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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17일 19시 01분 등록

나는 하루밖에 살지 못한다.
모든 인간은 오늘 하루밖에 살지못하는 것이다.
어제도 오늘이었고, 내일도 오늘이다.
따라서 오늘은 내 남은 생의 첫 날이자 마지막 날이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하면서부터 나의 유년기는 끝났다고 본다.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 生과 死는 같은 말이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의 세포는 생성됨과 동시에 죽어간다.

生이 死와 같다면, 死 또한 生과 같은 법,
나는 나를 죽임으로써 다시 나를 찾고 싶다.
기왕에 나 스스로 나를 죽이기로 결심한 만큼
철저하게 죽여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일기를 쓰기로 결심했다.
하루살이인 나에게 일기는 유언장과 다름아니다.
그러나 이 유언장은 부모와 처와 자식에게 뼈저린 고통과 슬픔을 주는
어느 여관방 자살 동호회 회원들이 남기는 그런 유언장이고 싶진 않다.

이 유언장은 죽음의 그림자가 내게 드리울 때마다
나 자신과 아들, 집사람, 부모, 형제, 지인, 그리고 우리 사회에 글로 남기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나만의 유언장이 될 것이다.

이 유언장은 또한 cyber space라는 영원한 공간에 올려짐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
그로 말미암아 나 또한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영생을 찬양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영생을 원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내가 틀리지 않다면, 나는 지금의 나를 죽임으로써,
다시 새로운 나로 태어나고자 하는 변화를 꿈꾸고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이 시작된다는 이치와
변화란 본연의 자신으로 돌아가는 것과 다름아니라는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장의 개념정의,
그리고, 우리가 흔히 "돌아가셨다" 등으로 말하는 죽음에 대한 여러 표현양식들에 비추어 볼 때,
분명 나는 변화를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변화를 말하면서 사람들이 극도로 꺼리는 죽음을 가져다 붙였으니,
보통의 변화가 아닌 아주 강력한 변화일게다.

자, 사담이 너무 길었다.
이제 그만 죽자. 함께 죽으실 분?

2006. 8. 17.


뱀다뤼: 이제 그만 죽으려니, 불현듯 유머가 떠오르는 군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 혹시 성(姓)이 '안'씨가 계시면, 딸아이 이름으로 '죽자' 어떻습니까? '안죽자' !!! 썰렁하군. 쩝
IP *.192.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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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죽자
2006.08.18 13:02:25 *.145.231.208
썰렁하지만 재밌네요.
함께 죽기는 싫고 일기 다 본 다음에나 죽을랍니다.
자주 읽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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