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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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는 집을 지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건축업자와 끝은 좋지 않았지만 작년 이맘때까지만 해도
관계가 아주 좋았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안다는 것처럼 어려운게 없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을 아는 것보다는 자기자신을 아는게 가장 어렵지요.
평생을 두고 알아도 다 모르고 가는 것이 자신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타인과의 관계도 처음에 잘 나갈 땐 다 좋은 것 같습니다.
그때는 웬만한 흠이 있어도 덮어집니다.
잘 나갈 때 흠을 볼 줄 알고,
잘 안 될 때 희망을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우여골절 끝에 작년 9월에 이사를 해서 긴 겨울을 보내고
올해 처음으로 봄을 맞이합니다.
작년에 집이 늦어지는 바람에 나무를 한창 더울 때 심었더니
죽은 게 많이 나왔습니다.
봄이 오기 전까지는 나무를 봐도 살았는지, 죽었는지 구분하기 힘들었는데
봄이 되니 확실하게 드러났습니다.
죽은 나무 자리에 새나무를 심고, 꽃도 더 심었습니다.
빨리 나무의 꽃을 보고 싶었는데
올해는 늦추위가 심해서 꽃이 늦게 피는군요.
나무마다 꽃망울과 새싹이 돋아나기 시작합니다.
잔디에는 풀도 많이 나기 시작합니다.
지금이 가장 풀 뽑기기 좋은 것 같습니다.
잔디는 아직 누른데 뿔은 새파랗습니다.
원래 가짜가 더 반짝이는 법이지요.
지금은 확실히 구분이 되지만 조금 지나면 구분하기 힘든 풀도 많습니다.
가장 뽑기 힘든 풀이 잔디와 비슷한 풀입니다.
이 풀은 뽑아내면 잔디까지 다 뽑힙니다.
민들레, 냉이같이 뿌리가 아주 긴 풀들도 많습니다.
긴 것은 30센티 정도 됩니다.
풀 한포기에도 살아남기 위해 이토록 뿌리를 길게 내리는 모양입니다.
뿌리가 긴 풀을 뽑아내면 앓던 이를 뽑는 것 같이 속이 시원합니다.
물론 풀한테는 미안하지만...
그때 기분은 낚시꾼이 고기를 한마리 낚아 놀리는 기분입니다.
어차피 뽑아야 할 풀이라면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낚시하는 기분으로 하려고 합니다.
화단에 모양을 낸다고 덮어두었던 반달형 기왓장을 뒤집었을 때는
깜짝 놀랐습니다. 겨울잠에서 아직 깨지 않은 개구리가 한마리 나왔습니다.
미처 잠을 깨지 못해 처음에는 잘 움직이지도 못했습니다.
겨울 동안 자느라고 살아빠졌는지 등이 쭈글쭈글했습니다.
또 하나를 뒤집으니 이번에는 가운데 손가락만한 도룡뇽이
한마리가 나왔습니다.
이 동네에는 도둑 고양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쥐는 한마리도 보지 못했습니다.
도둑 고양이들의 특징은 대체로 살이 많이 쪘습니다.
쓰레기통에 있는 음식을 뒤져 먹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 몸으로는 쥐가 있어도 둔해서 잡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며칠 전에 손님이 저녁에 7명 왔습니다.
밖에서 돼지고기 숯불바베를 했습니다.
맛있다면서 고기가 다 익기도 전에 소주 한잔씩 하고 먹기 시작했습니다.
혹시나 싶어 산 고구마와 감자가 의외로 이날 가장 인기가 있었습니다.
호일에 싸서 숯불에 20분 정도 넣어두면 타지도 않고 아주 잘 익습니다.
손님이 가고 나서 집사람과 모닥불 옆에서 별을 보면서 뒤풀이를 했습니다.
동네 아저씨의 힘을 빌려 참나무 장작을 많이 해 두니 부자가 된 것 같습니다.
장작도 좋지만 지난 겨울에 눈에 가지가 부러진 소나무를 가지고 와서
잔가지를 태우는 것도 참 좋습니다.
어릴 때 외가집에서 소죽을 끓이던 생각이 났습니다.
시골에 살아보니 불편한 것도 많지만 좋은 것도 많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계절의 변화를 직접 보며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연의 변화는 신비 그 자체입니다.
시동은 좀 늦게 걸리지만 한 번 걸렸다 하면 멈출줄 모릅니다.
푸름이 하루하루가 다릅니다.
다음에 꽃이 필 때쯤 다시 올리겠습니다.
IP *.224.196.12
그때를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건축업자와 끝은 좋지 않았지만 작년 이맘때까지만 해도
관계가 아주 좋았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안다는 것처럼 어려운게 없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을 아는 것보다는 자기자신을 아는게 가장 어렵지요.
평생을 두고 알아도 다 모르고 가는 것이 자신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타인과의 관계도 처음에 잘 나갈 땐 다 좋은 것 같습니다.
그때는 웬만한 흠이 있어도 덮어집니다.
잘 나갈 때 흠을 볼 줄 알고,
잘 안 될 때 희망을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우여골절 끝에 작년 9월에 이사를 해서 긴 겨울을 보내고
올해 처음으로 봄을 맞이합니다.
작년에 집이 늦어지는 바람에 나무를 한창 더울 때 심었더니
죽은 게 많이 나왔습니다.
봄이 오기 전까지는 나무를 봐도 살았는지, 죽었는지 구분하기 힘들었는데
봄이 되니 확실하게 드러났습니다.
죽은 나무 자리에 새나무를 심고, 꽃도 더 심었습니다.
빨리 나무의 꽃을 보고 싶었는데
올해는 늦추위가 심해서 꽃이 늦게 피는군요.
나무마다 꽃망울과 새싹이 돋아나기 시작합니다.
잔디에는 풀도 많이 나기 시작합니다.
지금이 가장 풀 뽑기기 좋은 것 같습니다.
잔디는 아직 누른데 뿔은 새파랗습니다.
원래 가짜가 더 반짝이는 법이지요.
지금은 확실히 구분이 되지만 조금 지나면 구분하기 힘든 풀도 많습니다.
가장 뽑기 힘든 풀이 잔디와 비슷한 풀입니다.
이 풀은 뽑아내면 잔디까지 다 뽑힙니다.
민들레, 냉이같이 뿌리가 아주 긴 풀들도 많습니다.
긴 것은 30센티 정도 됩니다.
풀 한포기에도 살아남기 위해 이토록 뿌리를 길게 내리는 모양입니다.
뿌리가 긴 풀을 뽑아내면 앓던 이를 뽑는 것 같이 속이 시원합니다.
물론 풀한테는 미안하지만...
그때 기분은 낚시꾼이 고기를 한마리 낚아 놀리는 기분입니다.
어차피 뽑아야 할 풀이라면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낚시하는 기분으로 하려고 합니다.
화단에 모양을 낸다고 덮어두었던 반달형 기왓장을 뒤집었을 때는
깜짝 놀랐습니다. 겨울잠에서 아직 깨지 않은 개구리가 한마리 나왔습니다.
미처 잠을 깨지 못해 처음에는 잘 움직이지도 못했습니다.
겨울 동안 자느라고 살아빠졌는지 등이 쭈글쭈글했습니다.
또 하나를 뒤집으니 이번에는 가운데 손가락만한 도룡뇽이
한마리가 나왔습니다.
이 동네에는 도둑 고양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쥐는 한마리도 보지 못했습니다.
도둑 고양이들의 특징은 대체로 살이 많이 쪘습니다.
쓰레기통에 있는 음식을 뒤져 먹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 몸으로는 쥐가 있어도 둔해서 잡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며칠 전에 손님이 저녁에 7명 왔습니다.
밖에서 돼지고기 숯불바베를 했습니다.
맛있다면서 고기가 다 익기도 전에 소주 한잔씩 하고 먹기 시작했습니다.
혹시나 싶어 산 고구마와 감자가 의외로 이날 가장 인기가 있었습니다.
호일에 싸서 숯불에 20분 정도 넣어두면 타지도 않고 아주 잘 익습니다.
손님이 가고 나서 집사람과 모닥불 옆에서 별을 보면서 뒤풀이를 했습니다.
동네 아저씨의 힘을 빌려 참나무 장작을 많이 해 두니 부자가 된 것 같습니다.
장작도 좋지만 지난 겨울에 눈에 가지가 부러진 소나무를 가지고 와서
잔가지를 태우는 것도 참 좋습니다.
어릴 때 외가집에서 소죽을 끓이던 생각이 났습니다.
시골에 살아보니 불편한 것도 많지만 좋은 것도 많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계절의 변화를 직접 보며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연의 변화는 신비 그 자체입니다.
시동은 좀 늦게 걸리지만 한 번 걸렸다 하면 멈출줄 모릅니다.
푸름이 하루하루가 다릅니다.
다음에 꽃이 필 때쯤 다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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