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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17일 16시 00분 등록

올해는 봄이 늦더니 봄이 익자마자 꽃들이 다투어 피기 시작했습니다. 남쪽과 북쪽의 꽃시계들이 그동안 늦은 시간을 되잡기 위해 달려 한꺼번에 꽃천지가 되었습니다.

쌍계사 벚꽂이 여의도 벚꽃과 뒤엉겨 겹치고 개나리 진달래 벚꽃 산수유 목련이 시간차 없이 동시에 절정에 이릅니다. 그래서 올 봄엔 새벽에 일어나 글쓰는 것 말고는 누구에게도 편지를 보내지 못하고 꽃과 더불어 지냈습니다.

삶이 글을 능가하고 일상의 황홀이 책을 덮게 했습니다. 올 봄엔 삶과 일상이 꽃 속에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한꺼번에 개화한다’ 는 의미를 알 것 같습니다.

빨리 꽃핀 인생도 있고 늦된 인생도 있습니다. 겨울 속에 있듯 모두 가난한 시절도 있고, 다투어 부를 추구하는 시기도 있습니다.

크게 보면 20세기에 들어서기 전까지 동아시아 전체가 서구문명권 보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느린 문명권이었습니다. 일본이 서둘러 개항하고 제국주의의 희생자에서 참여자로 급격한 전환에 성공하였습니다. 중국과 한국은 희생되었습니다.

해방 후 한국은 시간과의 경쟁에서 추격전에 나서면서 ‘빨리빨리’의 신화에 이르렀고, 지금은 중국이 엄청난 넓이도 만발하고 있습니다. 20세기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동아시아는 시간과의 경쟁 속에 있었고, 서구적 문명의 시간에 적응하기 위해 맹렬한 추격전을 벌렸습니다.

그리고 추종과 모방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해 갔고, 문화적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먼저 출발한 일본 역시 스스로 원폭의 희생자가 되었으며, 씻지 못할 슬픔을 주변국들에게 강요했습니다.

한국의 전통을 창조의 힘으로 삼아 세계적 보편주의에 성공해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계주의 속에 그 차별성의 원천으로 한국적인 문화와 전통을 를 담지 못한다면 경영 역시 추종과 모방의 역사로 전락할 것이며, 21 세기 세계적 리더로 진입하지 못할 것입니다.

올 봄 꽃들이 다투어 피는 것을 보고, 우리가 꽃이라면 어떤 꽃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꽃인지요 ?

IP *.229.1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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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주
2005.04.17 21:19:02 *.201.224.98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 이문화의 수용은 적극적으로 하되 그 뿌리는 자생적인 컨텐츠에 기반해야 생명력을 얻을 수 있다. 어느 분야의 일에 종사하든 , 이러한 사고의 틀 위에서 발전과 성장을 모색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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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기원
2005.04.18 07:11:53 *.82.18.232
소장님 글 잘읽었습니다. 우리도 우리다운 우리가 되어 우리나라만의 길을 갈 수있기를 기원합니다. 나무와 꽃들은 서로가 서로인 상태로 저마도 좋습니다. 저도 나다운 나만의 꽃을 피우고 싶습니다. 그나가를 찾아서 노력중입니다. 소장님만 생각하면 행복합니다. 언제나 행복하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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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렬
2005.04.24 11:22:30 *.147.136.210
무궁화 꽃, 호박꽃 보다는 낫고 장미꽃 보다는 못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필 수 있는 꽃, 주위를 잘 가꾸면 강인한 느낌을 주는 꽃, 자칫 잘못하면 아무데나 흔하고 막 자라는 천하고 볼품없는 꽃, 요즈음에는 개량을 했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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