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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15일 15시 52분 등록
어제 기업 강의가 있었습니다.
정년퇴직을 앞 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였습니다.

시작 전에 과정 담당자의
"나이 많은 분들이라 반응이 너무 없으니 좀 재미있게 해달라."는
간곡한 부탁이 있었습니다.
앞 시간에도 전문강사가 강의했는데 너무 반응이 없어 쩔쩔매더라고 했습니다.

저는 '걱정말라. 스무번은 웃게 해주겠다'고 했지만
막상 앞에서 해보니 마치 노인정에 온 것 같았습니다.

갑자기 슬픈 생각이 났습니다.
웃기지 못해서 슬픈 것이 아니라
나이 든다는 것이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청춘을 한 회사 바친 한 사람의 후반부의 모습은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습니다. 평생을 집과 직장 밖에 모르고 살아온 죄 밖에 없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정면에서 입벌리고 자는 사람, 휴대폰이 울리는 사람, 무표정하게 듣는 사람...
교육의 목적은 변화인데 이런 사람을 과연 2시간의 강의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리슈나무르티가 죽기 3일 전에 그의 친구 오쇼라즈니시에게 한 말이 기억났습니다.
"자신이 평생을 바쳐 사람들을 가르쳐 왔는데 사람들이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잠과 약에 취해 있는 것을 슬퍼했습니다.

그래서 저가 먼저 바뀌기로 했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전달하지 말고 일단 재미있게 하자고 생각하고
웃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고품격, 살인적인 유머에도 반응이 별로 없었습니다.

다시 바꿨습니다.
한 단계 낮은 차원의 유머로 웃겼습니다.
아! 그랬더니 조금씩 반응이 왔습니다.

과정 담당자와의 약속한 20번은 웃기지 못했지만
17번 정도 웃겼습니다.
그 분들이 저 한테서 얼마나 얻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날 강의로 저가 얻은 것이 더 많았습니다.

전 과정을 카메라로 찍었는데
나중에 녹화 테잎이나 CD를 얻어
저의 모습을 보고 분석을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가 저의 모습을 보는 것이 좀 괴로울 것 같습니다만...
IP *.150.69.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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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2006.02.15 12:25:34 *.120.97.46
머리 속에 잘 그려집니다.
달국 형님은 이렇게 전진 전진 하시고 계시군요.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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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빈
2006.02.16 09:00:13 *.217.147.199
언제쯤 선생님 강의를 들어볼 수 있으려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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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호
2006.02.26 11:31:52 *.190.84.101
늘 행복은 나누시는 김달국사장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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