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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21일 00시 33분 등록
마음을 열고 욕망이 흐르게 하라

나는 욕망을 사랑한다. 욕망만큼 강력한 모티베이션은 없다. 일상의 삶은 그것으로부터 힘을 얻는다. 질병에 걸리는 것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다. 우리 몸 속에 이미 이들을 이길 수 있는 힘이 있다. 병은 마음에 있다. 욕망을 잃은 삶은 죽은 것이다. 재미가 없다.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면,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없다’는 잘못된 깨달음 속에서 우리는 지금껏 살아왔다. 세상이란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일’과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강변하는 현실에 돌을 던져라. 부모의 모습으로, 선생의 모습으로, 심지어 아내의 모습으로 우리를 설득하는 현실에 나는 더 이상 허리 굽힐 수 없다.

그렇지만 나는 자존심을 굽힐 줄 안다. 나를 더 이상 어찌하지 못할 정도로 좌절하게 만드는 현실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허리 굽힐 것을 거부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선 다른 것을 희생하기도 하고 오랜 시간 나의 욕망을 위해 많은 시간을 그것에 투자해야 함을 한다. 허울을 벗어내기 위해 폼 나는 자존심을 굽혀야 한다. 나는 그것을 알고 있고 그것을 실천하고 있을 따름이다. 가장 확실하게 미래를 준비하는 법은 오늘을 차곡차곡 쌓아 미래를 만들어 내는 법이니까.

부유함이 구한다고 얻어지는 것이라면, 채찍을 잡는 하인노릇이라도 나는 사양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구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마음에 드는 길을 따를 것이다.
공자께서 하신 말이다. 그 시대에도 부유함이 좋은 것이었나 보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이 다른 점은, 그때는 마음에 드는 길을 따르는 것이 부유함에 대한 욕망을 잊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마음에 드는 길을 걷다 보면 부유함이 따른다는 것이다. 다양함과 전문성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사회로 바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이미 와 있는’ 미래는 ‘전문가에 의해 부가 분배되는 사회’인 것이다. 물고기처럼 생각하는 낚시꾼, 고객의 눈을 가진 사업가,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재구성하는 예술가들은 모두 전문가들이다. 그들은 욕망에 따라 자신의 시간을 그곳에 쏟아 붓는 사람들이다.

이상의 글은 ‘익숙한 것과의 결별’의 서문을 재구성해 보았다. 구본형 선생님은 이 서문을 ‘마음을 열고 욕망이 흐르게 하라’고 제목 붙였다. 7년 전의 책이 아직도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 이유는 절절한 그의 마음이 이 책을 쓰게 만들었을 것이며, 우리의 마음이 이 책이 말하는 것처럼 살고 싶은 절실함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연말이다. 자기 부서 또는 내 회사의 결산이 부산하게 진행될 시점이기고 하고, 송년의 의미를 담은 회식이다 뭐다 하며 덩달아 마음까지 바빠지는 때이다. 내년의 계획도 세워야 하고 나의 변화도 새롭게 다잡는 정신없는 한 해의 마지막 며칠이다. 이 바쁜 와중에 감히 구본형 선생님의 책 한 권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새로 사서 보라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한두 권씩 가지고 있을 책을 다시 한 번 손 때 묻혀가며 읽어보았으면 한다. 당신의 새로운 병술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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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강
2005.12.21 17:54:40 *.94.1.37
다시 읽어도 명문입니다. 마음을 열고 욕망이 흐르게 하라.. 제가 새로운 출발을 하는데 가장 많이 영향을 준 책이지요.. 익숙한 것과의 결별.. 박 사장님께 제안하신데로 해가 넘어가기 전에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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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닮
2005.12.22 01:13:54 *.145.41.177
만일 내가 한쪽 눈을 감고 거리로 나가면 사람들은 나를 애꾸눈이라고 부를 것이다. 누군가 그런 생각으로 나를 쳐다볼 때, 내가 감았던 눈을 뜨고 웃으면 그 사람은 내가 정상인지를 의심할 것이다. 내 얼굴은 사회가 인정하는 정상의 한계 속에 머물면서 겨우 몇가지의 모습으로 고착되어 있었다...거울 앞에서 얼굴을 마음대로 변형시켜본다는 것은 내게도 익숙치 않은 일처럼 보였다. 나도 날 무서워했고 밀실에서도 내 의식은 갇혀 있었다. 사회적 기준은 나의 몸을 찌부라뜨린 후 침투했고, 나에게 허용된 개인적 밀실은 끊임없이 감사를 받고 있었다. 나는 내 속에서조차 옷을 벗고 편하게 쉬기 어려웠다.
나는 나답게 살고 싶었다. 그래서 나다운 것에 천착했고 매달렸다. 니체가 말한 '거리에 대한 파토스'를 추구했다. 그것은 차이에 대한 열정이었다. 차이는 다름이다. 그것은 다른것, 다른 사람의 것을 자신의 것과 구별짓는 다름에 대한 열정이다. 내가 남과 다르다는 것은 어설픔과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자랑스러움과 긍정의 표상이다.
-"ME 구본형의 변화이야기" 2004년5년 이 책과 함께 울고웃으며 출퇴근하던 그때를 돌이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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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동
2005.12.22 10:43:56 *.226.5.239
좋은 글은 늘 새롭습니다. 성찰하게 합니다. 잠재된 힘을 불러 일으킵니다. 구본형 선생님의 글이 그렇고, 그 글을 인용한 꿈벗의 글이 또 그렇습니다. 귀한 글과 마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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