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자유

주제와

  • 김달국
  • 조회 수 2004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5년 5월 9일 11시 13분 등록
소장님!
어버이날을 잘 보냈습니까?
오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른 이유가 있군요.
너무 찬란한 계절입니다.

저는 아버지는 5년 전에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혼자 대구에 계십니다.
아버지가 계시지 않아 서운한 생각도 들지만
아직 어머니가 계셔서 다행이라고 억지로 생각해 봅니다.

어제는 대구에 가서 어머니, 서울에 사는 동생과 함께 아버지 산소에 갔습니다.
산소주변의 나무, 특히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일년전에
심은 벚나무, 홍단은 많이 자랐습니다.
작년부터 바쁘다는 핑계로 산소에 자주 찾지 못한 증거들이
산소 주변 곳곳에서 나타났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 봉분에 아예 걸터 앉아 풀을 뽑고,
저와 동생은 주변에 아카시아, 대나무 등을 정리했습니다.
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때 그 곳에서 일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했습니다.

이제 저도 아버지가 되어 보니 아버지 노릇하기 어려운 것을 알겠습니다.
지금 저 보다 훨씬 악조건에서도 저희 삼남매를 키우신 부모님 은혜를
어떻게 갚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설프게라도 효도를 해 드리고 싶어도 어머니가 기회를 주지 않더군요.
아침에 집에 가서 한 번 업어드리고 싶어, 업히시라고 해도 마다하셨습니다.
만약 저가 어머니를 업어드렸다면 어머니의 가벼움에
그만 울고 말았을 겁니다.
어버이날 어머니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았으니
그게 다행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설거지를 한 번 해드리고 싶어도 '남자가 그런 것 하면 안된다'며
그런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시간도 많지 않은데 기회 마저 주지 않으니...

오는 5.21~22일 대구 시민회관에서 악극(카추사의 노래) 공연이 있습니다.
어머니와 장모님을 모시고 꼭 한 번 같이 가려고 합니다.
어너니와 장모님은 그것도 마다하시는데 이 번 만큼은 아무리 우겨도
꼭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만류까지 뿌리치지 못하면 나중에 크게 후회 할 일이 생길 것 같습니다.

IP *.81.134.225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76 꿈벗 봄소풍은 언제하려나 [28] [15] 운제김달국 2010.04.07 118656
3575 엑스터시 가설 바람95 2016.08.19 44615
3574 구본형 MBC TV 특강 - 11월 26일 수요일 1:35분 [6] 부지깽이 2008.11.24 39279
3573 Love Virus 그림엽서 신청하세요 file [1] 타오 한정화 2014.10.31 29708
3572 자연을 그.리.다. 생태드로잉 수업합니다! file 미나 2014.09.10 26650
3571 파일첨부 안되는 경우 참고하세요 file [20] [10] 관리자 2008.12.30 24111
3570 <내 인생의 첫 책쓰기>프로그램에 참여할 22기를 모집합니다 오병곤 2022.06.21 22581
3569 한쪽 방향으로만 도는 기어 file [1] [29] 한정화 2009.11.29 22248
3568 -->[re]사이트 개편에 적응이 안되네요^^ [1] 운영자 2003.01.22 22007
3567 연구원/꿈벗 리프레쉬 강좌 참여자 모집 [4] 부지깽이 2012.10.31 16971
3566 이직 이야기 3- 이직 후 적응이 어려운 다섯가지 이유 [2] [1] 교산 2009.02.12 16851
3565 -->[re]사이상에서의 명칭(인격) 대해 [6] 테리우스 2003.01.26 15529
3564 MBC 다큐멘터리 가장슬픈 이야기 풀빵엄마... 강호동 2010.01.06 15506
3563 책을 읽다 보니, [1] 구본형 2003.02.05 15166
3562 꽃동네에서 꽃은 떨어졌다 [2] [1] 꽃동네후원자 2003.01.29 14773
3561 <삼성레포츠센터> 글쓰기입문강좌 4주 [1] 한 명석 2014.12.11 14367
3560 20대를 위한 나침반 프로그램 안내 file [22] 박승오 2008.12.22 14010
3559 책을 다시 읽으며........ [3] 이운섭 2003.01.28 13682
3558 사이상에서의 명칭(인격) 대해 오태진 2003.01.26 13620
3557 자연의 마음으로 구본형 2003.02.03 13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