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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3일 11시 21분 등록



새마을운동의 수혜로 초등학교 2학년 때야 비로소 전기가 들어온 골짜기 마을,
제 시골에서는 유년시절, 엄동설한에도 곧잘 냇가 얼음구덩이의 물로 세수를 하곤 했습니다.
그 차디찬 새벽 냇물은 어린 몸뚱이에게도 칼날처럼 예리한 정신을 곧추 세우게 했습니다.

가끔은 영화를 보다가 그렇게 마치 얼음송곳 같은 충격을 가하는 작품과 마주합니다.


“나는 당신의 사상에 반대한다. 그러나 당신이 그 사상 때문에 탄압받는다면 나는 당신의 편에 서서 싸울 것이다.” 라는 볼테르의 철학에 바탕하고 있는 영화…


사상이 다르고, 또 전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세계 최장기수의 삶을 살아야 했던 김선명님의 이야기를소재로 한 영화 <선택>이 바로 그런 작품의 하나입니다.

많은 동료 좌익수들이 사상의 전향을 강요받으며 참혹한 고문으로 목숨을 잃거나, 미쳐버리는 상황에서 오로지 기약 없는 통일만을 기다리며 신념을 지켜내는 그의 처절한 옥살이가 정말 눈물겹습니다.


“나에게도 꿈이 있었다. 그 꿈을 이룰 수 있는지 없는지는 나도 모르고 중요하지도 않다.
꿈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해도 난 그 꿈을 계속 꿀 것이므로…
인간에게 운명이란게 있고, 그걸 피해갈 수만 있다면 나도 피해가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는 견디기 힘든 시련의 운명 앞에서도 당당히, 0.75평 안의 자유를 ‘선택’합니다. 육신을 가둘 수는 있어도 영혼의 자유를 가둘 수 없음을 웅변하며 사상의 자유를 선택한 것입니다.


- 영화 [선택] 중에서…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고 20년 20일을 복역한 후 특별가석방으로 출옥한 또 다른 장기수 신영복님은 그의 옥중서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통해 말합니다.


‘더 좋은 잔디를 찾다가 결국 어디에도 앉지 못하고 마는 역마(驛馬)의 유랑도 그것을 미덕이라 할 수 없지만,
나는 아직은 달팽이의 보수(保守)와 칩거(蟄居)를 선택하는 나이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역마살에는 꿈을 버리지 않았다는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며
바다로 나와버린 물은 골짜기의 시절을 부끄러워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사상과 선택을 지지하건 지지하지 않건,
저는 이 영화를 통해 한겨울 얼음장 속 새벽 찬물을 통해 느꼈던 자각과 마주했습니다.
저도 제 꿈을 버리지 않을 작정입니다.
그것이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것임을 자각하기 때문입니다.

IP *.206.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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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거인
2006.02.04 00:18:24 *.103.161.122
꽃샘 바람을 헤아리며 퇴근하여 꿈벗 커뮤니티를 접하니
번개몽향 벗글이 올라 있어 반가움에,
음미하는 잔의 술이 더욱 달콤하게 느껴집니다.
꿈은 삶의 이유이고 에너지 입니다. 함께 충전의 기회를 가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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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사랑
2006.02.05 19:58:53 *.118.67.206
여행후 읽게 되는 님의 꿈 이야기가 듣고 싶습니다.
님의 꿈이 어떤 것이든 그 꿈을 믿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당신을 지지하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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