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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21일 01시 01분 등록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지난 3월에 읽은 내용인데 인상깊어 나누고 싶습니다.
내용이 길어서 올릴까 말까 하다 올려봅니다.
한 20페이지가 넘으니 첨부파일도 올려놓겠습니다.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 일 시 : 2002. 9. 16(월) 16:30~18:00 (1.5H)
◦ 강 사 : 최재천 교수
◦ 소 속 : 서울대 생명과학부


- 목차 -

1) 인간과 비슷한 동물 - 침팬지와 개미 (2:10~)
2) 지구의 두 지배자 - 성공비결은 협동 (6:20~)
3) 협동의 전제조건 - 희생 (12:10~)
4) 개미기업의 창업신화와 전쟁 (17:20~)
5) 컨베이어 벨트식 분업 - 잎꾼개미의 버섯농장 (27:10~)
6) 개미사회의 정치 - 아지텍개미의 왕권다툼 1 (36:30~)
7) 개미사회의 정치 - 아지텍개미의 왕권다툼 2 (49:53~)
8) 성공의 조건, 공생 - 장례식 이야기 (01:03:10~)
9) 알면 사랑한다 -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 (1:15:40~1:22:45)


반갑습니다. 이런 자리에는 양복을 입고 강의를 해야 하는데, 제가 양복을 잘 입을 줄 모릅니다. 그래도 여러분이 양복을 입고 계시지 않아서 마음이 좀 편합니다. 사실 강의 청탁을 받고 많이 망설였습니다. 세계 최고의 선박을 만들고 계신 여러분에게, 곤충에 대한 이야기가 얼마나 도움이 될까 걱정이 앞섰기 때문입니다. 그저 개미사회와 인간사회를 비교하면서, 몇 가지 재미있는 점들을 편하게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인간과 비슷한 동물 - 침팬지와 개미 (2:10~)

만약 우리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 누구인가 하고 물으면 당연히 침팬지입니다. 요즘은 DNA를 꺼내서 볼 수 있는 시대에 왔잖아요. 우리 인간의 DNA건, 대부분의 동물 DNA건 ‘이중나선 구조로 되어있다’, ‘꽈배기형태로 되어있다’하는 것은 이제 웬만한 분들은 다 아시잖아요? 그 꽈배기로 되어 있는 DNA를 약품처리 하면 두 가닥으로 풀립니다. 그리고 우리 인간의 DNA 한 가닥을 꺼내고, 침팬지의 DNA 한 가닥을 꺼내서 같은 시험관에 넣고 약품처리를 하여 적당히 흔들면, 양쪽 DNA 가닥에서 서로 염기들이라고 불리는 화학물질들이 짝을 찾습니다. 자기가 짝을 찾아야 하는 것들입니다. 왜냐하면 꽈배기 구조로 되어있으면서 또 사다리 구조로 되어 있거든요. 모두 짝을 맺게 한 다음에 짝을 찾지 못한 염기들을 세면, 그것들이 전체의 약 1% 밖에 안 된다는 것입니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침팬지의 DNA와 우리의 DNA는 거의 99%가 같습니다. 자연계에서 침팬지와 우리만큼 가까운 사촌이 별로 없습니다.

침팬지는 우리보다 털이 좀 많고, 입이 좀 더 튀어나오고 했다 뿐이지, 지문도 있고 우리와 비슷한 동물입니다. 사실은 우리가 인간이라고 거들먹거리지만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생물학자인 저 같은 사람이 볼 때 우리는 또 하나의 침팬지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책도 나와 있습니다. 우리말로 번역되어 있는데 ‘인간은 제3의 침팬지’라는 것입니다. 침팬지가 있고 피그미 침팬지라는 동물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세 번째 침팬지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다른 동물이 아니라 바로 침팬지와 같은 집안의 동물입니다. 종류와 이름만 다르지 성씨는 아마 같을 것입니다. 그렇게 가깝다고 이야기를 해 놓고도 무슨 점이 그렇게 같으냐? 하고 저한테 물으신다면 대답할 말이 많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침팬지에 대해서 많은 것을 연구했지만 침팬지가 나라를 세운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 없고, 침팬지 나라에 국왕이 있다는 이야기 들어본 적도 없으며, 침팬지가 농사를 짓는다는 이야기도 들어본 적 없습니다. 그저 돌아다니면서 주워 먹거나 열매를 따먹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침팬지 나라에서 노예를 부린다는 이야기나, 남의 나라에 잠입해서 평생 스파이 짓을 하다가 잡혀서 신문에 크게 났다는 이야기도 들어 본 적 없을 것입니다. 또한 침팬지 나라에 전문 노상강도가 있다는 이야기나, 침팬지가 대규모의 전쟁을 일으켜서 상대 종족을 말살했다는 이야기도 들어 본 적이 없으실 것입니다.


지금 드린 모든 이야기는 침팬지에 비하면 오로지 우리 인간만이 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행동들입니다. 그런데 참 공교롭게도 제가 말씀드린 이 인간적인 행동이 개미나라에서는 다 벌어집니다. 노예를 부리고, 국왕이 있고, 간첩이 있고, 노상강도가 있고, 분업을 하고, 온갖 일이 다 벌어집니다. 그래서 저 보고 만약 우리 인간하고 가장 비슷한 동물이 누구냐? 그러면 저는 감히 개미라고 이야기합니다. 여러분은 개미를 보면 어떻게 하십니까? 발로 대충 한번 밟으면 툭 터져서 죽는 미물입니다. 곤충입니다. “그런 곤충이 우리하고 어떻게 비슷해?”하고 생각하시겠지만, 제가 이야기하는 것은 생긴 모습이 비슷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살아온 역사를 통해서, 그들이 해결한 그런 해답이 우리와 비슷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한번은 이 세상에 사는 동식물 대표들을 전부 커다란 방에 모아 놓고 시험을 보게 했습니다. “너희들이 어떻게 해서 살아 남았느냐?”하는 문제였습니다. 지구상에 살아 남았다는 것만 해도 굉장한 성공입니다. 도대체 이 지구의 역사 동안에 한번이라도 지구에 살았다가 사라진 동식물이 얼마나 될까요? 사실 아무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그래도 화석으로 남아, 흔적이라도 남아 있는 것들만 압니다. 남아 있는 것만으로 계산을 해도 절대 다수가 사라졌습니다. 우리가 못 찾고 있는 것까지 다 계산하면 아마 99%는 지금 우리와 같이 있지 않고 없어진 것들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이 지구상에 그래도 미약하게나마, 아니면 우리처럼 막강하게 살아 남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성공을 한 동식물들입니다.

그래서 제가 마치 UN처럼 대표들을 불러 놓고 “너희들의 성공비결에 대해서 답안지를 작성해라”해서 채점을 해 보았는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두 대표가 서로 답을 컨닝한 것입니다. 그래서 제 앞에 끌려온 대표가 누구인가 하면 개미와 인간 대표였습니다. 제가 소리를 지르면서 “어떻게 커닝을 할 수가 있느냐, 너희 둘 다 낙제다”하니까, 둘 다 울면서 이야기하는데 절대 안보고 썼답니다. 그래서 답안지를 서로에게 보여주면서 “봐라. 이렇게 비슷한데 안 보고 썼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하고 따졌습니다. 두 동물 중 개미는 분명 곤충이고, 인간은 척추동물, 영장류입니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진화해 온 동물입니다. 너무나 멀리 떨어진 동물인데도 그들이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어려울 때마다 생각하고 고안한 방법들이 어쩌면 이렇게 서로 비슷하느냐 하는 겁니다. 저는 두 대표를 처벌하지 못했습니다. 사실은 제가 여러 가지 동물을 연구하지만, 개미연구에서 손을 놓지 못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거기에는 엄청난 진리가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지구의 두 지배자 - 성공비결은 협동 (6:20~)

미물인 개미와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우리가 굉장히 비슷한 방법으로 문제를 풀었다고 하는데는, 뭔가 돌이켜 보아야 할 진리가 그 안에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과연 개미의 성공비결이 무엇이냐? 한마디로 답부터 말씀드리면 협동입니다. 협동 할 줄 알았기 때문에 개미가 오늘날 이 지구상에서 막강한 존재가 된 것입니다. 우리 인간이 막강한 것은 우리 스스로가 다 압니다. 개미가 얼마나 막강한가 하면, 그들이 살지 않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깊은 바다 속, 눈 덮인 산꼭대기를 빼고는 어느 곳이든 삽니다. 여러분 집에도 들어와서 살잖아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기계 문명사회의 주인은 당연히 우리입니다. 우리가 만들고 주인 행세를 합니다. 이 기계문명 사회를 한 걸음만 벗어나면 저 자연계의 주인은 곤충입니다. 곤충 중에서도 개미가 가장 성공한 곤충입니다.

얼마나 개미가 많았으면, 도대체 이 지구상에 개미가 몇 마리나 있을까? 하고 누가 한번 계산을 해 보았습니다. 영국의 학자인데 그 양반 계산이 틀렸다는 것은 우리가 다 압니다. 무슨 재주로 그 양반이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개미를 한 마리씩 다 세어 보았겠어요? 대충 어림짐작해서 우리동네에 몇 마리, 우리 집에 몇 마리, 그래서 곱하고 더하고 해서 계산한 것입니다. 틀린 줄은 알지만 누가 또 계산하기 싫으니까 그 계산을 우리가 대충 정답 비슷하게 씁니다. 그 양반 계산에 의하면 ‘지구상에는 개미가 최소한 1경 마리는 있을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조금 있다가 돌아가셔서 1경 마리에 영(0)이 얼마나 붙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1경 마리, 엄청난 이야기입니다. 개미 한 마리를 잡아서 저울 위에다 올려놓고 재보면 약 5mg 정도 됩니다. 1g도 안 됩니다. 그런데 1경 마리가 모이면 어느 정도인지 생각해 봅시다.

여러분이 지금 살고 계시는 아파트에 놀이터가 있지요? 놀이터에 가면 꼭 있는 것이 시소입니다. 거대한 시소를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지구상의 모든 개미들이 그 시소 한쪽에 다 올라타고, 한쪽에는 우리 인류 전체가 다 올라탑니다. 그러면 시소 놀이를 할 수 있습니다. 개미를 전부 모아놓으면 우리 인류 전체의 무게와 맞먹습니다. 한 마리만 놓고 보면 힘없이 죽는 미약한 존재이지만, 개미들이 다 모이면 우리를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합니다. 도대체 그 성공의 비밀이 무엇인가 하면 바로 협동입니다.

지구상에 그렇게 많은 동물들이 살아도 협동할 줄 아는 동물은 몇 안됩니다. 다 제각기 삽니다. 협동할 줄 아는 동물 몇이서 지구를 정복했습니다. 우리가 협동할 줄 알아서 지구를 정복했고, 개미나 벌도 협동할 줄 알아서 정복했습니다. 그러면 거꾸로 한 번 물어 보겠습니다. 협동이 답이라면 다른 동물들은 왜 협동을 안 했을까요? 협동하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여러분도 지금 모여 앉아 계시지만 다 해 보셨잖아요. 부녀회에서 해보고, 어떤 모임에서도 해 보고, 이 협동이라는 것이 말처럼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우리가 혼자서는 큰 동물들을 넘어뜨리지 못하듯이 개미도 마찬가지입니다. 개미의 경우에 일개미 한 마리가 큰 동물의 어디든 물고 늘어져서, 그 동물이 잠시나마 행동이 부자연스러워 진다면 그 동물은 잡힙니다. 개미들이 물고 늘어져서 그 동물이 불편해서 못 가면, 약 30초만에 몇 백 마리가 몰려듭니다. 그러면 그 동물은 간단히 끝나는 겁니다. 그렇게 온갖 곳을 다 잡고 물고 늘어지면 우리의 옛날 형벌 중에 가장 처참했다던 형벌인 능지처참을 당합니다. 다리고 더듬이고 다 잡아 당기면 온 몸이 갈기갈기 찢어집니다. 그러면 적어진 몸뚱이를 모두 영차, 영차하면서 갖고 가기만 하면 됩니다. 물론 개미가 우리는 못 당합니다. 개미 한 마리가 우릴 물고 늘어져도 우리는 그냥 도망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쳐 도망가지 못 할 정도의 힘이라면 개미한테 다 잡히는 것입니다. 협동의 힘이 이렇게 엄청납니다.

3. 협동의 전제조건 - 희생 (12:10~)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동물들은 왜 협동을 못했을까요? 문제는 바로 희생입니다. 협동을 하려면 희생이 따라야 하는데, 희생을 한다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같이 일을 해 보면 다 아시잖아요. 왜 내가 저 사람 보다 일을 더 많이 해야 되느냐? 왜 내가 손해를 봐야 하느냐? 이것 때문에 협동이 안됩니다. 그래도 우리는 협동하느라고 애 쓰면서 살지요. 평소 우리가 못하는 것을 요즘은 잘 하고 있습니다. 월드컵 하니까 질서 지키고, 경기 끝나고 나면 청소도 다 하고 갑니다. 청소하면서 아무도 지금은 ‘당신은 왜 안 해?’ 그런 소리를 잘 안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전에는 ‘왜 내가 치워? 내가 버린 것이 아닌데’ 그러면서 놓아두고 가니까 쓰레기가 쌓이죠. 그런데 지금은 외국인들한테 우리가 잘 보여야겠다는 마음, 이 기회에 선진국민이 되겠다는 그런 마음이 앞서다 보니, 남이 안 치워도 내가 스스로 희생을 감수하는 것이죠. 희생을 스스로 감수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가 좋은 사회가 되는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개미는 이것을 잘 합니다. 너무너무 잘 합니다. 우리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잘 합니다.

제가 개미들의 희생을 몇 가지 소개하겠습니다. 개미 중에는 거북이 개미라고 해서, 이마가 사각으로 생긴 것이 있습니다. 이 개미는 넓은 이마를 이용해서 굴 문을 막는 일을 합니다. 넓적한 이마로 굴 문을 막으면 제 아무리 힘을 주어도 안 뚫어집니다. 제가 몇 번 막대기를 가지고 해 보았는데,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머리통이 부서져야 막대기가 굴 안으로 들어가더라구요. 제가 개미를 아끼고 사랑하지만, 실험을 위해 두어 마리를 죽이고 말았는데, 어느 정도로 단단하느냐 하면, 굴 문에 그 넓적한 머리를 끼워서 막을 경우, 그 개미가 스스로 비켜 주지 않으면 절대 안 빠집니다. 그렇게 되어 있는 상태에서 자기 동료가 나가서, 음식물을 물고 들어오면서 더듬이로 쳐주면 머리를 빼주면서 비켜 줍니다. 그리고 옆집의 적군인 일개미가 와도 비키지 않습니다. 개미나라에서는 보초를 평생 아무 불평 없이 섭니다. 그런 개미가 있기 때문에 개미굴 속의 다른 개미들이 편안하게 잘 삽니다.

사막에 가면 꿀단지 개미라는 작은 개미들이 있습니다. 그 개미들이 주로 먹는 것은 식물이나 다른 곤충으로부터 채취한 단물, 꿀입니다. 그 꿀을 넣어 둘 항아리가 없어요. 그래서 자기네 중에 몇 마리가 살아있는 꿀단지가 됩니다. 입으로 천정을 물고 매달려 있으면 그 벌려진 입 틈으로 동료들이 꿀을 갔다가 자꾸 넣어 줍니다. 그러면 평소 몸의 100배 이상 커집니다. 그렇게 길게는 10개월 정도 매달려 있습니다. 그러다가 먹을게 부족한 시절이 오면 자기 몸을 짜내야 합니다. 매달린 상태에서 부푼 배를 막 짜서 먹을 것을 내 주어야 합니다. 저희가 실험실에서 꿀단지 개미를 기르면서 벌써 몇 년 동안 살펴보았는데, 꿀단지 역할은 자원하는 것이 분명 아닙니다. 많은 일개미 중에서 “누가 꿀단지 자원 할 개미?” 하면 누가 손들고 나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분명히 차출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만약 여러분 중에 몇 분을 꿀단지 개미처럼 천정에서 10개월 동안 있으라고 하면 난리가 날 것입니다. 그러나 개미는 아무 불평 없이 올라가서 매달립니다. 그렇게 끔찍한 희생을 감수하는 개체들이 있기 때문에 그 꿀단지개미 사회가 유지됩니다. 이렇게 기가 막힌 희생정신을 바탕으로 개미들이 기업을 일으켜서 살아갑니다.

4. 개미기업의 창업신화와 전쟁 (17:20~)

‘울산은 현대공화국이다’ 라는 그런 이야기가 있는데 정주영 명예회장님 혼자의 힘으로 만드신 현대기업의 창업신화, 굉장한 신화가 있잖아요? 개미기업의 창업신화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 드리겠습니다. 정주영 명예회장님이 처음에 혼자서 시작하신 것처럼 개미나라도 여왕개미 혼자서 시작합니다. 여왕개미가 어느 날 혼인 비행을 나가서, 혼인비행 때 만난 수개미들에게 받은 정자들을 몸 속에 저장하고 내려 와서는 좋은 터를 고릅니다. 일단 터를 고르고 나면 날개부터 끊어 냅니다. 여왕개미의 날개는 아주 부러지기 좋게 끊어지는 데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냥 다리를 올려서 뚝 치기만 하면 떨어집니다. 날개를 부러뜨린다는 것은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더 이상 날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왜 날지 않느냐? 날개를 움직이기 위해서 가지고 있었던 엄청난 날개 근육, 그래서 여왕개미의 가슴이 풍만한데 그 근육을 녹여서 그것으로 자식을 키우는 것입니다.

그리고 땅을 팝니다. 땅을 판 다음엔 굴 문을 아주 막아 버립니다. 여왕개미들 중에 배고프다고 해서 밖으로 먹이를 찾으러 나가는 여왕개미는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집에다 알을 놔두고 나갈 경우, 누가 돌봐 줄 수 있는 대가족 제도이면 괜찮은데, 혼자 알을 놔두고 나갔다가 덥석 잡혀 먹히면 끝나는 것입니다. 모든 기업의 앞날이 내 한 몸에 달려있습니다. 그래서 문을 아주 잠그고 내가 가져온 내 몸의 영양분으로만 자식을 키웁니다. 여기서 문제점은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여왕개미가 죽기 전에 충분한 숫자의 일개미들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망합니다. 아마도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땅속에서는 해마다 99%의 개미나라에서, 여왕개미가 시간 내에 충분한 숫자의 일개미를 만들어 내지 못해서 다 실패할 겁니다. 그 중에서 몇 개가 살아남는 것입니다.

그 때 여왕개미를 잡아서 해부를 해보면 몸 속이 완전히 텅 비어 있습니다. 거의 껍데기에 가까운 상태로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처럼 완전히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자식을 키워냅니다. 이렇게 해서 키워낸 자식들이 밖으로 나가서 음식물을 갖고 와서 여왕개미에게 먹입니다. 그러면 이 여왕이 다시 살이 찌면서 계속 알을 낳아 주고 그 나라가 앞으로 나가는 겁니다.

저희가 여러 개미들을 연구해 보았는데, 아주 작으면 한 다섯 마리, 대부분의 경우에 스무 마리 정도는 키워야 굴문을 뚫고 나갑니다. 이처럼 일개미들이 굴문을 뚫고 나오게 되면, 이른바 경제학적 용어로 하면 폐쇄경제에서 개방경제로 들어서게 됩니다. 이제부터는 밖에서 얼마나 많이 끌어 들이냐에 따라, 이 나라의 승패가 좌우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어렵게 나라를 만들어서 굴 문을 뚫고 나와 보니까, 그게 남의 나라 한복판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춘추전국 시대가 전개되는 것입니다. 삼국지를 다 읽어 보셨겠지만 춘추전국시대에는 무엇을 해야합니까? 남의 나라를 뺏어야만 자신의 나라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미들이 전쟁을 합니다. 옆의 나라와 엄청난 전쟁을 벌입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경제전쟁을 하기 때문에 밖에서 보는 것처럼 그렇게 힘겨루기를 하다가 영토만 확장하고 끝이 나는데, 한쪽이 정말 기운다 싶으면 그땐 그 나라 굴안까지 쳐들어갑니다. 들어가서 살생을 하면서 상대 개미나라의 개미를 모두 죽이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알, 애벌레, 번데기 즉, 그 나라의 아이들을 훔쳐오는 것이 전쟁의 목적입니다. 남의 나라에 가서 아이들을 훔쳐옵니다. 도대체 왜 아이들을 훔쳐 오겠습니까? 그 아이들을 데려다가 노예로 만들기 위해서 훔쳐 오는 겁니다. 훔쳐온 그 아이들이 번데기를 자르고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날 때, 노예를 잡아 온 개미들은 자기네 여왕의 꽁무니에서 나오는 화학물질을 길러다가, 막 태어나는 잡아온 노예 아이들을 목욕시킵니다. 그러면 그 화학물질에 목욕을 하는 셈이 되어, 세례를 받은 아이들로 세뇌됩니다. 화학적인 세뇌를 한번 당하면 그 여왕이 내 어머니입니다. 그래서 평생 충성을 다합니다. 노예개미들은 남의 나라에서 훔쳐온 아이들이고, 이 나라의 여왕이 낳은 알에서 깨어난 아이들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 죽으면 노예수가 점점 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또 노예를 잡으러 나갑니다. 그 때 노예개미들을 앞세우고, 이 노예개미 집으로 또 갑니다. 그러니까 한많은 노예생활을 남의 나라에 와서 하다가, 자기네 나라로 앞장서서 쳐들어가서, 자기가 노예생활을 하는 동안 보지도 못한 자기 동생을 또 엎어다가 적의 나라에 바칩니다.

이것이 바로 개미나라의 애환입니다. 개미에게 조금이라도 자신에 대한 인식능력이 있다면, 거울을 보거나 해서 자신과 동일한 종족들을 쳐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개미는 오로지 화학적으로만 인식을 하기 때문에, 일단 화학적으로 세뇌를 받고 나면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즉, 자신이 노예라는 사실도, 또한 원수의 나라에게 살고 있다는 사실도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개미들이 이렇게까지 노예를 부려야 하는 것은, 개미나라의 노동력이 그만큼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지구상의 수많은 동물들 중에서 이처럼 노예를 부리는 동물은 오직 인간과 개미뿐입니다.

5. 컨베이어 벨트식 분업 - 잎꾼개미의 버섯농장 (27:10~)

이와 같은 일련의 행동을 통해 개미들이 추구하는 것은 바로 생산성의 향상입니다. 이를 위해 개미들이 개발한 것이 바로 현대자동차와 같은 컨베이어 벨트 방식의 분업입니다. 이것은 미국의 자동차왕으로 불렸던 헨리 포드가 개발한 분업방법으로, 불과 백년을 넘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나 중남미에 사는 잎꾼개미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러한 방법을 해오고 있습니다. 잎꾼개미는 산에서 나무를 해 오듯이 잎사귀를 잘라서 집으로 가져 옵니다. 그래서 제가 잎꾼개미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중남미에 가실 일이 있으면 숲 속에 한 번 들어가 보십시오. 이 개미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땅색과 비슷하기 때문에 개미가 잘 안보입니다. 그래서 멀리서 보면 폭 30~50cm 되는 신작로를 만들어 놓고, 그냥 파란 이파리들만 숲 속으로 걸어갑니다. 삭막한 자연과학자이지만, 보면 볼수록 시샘이 절로 나는 것 같은 그런 느낌도 듭니다.

잎들을 집에 가져가서 푸성귀를 그냥 먹는 것이 아닙니다. 집에 가면 더 작은 개미가 농장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그 이파리들을 잘게 썰어서 죽처럼 만들고, 그 위에다 하얀 버섯을 곁들입니다. 다시 말해 버섯을 경작해서 먹습니다. 버섯의 DNA를 꺼내, 얼마나 오랫동안 개미집에서 살았는가 거꾸로 계산해 보니까 6천만년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개미들이 농사를 시작한 게 적어도 6천만년 전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인류가 농경을 시작한 것이 1만년 전이므로, 농업에 관한 한 이 개미가 우리보다 엄청난 선배입니다.

잎꾼개미의 집안을 들여다보면, 깊이가 2~3미터 정도 되는 곳에 수 많은 방들로 이루어진 농장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 속에는 버섯들이 가득차 있는데, 크기가 축구공 정도 됩니다. 버섯의 쓰레기는 맨 아래층으로 버려져서 썩게 되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열과 바깥쪽을 향해 뚫려 있는 구멍으로 들어오는 찬 공기가 적절히 만나서 1년 내내 약 1°C 안팎으로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만약 날씨가 많이 더워지면 물을 떠 와서 뿌림으로써 온도를 식힙니다. 사실 개미나라에 물리학자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학적인 지식이 개미나라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어 사용되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 잎꾼개미 나라의 일개미는 네 가지 계급으로, 몸 크기가 다르게 태어납니다. 제일 작은 개미가 시녀개미입니다. 여왕 옆에서 시중을 들면서 집안일 하는 개미이고, 그 다음이 농장에서 일하는 개미입니다. 정원사 개미라고 저희가 이름을 붙여 보았습니다. 그리고 말씀드렸듯이, 밖에 나가서 이파리를 물어오는 잎꾼개미가 있고, 이파리를 물어 오는 잎꾼개미들 옆에서 보초를 서면서 보호하는 병정개미가 있습니다. 한 개미가 이파리를 물어 와야 다음 공정이 계속 되고, 또 수확을 할 수 있고, 이런 일들이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듯이 순서대로 착착 진행됩니다. 엄청난 일들을 개미는 이미 6천만년 전부터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잎꾼개미들처럼 몸의 구조까지도 분업에 맞게 변형되어 있는 형태가, 결코 효율적이지 않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결과에서 밝혀졌습니다. 연구진들은 실험을 위해 진공 청소기로 특정 집단의 개미들을 모두 제거했습니다. 그러자 다른 집단의 개미들이 투입되어서 그 일을 수행하는데, 몸의 구조가 달라서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처럼 분업에 맞도록 몸의 구조까지 변형되어 있는 개미 집단은 전체 개미들 중에서 약 3% 정도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모두 동일한 몸의 구조를 지니고 있되, 각기 주어진 일들만 점차 차별화되어 나갈 뿐입니다. 즉, 처음에 태어나서는 여왕개미 바로 곁에서 심부름을 합니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면서 점차 바깥 쪽으로 옮겨 나가게 되고, 마지막으로는 전쟁에 투입됩니다. 즉 원심력에 의해 일이 분업화되어 나가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어느 한 쪽의 집단을 모두 없앨 경우, 이전에 그 일을 하던 개미들이 곧바로 투입이 되므로 생산성에 전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입니다. 요즘처럼 급변하는 경제환경에서 기업들도 개미들이 하는 것처럼 언제든지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인력구조가 유연화되어 있어야 합니다. 한가지 일만 할 수 있는 경직된 구조로는 21C 초경쟁환경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결국 잎꾼개미들은 그러한 경직구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개미가 정말 근면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개미세계를 들여다 보면 대부분의 개미들이 놀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20:80의 법칙이라 해서, 일하는 20%의 사람들이 일하지 않는 80%를 먹여 살린다는 말을 합니다. 개미 세계에서도 80%의 개미들은 그야말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놀고 먹습니다. 사실 우리는 밖에서 열심히 일을 하는 개미들만 보기 때문에 개미가 부지런하다고 생각하지만, 개미 군락 전체를 보면 80%에 가까운 개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노는 것이 아니라 대기를 하는 것입니다. 몸의 신진대사를 최저로 유지한 채,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사고가 터지면 곧바로 투입되는 것입니다. 인간들의 경우, 수해와 같은 재난이 터지면 일손을 놓고 복구하러 갑니다. 그러나 개미들은 일손을 놓고 가는 것이 아니라, 일하던 개미는 그대로 일하고 대기하던 개미들이 투입되는 것입니다. 결국 80%에 해당하는 노는 개미들의 존재이유는 바로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함입니다. 개미세계에서는 수시로 엄청난 위기상황이 도래합니다. 그럴 때마다 인간과 같이 일손을 놓고 위기에 대처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입니다. 개미들의 시스템이 인간들보다 엄청 앞서 가는 것입니다.

6. 개미사회의 정치 - 아지텍개미의 왕권다툼 1 (36:30~)

사실 저처럼 개미를 연구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학자들이 전세계 약 600명 정도 됩니다만, 그 중에서 제가 개미 정치학자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어쩌다보니 개미세계의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 중미에 살고 있는 아지텍 개미라는 개미는 5밀리미터도 되지 않지만 물리면 지독하게 아픕니다. 이 개미들은 아카시아 나무의 커다란 가시부분을 비우고 그 안에 집을 짓고 삽니다. 이 아카시아 나무에는 노란 주머니 모양의 것이 매달려 있는데, 그것이 바로 아카시아가 만들어 주는 개미의 음식입니다. 그 성분을 가져다 분석을 했더니 동물성 단백질이 들어 있었습니다. 도대체 식물이 어떻게 동물성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지, 이것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콩으로 두부를 만들어 매달아 놓는 것이 아니라, 쇠고기를 매달아 놓는 것입니다. 왜 그러느냐 하면 자신의 몸에 들어와 사는 개미들이 두부보다 쇠고기를 더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식물이 개미에게 그런 배려까지 했겠느냐 하시겠지만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호사스런 대접을 받은 개미들은 아카시아 나무를 위해 어떤 일을 하는 걸까요? 개미가 살고 있지 않는 아카시아 나무에다 실험을 위해 아지텍 개미를 입주 시켰습니다. 그러자 불과 2주 만에 아카시아 나무 주변의 반경 5m 안에 있는 식물들이 모두 제초되었습니다. 개미들이 주변 식물들의 밑에 가서 뿌리가 시작되는 곳에서부터 다 끊어내었던 것입니다. 만약 아카시아 나무에 소(牛)를 묶어 놓으면 그 소(牛)도 죽습니다. 소(牛)가 아카시아 잎을 몇 개 뜯어먹었다고 해서, 개미들이 소(牛)를 물어서 죽여 버립니다. 그 정도로 엄청나게 질투심이 강한 개미를 세입자로 갖고 있는 아카시아는, 혼자서 햇빛 다 받고 물 다 빨아 당기고 해서 제일 빨리 큽니다. 아카시아와 개미가 공생의 지혜, 어울림의 지혜를 터득한 것입니다.

이 아카시아 나무는 층별로 여왕개미를 맞아들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다세대 아파트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그러나 이 나무가 완전히 성장하고 나면, 한 마리의 여왕개미만이 살아남게 됩니다. 그야말로 처절한 생존경쟁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각 층에 살고 있는 개미들은, 일개미들이 아카시아 나무가 제공하는 영양분을 얼마나 많이 획득해 오느냐에 따라 생존여부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최소한의 숫자인 20마리의 일개미를 먼저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래야 천하를 통일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한 번에 낳아서 키울 수 있는 일개미의 숫자는 대략 다섯 마리 정도가 고작입니다. 따라서 최소한 네 번은 키워야 합니다. 만약 어떤 층에 여왕개미 다섯 마리가 한꺼번에 존재하는 곳이 있다면, 그 집은 한 번에 스무 마리를 키울 수 있습니다. 다른 층의 개미 집단보다 비록 늦게 시작해도 먼저 막강한 군대를 확보할 수 있으므로, 천하를 통일할 수 있게 됩니다.

제가 농담삼아 이런 예를 생각해 봤습니다. 현대건설이 아파트를 지으면서 다음과 같은 경품을 하나 걸었다고 합시다. 누구든지 5년이란 시간 안에, 한 집에 몇 명이 모여서 살든 가장 자식을 많이 낳는 세대에게 이 아파트 전체를 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일가 친척을 모두 부르고, 그것도 모자라서 호주에 살고 있는 여자까지 모아서 열심히 자식을 낳기 시작할 것입니다. 즉, 각 층마다 여왕개미가 세 마리 모이기도 하고, 다섯 마리 모이기도 하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호주 여자를 불러 들이듯, 붉은 여왕개미가 검은 여왕개미까지 불러 들이는 경우까지 생기는 것입니다. 목표는 단 하나, 아파트 전체를 차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집 전체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남보다 더 빠른 시일 내에 더 많은 자식들을 키워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해서 이 나무가 커지게 되면 결국 단 한 마리의 여왕개미만 남게 되는 것일까요? 기록에는 그렇다고 되어 있지만, 이게 정확한지 검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여왕개미가 한 마리 이상 있다는 것은 밝혀내기가 쉽습니다. 여왕개미를 한 마리 발견한 뒤에, 두 마리째를 발견하면 끝이니까요. 그러나 큰 나무 속에 단 한 마리의 여왕개미만 통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20m나 되는 나무를 잘라서 개미를 모두 잡아내면 약 800만 마리 정도 될 것입니다. 800만 마리가 나와서 덤벼드는 가운데서 조사를 하기란 정말 힘듭니다. 그렇지만 동료 교수와 함께, 5그루의 아카시아 나무를 뒤지며 연구를 했습니다. 한 번은 완전 무장을 하고 개미집을 뒤지다가 서로 눈이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도 할 일 없는 사람들이 있을까? 세계적으로 명문대학이라는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자고, 이렇게까지 해야만 할까?’ 결국 너무 힘든 일이라 그만 두기로 했고, 그래서 저희가 갖고 있는 샘플 사이즈가 다섯 그룹이 된 것입니다.

7. 개미사회의 정치 - 아지텍개미의 왕권다툼 2 (49:53~)

이 연구 결과 정말 여왕개미는 단 한 마리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연구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나무를 자르면 썩기 때문에 내시경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흔히 위장 속을 들여다 볼 때 사용하는 의학기구를 사용해서, 미지의 개미 세계를 들여다 본 것입니다. 사실 여러분처럼 배를 만드시는 분들에겐 감동이 없으실지 모르지만, 저희들은 개미세계를 들여다보면서 감동이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저와 85년도부터 함께 연구하고 있는 친구가 내시경을 보면서 중계방송을 하면, 제가 옆에서 받아적고, 제가 중계방송을 하면 그 친구가 받아 적는 식으로 연구를 계속했습니다.

저희의 목표는 과연 어느 나라가 천하를 통일하느냐였습니다. 통일을 빨리 하기 위해서는 여왕개미가 많은 것이 우선 유리할 것입니다. 그러나 여왕개미가 너무 많게 되면 나중에는 여왕개미들 간에 싸움이 시작됩니다. 결국 천하통일을 위해 자식 낳는 일에 열정을 쏟을 것인지, 다른 여왕벌과 싸워서 혼자 단독으로 남을 것이냐는 선택을 해야만 합니다. 예를 들면 네 마리의 여왕개미가 한 나라에 있습니다. 조사를 해 보면 모두 알들을 가득 갖고 있습니다. 이 개미들이 누가 알을 몇 개 놓았는지 알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여왕개미들에게 네 가지 다른 색소를 넣은 음식을 먹였습니다. 그랬더니 각각 다른 색깔의 알을 낳았습니다. 그 알의 숫자를 헤아려보니 모든 여왕이 열심히 나라를 위해서 봉사를 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렇게 해서 태어난 알들은 일개미가 되어 밖으로 나가 음식물을 집안으로 옮겨오게 됩니다. 각 층의 개미들마다 경쟁적으로 음식을 날라오게 되는데, 이 때 마치 전쟁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거의 전면전 수준입니다. 먼저 군대를 확보한 나라가 그렇지 못한 나라에 쳐들어가서 물어 죽이는 것입니다. 요즘에는 경제전쟁을 합니다. 자원을 모조리 독점해 버리는 것입니다. 더 이상 가져올 음식이 없으면 멸종해 버릴 테니까요. 사실 지구상에서 자신이 먹을 수 있는 양보다 많은 양을 축적해 놓는 것은 개미와 사람 밖에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왕개미들의 갈등이란, 정말 딜레마에 가깝습니다. 자신의 몸만 너무 돌보게 되면 나라가 성공하지 못하고, 나라에만 충성하다 보면 결국에는 임금이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중간 라인을 조심스럽게 가야만 하는데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닌 것입니다. 이것을 인간의 삶에 빗대어 보면, 정치판과 참으로 비슷한 것 같습니다. 즉, 개미들의 세계에서도 정치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개미와 인간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인간과 개미 모두 협동을 하지만,우리가 다른 동물과는 협동을 잘하지 않는 데 반해, 개미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개미들은 식물과도 협동을 잘 합니다. 지난 봄에 경주로 벚꽃놀이를 많이 갔다 오셨을 텐데, 벚꽃이 지고나면 벚나무를 잘 안 쳐다 보시죠? 내년에는 벚꽃이 지고 난 다음에도 벚나무를 한번 쳐다 봐 주세요. 벚나무는 좀 이상한 나무입니다. 잎이 나기도 전에 작년에 축척 했던 에너지로 꽃부터 한번 피워내고, 그 다음에 꽃이 져야 잎이 납니다. 사실 생각해 보면 그런 나무가 많습니다. 개나리, 진달래 등 대표적인 것이 목련입니다. 목련을 보면 도대체 무슨 나무가 저런 것이 다 있나 싶어요. 앙상한 가지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엄청 큰 꽃을 그냥 피워 놓습니다. 그냥 꽃부터 빨리빨리 피워 놓고 봅니다.

벚꽃이 다 지고 난 다음 잎이 나올 때, 잎의 밑부분을 한번 보십시오. 밑동에 구멍이 두 개 뚫려져 있습니다. 그 구멍에 혀를 한 번 대보면 단맛이 느껴집니다. 벚나무는 벚꽃 속에만 꿀샘이 있는 것이 아니라 벚꽃 밖에도 꿀샘을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이처럼 이 세상의 많은 식물들이 꽃 밖에도 꿀샘을 가지고 있습니다. 꽃 안에 있는 꿀샘은 벌이나 새나 박쥐나 이런 동물들을 위한 것이지만, 꽃 밖에 있는 것은 모두 개미를 위한 것입니다. 개미가 올라가 단물을 채취하는 동안 다른 것은 그 근처에 얼씬도 못합니다. 왜냐하면 개미가 잡아먹으니까요. 댁에 바퀴벌레가 많아서 고민이신 분은 개미집을 갖다 놓으십시오. 그러면 바퀴벌레가 하루아침에 사라집니다.

8. 성공의 조건, 공생 - 장례식 이야기 (01:03:10~)

제가 지구를 지배하는 두 생물이 인간과 곤충, 혹은 인간과 개미라고 했는데, 지배의 기준을 달리하면, 지구를 지배하는 종은 식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구상에서 무게로 제일 많이 나가는 생물은 바로 식물입니다. 식물을 다 모아 놓는다면, 동물은 새발의 피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숫자로는 누가 가장 성공했을까요? 바로 곤충입니다. 이 곤충과 생물이 어떻게 지구에서 가장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서로 공생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오랫 동안 그 사실을 잘 깨닫지 못했습니다. 우리 인류의 역사를 흔히 6백만년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인류 전체의 역사를 말하는 것입니다. 호모 사피언스 이후 현생인류의 역사는 불과 15~20만년에 불과합니다. 그 세월 동안 우리 인류는 참으로 별 볼일 없는 영장류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화석 증거에 의하면, 인류의 평균 수명은 45세 정도라고 합니다. 45세란 여성이 완경에 이르는 시기입니다. 완경이란 월경이 끝남으로써 완성되는 시기를 말합니다. 즉, 인간도 번식이 끝나면 소멸하는 종이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별 볼일 없이 살다가 드디어 성공한 것이 바로 농업을 시작하면서 부터입니다. 그리고 나아가 산업혁명을 일으키고 이제는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스스로 산아제한을 해야만 하는 이상한 동물이 된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불과 1만년 동안에 일어난 일입니다. 이것을 두고 자연계의 졸부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를 놓고 볼 때, 우리는 확실히 자연을 잘 정복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그냥 자연 속에서만 산다면 절대로 60억 인구까지 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이렇게까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자연을 잘 이용해 왔다는 의미입니다.

옛날 동굴시대에는 살다가 지저분해지면 다른 동굴로 그냥 이사가면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캐나다가 땅이 넓고 살기 좋다고해서, 우리 정부가 ‘우리는 캐나다로 간다’ 라고 결정한다면, 캐나다에서 우리를 받아 줍니까? 이젠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주에서 제일 살기 좋다는 이 녹색행성에서 살아야 합니다. 여기서 살려면 지금부터라도 서로 조심하고 함께 사는 방법을 잘 배워야 합니다.

9. 두 장례식 이야기

제가 현대문학 문예지에 매달 “최재천의 자연 에세이” 라는 글을 쓰고 있는데, 나름대로 저의 문학적인 상상력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개미와 인간이 죽어서 둘이 같은 날 같은 곳에서 장례를 치르는 장례식장에 가 보았습니다. 왜 저는 안 죽었느냐고 묻지 마십시오. 그게 저의 문학적인 상상력의 한계입니다. 개미의 장례식장으로 들어가는 동물들이 인간의 장례식장을 보고는 “어, 그 놈들 참 잘 죽었다” 하면서 지나가더라구요. 평소에 우리가 얼마나 못된 짓을 많이 했으면 이럴 수가 있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개미의 장례식장에는 엄청나게 줄을 섰어요. 고객들이 “당신들이 가면 우리는 어떻게 하느냐?” 는 듯 말입니다. 개미가 없으면 살지 못할 정도로 아주 밀접한 공생관계를 맺고 사는 동식물들이 엄청나게 많은데, 그들이 모두 와서 “우릴 두고 어딜 가느냐?” 하면서 엉엉 울고 난리가 났습니다. 역시 ‘있을 때 잘해야 된다’더니 바로 저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런데 우리 쪽으로 다시 돌아와 보니까 제가 개미 쪽에 간 동안에 누가 왔어요. 바퀴벌레들이 와서 울더라구요. “아니, 그 동안 따뜻한 아파트를 지어 주어 우리가 잘 살았는데, 가면 어떻게 해. 우리는 다시 숲속으로 가야되는데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 하면서 조금 섭섭해하더라구요. 점심 시간이 되니까 의무적으로 와서 봉투 던지고 가는 분들처럼 빈대, 벼룩, 이, 모기 이런 친구들이 왔다 가더라구요. “그동안 고마웠수다” 그러면서 갑니다. 정말 한심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오후 중반쯤 되니까 갑자기 이 친구들이 떼로 몰려 옵니다. 소떼입니다.

아르헨티나에 가면 사람보다 소가 더 많습니다. 지구상에 소가 얼마나 많으면, 제가 다니는 국제환경학회에서 점잖은 학자가 발표하기를, 소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소의 방귀 속에 메탄가스가 섞여 나오는데 그 메탄가스가 주범이라는 겁니다. 얼마나 소들이 많아 방귀를 많이 뀌면, 그 방귀 때문에 지구온난화로 북극과 남극의 얼음, 에베레스트 산꼭대기의 얼음이 녹고 있다는 겁니까? 사실 소는 좋은 동물입니다. 소도 영리한 편인데 그렇다고 해서 제일 영리한 것도 아니고, 또 소가 싸움을 제일 잘하는 것도 아닌데, 소들이 무슨 수로 이렇게 성공을 했습니까? 물론 소들한테 물어보면 그 성공이 그렇게 행복한 성공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지구상에서 성공한 동물중 하나입니다. 왜? 우리를 잘 만나서 그렇습니다. 우리가 키워 주었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저녁때가 되자 벼, 밀, 보리가 찾아옵니다. 인간이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이 불과 1만년 전인데, 이들은 1만년 전까지는 저 들판에 말없이 피고지는 잡초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들을 경작해 주기 시작한 다음에는 지구 제일의 지주가 됐습니다. 이 친구들이 땅을 제일 많이 차지하고 있는 존재들입니다. 자기네들이 무슨 재주로 그렇게 많은 땅을 차지할 수 있었습니까? 오로지 우리를 만났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이 지구상에서 사실은 공생의 지혜, 어울림의 지혜를 그 누구보다도 잘 터득하고, 그 누구보다도 대규모로 실행해 옮기고 있는 동물이 우리입니다. 그런데 요즘 특히 도시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우리는 자연의 일부가 아닌 것처럼, 자연은 우리가 유린해도 되는 것처럼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다시 한번 깨달아야 하는 것이 바로 이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어느 것보다도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과 함께 살지 않으면 우리 자신의 존재가 위협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10. 알면 사랑한다 -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 (1:15:40~1:22:45)

저는 금세기에 우리가 해야 할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환경을 지켜내는 것입니다. 물론 여러분과 같이 산업 일선에서 열심히 노력하시는 것도 더없이 중요한 일이지만, 잘못하면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는 그런 환경위기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 인간은 지구 상에서 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훗날 지구의 역사를 재정리하는 다른 동물이 있어서 인류를 회상한다면, 그저 짧고 굵게 살다간 동물 정도로 기억할 것입니다. 인류가 좀 더 인간답게 지구에서 살고자 한다면 바로 이것을 터득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 좌우명이 ‘알면 사랑한다!’입니다. 그러나 대학원에 있는 제자들은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창피해 합니다. 다른 사회 저명인사들처럼 논어에 나오는 멋진 구절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그래도 저는 쉬운 것이 좋습니다. 말 그대로 우리가 서로 충분히 모르기 때문에 서로 미워하고 문제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한번은 저희 집에 도둑이 들었고, 경찰에서는 그 도둑을 잡아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그 도둑을 잡으면 안될 것 같았습니다. 만약 그 도둑이 잡히면 제가 찾아가서 ‘당신 말이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하면서 다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사람에게 노모가 있고, 부양해야 할 아이들이 있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어차피 우리 집에서 가지고 간 것들은 이미 다 팔아버렸을텐데 무슨 재주로 제가 되찾겠습니까?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분명히 손해를 더 볼 것 같아서 경찰서에 가서 잡지 말라고 했습니다. ‘알면 사랑한다’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알면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심성을 가진 동물인 것입니다.

제가 열대지방에 가서 연구하는 동안, 전갈은 제 친구와도 같았습니다. 왜 하필이면 전갈하고 친해졌는지 모르지만, 그 녀석이 밥을 먹을 때마다 기웃거리는 바람에 먹을 것을 던져 주다가 친해졌는데, 나중에는 겁없이 식탁 위에까지 올라와서 밥그릇 옆에서 저를 쳐다봅니다. 저희 열대 연구소에 미국에서 온 여학생이 한 명 있었는데, 어느 날 난리가 났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7~8명이 둘러앉아서 식사를 하는데, 갑자기 그 여학생이 식탁 위에 올라온 전갈을 가리키며 소리를 지르더니, 저한테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는 겁니다. 미개한 나라에서 와서 공중도덕을 모른다느니 하면서 난리였습니다. 제가 반격을 하고는 싶었지만, 사실 잘못한 점이 있으니까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그래도 분이 안 풀리는지 그 여학생은, 전갈이 이 건물 안에 한번만 더 들어오면 가만히 안 둔다고 겁주는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전갈을 몰고 식당 뒤로 나가서 “야, 이제 식당으로 들어오지 말고, 앞으로는 여기로 와라.” 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전갈이 제가하는 말을 알아들었는지 그 다음 날부터 안 오는 겁니다. 식당 뒤에 가서 기다려도 안오는 거예요. 한 주일 넘게 식사 때마다 서서 기다렸는데 안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너는 나한테 죽었다’ 하고 그 여학생한테 온갖 탄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 3주정도 지났을 때, 하루는 제가 산에서 내려오는데 이 여학생이 식당 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려서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다. 가보니까 전갈에게 음식을 먹이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뭐하고 있느냐?”고 했더니, 저한테 보여 주는 거예요. 전갈이 안 보이는 동안에 새끼를 낳아서 데리고 왔어요. 전갈은 아이를 업어서 키우는 동물입니다. 아이들이 자기 몸처럼 커질 때까지 산더미처럼 업고 다닙니다. 이 여학생이 감탄을 한 것입니다. 저런 어머니가 이 세상에 어디에 있느냐 하고는 이제는 겁도 안 내는 겁니다. 오히려 사랑스러운 거죠. 그래서 먹이를 먹이고 있던 것입니다.

저는 누구나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평생을 자연의 비밀을 알아내는데 바치려고 합니다. 그리고 계속 그 비밀의 해답을 여러분께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저와 함께 숲 속에 가시지 않더라도 자연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연을 사랑하시게 될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아이들에게 강연을 해달라고 하면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갑니다. 아이들을 십 년만 제대로 가르쳐 놓으면, 그 아이들이 자라서 우리 사회의 주인이 되었을 때, 반드시 자연을 사랑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제가 개미 강연을 하고 돌아오면 편지를 보내오곤 하는데, 개미를 밟지 않으려고 발뒷꿈치를 들고 다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엎드려서 개미를 관찰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오늘 저에게 잡혀서 꼼짝없이 한 시간이 넘게 고통스럽고 이상한 체험을 하셨습니다. 동물 가운데서 앞에서는 떠들게 하고, 나머지는 움직이지도 못하게 하는 것은 인간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통해서 여러분은 이제 준 개미 박사가 되셨습니다. 나가시면서 개미를 발로 밟으시는 분은 분명히 없으시라고 생각합니다. 이 강의를 통해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생겼으리라고 굳게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IP *.142.170.82

프로필 이미지
한희주
2007.07.21 06:41:50 *.233.200.118
그래요, 선이님!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고 소중하지요.
하기에 자연의 비밀을 알아내는 일은 더욱 값어치 있는 과업이라 생각해요.
좋은 정보 알려주심에 감사드려요.
윤섭이 예쁘게 자라고 있지요?
프로필 이미지
선비 언
2007.09.01 03:50:15 *.128.229.198
아!! 최재천 교수님 얼마나 좋아하는 분이신지.
몇번이나 그분 강의를 들으려 했었으나...어쩐일인지 몇번이나 기회를 흘려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올려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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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0 영남권 첫번째 모임을 마치고.... [12] 정 희 근 2007.07.21 2707
» 최재천교수님의 학교밖 강의 [2] idgie 2007.07.21 2839
1628 4차 서포터즈모임에 다녀와서~ [15] 박경환 2007.07.20 2279
1627 경주모임 안내 [4] 정 희 근 2007.07.20 2096
1626 8강 진출 - 행운인가? 실력인가? file 이기찬 2007.07.19 1757
1625 써포터즈 4차 정기 오프모임 장소 안내 [2] 김지혜 2007.07.18 2089
1624 초아선생님 책이 품절이던데... [1] 희재 2007.07.17 2016
1623 아시안컵의 악령 vs 후퇴수비의 댓가 file 이기찬 2007.07.16 2120
1622 써포터즈 4차 정기 오프모임 공지 [10] 김지혜 2007.07.15 2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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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9 자연생태포럼 1st 공부 모임 공지 file [9] 아름다운놈 2007.07.13 2360
1618 위대한 봉사 [5] 진묵대사 2007.07.12 2167
1617 7월 21일 경주 확정! [20] 정 희 근 2007.07.12 2956
1616 초아선생님 감사합니다. [1] 惠仁_귀귀 2007.07.12 2086
1615 자기혁명에 대해.../ "사자같이 젊은 놈들" 구하... [5] soon 2007.07.11 2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