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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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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27일 09시 17분 등록
전에는 휴대폰의 알람을 듣고 깨다가 요즘은
사람보다 더 부지런한 새소리에 잠을 깹니다.
새는 새벽부터 일어나서 지저귑니다.

새벽이 아침으로 변하는 시간이 너무 짧습니다.
어두운 그림자가 지나기는듯 금방 밖에 환해집니다.
이 때쯤 되면 보통 옆집 김노인이 꺼던 전봇대의 가로등을 껍니다.

만발한 봄꽃과 연한 옆사귀들이 아침 햇살을 머금은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호수로 물을 뿜어주면 햇살을 받은 물보라 속에 작은 무지개가 하나 뜹니다.
밑으로 떨어지는 물방울은 마치 작은 얼음 조각이 뿜어져 나오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도 앞사귀가 안나서 죽은 줄 알고 뽑아버리려던 나무에
이제야 잎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뽑아 버렸으면 살아있은 줄도 모르겠지만
'포기'란 그렇게 일찍 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나에게 가르쳐 준
그 나무가 고맙고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도 나무를 많이 심었는데
옆집 아저씨가 왜 그런지 이야기 하지 않고
올해 심은 나무에는 거름을 주지마라고 했습니다.
가만 생각해 보니 거름을 주면 자생력이 떨어져
뿌리를 내리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집사람은 마당 가꾸는데 정신이 팔려 친구도 잘 안만나고 있습니다.
밤 늦게까지 마당에 불켜놓고 일하고도 새벽에 거뜬하게 일어납니다.
아무래도 땅에서 氣를 받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같은 일이라도 자신이 좋아서 하는 것은 일 자체가
즐거움이 되는가 봅니다.

마당이 진흙 성분이 많아 나무가 살기에는 아주 좋지 않은 조건인데
나무들이 꽃을 피우고 잎사귀를 키우는 것을 보면서
생명력에 대한 경이감을 느낍니다.
삶에 지친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본다면 금방 활력이 생길 것 같습니다.

겨울 동안 묵은 잎들을 달고 다니던 가지에는
새 잎이 돋아나면서 묵은 것들은 언제 떨어졌는지도 모르게
새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나무들은 변화경영을 배우지 않아도 엄청 잘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왜 배워도 잘 되지 않을까요?
이 문제는 엄청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구소장님의 존재가 봄햇살을 받은 꽃처럼
빛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오늘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아름다운 시간은 길지 않더군요.
이 아름다운 봄날에 한 번 푹 빠져봅시다.
하나, 둘, 셋
(다이빙)
자 빠져듭니다.
녹아듭니다.







IP *.81.13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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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주
2005.04.27 12:49:47 *.201.224.98
전원은, 이 아름다운 계절의 진수를 체험하게 해주는 소중한 공간임을 깨닫습니다. 싱그러운 삶의 현장에서 띄우시는 전언은, 산소처럼 신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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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5.04.27 15:28:36 *.229.146.41
음... 그곳 풍광이 내게 밀려듭니다. 그 재미가 참 쏠쏠하지요. 땅위에 쪼그리고 앉으면 엉덩이 밑으로 땅 기운이 밀고 올라 오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러면 그 자리에서 뿌리내리고 풀 꽃처럼 필 것 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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