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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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이어 어제 까지 간헐적으로 질금거리던 잿빛 하늘은
흰구름떼 두둥실 햇솜누인 솜이불 좌악 펼쳐놓고 있어
그대로 거대한 꽃이불 됩니다.
밟으면 몽글몽글 중력이 없는 것처럼 그대로 두둥실 떠다닐 것 같은데요.
지금으로봐선 늦더위 없이 바로 가을이 와서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활짝 개인 하늘 보고 더는 밍기적 거릴 수 없어 모처럼 아침운동 나갔지요.
운동후 돌아오면 쉼터 둘러보고 능소화 곁으로 가는 것은 의례적인 일입니다.
아치 문살에 폭우로 이리저리 더 많이 헝클어져 있는 능소화 덩굴손 잡고
간당간당 까치발 들어 나무살에 걸쳐주려다가......
아! 뽀오얀 얼굴로 서늘하게 떠있는 쪽달을 벌써 반이 이울어져 있는
쪽달을 보았습니다.
나무살 사이로 파아란 하늘 내려 앉는 것도 과람해서 아픈 모가지(죄송...)
참고 자꾸 제껴가며 능소화 넝쿨과 일부러 시간 끌며 씨름하고 있었는데
쪽달을 보는 순간 그대로 흡한채 그러고 있었습니다.
달은 밤에만 사르락 내리며 온갖 여운을 주는 줄 알았는데 아침달은
또다른 단아함을 주어서 한참 빠져들었지요.
문설주에 엄청나게 큰 사마귀, 날개가 꼭 비단빛 윤이 나던데 무슨 먹이를
노리는지 아주 천천히 엉금거리고 있습니다.
얼마전 지보다 훨씬 큰 매미를 잡아먹고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랐었는데...
그저께 참 귀한 손님들 다녀갔습니다.
처음엔 비오는 일기를 쪼매 원망도 했습니다만 마구잡이로 그어대는
사선의 군무, 빗줄기 리듬도 괜찮았습니다.
그 공간을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중요하지 일기가 어떻다는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잘들 귀가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마을앞 큰 정자나무, 플라타너스 잎이 불어오는 바람앞에
휘리릭 파도를 냅니다.
그것을 플라타너스 푸른 파도라 생각하며 들으니 진짜 파도의 여운이
도는군요. 소리만으로도 참 시원합니다.
오늘 하루도 민트향같은 상큼한 날들 되십시오!
IP *.224.196.34
흰구름떼 두둥실 햇솜누인 솜이불 좌악 펼쳐놓고 있어
그대로 거대한 꽃이불 됩니다.
밟으면 몽글몽글 중력이 없는 것처럼 그대로 두둥실 떠다닐 것 같은데요.
지금으로봐선 늦더위 없이 바로 가을이 와서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활짝 개인 하늘 보고 더는 밍기적 거릴 수 없어 모처럼 아침운동 나갔지요.
운동후 돌아오면 쉼터 둘러보고 능소화 곁으로 가는 것은 의례적인 일입니다.
아치 문살에 폭우로 이리저리 더 많이 헝클어져 있는 능소화 덩굴손 잡고
간당간당 까치발 들어 나무살에 걸쳐주려다가......
아! 뽀오얀 얼굴로 서늘하게 떠있는 쪽달을 벌써 반이 이울어져 있는
쪽달을 보았습니다.
나무살 사이로 파아란 하늘 내려 앉는 것도 과람해서 아픈 모가지(죄송...)
참고 자꾸 제껴가며 능소화 넝쿨과 일부러 시간 끌며 씨름하고 있었는데
쪽달을 보는 순간 그대로 흡한채 그러고 있었습니다.
달은 밤에만 사르락 내리며 온갖 여운을 주는 줄 알았는데 아침달은
또다른 단아함을 주어서 한참 빠져들었지요.
문설주에 엄청나게 큰 사마귀, 날개가 꼭 비단빛 윤이 나던데 무슨 먹이를
노리는지 아주 천천히 엉금거리고 있습니다.
얼마전 지보다 훨씬 큰 매미를 잡아먹고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랐었는데...
그저께 참 귀한 손님들 다녀갔습니다.
처음엔 비오는 일기를 쪼매 원망도 했습니다만 마구잡이로 그어대는
사선의 군무, 빗줄기 리듬도 괜찮았습니다.
그 공간을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중요하지 일기가 어떻다는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잘들 귀가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마을앞 큰 정자나무, 플라타너스 잎이 불어오는 바람앞에
휘리릭 파도를 냅니다.
그것을 플라타너스 푸른 파도라 생각하며 들으니 진짜 파도의 여운이
도는군요. 소리만으로도 참 시원합니다.
오늘 하루도 민트향같은 상큼한 날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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