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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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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9일 11시 13분 등록
소장님!
어버이날을 잘 보냈습니까?
오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른 이유가 있군요.
너무 찬란한 계절입니다.

저는 아버지는 5년 전에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혼자 대구에 계십니다.
아버지가 계시지 않아 서운한 생각도 들지만
아직 어머니가 계셔서 다행이라고 억지로 생각해 봅니다.

어제는 대구에 가서 어머니, 서울에 사는 동생과 함께 아버지 산소에 갔습니다.
산소주변의 나무, 특히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일년전에
심은 벚나무, 홍단은 많이 자랐습니다.
작년부터 바쁘다는 핑계로 산소에 자주 찾지 못한 증거들이
산소 주변 곳곳에서 나타났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 봉분에 아예 걸터 앉아 풀을 뽑고,
저와 동생은 주변에 아카시아, 대나무 등을 정리했습니다.
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때 그 곳에서 일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했습니다.

이제 저도 아버지가 되어 보니 아버지 노릇하기 어려운 것을 알겠습니다.
지금 저 보다 훨씬 악조건에서도 저희 삼남매를 키우신 부모님 은혜를
어떻게 갚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설프게라도 효도를 해 드리고 싶어도 어머니가 기회를 주지 않더군요.
아침에 집에 가서 한 번 업어드리고 싶어, 업히시라고 해도 마다하셨습니다.
만약 저가 어머니를 업어드렸다면 어머니의 가벼움에
그만 울고 말았을 겁니다.
어버이날 어머니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았으니
그게 다행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설거지를 한 번 해드리고 싶어도 '남자가 그런 것 하면 안된다'며
그런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시간도 많지 않은데 기회 마저 주지 않으니...

오는 5.21~22일 대구 시민회관에서 악극(카추사의 노래) 공연이 있습니다.
어머니와 장모님을 모시고 꼭 한 번 같이 가려고 합니다.
어너니와 장모님은 그것도 마다하시는데 이 번 만큼은 아무리 우겨도
꼭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만류까지 뿌리치지 못하면 나중에 크게 후회 할 일이 생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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