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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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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24일 16시 24분 등록
"더 이상 방법이 없는 건가요?"
나를 점점 덮치오는 절망을 가까스로 밀쳐내며,
직원에게 애원하듯 물었다.
직원의 대답은 최선을 다했으나 어쩔 수 없었다는 것 뿐이다.

나는 다시 한번 물었다.
"[글쓰기]와 [강연] 폴더 만이라도... 조금이라도... 살릴 수 없을까요?"
그 직원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나의 절망어린 안색이 안쓰러워 보였는지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리고, 결국 복구비도 5만원 할인해 주었다.

오늘이 5번째였다.
벌써 5번째로 데이타 복구를 의뢰했던 것이다.
가는 곳마다 복구 가능 여부를 파악하는데에 2~3일이 걸렸으니
데이터가 소실된지 꽤 많은 날이 지난 것 같다.
헤아려보니 18일이나 지났다.
그 동안, 나는 정상적인 업무도 하지 못했고,
어떻게든 소실된 데이터를 복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결론은 복구 불능이다.
제일 잘 한다는 업체의 연구소에까지 갔으나 결론은 똑같았다.

나의 사상 최악의 사건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이번 일의 전말은 이랬다.
개인적으로 사용하던 노트북에 바이러스가 걸렸고,
회사에서 사용하던 데스크탑 PC도 상태가 안 좋더니 영 맛이 가버렸다.
그래서, 새롭게 노트북을 장만하게 되었고,
겨우 겨우 기존의 노트북과 데스크탑 PC의 자료를 외장하드로 옮겼다.
외장하드의 자료는 조만간 새로운 노트북에 옮겨야지 하던 중에
외장하드를 살짝 떨어뜨려버렸다. 그 충격에 외장하드에 문제가 생겼던 것이다.

그렇게 나의 모든 자료가 들어있던 그 외장하드는 다시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가버리고 말았다.
10년 동안 모아온 자료와 함께...
언젠가 책을 내기 위해 꾸준히 써 온 글들과,
강연을 위한 자료와 PPT 강의안이 모두 날아가 버렸다.

나에게는 4,000여권의 책이 있는데,(아날로그 자료)
그것보다 더한 분량의 자료들이 PC에 있었는데...(디지털 자료)
몽땅 날아가버렸다.
어찌 이런 일이... 어찌 이런 일이...

믿어지지가 않는다.
어느 폴더를 열면 모든 자료가 고스란이 들어있을 것만 같다.
아!

가만히 생각하면, 아쉬움과 원인모를 억울함이 밀려든다.
어떻게 해야할까?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

그간 쌓아온 지적 생활의 모든 기반이 무너져내려버린 느낌이다.
그건 아닐테지, 하고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새로 시작하면 되지, 라고 힘을 내 본다.
하지만, 아직은 이번 사고로 인한 힘겨움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다.

하하하... 한 번 웃자.
그리고, 잊어버리자!

*

마음의 힘겨움을 이겨내는데 도움 될 만한 조언 대환영입니다~!
IP *.232.10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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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영
2006.03.24 17:48:27 *.41.24.81
조언이라기보다는 공감글입니다...

저는 이번주에 메일함을 두번이나 날려 먹었다는... -_-;
업체 연락처들 홀랑 날라갔구요...
그동안 업무 처리하던 히스토리가 몽창 날아갔구요...
메일로 스케쥴 관리 했었는데, 일정들이 완젼 뒤죽박죽 되었구요...
그래서 이번주는 화수목금 새벽 3시까지 업무를 해야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끄억~
앞으로도 2주정도는 더 해야지 정리가 될듯 싶어요. ㅠㅠ
이걸루 칼럼 쓸라고 끄적이고 있었는데... 희석님 글 읽고나니 글을 올릴수 없을것 같네요... ;;;

디지털시대에 사는 우리가 새겨야 할 고귀한 글귀임돠.
밥먹듯이 백업, 백업...
문서작업할땐 ctrl + s, ctrl + s...
날마다.. 오늘도 어김없이 바이러스체크! 쩝~ ^^;;;

저도 충격이었고, 괴로웠지만...
희석님의 충격은 제가 받았던 충격보다 훨씬 클것 같습니다.. 꺽꺽~

어떤말로도 위로가 돼지는 못할텐데... ㅠㅠ
여튼... 화이팅! 하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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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거인
2006.03.25 00:30:24 *.238.210.150
안타까운 사연 접하니 거인의 맘이 아픕니다.
저는 개인적인 자료를 D 드라이브에 저장하는데 아들녀석이 포맷을 하였더군요. 그 정도야 10만원 정도면 복구 가능합니다다만,
님의 하드에 물리적인 충격을 주어 손상이 가면 복구가 불가능하지요..
잊어버리기 힘들겠지만,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정리하고
안정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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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사랑
2006.03.25 07:27:47 *.118.67.206
위인은 고통과 인내를 통하여 만들어 진다고 합니다.
10년의 똑같은 노력이 더해져
10년후에는
10년전 그 일로 인하여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노라고 말할 수 있길 바랍니다.

나 같았으면 안 살어. 죽고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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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승
2006.03.25 23:31:35 *.44.152.193
그랬군요...두번째주 책에 대한 희석님의 글이 안 올라와서 계속
기다렸는데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 일이 무의미한 일이거나 희석님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서
일어난 일만으로는 생각지 않습니다.
세상의 모든 일은 저 마다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니까요.
다시 함께 이 공부를 우리 모두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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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석
2006.04.02 14:49:17 *.232.104.112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
작가와 강연가를 꿈꾸는 저로서는
지금까지 정리하고 써 온 자료들이 꽤 많기에 상심이 컸었지요.
구본형 소장님께도 구원을 요청했더니
제출하지 못한 것을 4.3까지 올리라고 하시더군요.
감사한 일이지만,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서
어떻게 될지 결과가 염려스럽군요.
프로들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결과물을 생산하는 것 같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일은 '프로'의 기준을 훨씬 능가하는
힘겨움이었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다만, 저의 과제가 올라와 주길 기다렸다는 종승님 같은 분이 계시니
마음이 무지 무지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다른 3분의 격려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힘내어 새롭게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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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복
2006.04.25 09:19:07 *.253.121.18
더 좋은 글 만나시리라 믿습니다. 아름다운 글 속에서 행복 찾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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