채
15층 엘리베이터버튼을 누르고
마음의 신
오늘도 벗을 나
내가 지은 세상 모든 어둠과 싸우고
내 속에 가두워진 모든 어둠을 불러모아
無言歌를 짓는다
당신을 위한
소리없는 말을 짓는다
그리고 생각이 흐른다
세상에는 실로 먹을 수 있는 열매보다는
사람의 입으로 먹지 못하는 열매들이
훨씬 더 많다는 데까지
나의 생각이 나아갈 때
더 이상 잠들지 못한다.
그들은 어떤 환희로 봄에 순을 내며
겨울동안 준비한 꽃봉오리를 터뜨리며
결실의 계절 뒤
사람이나 느끼는 쓸쓸함을 가지에 얹고
주저없이 수고한 잎들을 떨어뜨리고
기억의 나이테
또 하나 제 몸에 새길 뿐.
이제 겨우 초겨울인데
첫 꽃망울을 터트린 가지들에는
꽃이 지자마자 키워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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