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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월 8일 09시 16분 등록

어머니께서 꽃모종 수 십 개를 주셨습니다. 백일홍, 금잔화 이런 촌스럽고 정겨운 이름들의 꽃과 이름을 알 수 없는 예쁜 꽃모종을 주셨습니다. 백일홍과 금잔화는 전에 꽃씨 한 봉지씩을 얻어 내가 어머니께 드린 것인데, 밭에 뿌려 싹이 터 제법 자란 모종으로 되돌려 주셨습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예쁜 꽃도 누가 꽃씨를 준 것인데 역시 모종으로 키워 나까지 차례가 왔습니다. 어머니에게 가면 생명이 있는 무엇이든 자라서 꼴을 갖추고 내게 다시 되돌아옵니다.

집에 와서 잔디가 잘 자라지 못한 곳을 파 작은 화단을 만들었습니다. 흙을 파 엎는 동안 어디서 왔는 지 모를 나무들의 잔뿌리들이 수없이 드러났습니다. 옆에 커다란 나무는 없는데 이 뿌리들이 어디서 왔는 지 궁금해 졌습니다. 새로 만든 화단의 뒤쪽 위로 조경을 하느라 돌을 쌓아올리고 돌 틈 사이사이에 철쭉들을 심어 두었는데 아마 그 철쭉들의 뿌리인 것 같습니다. 돌 틈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작은 틈새를 헤치고 땅이 나타날 때 까지 뿌리를 이렇게 깊이 내리고 수없는 잔뿌리를 퍼뜨린 모양입니다.

생명은 살기 위해서 태어난 것입니다. 뿌리를 내릴 땅이 멀고 척박하면 그곳이 나타날 때 까지 이렇게 먼 곳을 헤치고 무수한 혈로를 뚫고 스스로 살 기반을 마련합니다. 그 실뿌리 하나하나마다 최선의 흔적입니다.

‘나’라고 하는 나무에 대하여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는 얼마나 많은 실뿌리들을 내려 두었는지 궁금해 졌습니다. 얼마나 많은 최선들이 내 삶의 기반을 이루는 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누구도 사람들에게 안전한 조직을 만들어 줄 수 없다. 사람들이 조직 속에서 안전한 자신을 만들어 내야한다.” - 보너 리치

안전한 자신 =
깊이 뿌리를 내리고 옆으로 수없이 많은 실뿌리들을 만들어 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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