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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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어쩔 수 없이 잠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는 것. 한동안 그것은 참기 힘든 고역이었다. 그다지 즐거운 일도 없고, 아니 오히려 재미 없고 힘든 일들로 가득한 곳을 그곳에서 정해준 시간 내에 가기 위해 달콤한 휴식시간을 포기해야 하다니....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힘 없는 자의 설움이라 생각하며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계속 하곤 했다.
지금도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은 여전히 힘에 겹다. 날이 밝았음에도 제자리에 있고 싶어하는 몸, 세월이 흐르고 체중이 불어 그다지 가볍지도 않은 몸을 순전히 의지하나로 일으켜 세우기가 만만한 일은 아니다. 거기에 입맛도 없는데, 억지로라도 뭔가는 입에 넣어야 하고 뒤이어 정원이 얼마인지 파악이 안되는 지하철을 타고 한참을 가야 한다.
그래도 그나마 아침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시간이 있으니 참 다행이다. 지하철역에서 사무실까지 약간 거리가 있다. 버스를 탈 수도 되지만, 매일 아침 걸어서 사무실까지 간다. 물론 걸어가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이 정도로 확 트인 곳이 있는지 모르겠다. 출근길 내내 느꼈던 답답함을 여기서 풀어 버린다.
사무실이 몰려 있는 곳이기에 나말고도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이 많다. 분주하게 걸어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다가 아는 사람을 만난건지 서로 인사도 나눈다. 아침을 거르고 오는 사람들을 위해 여기저기서 샌드위치나 토스트를 구워 팔고, 그 앞에는 몇 사람씩 무리지어 빵이 구워져 나오기를 기다리거나 포장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겨울 내내, 그 거리에서 샌드위치를 파는 사람 중 한 명이 눈에 들어왔었다. 미리 다른 곳에서 만들어 온 것을 간단하게 짜여진 가판위에 놓고 팔고 있었다. 그런데 옷차림새가 샌드위치 파는 사람치고는 무척 세련되어 보였다. 고객을 배려하는 마음인지 아니면 평소 취향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도 그 모습이 좋아 보였고 샌드위치가 잘 팔렸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그 샌드위치 맛이 어떨지 지금도 궁금하다. 지나가면서 슬쩍 쳐다보기만 했을 뿐, 한번도 그 앞에 서 보질 못했기에 지금도 그 맛이 어떨지 그저 궁금할 따름이다.
어떤 할어버지께서는 매일 아침 강력 본드를 팔고 계신다. 한번도 누군가가 사는 모습을 본적이 없는데 꾸준히 잘도 나오신다. 그저 먹고 사시는데 지장이 없기만 바랄 뿐이다.
지하철 역에서 사무실로 가는 중간에는 공원이 하나 있다. 그 곳을 지날 때면 아침 출근길에서 여유로움까지 느껴진다. 요즘처럼 햇살이 맑고 잎새가 푸르른 때에는 주변의 모든 것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 말 그대로 생동감이다.
계절마다 그 거리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사진에 담아 보고픈 욕심이 생긴다.
얼마나 이곳에 계속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후에 어디를 가든 이 거리는 종종 찾아오고 싶어질 것 같다.
IP *.38.214.85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힘 없는 자의 설움이라 생각하며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계속 하곤 했다.
지금도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은 여전히 힘에 겹다. 날이 밝았음에도 제자리에 있고 싶어하는 몸, 세월이 흐르고 체중이 불어 그다지 가볍지도 않은 몸을 순전히 의지하나로 일으켜 세우기가 만만한 일은 아니다. 거기에 입맛도 없는데, 억지로라도 뭔가는 입에 넣어야 하고 뒤이어 정원이 얼마인지 파악이 안되는 지하철을 타고 한참을 가야 한다.
그래도 그나마 아침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시간이 있으니 참 다행이다. 지하철역에서 사무실까지 약간 거리가 있다. 버스를 탈 수도 되지만, 매일 아침 걸어서 사무실까지 간다. 물론 걸어가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이 정도로 확 트인 곳이 있는지 모르겠다. 출근길 내내 느꼈던 답답함을 여기서 풀어 버린다.
사무실이 몰려 있는 곳이기에 나말고도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이 많다. 분주하게 걸어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다가 아는 사람을 만난건지 서로 인사도 나눈다. 아침을 거르고 오는 사람들을 위해 여기저기서 샌드위치나 토스트를 구워 팔고, 그 앞에는 몇 사람씩 무리지어 빵이 구워져 나오기를 기다리거나 포장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겨울 내내, 그 거리에서 샌드위치를 파는 사람 중 한 명이 눈에 들어왔었다. 미리 다른 곳에서 만들어 온 것을 간단하게 짜여진 가판위에 놓고 팔고 있었다. 그런데 옷차림새가 샌드위치 파는 사람치고는 무척 세련되어 보였다. 고객을 배려하는 마음인지 아니면 평소 취향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도 그 모습이 좋아 보였고 샌드위치가 잘 팔렸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그 샌드위치 맛이 어떨지 지금도 궁금하다. 지나가면서 슬쩍 쳐다보기만 했을 뿐, 한번도 그 앞에 서 보질 못했기에 지금도 그 맛이 어떨지 그저 궁금할 따름이다.
어떤 할어버지께서는 매일 아침 강력 본드를 팔고 계신다. 한번도 누군가가 사는 모습을 본적이 없는데 꾸준히 잘도 나오신다. 그저 먹고 사시는데 지장이 없기만 바랄 뿐이다.
지하철 역에서 사무실로 가는 중간에는 공원이 하나 있다. 그 곳을 지날 때면 아침 출근길에서 여유로움까지 느껴진다. 요즘처럼 햇살이 맑고 잎새가 푸르른 때에는 주변의 모든 것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 말 그대로 생동감이다.
계절마다 그 거리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사진에 담아 보고픈 욕심이 생긴다.
얼마나 이곳에 계속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후에 어디를 가든 이 거리는 종종 찾아오고 싶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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