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d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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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사라진 육교자리
그 앞에 새하얀 횡단보도 줄무늬도 선명해
저 새 하얀 줄무늬 길 끝에
고장난 신호등
빨간불만 켜지고
초록불 켜져야 할 때를 몰라
아무도 육교가 사라졌다고 슬퍼하지 않아
육교를 위한 장례식이라니
생각할 필요도 없어
저기 저 작은 언덕너머로 시선을 이어주던
무등을 탄 아이처럼 육교에 올라
정신없이 아무개를 찾아보는
나의 장례식이 치러지는 곳은
새 하얀 횡단보도
분노로 짓밟힌 길 한가운데
아픔을 건드리지 않으려 세워둔 육교는 사라지고
새 살 돋아나 흰 줄무니 길을 새겨봐
저기 고장난 신호등도 고치고
두 번 다시 기억하지 않을 육교의 장례식도 치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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