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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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여행기 ① - 싱가폴의 힘
지난 보름 동안 싱마타이, 홍콩을 다녀왔습니다. [싱가폴-말레이시아-태국-홍콩]으로 이어지는 여행이었죠. 첫 번째 여행지가 싱가폴이었습니다. 싱가폴은 태국과 말레이시아가 있는 반도의 끝에 위치한 말 그대로 도시국가입니다. 서울과 비슷한 크기에 약 40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무역, 금융, 관광으로 먹고 삽니다. 싱가폴에 도착한 첫 느낌은 덥다였습니다. 하긴 한국에서 영하에 살다가 바지, 긴팔 셔츠를 입고 도착했으니 우리식으로 보면 열대야에 가까운 더위가 훅하고 느껴질 만 했을 겁니다.
이틀 동안 여러 군데를 다닐 계획은 많이 세웠지만 실제는 그리 잘 되지 못했습니다. 워낙 천천히 골목길을 다니듯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먼저 주롱새공원이란 곳을 다녀왔습니다. 마침 이날이 일요일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은 듯 보였는데 막상 공원 안에는 그렇게 붐비지는 않았습니다. 세계 최대의 새 공원이라고 합니다. 10년 전 까지는 싱가폴 최대 관광지였던 이곳은 지금은 다른 관광지들에 밀려 명성이 조금 잃고 있다는 후문도 있는 곳입니다. 펠리칸들이 군집을 모여 사는 장면도 장관이구요, 앵무새, 잉꼬 전시장도 볼 만 합니다. All star bird show라고 불리는 새들의 쇼를 매일 오전 10시, 오후 3시에 약 30분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오후 쇼를 보았죠. 서커스를 연상하듯 훈련받은 새들이 익숙하게 훌라후프 통과하기, 숫자도 세고, 독수리와 매가 오픈된 관광석에서 날아다니는 모습은 감탄사를 감추지 못하게 합니다. 일반적으로 싱가폴에 오면 센토사라는 섬과 나이트 사파리등을 관광하는데 새 공원도 천천히 음미할 만한 곳입니다.
그 날 저녁 이스트코스트 거리에 있는 ‘점보 레스토랑’이라는 곳에서 유명한 칠리크랩을 먹었습니다. 여행의 반은 먹는 것이라는 것을 이번 여행 내내 실감 했는데요, 선생님이나 저나 먹는 것은 무척 좋아해서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었답니다. 칠리크랩은 싱가폴의 대표음식이라고 할 만큼 맛있고 가격도 그리 부담되지 않는 바다 게 요리입니다. 달착지근하고 매운 소스를 충분히 끼얹어서 나오는데다 볶음밥을 넉넉히 주기 때문에 1마리만 시켜도 두 사람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맥주와 함께 바다를 바라보면서 먹는 그 맛은 동남아의 환상을 불러일으키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입니다. 가격도 그리 부담을 많이 느낄 정도는 아닙니다. 한국 물가에 비하면 싱가폴은 약간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마 80% 쯤 되는 것 같습니다.
밤 늦은 시간에는 리버사이드의 나이트 라이프를 목선을 타고 감상하기도 하였습니다. 거대한 도심의 화려한 야경은 서울 못지않습디다. 이것이 싱가폴의 힘인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으니까요. 쇼핑할 수 있는 곳들도 무척 많아서 이틀의 시간만으로는 싱가폴을 알 수 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이틀 째 오후에는 홀랜드 거리라고 하는 외국인들이 사는 타운에 가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야외 테라스에서 맥주를 먹었습니다. 처음 혼자 가서 케익을 주문해서 안주로 먹기도 했었죠. 느긋한 여행의 호사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싱가폴을 기억하게 하는 것은 URA라고 불리는 싱가폴 시티 갤러리에서였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국토개발청쯤 되는 곳으로 싱가폴이라고 하는 도시국가가 어떻게 계획되고 구성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건국에서부터 지금까지의 도시 컨셉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습니다. 아마 우리는 국토개발 5개년 계획 하는 식으로 더덕더덕하게 붙여 놓았을지도 모르는 도시의 발전사와 그림들을 그냥 조용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시가 발전해가는 모형을 축소해서 -ing 형식으로 보여주는 것도 인상 깊었습니다. 입구 안내데스크 뒷면에는 이 URA의 비전을 한 줄로 표현하고 있는데 저한테는 충격이었습니다. 비전이 단순한 구호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수십 년에 걸친 발전의 역사이기도 하고 비전에 기초한 역사의 현장! 입니다. 한 리더의 위대함에 절로 머리가 숙여졌습니다. 제가 싱가폴을 가려고 했던 이유가 여기 있었습니다. 비전은 지도자나 창업자의 개인적 신념에서 출발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체 구성원의 일상적 행동의 준거가 되기 위해서는 보편화된 언어로 재구성되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저는 그 비전의 살아있음을 이번에 보았습니다.
Our Vision : to make Singapore a great city to live, work and play
싱가폴은 거대한 자연 환경 안에 도심을 건설한 이미지를 느낍니다. 도심 곳곳이 쾌적한 공원들과 숲, 그리고 나무들이 곳곳에 빌딩숲과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MRT라고 부르는 지하철도 서울만큼이나 잘 되어 있습니다. 도시가 작다 보니 기본적으로 단순하고 명쾌해 보이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박 3일간의 일정 안에서 싱가폴을 다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치안이 안전한 점이 무엇보다 돋보였습니다. 벌금도 무지 센 나라인데 예를 들어 인도에서 자전거를 타면 벌금 1,000 싱가폴달러(한화 약 60,000원)를 내야 합니다. 한마디로 통제된 사회 내에서의 자유는 마음껏 보장하지만 정해진 규칙은 잘 지켜야 한다는 것이죠. 어쩌면 이것이 싱가폴의 최대 강점이자 한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텔의 실내 풀장은 홍콩을 제외하고는 다 있었습니다. 더운 여름날에 수영을 한다는 것은, 지금 한국은 한 겨울인데 여기는 한 여름이니, 누구에게나 기분 좋은 일이죠. 열대나무들이 풀장을 에워싸고 깨끗한 물이 가득찬 조용한 실내풀장에서 책과 함께 있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기분 좋은 일이죠. 그것을 실제로 해 보았다는 거 아닙니까? 여행가면 꼭 해보고 싶었거든요. 기분 만점입니다.
여행 후 느끼기도 하였지만 동남아 여행에서 싱가폴은 제일 마지막으로 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쇼핑과 휴식, 그리고 리버사이드의 나이트 라이프를 느끼고 오는 것이 제일 어울린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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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보름 동안 싱마타이, 홍콩을 다녀왔습니다. [싱가폴-말레이시아-태국-홍콩]으로 이어지는 여행이었죠. 첫 번째 여행지가 싱가폴이었습니다. 싱가폴은 태국과 말레이시아가 있는 반도의 끝에 위치한 말 그대로 도시국가입니다. 서울과 비슷한 크기에 약 40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무역, 금융, 관광으로 먹고 삽니다. 싱가폴에 도착한 첫 느낌은 덥다였습니다. 하긴 한국에서 영하에 살다가 바지, 긴팔 셔츠를 입고 도착했으니 우리식으로 보면 열대야에 가까운 더위가 훅하고 느껴질 만 했을 겁니다.
이틀 동안 여러 군데를 다닐 계획은 많이 세웠지만 실제는 그리 잘 되지 못했습니다. 워낙 천천히 골목길을 다니듯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먼저 주롱새공원이란 곳을 다녀왔습니다. 마침 이날이 일요일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은 듯 보였는데 막상 공원 안에는 그렇게 붐비지는 않았습니다. 세계 최대의 새 공원이라고 합니다. 10년 전 까지는 싱가폴 최대 관광지였던 이곳은 지금은 다른 관광지들에 밀려 명성이 조금 잃고 있다는 후문도 있는 곳입니다. 펠리칸들이 군집을 모여 사는 장면도 장관이구요, 앵무새, 잉꼬 전시장도 볼 만 합니다. All star bird show라고 불리는 새들의 쇼를 매일 오전 10시, 오후 3시에 약 30분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오후 쇼를 보았죠. 서커스를 연상하듯 훈련받은 새들이 익숙하게 훌라후프 통과하기, 숫자도 세고, 독수리와 매가 오픈된 관광석에서 날아다니는 모습은 감탄사를 감추지 못하게 합니다. 일반적으로 싱가폴에 오면 센토사라는 섬과 나이트 사파리등을 관광하는데 새 공원도 천천히 음미할 만한 곳입니다.
그 날 저녁 이스트코스트 거리에 있는 ‘점보 레스토랑’이라는 곳에서 유명한 칠리크랩을 먹었습니다. 여행의 반은 먹는 것이라는 것을 이번 여행 내내 실감 했는데요, 선생님이나 저나 먹는 것은 무척 좋아해서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었답니다. 칠리크랩은 싱가폴의 대표음식이라고 할 만큼 맛있고 가격도 그리 부담되지 않는 바다 게 요리입니다. 달착지근하고 매운 소스를 충분히 끼얹어서 나오는데다 볶음밥을 넉넉히 주기 때문에 1마리만 시켜도 두 사람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맥주와 함께 바다를 바라보면서 먹는 그 맛은 동남아의 환상을 불러일으키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입니다. 가격도 그리 부담을 많이 느낄 정도는 아닙니다. 한국 물가에 비하면 싱가폴은 약간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마 80% 쯤 되는 것 같습니다.
밤 늦은 시간에는 리버사이드의 나이트 라이프를 목선을 타고 감상하기도 하였습니다. 거대한 도심의 화려한 야경은 서울 못지않습디다. 이것이 싱가폴의 힘인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으니까요. 쇼핑할 수 있는 곳들도 무척 많아서 이틀의 시간만으로는 싱가폴을 알 수 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이틀 째 오후에는 홀랜드 거리라고 하는 외국인들이 사는 타운에 가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야외 테라스에서 맥주를 먹었습니다. 처음 혼자 가서 케익을 주문해서 안주로 먹기도 했었죠. 느긋한 여행의 호사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싱가폴을 기억하게 하는 것은 URA라고 불리는 싱가폴 시티 갤러리에서였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국토개발청쯤 되는 곳으로 싱가폴이라고 하는 도시국가가 어떻게 계획되고 구성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건국에서부터 지금까지의 도시 컨셉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습니다. 아마 우리는 국토개발 5개년 계획 하는 식으로 더덕더덕하게 붙여 놓았을지도 모르는 도시의 발전사와 그림들을 그냥 조용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시가 발전해가는 모형을 축소해서 -ing 형식으로 보여주는 것도 인상 깊었습니다. 입구 안내데스크 뒷면에는 이 URA의 비전을 한 줄로 표현하고 있는데 저한테는 충격이었습니다. 비전이 단순한 구호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수십 년에 걸친 발전의 역사이기도 하고 비전에 기초한 역사의 현장! 입니다. 한 리더의 위대함에 절로 머리가 숙여졌습니다. 제가 싱가폴을 가려고 했던 이유가 여기 있었습니다. 비전은 지도자나 창업자의 개인적 신념에서 출발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체 구성원의 일상적 행동의 준거가 되기 위해서는 보편화된 언어로 재구성되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저는 그 비전의 살아있음을 이번에 보았습니다.
Our Vision : to make Singapore a great city to live, work and play
싱가폴은 거대한 자연 환경 안에 도심을 건설한 이미지를 느낍니다. 도심 곳곳이 쾌적한 공원들과 숲, 그리고 나무들이 곳곳에 빌딩숲과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MRT라고 부르는 지하철도 서울만큼이나 잘 되어 있습니다. 도시가 작다 보니 기본적으로 단순하고 명쾌해 보이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박 3일간의 일정 안에서 싱가폴을 다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치안이 안전한 점이 무엇보다 돋보였습니다. 벌금도 무지 센 나라인데 예를 들어 인도에서 자전거를 타면 벌금 1,000 싱가폴달러(한화 약 60,000원)를 내야 합니다. 한마디로 통제된 사회 내에서의 자유는 마음껏 보장하지만 정해진 규칙은 잘 지켜야 한다는 것이죠. 어쩌면 이것이 싱가폴의 최대 강점이자 한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텔의 실내 풀장은 홍콩을 제외하고는 다 있었습니다. 더운 여름날에 수영을 한다는 것은, 지금 한국은 한 겨울인데 여기는 한 여름이니, 누구에게나 기분 좋은 일이죠. 열대나무들이 풀장을 에워싸고 깨끗한 물이 가득찬 조용한 실내풀장에서 책과 함께 있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기분 좋은 일이죠. 그것을 실제로 해 보았다는 거 아닙니까? 여행가면 꼭 해보고 싶었거든요. 기분 만점입니다.
여행 후 느끼기도 하였지만 동남아 여행에서 싱가폴은 제일 마지막으로 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쇼핑과 휴식, 그리고 리버사이드의 나이트 라이프를 느끼고 오는 것이 제일 어울린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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