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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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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15일 09시 20분 등록
매주 월요일 밤에 KBS에서 하는 <가요무대>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저도 한때는 열렬한 팬이었습니다. 무겁게 시작하는 월요일의 피로를 <가요무대>를 보면서 맥주 한잔 하는 것이 생활의 작은 기쁨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젠부턴가 거의 보지 않았습니다. 웬지 아직 그런 프로를 볼 나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어제 저녁에 곶감을 만들기 위해 집사람은 감을 깎고 저는 말리기 위해 실로 묶으면서 보게 되었습니다.

감꼬투리에 실로 묶는 작업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후환이 두려워 억지로 하니 짜증도 나고 능률도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집사람은 감기 몸살로 몸도 안좋은데도 잘 하고 있었습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하고 싶어 하는 사람과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사람은 엄청난 차이가 났습니다.

늦가을을 주제로 한 흘러간 노래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대개 오리지날 가수들이 아니라 분위기가 비슷한 가수들이 나왔습니다. 이미 고인이 된 가수들의 노래도 많았습니다.

사람은 가고 없었지만 노래는 남아 우리들의 가슴을 적셔주었습니다. 가고 없어도 사람들의 가슴에 남아 기억되고 있는 사람은 가도 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로가수들도 나왔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의 일을 할 수 있고, 찾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그 나이가 되면 무엇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심수봉의 <그때 그 사람>이 흘러나왔습니다. 1절이 다 끝날 때까지 심수봉인 줄 알았습니다. 작업중이라 화면을 보지 못했습니다. 잠시 화면을 보니 심수봉이 아니었습니다. 얼굴은 심수봉보다 더 예뻤고 노래도 심수봉 못지 않았지만
웬지 격이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무슨 일이든지 <원조>가 그 만큼 중요한 것 같았습니다. 그 가수는 <신수봉>은 될 수 있어도 <심수봉>은 될 수 없습니다.

작업을 마친 후 밤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보름달은 아니지만(음력 13일)
달이 둥글고 달빛이 밝았습니다. 밤 늦게까지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뭔가를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니면 창밖을 비추는 달빛 때문인가? 그 달은 새벽까지 마당을 훤하게 비추다가
대숲으로 떨어졌습니다.
IP *.157.20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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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명구
2005.11.15 11:46:45 *.94.41.89
'나이가 들어서도 뭔가를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아직찾지 못한 사람들에게 있어서 어려운 이야기인것 같읍니다, 이런생각들로 인하여 현실을 더 어렵게 하고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다시 현실에 충실하자는 결론에 이르네요, 조금 지나면 또다시 같은 생각이 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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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기원
2005.11.15 11:49:55 *.190.84.11
가을 달빛 아래서 사랑하는 사람과
대나무숲의 스잔함을 함께할 수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노동을 하면서도 깨어있을 수있는 김사장님은 좋겠습니다.
올겨울에는 범생이도 안무섭겠습니다.

평생 직업이 될 수있는 그것
나를 불태울 열정이 함께할 수있는 그것...
몇일전 작고하신 피터드레커처럼
삶의 끝까지 함께 할 수있는 일을 찾으시기를 기원...()...
이미 찾아신듯합니다만...
저는 간절히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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