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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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수 1
- 추천 수 0
이것은 나무와 꽃들의 부르짖음이다
장마때 퍼붓고 비라고 먼지만 안날정도로 몇번오고는
계속 가물어서 김장 무우 배추가 시들시들하고
아직 조금씩 달리는 고추 가지도 시들시들하면서 안달린다
산에나무는 단풍이 아니라 잎이 말라서 갈색으로 오그라 들고
꽃들도 시들시들
볼수가 없어 물을 주는데
이 가뭄에 우리 옹달샘이 철철 넘어서 호스로 연결해서
밭에 흠뻑 물을 줄수가 있다
아침저녁으로 아바이는 밭에
나는 꽃과 나무에게 두어시간은 물을 준다
'옛말에 가을에는 부지갱이도 춤을 춘다고 했다는 가을'
꿩이 호시탐탐노리는 콩도 비고
여기저기 심어놓은 울타리콩도 주렁주렁
풀씨가 떨어지기전에 내키만큼 자란 풀도 비어야하고
꽃씨들도 받아 갈무리해서 내년에 좀더 멎진 화단을 만들어야 하겠고
김장고추도 먼지를 닥아서 빻아다 놓고
잎이 누래지는 들깨잎도 따다가 소금물에 삭혀서
장아찌도 만들고
그와중에 외기러기들 두분오시라고해서
보리밥 에 아욱국을 나누어먹고
바쁘다 바뻐 !!
북한문제로 가슴은 묵직해지고
가뜩이나 경기가 업는데
시국이 안정되어야 사는게 편할텐데
정말 걱정이지만
나는 내일 전쟁이 난다해도 나무와 꽃을 가꾸고
있을 터이다
--------------------------------------------------
- 선이 -
이곳 축령산과 서리산 경계 아래 [깊은 산속 옹달샘]에
주말에 다녀왔습니다.
올 해 이곳에 네 번이나 다녀왔네요.
글라라아줌마와 베드로 아저씨.. 이분들의
30년 꿈의 실험장에서 온갖 희귀한 야생화를 즐길 수 있는
소박한 팬션이에요.
우리가 도착한 날 메주를 쓰고 배추와 무를 뽑아 김장준비를
하고 계셨어요. 텃밭에는 남은 배추들과 색다를 꽃씨를 물어다 줄
새들의 먹이인 낙상홍이 잎은 떨어뜨리고 열매만 빨갛게 익어있었어요.
그 앞에 펼쳐진 명지산과 산자락의 빈 논..
새들이 떼지어 날아다니는 것 같다고
아버지가 표현한 오리나무와 느티나무잎이 마지막 가을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색색의 관상용 가지 (백가지는 꼭 달걀을 매달고 있는 것 같아요)
바스락꽃(종이꽃-종이처럼 바스락거린다)과 한련화
아메리칸세이지.. 체리세이지 파인애플 세이지 세이지 종류들
설악초 (늦은 봄부터 11월가지 꽃을 피우는 신부처럼 청초한 야생화)
초코렛향이나는 허브와
설탕보다 200배나 달다고 하는 허브(이름을 잊어버림)
바질(실제 살아있는 바질잎을 따먹어 본 것은 흥분되는 일이었음)
다양한 빛깔의 한련화와 구절초와 국화들..
아버지의 말씀처럼 제가 그곳이 소박해서 좋아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곳이 올해 예순을 넘은 부부의 살아있는 꿈이 계속 실험되고 있다는
것에 흥분한 것이겠지요.
지붕이 버섯같아서 버섯집이라고도 한다고
저의 어머니한테 꼭 다시 오라며 따뜻한 인사를 건네며
직접 농사지어 담근 된장과 무를 겉절이를 싸주십니다.
저는 그 날의 해와 달을 기억하고 마치터널을 통과해 양평을
지나 가평으로 가던 그 길.. 그 길을 새롭게 기억할 것입니다.
이제 그 길은 새로운 길이 되었으니까요.
병원으로 가던 그 길이 이제는 여행길이 되었으니까요.
그 길이 무지개빛깔처럼 여러겹으로 겹쳐져 보입니다.
씁쓸함과 고독 어둠과 빛이 제 안에서 분출됐습니다.
이제 저는 앞으로를 바라다볼 힘을 조금씩 조금씩 얻고 있습니다.
제 글은 대부분 돌아다보거나 들여다보기가 많았는데
꿈을 성취하는 글라라 아줌마와 베드로 아저씨의 삶을 보면서
앞을 향하여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똑똑히 배우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아가와 서리산 정상, 야생화 군락지에 저도 올라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 7년 뒤쯤에는 나의 벗, 지금은 미국에 있어서 함께할 수 없는
현정이와 함께 푸른 잣나무길을 따라 아침광명에 황금기둥이 되어버린
잣나무를 오랜동안 바라보고 싶습니다.
IP *.72.66.253
장마때 퍼붓고 비라고 먼지만 안날정도로 몇번오고는
계속 가물어서 김장 무우 배추가 시들시들하고
아직 조금씩 달리는 고추 가지도 시들시들하면서 안달린다
산에나무는 단풍이 아니라 잎이 말라서 갈색으로 오그라 들고
꽃들도 시들시들
볼수가 없어 물을 주는데
이 가뭄에 우리 옹달샘이 철철 넘어서 호스로 연결해서
밭에 흠뻑 물을 줄수가 있다
아침저녁으로 아바이는 밭에
나는 꽃과 나무에게 두어시간은 물을 준다
'옛말에 가을에는 부지갱이도 춤을 춘다고 했다는 가을'
꿩이 호시탐탐노리는 콩도 비고
여기저기 심어놓은 울타리콩도 주렁주렁
풀씨가 떨어지기전에 내키만큼 자란 풀도 비어야하고
꽃씨들도 받아 갈무리해서 내년에 좀더 멎진 화단을 만들어야 하겠고
김장고추도 먼지를 닥아서 빻아다 놓고
잎이 누래지는 들깨잎도 따다가 소금물에 삭혀서
장아찌도 만들고
그와중에 외기러기들 두분오시라고해서
보리밥 에 아욱국을 나누어먹고
바쁘다 바뻐 !!
북한문제로 가슴은 묵직해지고
가뜩이나 경기가 업는데
시국이 안정되어야 사는게 편할텐데
정말 걱정이지만
나는 내일 전쟁이 난다해도 나무와 꽃을 가꾸고
있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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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이 -
이곳 축령산과 서리산 경계 아래 [깊은 산속 옹달샘]에
주말에 다녀왔습니다.
올 해 이곳에 네 번이나 다녀왔네요.
글라라아줌마와 베드로 아저씨.. 이분들의
30년 꿈의 실험장에서 온갖 희귀한 야생화를 즐길 수 있는
소박한 팬션이에요.
우리가 도착한 날 메주를 쓰고 배추와 무를 뽑아 김장준비를
하고 계셨어요. 텃밭에는 남은 배추들과 색다를 꽃씨를 물어다 줄
새들의 먹이인 낙상홍이 잎은 떨어뜨리고 열매만 빨갛게 익어있었어요.
그 앞에 펼쳐진 명지산과 산자락의 빈 논..
새들이 떼지어 날아다니는 것 같다고
아버지가 표현한 오리나무와 느티나무잎이 마지막 가을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색색의 관상용 가지 (백가지는 꼭 달걀을 매달고 있는 것 같아요)
바스락꽃(종이꽃-종이처럼 바스락거린다)과 한련화
아메리칸세이지.. 체리세이지 파인애플 세이지 세이지 종류들
설악초 (늦은 봄부터 11월가지 꽃을 피우는 신부처럼 청초한 야생화)
초코렛향이나는 허브와
설탕보다 200배나 달다고 하는 허브(이름을 잊어버림)
바질(실제 살아있는 바질잎을 따먹어 본 것은 흥분되는 일이었음)
다양한 빛깔의 한련화와 구절초와 국화들..
아버지의 말씀처럼 제가 그곳이 소박해서 좋아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곳이 올해 예순을 넘은 부부의 살아있는 꿈이 계속 실험되고 있다는
것에 흥분한 것이겠지요.
지붕이 버섯같아서 버섯집이라고도 한다고
저의 어머니한테 꼭 다시 오라며 따뜻한 인사를 건네며
직접 농사지어 담근 된장과 무를 겉절이를 싸주십니다.
저는 그 날의 해와 달을 기억하고 마치터널을 통과해 양평을
지나 가평으로 가던 그 길.. 그 길을 새롭게 기억할 것입니다.
이제 그 길은 새로운 길이 되었으니까요.
병원으로 가던 그 길이 이제는 여행길이 되었으니까요.
그 길이 무지개빛깔처럼 여러겹으로 겹쳐져 보입니다.
씁쓸함과 고독 어둠과 빛이 제 안에서 분출됐습니다.
이제 저는 앞으로를 바라다볼 힘을 조금씩 조금씩 얻고 있습니다.
제 글은 대부분 돌아다보거나 들여다보기가 많았는데
꿈을 성취하는 글라라 아줌마와 베드로 아저씨의 삶을 보면서
앞을 향하여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똑똑히 배우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아가와 서리산 정상, 야생화 군락지에 저도 올라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 7년 뒤쯤에는 나의 벗, 지금은 미국에 있어서 함께할 수 없는
현정이와 함께 푸른 잣나무길을 따라 아침광명에 황금기둥이 되어버린
잣나무를 오랜동안 바라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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