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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29일 04시 02분 등록


< 프롤로그 >

원잭이 매일 들리는 싸부님들로 가득찬 사이트가 있다. (궁금하신 분들은 오른쪽 하단에 열정공작소 폴더에 아름다운 꿈들을 클릭해 보시라..) 오늘 그 곳에서 원잭의 글쓰기 충동을 강력하게 자극하는 글을 발견하게 되었다. 다시한번 그녀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이런 재미있는 글을 쓰게 만들어 주었으니까..^^


< 반지의 제왕에 대한 몇가지 의문들 >


이 골룸이 반지를 잃어버린 것은 우연일까,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었을까?

우연임과 동시에 필연이었다. 말이 모순된다는 사실을 원잭도 알고 있다. 한번 그럴싸하게 설명을 해보련다. 골룸의 관점에서 그 소중하다 못해 자신의 몰골까지 괴물스럽게 만들어 낸 절대반지를 잃어버린다는 것은 필연일 수 없다.

그러나 절대반지의 입장에서는 그건 필연일 수 밖에 없다. 절대반지는 사람들의 끝모를 욕심을 먹고사는 존재고 그 욕심은 골룸이라는 한 개체에게만 머물러서는 결코 충족될 수 없었기에.. 절대반지는 알았을 것 같다.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지면서 만들어질 파장을.. 그리고 골룸의 집착이 끝나지 않는 한 그를 다시 만나게 될 것임을..


골룸의 반지를 주운 빌보는 그 좋아하던 반지를 왜 순순히 간달프에게 내놓을까?

사실 빌보는 그 선천적인 낙천성과 후덕함에도 불구하고 간달프에게 반지를 내놓을 때 순순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사악한 표정과 공격성을 드러내며 절대반지의 소유권을 포기하는데 저항했었다. (따지고 보면 빌보가 아니라 절대반지가 짜증을 낸 것이겠지만..^^)

암튼 빌보의 의도하지 않은 저항은 간달프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는 호통에 무릎을 꿇었고 절대반지가 그에게서 옮겨졌을 때 그를 짓누르던 욕심의 무게에서 벗어난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아마도 또 다른 절대반지의 주인에게 연민의 감정을 가졌을지도 모르겠지만..


빌보에게 반지를 건네받은 (전능한)간달프는 왜 반지를 직접 운반하지 않을까?

혹시 기억하는가. 간달프가 절대반지에 손을 대지 않았음을.. 그는 전능해 보이지만 절대반지의 위력을 잘 알기 때문에 더욱 그것을 두려워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에게 절대반지를 운반할 역할이 주어지지 않았음을, 그저 그 운반에 힘을 보태는 역할을 맡았음을 예견했던 것 같다.


반지운반의 임무는 왜 평범하다 못해 무능해 보이는 프로도에게 맡겨질까?

갑자기 선생님이 말씀하신 '우리들은 매우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특별한 사람들이다'라는 얘기가 떠오른다. 전편에 걸쳐서 프로도가 보여주는 것은 평범한 인간을 대표하는 나약함과 더불어 아주 중요한 순간에 보여준 사랑이 바탕이 된 믿음과 결단이었으니까 말이다.

프로도는 그런 면에서 절대반지의 운명을 결정짓는데 적임자다. 스스로가 절대반지의 유혹앞에 흔들릴 수 밖에 없는 평범한 인간이면서도 그 사악한 힘에 굴복하지 않는 평범한 사랑의 힘을 온전히 갖추고 있는 밝고 즐거운 종족 호빗족의 한 사람이었으니까..


이 호빗은 무슨 이유로 꼭 결정적인 순간에 반지 끼는 실수를 저지를까?

역설적으로 프로도는 절대반지로 인해 위기에서 탈출하기도 하고 진실을 보기도 하고 위험에 빠지기도 한다. 그건 어쩌면 프로도의 의지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절대반지를 뛰어넘는 더 초월적인 존재의 안배였을 수도 있고 그의 영혼이 그에게 필요한 체험으로 그를 이끌었을지도 모른다.


거창한 시작과 달리 왜 반도 못가서 반지원정대는 뿔뿔히 흩어지게 되었을까?

그들 모두에게 각자의 역할이 있었기 때문이다. 큰 의미에서 절대반지의 종결을 위한 원정대였지만 그들에겐 각자가 풀어야 할 숙제가 있었고 그들의 완벽하게 의도하지 않은 믿음과 행동이 프로도에게 절대반지와 싸워나갈 힘과 용기를 주었을 것이다.


운반과 관련된 무거운 책임은 프로도(와 그의 샘)에게만 남겨지는 것일까?

마지막까지 그들과 운명을 같이 한 골룸 역시 이 논의에서 빼놓을 수 없다. 평범한 인간을 대표하는 프로도와 그를 믿음과 애정으로 지켜주는 샘, 그리고 또 다른 인간군상의 대표격인 골룸이야말로 이 절대반지의 운명과 종결의 운반자로서 적격이라는 생각이다.


< 에필로그 >

다 써놓고 보니 그닥 와닿지 않은 글이 된거 같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원잭의 이해와 상상력이 이 정도 밖에 안되는 것을.. 너무 탓하지 말라.. 이 글을 읽는 그대들에게 또 다른 설명의 기회가 댓글공간에 남겨져 있으니.. 가열찬 댓글로 나머지 품질을 책임져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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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아이드잭
2006.06.29 04:15:17 *.108.160.177
축구 좋아하는 분들에게 팬서비스.. 아래 주소로 가보시라..
최근 본 글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일 것이라 믿는다..^^

http://www.demitrio.com:8088/sonarradar/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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