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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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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22일 05시 33분 등록
찬 달빛과 늙은 벌레소리에 피고 지던 해국, 왜성과꽃, 범의 부채......
가을꽃의 슬픔과 명예를 끝까지 지켜내며 모습과는 달리 의연함을 보여주던
칸나, 난타나, 파인애플세이지......
첫추위에 검버섯 우썩우썩 돋아 나던 칸나꽃밭, 아직 붉은 꽃대궁이 물고 있지만 그것을 시작으로 말끔히 걷어 내었습니다.
찬바람 지휘에 맞춰 우수수 떨어져 핼쓱한 앵두나무, 꺼칠꺼칠한 산수유
나무, 끝 가장자리 누릇한 몇 잎만이 대롱거리는 이팝나무......
바싹거리는 낙엽이 뒹구는 마당이 많이도 야웨었습니다.
빛낡은 공작초 꽃송이들이 씨를 물고 마른 몸피를 수그리며 안간힘을 다하여
소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오래 볼 것이 무엇이 있을라구요?

햇봄날부터 부지런히 채우기만 했던 그 자리엔 찬바람과 맑은 햇살들
한가로이 노닐거리며 개운함을 줍니다.
비움으로써 더 충만함을 일깨워 줍니다.
비워 낸다는 것이 그렇게 아름다운 것인지 몰랐습니다.

강가에서, 계곡에서 손수 갖다 날랐던 화단가 돌들이 비로소
단을 쌓은 혹은 외줄인 모습을 웅긋중긋 드러내며 눈길을 잡습니다.
그동안 꽃들에 가려졌던 그들의 묵직하고 편안한 성품이 드러납니다
문득 동양화의 석수도(石壽圖)가 생각나며 돌을 사랑한 선인들의
청담한 심경이 엿보입니다.
요즘은 그 잡석들을 바라보는 것이 꽃들을 볼때의 들뜸과는 달리
참 편안합니다. 마치 자신을 들여다 보는 것 같기도 하구요.

잘 귀가들 하셨는지요?
전국 각지에서(?) 누추한 곳까지 마다 않으시고 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사실, 그 먼 곳에서 시간 내어 오시기가 쉽지 않죠.
모두들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더 감사 했습니다.
부산에서 좋은 말씀 듬뿍 안고 오신 초아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멋장이 허영도 회장님, 작은 출판기념회을 주관해주신 말솜씨 좋으신 자로님,
귀한 시간 내어 일부러 찾아주신 외모가 남다르신 김성렬님,
처음 뵙는 서글서글하신 원아이드잭님,
바람의 딸을 연상하게 하는 당찬 귀자님,
늘 개구장이 같은 승완님,
싱긋한 웃음이 매력인 재동님, 사진 찍느라 무척 수고 많으셨죠?
그리고 포항의 든든한 후원인 옥균님과 성일님......
없는 솜씨에 집에서 찬을 마련하느라 분주했지만 여러 분들이 오신
그런 귀한 자리 아무나 하남요? 모두모두 다시 한 번 감사 인사 드립니다.

도우미로 와주신 친구와 채신님이 하신 뒷얘기,
진지하게 꿈벗 모임에 대해서 토론하시는 모습을 보며 신선한 충격이었대요.
보통 모임이라면 으례 술잔과 잡담으로 왁자한데 그렇지 않다며
그런 모임이 아주 인상적이었답니다.
초아 선생님께 호와 덕담을 받은 것도 귀한 인연으로 간직한다고요.
도우미로 왔지만 호사를 누렸다나요.
저야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죠. 뭐. 호홋...
당찬 귀자님도 아주 인상적이었죠. 생각이 쉽지 행동으로 옮기기가 여간
않을 거라며. 딸 가진 부모로써는 걱정도 되지만 그런 것을 뛰어 넘은 모습을
보며 장하다고 격려를 보낸답니다. 귀자님, 화이팅! 멋져요!

늘 새맑은 날들 이어지길 바랍니다.
IP *.157.20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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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2006.11.22 12:53:50 *.152.82.31
포항에서 너무 마이 묵었나 봐요.
아직까정 배가 덜 꺼졌어요.
고마운 환대 정말 감사드립니다.
어당팔 형님, 옥균형님, 성일형님 다 고마워요.
12월 송년모임에서 거하게 다시 한 잔 해요.
글고, 도우미 두 분께도 감사하다고 전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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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6.11.22 14:14:59 *.145.79.161
머잖아 육십인데 아직 철이 없으니
난 꿈벗도 아니고 친구도 없는데
젊은이들의 향기에 빠져 시간을 잊고 있었으니---

오랜만에 잘 마시질 못하는 술을 엄청 마셨다. 실없는 개똥철학을 외쳐대느라 새벽 세시가 되는 줄도 몰랐으니 철없는 늙은 문턱이라.
근대의 명필 성파 선생 께서 자길 좋아하고, 술만 사주면 일필휘기의 글을 모두 써 주었으니 老松의 외로움을 이재 알 것같더라.

어떤이는 길을 몰라 헤메이고, 어떤이는 청운의 욕심이 가득하고, 어떤이는 사랑의 불길을 잡아 좋아하니 부러운 만남이더라.

雲齋 松賢 사는 곳에 벗이 다시 찾거든 맨발로 맞이하여 정과 담을 나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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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동
2006.11.22 19:37:45 *.142.145.9
그 자리에서도 얘기했지만 이번에 포항에 가보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자리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좋은 일 많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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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렬
2006.11.23 15:45:37 *.75.166.98
단아한 인상 만큼이나 글도 잘 쓰시는 군요... 형수님
저로서 어당팔 형님과 형수님에 대한 이미지는 말이나
글로는 잘 안되는 그런 함께 하고 느끼며 비로소 알 수 있는
그런 생의 귀감이 되는 것들인것 같습니다.

멋진 인생을 사시는 두 분께... 빛나는 세상이 다가올 것을
믿습니다.
건강하세요... 반가히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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亨典 이기찬
2006.11.24 02:15:13 *.140.145.118
그날 형수님한테 여러번 반했던 기억이 납니다.
너무 아름다우셔서 반했고, 기가막힌 음식솜씨에 반했고
너무나 멋진 지인들을 친구로 두셔서 또 반했고 마지막으로
말솜씨와 글솜씨 그리고 마음 씀씀이에 반했습니다..

그래서 여러모로 감사 드리고, 기회만 되면 자주 방문하고
싶은 마음 가득합니다. 서울에 올라오시면 형수님을 즐겁게
해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길 기원하며 이만..

누구인지 헷갈리실 수도 있을꺼 같아 알려 드립니다.
서글서글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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