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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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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7일 17시 13분 등록
겨우내 오지 않던 눈이 입춘이 지나서야 내렸습니다.
그저께에 이어 오늘도 함박눈이 내렸습니다.
아침에 동트기 전에 우산을 받쳐들고 집밖으로 나갔습니다.

새벽에 아무도 가지 않은 눈 덮힌 길을 가는 즐거움!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어둠이 가고 새날이 밝아오는 새벽 산책!
이런 기쁨은 아침형 인간만이 느끼는 특권이죠.

아직 꺼지지 않은 가로등 불빛을 타고 함박눈이 소복이 내립니다.
집 앞의 산위에도 눈이 내려 흰 꽃으로 덮입니다.
이제 곧 물러 갈 겨울의 마지막 선물이라 생각하니 더욱 반갑습니다.

간간이 집어대는 개소리와 닭의 울음소리가
눈발에 흩날리며 환상곡처럼 들려옵니다.
그리고 너털웃음 같은 오리소리도 들립니다.


돌아가는 길에 눈 위에 찍힌 나의 발자국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나의 보폭이 너무 짧았습니다. 그리고 팔자 걸음이었습니다.
보폭은 눈길이라서 그렇다고 치더라도 내가 팔자 걸음인줄 몰랐습니다.

몇 년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같이 걸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아버지께 "보폭을 왜 크게 하지 않는냐?"고 한 적이 있는데
그때를 생각하니 가슴이 온통 쓰려왔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다른 사람을 탓하고 비난만 했지
저 자신에 대해서는 그렇게 뒤돌아 볼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오늘 눈 길을 돌아오면서 큰 지혜를 배웠습니다.
책 10권 보다 말 없는 자연이 더 큰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IP *.157.20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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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일
2006.02.08 08:36:04 *.238.209.154
깨달음이 적든 크든
그것이 먼 곳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도 큰 지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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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사랑
2006.02.08 10:59:21 *.118.67.206
아니! 행님이 팔자걸음이라고라!!
거 참~
지금와서 바꿀라 거러지 말고 생긴대로 사슈.
그게 행님 멋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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